현재
지구에는 60억의 인구가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 가운데 지금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민주주의를 추구하고 인권신장에 힘을 쓴다고 할지라도 아직도 보이지 않는
세계 곳곳에는 인종과 남녀에 따른 차별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만큼 인종과
남녀에 따른 차별은 세계 공통의 과제이며 예나 지금이나 문학적, 아니면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방면으로 그에 따른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 중에서 할리우드에서 최고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1985년
작인 [칼라 퍼플]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실 [칼라 퍼플]은 서간체로 쓰여진 앨리스
파커의 소설이 원작이다. 원작 역시 당 시대에 유명했던 작품이었기에 영화로 제작한다는
것은 통상적으로 상업적인 상술인 반면에 과연 얼마나 원작의 매력을 잘 살리면서도
감독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 나갈 지가 관건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의 그런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물론 상업적인 면에서는 실패했을지라도
뛰어난 작품성은 물론 감독 자신에게 새로운 창작세계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고,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이 더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영화의 내용은 위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인종과 남녀의 차별을 주제로 영화 초반에는
어느 흑인 여인의 고달픈 삶을 처절하게 만큼 비집고 들어가 우리도 모르게 그 흑인
여인을 동정하며 그 여인의 삶을 짓밟는 이들에게 분노를 표한다. 하지만 그것은
실제 그 당시의 우리 세상의 진정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점점 갈수록 그 동안 영화를
보면서 응어리졌던 분노는 비록 전형적인 드라마의 형식적인 엔딩일지라도 만족하고
흐뭇한 웃음까지 짓게 했다.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 또한 훌륭했다. 우리에게 [사랑과 영혼]을 비롯한 다양한
영화에서 주인공으로 때론 감초역할로 개성적인 연기를 보여준 우피 골드버그와 [리쎌
웨폰]시리즈로 멜 깁슨 파트너로 잘 알려진 대니 글로버는 완벽하게 배역을 소화한
듯 한데 특히 우피 골드버그의 연기는 최근의 개성적인 연기보다 훨씬 깊이를 느낄
수 있기에 그녀의 매력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영상미 또한 이야기의 전체적인 틀을 이끌어 가는 흑인 여자의 장면 하나
하나의 심정이나 상황을 적절히 표현해 자주 CG에 의존한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와는
달리 영상미에 따른 미묘한 색채들은 좀 더 인물의 감정에 몰입하게 했다.
사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칼라 퍼플] 이후에도 인종차별을 소재로 한 1997년
작인 [아미스타드]를 감독한 바 있다. 하지만 [칼라 퍼플]처럼 어느 정도의 작품성은
인정받았지만, 관객들에겐 외면 당했다.
거기에는 백인우월주의를 표방하는 평론가나 미국 영화시장의 구조나 이념상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세계적인 영화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아카데미 시상식만
해도 그렇다. 물론 최근에 덴젤 워싱턴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고 할리 베리
또한 여우주연상을 수상함으로써 어느 정도의 인종차별에 따른 아카데미 시상식의
이념적인 문제가 완화되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도 오랜 세월을 거치며 완고하게
박혀 있는 잘못된 이념의 틀에서는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칼라 퍼플]이 개봉했을 때는 영화제의 잘못된 이념적 횡포는 더했다. 그
당시 [칼라 퍼플]은 내셔널 필름 보드(National Film Board)에서 '올해의 작품'으로
뽑히기도 했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작품상을 비롯한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하지만 단 한 부문도 시상하지는 못했다. 그만큼 그 당시의 미국 상황은 겉으로는
자유와 평등을 이념으로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으면서도 인종차별, 특히 흑인에
대한 차별대우는 누구에게나 허물없는 엔터테인먼트에서도 자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아직 지구 어딘가에는 소수민족이란 이유로 자기들만의 지나친 우월주의적인
민족성으로 적대하고 차별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우리 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흔히 외국 노동자 문제만 해도 그렇다. 우리 나라 사람도 참 이상한 게 외국인이라
하면 미국, 영국, 일본 등 같은 거대한 민족성으로 밀집되어 있거나 경제적으로 선진국만을
생각하고 환영하는 반면 미얀마나 인도네시아 같이 경제가 그다지 좋지 않은 나라의
사람은 환영은커녕 자신들의 탐욕으로 그들의 인권을 무시하고 생계마저 갈취하는
경우가 있다.
앞으로 진정으로 세계화를 추구하고 실현하려면 우리가 갖고 있는 지나친 우월적인
민족성을 배제하고 타국의 문화를 존중을 못하더라도 인정할 줄 아는 사고의 변화가
필요한 듯 하다. 그런 의미에 있어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칼라 퍼플]은 우리에게
진정 인권에 대한 의식을 바로 잡아주는데 좋은 영화인 듯 하다.
첫댓글 공감합니다. 더 붙이고 싶은 말은 부부사이에도 온전하지 못한 비인간적인 주종관계나 얼마나 한 영혼을 고통스럽게 하는지 깨달아야한다는 메시지가 있지요. 그 폭력 아래서도 맑고 아름다운 천성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여주인공은 진정한 여성미를 지니고 보석처럼 빛났습니다. 자식들에게도 무시 당하는 불행한 그녀.
저도 정말 강한 인상을 받은 영화였어요 참 좋은영화 !
아는분께 추천받아서 어제 보게됬는데요.. 85년작이라고는 상상 할 수 없을정도로 멋있는 작품이였습니다. 셀리와 네티가 셀리의 남편으로 인해 헤어질땐 가슴이 아파 죽는줄 알았어요. 내 인생의 최고의 작품이 아니었나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