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지 무브먼트(The Village Movement)
빌리지(village, 시니어빌리지)는 ‘노인들만 있는 노인전용시설(실버타운)’로 들어가는 대신 젊은이들이 바로 옆에 있고, 친한 친구와 이웃이 곁에 있으며, 필요한 문화시설이 가까이 있는 정든 집에 살면서 노후를 보내자는 것을 모토로 미국에서 21세기에 시작된 새로운 노후 모델이다.
빌리지는 소수의 유급직원과 다수의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되며 회원들은 연회비를 내며 자발적, 적극적,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모델로서 '가상 실버타운(Virtual Villages)'으로도 불린다. 리스크가 큰 실버타운을 직접 설립하지 않고 살던 곳이 바로 실버타운이 돼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고 인근 식당과 병원 등 주로 다니던 곳을 네트워크로 삼을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케 하는 방식이다.
보스턴 비컨힐에서 하버드대 동창생 등이 주축이 된 창립 멤버 12명이 의기투합해 이루어진 비컨힐 빌리지(2002년) 이후 2017년 현재 미국 전역에 이와 같은 빌리지(NPO, 비영리조직)가 약 200여개 설립되었고, 150개 이상이 준비 중이라고 한다.
https://www.nytimes.com/2014/11/29/your-money/retirees-turn-to-virtual-villages-for-mutual-suppor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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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irees Turn to Virtual Villages for Mutual Support
노인들, 서로간의 긍정적 지지를 위해 “가상 실버타운”에 의지하다
By CONSTANCE GUSTKE, NOV. 28, 2014, The New York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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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stance Gustke is a New York-based journalist who covers investing, digital currencies and emerging mega trends. She currently contributes to The New York Times "Retiring" section and has also written for BBC.com/Capital, Forbes, MSNBC.com, The Atlantic and many other publications. She is a former staff reporter at Fortune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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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오스틴에 사는 릭 클라우드씨(68)는 은퇴 후, 실버타운 보다는 자신의 집에서 계속 살고 싶었다. 하지만 이혼하고 혼자 사는 그로서는 두 딸의 도움 없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 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가상(假想, virtual) 실버타운, 즉 시니어 빌리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접하게 되었다. 빌리지는 회원제로서 멤버들은 연 회비를 내면 생활에 필요한 도움들을 받을 수 있고 회원들끼리 친목을 나누며 사교도 가능하다. 이러한 개념을 이해한 클라우드씨는 4년 전 몇몇 친구들과 함께 ‘캐피털 시티 빌리지’ 설립에 참여하게 되었다.
은퇴한 테크놀로지 컨설턴트인 그는 “독신으로 혼자 늙어가는 게 걱정이었으나 이제는 빌리지가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연결시켜 줘서 많은 것들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제 클라우드씨는 필요한 모든 지원을 받고 있다. 캐피털 시티 빌리지의 네트워크로 들어가기만 하면 회원들이 추천한 각종 서비스 회사들이 100여개나 뜬다. 그가 기르는 애완견을 산책시켜주거나 정원 일을 해 줄 자원봉사자들도 수십명이나 된다. 사람들을 만나고 싶으면 회원 집에서 열리는 작은 음악회나 동네 멕시칸 식당의 '해피아워' 등 모임에 가면 된다. 빌리지 친구들도 40여명이나 사귀었다.
공유경제(共有經濟)의 한 갈래인 가상 실버타운, 곧 ‘빌리지’는 미국 전역에서 생겨나고 있다. 현재 40개 주에 140개 빌리지가 운영되고 있고 새로 설립 중인 빌리지도 120개나 된다고 '빌리지 투 빌리지 네트워크(Village to Village Network)'는 전하고 있다.
이들 빌리지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노년을 살던 곳에서 계속해서 살아가는 것)’를 실천함으로써 돈을 절약하고, 고비용의 실버타운 같은 곳(assisted-living facilities)으로 가는 시기를 가능한 한 늦추는 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연 회비는 전국적으로 평균 450달러 정도. 회비를 낼 형편이 안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대개 지원이 있다. 많은 빌리지의 경우 자원봉사자들이 운영을 도울 뿐 아니라 회원의 정원 일이나 약국에서 처방약 찾아오는 일, 회원이 쇼핑을 가거나 공항에 갈 때 차편을 제공하는 일 등을 맡아주기 때문에 회원들의 경비를 줄여준다.
무엇보다 유용한 것은 각종 서비스(conciergelike service, 일상적인 심부름들을 대행해 주는 서비스)에 대한 회원들의 추천. 믿을 만한 집수리 전문가나 개인 운동 트레이너, 조리사, 기(氣) 치료 전문가 등을 추천받을 수 있다. ‘포틀럭 파티’*나 ‘해피 아워’**, 단체 여행 등을 통해 회원 간 친목을 다지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혜택이다.
*포틀럭 파티(Potluck Party, 파티 주최자가 간단한 메인 메뉴만 준비하고 참석자들이 각자 취향에 맞는 메뉴나 와인 등을 갖고 오는 미국. 캐나다식 파티 문화)
**해피 아워(happy hour, 특별 할인 시간대-술집 등에서 정상가보다 싼 값에 술 등을 파는 보통 이른 저녁 시간대) /역자 주
이런 사교생활이 뭔가 목표가 있다는 느낌을 줌으로써 심신의 건강을 증대시킨다고 노인정신과 전문의 마크 애그로닌 박사는 말한다.
‘나이 드는 법(How We Age.)’이란 책의 저자이기도 한 그는 “사람들이 늙어가면서 맞게 되는 큰 딜레마가 바로 고립(孤立, isolation)”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가까이 살며 같이 어울리는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갖게 되면 삶이 완전히 바뀐다고 한다.
빌리지 회원들은 서로 간의 소통을 위해 빌리지 웹사이트와 이메일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거나 지역 빌리지 사무실로 전화를 하기도 한다. 아울러 많은 빌리지들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같은 소셜미디어 사이트를 활용해 회원들이 서로 친목을 나누게 한다.
‘지인들과 함께 쭉 살아온 곳에서 나이 들고 싶다는 바람(desire)’은 첫 번째 빌리지인 비컨 힐 빌리지가 지난 2002년 보스턴에서 시작된 배경이 된다. 현재 비컨 힐 빌리지의 회원은 거의 400명으로 늘어났고, 미국 전역에 걸쳐 생겨난 다른 '빌리지들'의 청사진 역할을 해왔다.
비컨 힐 빌리지 창설에 함께 한 수잔 맥위트니-모스에게 비컨 힐 빌리지의 회원이 되는 것은 생각하고 말고 할 것도 없는 일이었다. 지금 살고 있는 커뮤니티와 우아한 집, 이웃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대로 머물고 싶었다. 그래서 교통편이나 의료 등 노년에 제기되는 문제들을 짚어본 결과 가상의 실버타운 곧 ‘빌리지’가 ‘해법’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나이 들어서도 자신의 삶은 자신이 통제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가상의 실버타운, 빌리지는 딱 맞는다고 81세의 맥위트니-모스는 말한다. ‘빌리지는 사회복지사업과는 전혀 다른 모델이며, 노년층이 스스로를 돌보는 방안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기꺼이 투자하는 헌신이 필요한 모델’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렇게 참여함으로써 스스로 가치가 있다는 느낌, 뭔가 이뤄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고 그는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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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연구들(preliminary studies)에 의하면 가상의 실버타운(빌리지)은 정말로 작동이 된다. 노인들에게 집에서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고 낙상 위험을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빌리지의 아이디어는 한마디로 ‘노인들 스스로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함께 도우며 사는 것’이라고 UC 버클리의 앤드류 스칼라치 교수는 말한다. 어차피 성인들의 90%는 노년이 되어도 계속해서 자기 집에 살고 싶어 하므로 빌리지의 미래는 밝다는 것이다.
특히 베이비부머들은 가족이나 정부에 딱히 의존하고 싶어 하지 않으며, 합리적 소비에 익숙한 소비자들인 그들은 이전 세대와는 달리 소비자 주권(消費者主權)을 다른 무엇보다 우선시 하는 것(consumers calling their own shots)이 특징이므로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형태인 '빌리지'는 장차 대거 늘어날 것으로 그는 보고 있다.
한편 빌리지는 회원이 중병에 걸렸을 때는 대개 특별한 방안이 없다. 하지만 몇몇 빌리지들은 의료 관련 혁신적 방안들을 실험 중이다.
매사추세츠, 웨스트 뉴턴에 있는 빌리지는 지역 병원과 합작 프로그램을 만들어 퇴원한 회원이 다시 입원하는 일을 예방한다. 자원봉사자들이 환자를 매일 살펴보고 쓰레기를 내다 버려주며 장보기도 대신 해준다. 이렇게 해서 병원에 재입원 하지 않으면 돈이 많이 절약된다.
캘리포니아, 팔로 알토에 있는 빌리지는 지역 병원 두 곳과 파트너십을 맺고 회원의 건강 정보를 플래시 드라이브에 담아 열쇠고리에 끼고 다니게 한다. 아울러 사망에 대비한 준비를 돕는 기관들과도 회원들을 연결시켜 주고 있다.
재정 전문가에 의하면 빌리지는 경제적으로 대단히 좋은 방안이다. 가장 큰 투자인 집이라는 자산(資産)을 써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당히 새로운 개념인 빌리지가 앞으로 계속 잘 될지는 의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기금이 부족하면 빌리지는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빌리지는 본질적으로 비영리기구이며 회비로 재정을 부분적으로 충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회비는 기금의 절반 넘을 정도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재단과 기부금에 의존한다. 기부금 모금을 끊임없이 해야 하는 구조이다. 이미 15개 빌리지가 재정 문제로 문을 닫았다. 맥위트니스-모스는 이 점을 인정하고 그래서 비컨 힐 빌리지의 경우 기부금 모금 활동을 꾸준히 지속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씨에게 ‘빌리지’는 생명보험과 비슷한 장점을 제공한다. 그는 ‘“빌리지는 베이비 부머들에게 계속해서 자신들이 살던 집에 머물수 있게 해주고, 그들의 돈을 생활비에 온전히 다 써버리지 않게 도와준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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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