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먹기는 쉬워도 실천하기 어려운 일 중에 하나가 바로 남을 돕는 일입니다. 사랑은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행복하다고도 말합니다. 하지만 그 사랑을 행동으로 옮긴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여자프로농구계의 ‘얼짱 스타’ 김은혜(24ㆍ우리은행 소속). 해맑은 미소가 아름다운 그의 선행이 사람들에게 따스한 감동을 선물했습니다.
며칠 전 김은혜는 거인병으로 투병 중인 전 국가대표 농구선수 김영희씨(43)에게 한 통의 편지를 썼습니다.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챔피언 결정전 3차전이 열린 지난 7일. 경기가 끝난 뒤 김은혜는 김씨에게 다가가 “언니, 집에 가서 읽어 보세요”하고 작은 봉투를 건넸습니다.
김씨가 편지를 꺼내 읽으려는 순간 1백만원 짜리 수표 10장이 함께 쏟아져 나왔습니다. “존경하는 선배님. 오늘도 병마와 싸우시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으신지요 … 용기를 가지시고 병마와 싸워 승리하세요. 이 돈이 선배님 건강을 찾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김씨는 숭의여고 후배인 김은혜의 편지를 읽으며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고 합니다.
1천 만원. 이 성금은 김은혜의 수입에 비해 그리 적은 돈이 아닙니다. 프로 6년차를 맞은 김은혜는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면서 우리은행과 연봉 8천 만원에 재계약을 했습니다.
▲김은혜가 거인병으로 투병중인 선배에게 쓴 편지▲
김은혜는 9일 저녁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올해 재계약하면서 지난해에 비해 연봉 2천5백만원이 인상 돼 그 중 일부를 힘겹게 투병 중인 선배의 치료비에 보태게 된 것 일뿐”이라며 겸손하게 대답했습니다. 김은혜 선수의 “부모 또한 딸의 ‘아름다운 선택’에 선뜻 동의했다고 합니다.
▲집 앞에서 셀카를 찍은 김은혜▲
김은혜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얼마 전에는 소속팀의 연고지인 강원도 춘천시의 휠체어 농구단에 1천 만원을 쾌척하였습니다. 김은혜의 사랑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시즌 중에는 3점 슛 1개당 3만원을 소아암을 앓고 있는 신현(7)양의 치료비에 보태기 위해 꼬박꼬박 모았다고 합니다. 우리은행 구단도 김은혜의 ‘사랑’에 동참하기 위해 김은혜가 3점 슛에 성공할 때마다 3만원을 적립해 신 양에게 건넬 예정이라고 합니다.
남자선수 못지않은 힘을 과시하며 코트에서 종횡무진하는 김은혜. 그는 “오른손이 하는 일, 왼손이 모르게 하려고 했는데 (알려져서) 몹시 쑥스럽다”면서 “아픈 몸을 이끌고 경기가 열릴 때마다 후배들의 모습을 지며보기 위해 체육관을 찾는 선배에게 작은 힘이 되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끝을 흐렸습니다.
사람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적셔준 김은혜의 ‘작은 사랑’이 그의 아름다운 미소보다 훨씬 더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