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에게 하는 일반적 복음선포도 반드시 개인접촉에 의한 전달이 되어야
효과적이다. 사실상 복음을 전하는 데 자신의 신앙체험을 다른 이에게 전하는
방법 외에 다른 방법이 또 무엇이 있겠는가. 개인접촉이야말로 선교에 절대적
으로 필요하다.
그리스도께서 자주 이 방법을 사용하셨는데 예컨대 니고데모, 자캐오, 사마
리아 여인, 바리사이파의 시몬 등과 함께 대화하신 것과 같은 개인접촉 선교
활동이며 사도들 역시 이같은 직접선교를 하였다.(현대의 복음선교, 46항 ; 요
한 3, 1∼21 ; 루가 19, 1∼10 ; 요한 4, 5∼42 ; 루가 7, 36∼50 ; 루가 9, 1∼
6 ; 사도 8, 26∼39)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들이 '말씀의 시종'(侍從 : 루가 1, 2)으로 동반자
가 되어 거리로 나가 사람을 찾아 개인접촉을 하여,
천주교 교리를 요약한 소책자 '천주교를 알려드립니다'와 같은 홍보 수단
을 주면서
설명하고 납득시키는 호소력 있는 대화를 할 때(현대의 복음선교, 45항)
"누구에게나 있는 하느님을 찾고자 하는 종교심[능력]을 일깨워 주게 된
다."(1999년 10월 전교주일, 교황 요한 바울로 2세 메시지에서)
그 결과 타교파인들과 친교를 나누고 비신자들은 응답하는 표시로 「입
교희망서」(자기소개서)를 써주는 '성령의 기묘한 섭리'(사목헌장, 26항)가 나
타난다. 이 「입교희망서」에 따라 지속적인 노력으로 입교시켜 세례를 받게
한다.
그리스도의 사랑[매력]으로 설득력 있는 말과 이를 뒷받침하는 각종 홍보매
체로 하는 개인접촉이다.
호소력 있는 말
(1) "그리스도의 명백한 증인이 되어 인간 구원에 이바지하는 참된 사도직
은 생활의 증거만으로 부족하고 말로써 그리스도를 전할 기회를 찾는다. 말로
써 믿지 않는 사람들을 신앙으로 인도하고, 신자들을 가르쳐 굳세게 하며, 더욱
열심히 살도록 격려한다."(평신도 사도직 교령, 2·6항 ; 선교 교령 15항)고 했
듯이 지금까지 천주교회는 생활의 증거(모범 생활)만으로 복음선포가 충분하다
고 했으나, 가두선교는 훌륭한 증거라도 설명되고 이해돼야 효과가 있다고 주
장한다.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희망에 대해 설명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누
구나 답변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해 두시오."(1베드 3, 15)라고 한 성 베드로의
말씀 그대로이다. 증거는 명시적(明示的) 설명이 필요하다. 증거는 예수님이 말
씀하신 명백하고 오해될 수 없는 선언으로 명확해져야 한다. 만일 하느님의 아
들 예수님의 이름, 그의 가르침, 그의 생애, 하느님 나라의 신비는 설교되지 않
고는 참된 복음선교는 있을 수 없다. 성령강림날 베드로 사도의 선교 이래 복
음선포의 역사로 교회는 얽혀져 있다.(현대 복음선교, 22항)
(2) 믿음은 들음에서 생긴다.(로마 10, 17) '언어상 진술' 없이 진정한 복음
선포란 있을 수 없다.-"온 세상으로 가서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하시
오."(마르 16, 15) 하신 이 사명의 '선포'란 사자의 외침과 같이, 인간에게 있는
하느님을 찾는 마음을 일깨워 주라는 하느님의 호출(呼出)이다. 신앙은 '언어
(말)'를 매체로 표현되고 발전하며 전달된다. 그래서 종교란 구원의 언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말이 생각의 가장 보편적 표현이듯이 사람에 대한 하느
님의 생각(뜻)을 가장 완전히 드러내신 분이 예수 그리스도이시므로 예수님을
'하느님의 말씀'(요한 1, 1)이라고 했다. 우리의 종교는 '말씀의 종교'이다. "성
서는 한 말로 시작되어 온 천하에 두루 뿌려질 수 있었다."(성 아우구스띠노)
고 했듯이 여러 말(언어)로 뭇 민족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3) '하느님의 말씀'으로 인간이 되신 예수님은 '말씀과 행동'으로 복음을 전
하셨다. 이 말씀과 행동은 교회 선교 활동의 기본적 두 기둥이다. 말과 행동이
함께 어우러졌을 때 비로소 하느님의 나라가 가시화되기 때문이다. 생활의 증
거로써 선포된 기쁜 소식은 생명의 말씀에 의해 알려져야 한다. 교회는 오직
그리스도 자신이 하시던 일, 말씀과 행동으로 복음을 전하는 일을 계속할 뿐
이다.(선교 교령, 15항) 지금까지 교회는 성사배령과 수덕생활에 전념하는 것
으로 만족하며, 성직자도 제사 중심으로 오직 미사드리는 제관으로만 자처하
는 경향이었다. 그래서 교회는 '말씀의 종교'임을 잊어온 것 같았다. 마침내
1998년 한국 주교단에서 "한국 천주교회는 말씀의 선포를 너무 소홀히 했다."
고 자책하는 말을 아세아 주교회의에 내놓았다.
각종 홍보매체 : 가두선교는 '말'로써 그리스도를 전하고자 이를 뒷받침하
기 위해 각종 홍보매체를 사용한다. 소책자 '천주교를 알려드립니다'(64쪽 문고
판/96쪽 포켓판) 국내용 한글판과 해외 교포 선교용으로 영·불·일·중·스페
인어로 번역된 책이 있으며, 이를 입체낭송한 녹음테이프와 CD가 있다. 그리고
가두선교 교육용으로 '천주교 가두선교 연수교본'(400쪽)과 "21세기 선교"(200
쪽), 선교활동 사례집 5권과 그외 각종 선교 정보 등 홍보물이 있다.
개인접촉(휴먼 네트워크) : "세상 사람들은 그리스도인들한테서 감동을
받고 싶어한다."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다정한 몸가짐과 부드러운 말씨로 어디
서나 상대의 존경심을 불러일으키는 개인접촉(대인관계)은 이웃을 그리스도께
인도한다.
가두선교사로서 레지오 단원 : 이같은 홍보 매체를 가지고 선교 사도직
인 레지오 마리애 단원이 국내외 27만 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본당마다 레지
오 단원이 '말씀의 봉사자'로 앞장서서 냉담자, 타종교인, 비신자 등 이웃을 찾
아감으로써 본당 선교활동의 견인차 구실을 한다. 교우 택시기사가 천주교 안
내책을 승객에게 서슴없이 주는가 하면, 묵묵하던 교우들과 수도자, 성직자들
이 '신앙을 가져 보십시오.' 하고 거리로 나오고 집집마다 찾아간다. 이로써 믿
고 싶으면 '오라는 교회'가 이웃과 대화하는 '찾아가는 교회'로 변모되어 간다.
가두선교 연수회와 선교대학 : 가두선교 연수회는 2001년 6월까지 9만권의
가두선교 연수교본으로 13만 여명이 연수했다. 서울대교구 210개 본당 중 150여
개 본당을 비롯하여 전국 850여개 본당에서 가졌다. 1999년부터 선교대학을 개
설하여 2,440여명의 가두선교사를 양성하여 본당의 선교사로 파견하고 있다.
천주교 신앙상담소(안내소) : 바울로 사도가 '아테네의 아레오파고 광장'
(만남의 장소, 사도 17, 22)에서 선교한 것처럼, 동네마다 '천주교 신앙상담소'
를 개설하여 천주교 안내책과 음료수를 나누면서, 오가는 이웃과 신앙대화를
하며 입교를 권유하여 많은 이웃이 신앙에 관심을 가지거나 입교하고 있다.
한때는 가두선교가 개신교나 유사종교의 전도를 닮는다고 하여 신중하고 점잖
은 천주교회의 모습에 변질을 준다고 배척하거나 무관심했다. "들어야 믿을
수 있고 그리스도를 전할 사람이 있어야 들을 수 있다."(로마 10, 17)는 성 바
울로 사도의 말씀 그대로 '가두선교'라는 말이 이젠 한국 천주교회에 보편화되
고 있다.
선교 구호와 어깨띠 : 사도들이 "우리는 기도와 말씀의 봉사에만 힘쓰겠
습니다."(사도 6, 4)고 선언한 대로 "모여서 기도하고 나가서 선교하자."라는
구호로써 본당마다 간절한 선교의식을 강화시키고, 어깨띠('천주교를 알려드립
니다' '천주교 성당 가두선교')를 평신도는 물론 수도자, 성직자도 두르고
서슴없이 모든 계층의 사람들을 곳곳(기차와 전철역, 버스정류장, 병원, 백화
점, 시장, 상가, 공원, 유원지, 주택, 아파트 등)마다 찾아간다. 그리고 그들을
모두 안아들이고 대화한다.
선교 대상은 일상 생활에 만나는 모든 사람이다. 가두선교로써 이들과 쉽
게 신앙대화할 수 있으며, 관심 및 입교 희망의 뜻으로 「자기소개서」를 요
구하면 써준다. 실제로 그 증거가 있다. 150여명 대구 지산 본당 선교사들이
1999년 1∼12월 매주 2∼3회 '신앙 상담소'를 개설한 결과 대화한 사람 중
60%정도 15,500여명이 「자기소개서」를 써주었다.(2000년도 18,600여명/2001
년 1∼6월 13,836명) 대전 대흥동 본당 가두선교단 14명이 매주 2∼3회 거리
선교로 3년 동안 2,682명한테서 자필등록서를 받았으며, 서울 대림동 본당 가
두선교단 20명도 3년 동안 853명의 예비신자를 입교시키는 등 사제와 평신도
가 함께 복음선교의 열성을 일으키는 모든 본당은 큰 결실을 맺고 있다. 그리
고 통계상으로 「자기소개서」숫자의 10% 정도는 입교가 확실하다.
「자기소개서」에 따라 지속적 접촉을 하는 본당은 예비신자 입교수가
200∼300% 증가된다. 그러나 가두선교를 예비신자 입교를 위하여 한시적으로
하면 교세 불리는 종교 세력 확장의 수단일 뿐이다. 지속적으로 「말씀의
씨」를 뿌리고 가꾸고 추수하기 위해 가두선교를 해야 교회가 선교 사도직 공
동체로서 교회의 생활양식이 된다.(선교 교령, 2항)
가두선교는 단순히 보다 넓은 지역에서 혹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선교
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고, 하느님의 말씀과 구원 계획에 배반하는 인간의 판단
기준, 가치관, 관심의 초점, 사상의 동향과 원천 및 생활양식 등의 복음의 힘으
로 영향을 미쳐 역전(逆轉)시키고 바로잡는 데 있다.(현대의 복음선교, 19항)
선교로써 교회 자체가 쇄신되어 신앙이 강화되고 복음화된다. 선교하는
신자들은 복음이 '하느님의 능력'(로마 1, 16)이며 '효력'(1데살 2, 13)을 발생
시키는 강력한 에너지임을 깨닫게 되고 신자들이 그리스도와 성령의 활동을
직접 체험한다.
하느님의 사랑으로 이웃을 찾아가므로 가두선교는 성덕을 닦는 지름길이
다.(선교사명, 90항)
가두선교는 인류 구원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모든 계층의 이웃을 찾아가
대화함으로써 2차 바티칸 공의회의 주제인 쇄신과 개방(아조르나멘토
Aggiornamento)을 실현한다.
선교는 교회 공동체의 일이다. 사제와 평신도가 조화를 이뤄 '동지요 협
력자'(로마 16, 3∼24)가 되지 않으면 효과를 낼 수 없다.
'선교는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선교 교령, 2항)이므로 가두선교는
인격적 만남과 지속적 대화로 하느님의 구원을 알리는 활동이다. 이같은 "선
교열은 교회 역사에서 보면 언제나 교회 활력의 표지였다. 반대로 선교열의
감퇴는 신앙 약화의 표지였다."(선교 사명, 2항) 현재 한국천주교회의 가두선
교 열정은 교회 활력의 표지가 되고 있다. 참교회의 모습 그것은 선교다.
선교는 하느님 나라 선포이므로(마르 1, 15 ; 마태 4, 23 ; 루가 4, 43)
"숫적 지리적 확장처럼 교세 불리기를 위함이 아니고, 복음의 힘[신적 능력]으
로 모든 구체적 환경과 인류의 모든 계층을 심리적으로 회심시키는 인류 쇄신
이며 새로운 인류를 이루는 창조이다."(현대의 복음선교, 18∼19항) "교회가
구원의 정상적 방법이요, 교회만이 구원의 방법을 온전히 가지고 있으나"(선교
사명, 55항) 가두선교로써 모든 이를 결코 교회의 제도 안에 다 몰아넣으려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