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2월 4일은 음력으로 한해를 정리하는 마지막날이었는데 저에게는 정말 의미있는 날이 되었습니다. 드디어 중파 558KHZ에서 필리핀 마닐라에서 방송되는 DZXL방송을 수신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참으로 전파란 묘하죠 필리핀에서 여기가 어딘데 단파도 아닌 중파로 필리핀 방송이 수신되다니 방송을 수신하게된 동기는 참으로 우연에 가까웠죠 그럼 방송을 수신하게된 사연을 소개해볼까요
저는 어제 일본중파방송의 연구를 위해 그동안 수신해보지 못한 일본의 민간중파방송 AM KOBE 558KHZ(JOCR) 20KW 를 수신하기 위해 다이얼을 맞추었는데 평소 이방송의 주파수는 KBS사회교육방송(대구 250KW)의 강력한 신호때문에 수신하기가 상당히 어려웠거든요 어제도 겨우 들리더군요
왠만한 국내방송국들은 수신지와 200KM이상의 거리를 유지하면 대개 밤에는 지상파의 신호세기가 약해져 전리층반사파에의한 신호에게 그자리를 내어주는데 워낙 출력이 강력하다보니 작년에도 일년간 아무리 들을려고 해도 간단히 쥐꼬리만한 신호가 살짝 나왔 다가 사라지곤 했거든요
저는 아예 방송이 정파되는 새벽 2시 이후를 공략했죠 오늘을 기필코 듣겠다는 일념으로 애국가가 울리고 방송정파 그런데 아니 이게 왠일 금요일 일본 AM KOBE는 토요일 새벽2시에 정파가 되는걸로 스캐즐표에 나와있는데??
갑자기 KBS와 가물거리며 들리던 AM KOBE신호가 함께 사라지며 영어도 아니고 노어도 중국어도 아닌 말이 들리더라고요 저는 귀를 의심했지만 아무리 들어봐도 처음듣는 말이예요 어라 이거봐라! 그래 오늘 대박이 하나 터지는구나 하며 저는 WRTH를 펼쳐들고 동남아시아의 558KHZ주파수를 훌터내리기 시작했어요
WRTH(전세계 방송국 리스트가 나와있는 책으로 방송국의 주파수 주소 송신출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함 교보문고에서 약 4만5천원정도함 인터넷주문시)에는 태국,스리랑카,인도,피지,필리핀,한국,중국,일본,러시아 이렇게 동남아시아 전국가들이 이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와있는데 과연 어디일까 우리말도 아니고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는 아니니까 빼고 인도말도 BCL경험으로 보아서 아닌것 같고 그러면 태국,스리랑카,피지,필리핀 이들중 하나인데.......
저는 정신없이 녹음기를 찾아서 녹음에 들어갔죠 그런데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녹음기가 보이지 않더군요 녹음기를 찾아서 녹음에 들어가려는데 신호가 언제 끊어질지 몰라 정말 손에 땀이 나더군요
송신출력으로 보아서는 필리핀이 유력한데 출력만으로 단정 지을수는 없고 이때 일본민간방송을 청취하기 위해 박세경오엠님으로 부터 복사해놓은 일본AM방송 주파수 리스트자료를 펼쳐보니 일본의 AM KOBE,우리나라의 사회교육방송 그리고 그밑에 일본어로 낯선 글자가 보이더군요 필리핀 DZXL 필리핀어 일본에서 청취가 된다면 지금 내가 듣고 있는 방송이 필리핀방송일 확율이 가장 높은데..
십여분을 듣고 있는데 저는 이방송의 출신성분을 알수 있는 명확한 목소리를 들을수 있었죠 "DZXL 마닐라 필리피나" 이 소리를 듣는 순간 중파 DX에 성공했다는 것이 실감나더군요 주파수는 정확하게 558KHZ 수신기 NRD-545 안테나 12M롱와이어 혹시 수신기가 좋아서 인가 아닐거야 신호의 세기는 34333에서 23222를 넘나드니 일반라디오로도 가능할거라는 생각에 얼른 국내 방송 ID를 녹음하기 위해서 사무실에서 가져온 아하프리카셋트를 가지고 밖으로 나가 주파수를 맞추어보니 않들리 더군요
다시 루프안테나를 이용 카셋트를 연결해보니 가물거리며 분명 필리핀어로 방송되는 소리를 들을수는 있으나 신호가 약하더군요 루프안테나가 방안에 있어서 그렇겠구나 하고 산진ATS-808을 찾았으나 아차 사무실에 놓고 왔지 뭐예요 분명 어제 같은 상태라면 ATS-808 (중고로 10만원에 구입)로 수신 가능했을 텐데 아쉽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