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응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
'육안적 혈뇨' 비뇨기질환 신호
초기 혈뇨-요도·전립선 이상 의심
종말 혈뇨-방광경부 병변 원인
소변이 붉게 나오는 혈뇨는 당혹스럽게 하는 증상의 하나로 이는 신장에서 외요도구에 이르는 비뇨기계 중 어느 부위에서 출혈이 있음을 의미하며 종종 비뇨기계의 암을 포함한 중대한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육안적 혈뇨인 경우에는 환자가 놀라 즉시 진료를 받지만 건강검진 등에서 발견되는 무증상의 현미경적 혈뇨의 경우 혈뇨의 정의, 원인 및 감별진단을 위한 검사 범위에 대해서는 의사에 따라 의견에 차이가 있다.
혈뇨의 빈도 및 정의
혈뇨가 발생하는 빈도는 검사의 대상, 검사방법 등 보고자에 따라 달라 0.19~16.1%에서 발견된다.
혈뇨의 정도에 따라 눈으로 볼 수 있을 정도의 것을 육안적 혈뇨,
현미경 검사에 의해서만 판단되는 것을 현미경적 혈뇨라고 한다.
특히 무증상의 현미경적 혈뇨에 대해서 정의를 내리기가 어려운데,
그 이유는 첫째, 정상인에서도 요검사에서 적혈구가 발견될 수 있고,
둘째, 요검사가 전적으로 검체의 채취와 보관 방법, 검사 방법에 좌우되며 흔히 혈뇨가 간헐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병소를 놓칠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혈뇨의 정도를 알기 위한 검사법으로는 요 1 ml 당 배출되는 적혈구수를 측정하거나 (chamber count) 요침사의 현미경적 검사로 직접적인 측정이 가능하고 간접적인 방법에는 dipstick test 가 있다. chamber count 는 가장 정확하게 혈뇨의 정도를 검사할 수 있으나 뇨침사 검사 보다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어 흔히 요침사의 현미경검사법을 사용한다. dipstick test 는 간단하고 민감도가 높은 검사이나 특이도가 65~99%로 위양성이 나올 수 있다. 따라서 혈뇨의 유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청결하게 요를 채취하여 즉시 검사하여야 하며 특히 성인 여자의 경우에는 도뇨에 의한 채뇨를 하여 요침사의 현미경 검사가 필요하다. 요 10ml를 2,000rpm 의 속도로 5분간 원심 분리하여 요침사를 얻는다.
적절히 채취한 요의 현미경적 검사에서 3회 중 2회에서 고배율(×450) 시야 당 3개 이상의 적혈구가 발견되거나 100개 이상의 적혈구가 1회라도 있으면 비정상으로 간주한다.
육안적 혈뇨는 배뇨와 관련지어
소변을 보기 시작해서부터 끝날 때까지 붉은 오줌이 나오는 경우를 전혈뇨,
시작 첫 부분만 붉게 나오고 후반부는 정상적인 색의 소변이 나오는 경우를 초기혈뇨,
시작할 때는 정상이나 소변이 끝날 때쯤 붉게 나오는 경우를 종말혈뇨로 구별할 수 있다.
대개 전혈뇨인 경우는 그 원인 병변의 부위가 신장이나 요관 및 방광에 있을 때이고, 초기혈뇨는 병변이 요도나 전립선에, 종말혈뇨는 주로 방광경부에 병변이 있을 때 나타나게 된다. 소변의 색깔도 빨간색은 현재 활발하게 출혈되거나 하부요로에서의 출혈을 암시하고, 사구체신염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혈뇨는 소위 smoky urine 이라고 부르는 갈색뇨이다. 소변이 붉다고 모두 혈뇨는 아니므로 혈뇨가 의심되면 반드시 요 검사를 하여 적혈구가 비정상적으로 많은가를 확인하여야 한다.
혈뇨의 원인 및 평가
혈뇨 특히 육안적 혈뇨가 있는 경우 비뇨기계에 중대한 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가 되므로 철저히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 육안적 혈뇨의 경우 20.7%에서, 현미경적 혈뇨의 경우 3.9%에서 생명을 위협하는 고위험 질환이 발견된다. 혈뇨를 일으키는 비뇨기계의 병변은 종양, 염증, 결석 또는 외상 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혈뇨의 원인을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치명적인 고위험 병변, 치료가 필요한 심각한 병변, 즉각 치료는 필요치 않으나 의미가 있는 병변, 진단 과정 중 우연히 발견되는 병변의 4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표 1 참조>
혈뇨가 있으면 우선 자세한 병력과 신체검사를 한 후 소변을 적절히 채취하여 현미경적 검사를 통해 혈뇨여부를 확진하고 동시에 요단백, 이형적혈구, 적혈구 원주가 있는지도 검사하고 요배양 검사와 혈청 크레아티닌도 측정한다. 만일 혈뇨와 함께 2+ 이상의 단백뇨나 요 침사에서 적혈구 원주, 이형 적혈구가 발견되는 경우는 사구체신염 등 각종 신장염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고 그 외에 혈우병, 혈소판결핍성 자반 등 혈액질환 또는 heparin, coumarin 같은 약제에 의한 것 등 전신적인 질환이나 이와 관련된 혈뇨 등 소위 내과적 원인들을 염두에 두고 감별하여야 한다. 비뇨기과적인 검사로는 상부요로의 영상검사, 방광경검사 및 요세포 검사 등을 시행하여야 한다.
과도한 운동, 월경, 성행위, 바이러스 감염 등과 관련된 현미경적 혈뇨가 의심되면 48 시간 후 다시 요검사를 시행하여 혈뇨가 소실되면 더 이상의 검사는 필요하지 않다. 만일 요로감염이 동반된 혈뇨인 경우에는 적절한 감염 치료 후 6주에 요검사를 시행하여 혈뇨가 소실되면 추가적인 검사는 필요하지 않다.
혈뇨에 대한 상부요로에 대한 영상검사는 전통적으로 배설성요로조영술 (IVU)이 이용되어 왔으나 작은 신종물을 발견하는데 상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최근에는 점차 초음파검사 (US)와 전산화단층촬영술 (CT)을 시행하는 경향이 높다. 그러나 신우나 요관의 암을 진단하는데에는 IVU 가 US 보다 정확하다. CT가 요로결석, 신 및 신주위 염증, 신 종물을 진단하는데 가장 정확도가 높으나 고비용이 문제가 된다. 우리의 경험으로 무증상의 혈뇨 환자에 대한 검사에서 상부요로 병변을 진단하는데는 IVU 보다 US 가 유용하였다.
방광암이 혈뇨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이므로 방광경검사와 요세포검사는 육안적 혈뇨가 있거나 방광자극 증상이 있는 현미경적 혈뇨 환자에서 시행한다. 무증상의 현미경적 혈뇨 환자에서도 환자가 40세 이상이거나 40세 이하라도 흡연, 염료, 고무, 석유 등의 화학물질에 장기간 노출된 환자에서는 시행하여야 한다. 육안적 혈뇨 환자에서 방광경 검사로 일측성 상부요로 출혈이 발견된 경우에는 요관경 검사, 신혈관 조영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혈뇨에 대한 제반 검사를 통하여 원인 질환이 밝혀지면 그에 대한 적절한 치료로 문제는 해결되겠으나 원인을 밝히지 못한 경우 환자나 의사 모두 답답한 상태가 된다.
추적 검사
일차검사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 추적검사가 어느 경우에 필요한지, 어떤 검사를 하여야 하는지, 환자에 따라 다르게 추적검사를 하여야 하는지, 언제까지 추적검사를 하여야 하는지 명확히 규정된 바 없다. 처음 검사에서 이상을 발견 못하였다 하더라도 추적검사에서 비뇨기 악성종양이 발견될 가능성이 1~3 %이며, 대개 처음 평가 후 3년 내에 발생한다는 보고가 많다. 따라서 일차평가에서 이상을 발견하지 못하였더라도 일정기간 추적검사가 필요하다.
美 비뇨기과학회의 최적진료정책 위원회에서 제시한 추적검사는 첫 번째 평가검사 후 6개월, 12, 24 및 36 개월에 각각 요검사, 요세포검사 및 혈압 측정을 하도록 한다. 만일 추적 중 육안적 혈뇨, 요검사에서 현미경 고배율 검사에서 50개 이상의 적혈구가 발견되거나 비정상의 요세포검사, 요로감염이 없이 방광자극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방광경검사를 포함한 완벽한 평가 검사를 즉시 시행하여야 한다. 3년간의 추적 검사에서 상기와 같은 현상이 없었다면 그 이상의 추적검사는 시행하지 않아도 된다.
육안적 혈뇨는 물론 무증상의 혈뇨이더라도 비뇨기계에 중대한 질환의 단초가 될 수 있으므로 일차적으로 완벽한 비뇨기과적 검사를 시행하여 병을 조기 발견, 치료할 수 있도록 하고, 만일 이상을 발견하지 못하더라도 일정기간 추적검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
<표 1> 혈뇨의 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