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크라이슬러 300C SRT8 과 함께 국내에 선보인 그랜드체로키 SRT8 은 기존의 5.7헤미엔진을 보어 업 하여 출력과 토크를 증대시킨, 6,063CC SRT 전용엔진을 300C SRT와 공유한다. On-Demand 방식의 풀타임 4륜구동을 채용하고, 빌스타인 써스펜션 킷과 20인치 고 편평율 타이어를 장착, 기존의 순수 오프로더 이미지를 탈피해, 온로드 지향의 머쓸 SUV 로 거듭났다. 최근 고성능에 강력한 운동성을 지향하는 추세의 독일,유럽SUV 들과 경쟁이라도 하려는 듯, 지프 그랜드체로키SRT 의 출력은 426 마력, 최대토크는 58.1kg/m 를 자랑하고 100km 가속을 단 4초대에 끝낸다. 이는 포르쉐카이엔 터보, 벤츠ML63AMG 와 맞먹는 가속력이고, 경쟁모델인 BMW X5 나 인피니티 FX50 보다는 앞서, 고성능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기록이다.
전체적인 외관과 비례는 기존의 지프 그랜드체로키와 별다르지 않지만, 과격하게 생긴 전면 에어댐, 대형 휠과 5스포크의 스포티한 형태의 단조 휠, 4피스톤 캘리퍼와 14인치 디스크로터의 듬직한 브렘보 브레이크 시스템등 눈에 보이는 몇가지만 해도, 이 SUV가 범상치 않은 성능을 지녔음을 알 수 있다. 후면의 디자인은 양력을 감소시키기에 유리한 리어디퓨저와 함께 중앙부위로 두 개의 머플러 파이프가 뽑아져 나와있는데, 대 배기량 아메리칸 머쓸카의 그것처럼, 굵직하고 듣기좋은 사운드를 들려준다. 시동을 거는 순간 “구르르르~” 하는 OHV 8기통 특유의 남성적인 배기음이, SRT 로고가 새겨진 탄탄한 스포츠시트에 앉은 운전자에게, 듬직하고 기분 좋은 진동을 선사한다.
고성능 온로드 지향의 SUV 답게, 고속주행에 용이하도록 차고가 낮추어져, 앞 도어를 열면 편안하게 엉덩이가 운전석 시트에 걸쳐진다. 스포츠 버킷시트는 기존의 그랜드체로키 보다 스포츠성이 강조되어, 앉는 순간 등과 허리, 엉덩이부위를 기밀하게 잡아준다. 인테리어는 Jeep 일반 모델과 다름없이 각지고 평범한 직선형태를 취한다. 계기반 중앙의 트립미터에서는 예상 주행거리, 연비및 적산거리계, 온도계등과 함께 각 타이어의 공기압을 모니터링 해주어 주행 중 이상여부를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버킷형태인 시트는 허리를 감싸는 날개부분이 충분히 돌출되어 편안하고 안정된 자세를 취하기 편하지만, 스티어링을 조금 깊게 돌리면 아래위치의 팔꿈치가 걸리적거려 다소 불안정하고 엉거주춤한 자세가 된다. 운전 자세와 신체 사이즈에 따라 조금 다르겠지만, 적응하는 시간이 다소 필요할 듯 하다.
전자식 5단 오토스틱 변속기는 별도의 시프트패들은 달려있지 않고, D레인지에서 플러스와 마이너스로 조작할 수 있다. 변속타이밍은 간결하고 신속한 편으로, 워낙 토크와 출력이 저회전 영역부터 넉넉하게 발휘됨으로 매 단수에서 강력한 가속력을 보여준다. 300C SRT 의 경우는 부드러운 출발을 위해 초기 가속시 위화감 없이 스로틀을 제어해주지만, 그랜드체로키SRT 는 초반부터 가히 폭발적인 가속력을 보여준다. 2톤이 조금 넘는 육중한 차체가 힘차게 발진하며 순식간에 100km 를 넘어 노면을 박차고 나간다. 160km까지는 편안한 운전 범위내에서 가속되고, 가속페달을 한번 더 지그시 눌러주면 이내, 200km를 넘어 파워풀한 가속을 유지하는데, 210km 를 넘어설 즈음부터는 편평비가 낮은 타이어에 의해 노면의 기복에 따라 조금 예민하게 움직인다. 하드하게 튜닝된 빌스타인 댐퍼는 노면을 든든하게 잡아주지만, 범프 행정이 길게 세팅되어서인지, 도로의 이음새를 빠른 속도로 지날때는 껑충하고 점프하는 움직임이 조금 불안하게 느껴진다. 이는 운전자의 감성에 따라 공기압을 적당히 조절하면 해결이 가능하다. 약 1.5키로 이상 꾸준히 가속하자 230km에 육박했고, 알피엠 게이지 상으로는 5천회전이 넘어가는 시점, 그 이상의 가속에 충분한 여유가 남아있었지만, 잘 다듬어진 고속도로가 아니여서 동승한 분들이 염려되어 다시 속력을 줄였다. 승용차보다 높은 운전석이면서도 전용도로를 달리는 동안, 주변에 달리는 모든 차들을 언제든 추월할 수 있다는 뿌듯한 우월감이 느껴진다.
브렘보 4피스톤 캘리퍼와 14인치 디스크로터 세트는 200km를 넘는 속도에서 여러번 강한 브레이킹을 했을때, 일정하고 강한 답력을 유지했다. 100km 이하의 중속에서는 평범하고 약간 밀리는 듯한 반응이지만, 반복 브레이킹과 강한 브레이킹에는 필요한 만큼의 답력을 선사했다. 몇 번의 하드한 브레이킹을 해보면서 역시 오랜 경험으로 만들어진 전문 튜너의 제품이 보여주는 신뢰성에 절로 탄성이 나왔다.
풀타임 4륜구동에, 일반모델에 비해 로워링이 되어있는 차여서인지, 와인딩 로드의 크고 작은 코너에서도 덩치답지 않게 날렵한 코너링을 보여준다. 코너 진입 시에는 높은 차체에 의해 예측한 주행라인을 벗어날 듯한 움직임을 보여주다, 가벼운 턱인(액셀페달을 살짝 놓아주는것)후 지긋이 다시 밟아주면, 가벼운 오버스티어 성향을 보이면서 자신감있게 코너의 안쪽으로 빨려 들어간다. 여기에 신뢰성 있는 전자 제어장치에 의해, 만약의 오버페이스 시에도 각 륜을 제어하여 운전자의 실수를 보정해준다. 기본적으로 키가 큰 SUV 의 한계는 있겠지만, 그랜드체로키 SRT 는 생각보다 높은 한계의 코너링 능력을 보여줬다.
정속주행 시에는 리터당 7km 내외의 준수한 연비를 보여주지만, 역시 플스로틀 주행 시엔 연료 게이지의 눈금이 쑥쑥 내려가는게 눈에 보일정도이다. 평탄한 오프로드에서 잠시 스티어링을 꺾은 VDC 를 끈 상태로 약간의 스로틀을 열어보니 강력한 휠스핀이 일어나면서 제자리 회전이 가능했다.
지프 그랜드체로키는 누구나 쉽게 선택 할 수 있는 SUV 가 아니다. 6000 CC 가 넘는 엄청난 배기량에 출력 또한 일상의 범주가 아니고, 어지간한 고성능 승용차도 한방에 추월해버리는 무시무시한 잠재력의 온로드 지향 SUV 여서, 평소에는 차분한 정속주행으로 달리다, 때로는 폭발적인 가속력도 즐기고 싶은 골수 매니아에게 적합한 차로 여겨진다. 아울러 국내 시판가 8290 만원의 비교적 저렴한 고성능 SUV임에, 경쟁차종인 포르쉐 카이엔 터보나 ML63AMG, BMW X5 5.0 등의 억대가 넘는 SUV 들에 비해, 가격대 성능비가 탁월한 점이 돋보인다. 브랜드 선호도는 경쟁차종에 비해 열악한 편이지만, 나름대로 정통 Jeep 라는 자부심과 스웨이드 소재의 프리미엄 시트, 20기가 하드드라이브가 내장된 MyGIG 오디오,내비게이션과 후방카메라, 보스턴 어쿠스틱 스피커 시스템 등 고급스러운 옵션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이익렬(카레이서,화가)
JEEP GRAND CHEROKEE SRT8 포르쉐 카이엔 터보를 압도하는 성능
4WD&RV, 2005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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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가 2005년 뉴욕 오토쇼에서 그랜드 체로키 고성능 버전 SRT8을 발표했다. 6.1ℓ 헤미 엔진으로 최고출력 415마력, 최대토크 58.1kg·m를 낸다. 0→시속 60마일(97km) 가속 5초 미만의, 스포츠카에 비견되는 성능을 자랑한다. 카이엔 터보, BMW X5보다 빠른 수치다. 브레이크 성능도 강화해 시속 60마일→0의 제동거리가 38.1m에 그친다
고속에서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루프랙을 없애고 사이드 스커트를 키웠다
고성능 버전에 맞춰 1열 시트는 몸을 꽉 잡아줄 수 있는 버켓시트를 달았다
뒤 범퍼 가운데에 달린 듀얼 머플러가 강한 인상을 심어 준다
V8 6.1ℓ 헤미 엔진은 최고출력 415마력, 최대토크 58.1kg·m를 낸다
지프가 한창 바쁘다. 지난 3월 25일∼4월 3일 열린 뉴욕 오토쇼에서 새차 커맨더와 함께 그랜드 체로키 SRT8을 출시했다. 크라이슬러 안에서 고성능 버전을 만드는 SRT(Street and Racing Technology) 최신작으로, 역대 지프 중 최고의 퍼포먼스를 뽐낸다. 단 노트(Dan Knott) 크라이슬러 SRT 팀장은 “그랜드 체로키에 SRT DNA를 넣어 고성능 SUV의 새로운 벤치마킹 대상을 완성해 냈다”며 “포르쉐 카이엔 터보를 능가하는 파워와 핸들링에 세계 최고 수준의 브레이크 시스템을 갖추었다”고 자랑했다. 차체는 그랜드 체로키보다 낮고, 공기흐름을 원만하게 하기 위해 모서리를 최대한 둥글렸다. 고속에서 자세를 낮출 수 있도록 사이드 스커트를 키웠으며 루프랙은 없앴다.
고성능 모델다운 공격적인 스타일링 SRT8은 달릴 때 그랜드 체로키보다 1인치 낮아진다. 앞 255/45 R20, 뒤 285/40 R20 굿이어 타이어를 끼우고 있다. 5스포크 20인치 알루미늄 휠이 차체에 비해 유난히 커 보인다. 뒤쪽 가운데에 단 4인치 머플러로 온로드 튜닝을 끝냈다. 지프 전문 튜닝업체 모파의 견인 패키지를 고를 수도 있다. 공격적인 스타일로 다듬어 고성능을 내세우는 SRT 이미지를 충분히 담아냈다. 실내는 그랜드 체로키와 거의 같다. 스티어링 휠과 인스트루먼트 패널, 기어 레버는 카본 파이버로 만들고, 가죽으로 테두리를 감쌌다. 센터페시아와 도어캐치는 알루미늄으로 마무리했다. 시속 180마일(290km)까지 적힌 속도계, 타코미터, 온도 게이지 등은 푸른색으로 처리해 시인성을 높였다. 오일 압력 게이지와 온도계는 계기판 가운데 달린 디스플레이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1열은 고속에서도 온몸을 꽉 잡아 줄 수 있도록 버켓시트를 달았다. DVD를 기반으로 한 음성인식 내비게이션은 선택장비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SRT8은 역대 지프 중 가장 파워풀하고 빠른 달리기를 자랑한다. 300C SRT8용을 손본 6.1X 헤미 엔진은 최고출력 415마력, 최대토크 58.1kg·m를 뽑아낸다. 그랜드 체로키의 5.7X 헤미 엔진에 비해 25% 높은 출력이다. 6.1X로 배기량을 키우기 위해 그랜드 체로키 5.7X 엔진의 실린더 지름을 3.5mm씩 키웠고 압축비는 9.61 : 1에서 10.3 : 1로 높였다. 실린더로 들어가는 공기의 양을 최대한으로 하기 위해 캠샤프트 단면을 개량해 엔진 회전수가 20% 향상된 6천rpm에서 최고출력이 나온다. 이를 견딜 수 있도록 엔진 블록, 커넥팅로드, 크랭크샤프트의 강성을 높였다. 공기 흐름을 빠르게 하기 위해 흡·배기 시스템도 새로 디자인했다. 흡기 매니폴드는 지름을 키우고 길이는 줄였다. 크롬 배기 매니폴드 역시 지름이 커졌다.
순간가속 5초 이하의 놀라운 순발력 그랜드 체로키 SRT8은 0→시속 60마일(97km) 가속 5초 이하로 스포츠카에 비견되는 성능을 갖추었다. 이는 포르쉐 카이엔 터보, BMW X5보다 빠른 수치. 카이엔 터보보다는 출력이 35마력 낮지만 차체가 400kg 이상 가볍기 때문에 성능에서는 앞선다. 트랜스미션은 5단 AT. 굴림방식은 풀타임 4WD다. 평상시에는 토크의 5∼10%가 앞바퀴로 전해지고, 노면상태에 따라 그때그때 토크배분이 이뤄진다. 커다란 파워와 토크를 이겨내기 위해 드라이브 시스템을 가볍고 견고하게 만들었다. 이를 위해 앞쪽은 지프의 트랜스퍼 케이스, 뒤쪽은 헤비듀티 케이스를 썼다. 그 결과 SRT8은 2개의 헤비듀티 케이스를 쓰는 것보다 27kg 가벼운 상태에서 힘을 전달한다. 서스펜션은 앞 더블 위시본, 뒤 멀티링크. 고속에서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 특별제작한 스프링과 서스펜션 부시를 끼웠다. 브레이크 성능도 강화했다. 앞쪽 360×32mm V디스크, 뒤쪽에 350×28 V디스크의 브렘보 제품이다. 0→시속 100마일(161km)→0 제동력은 19초, 시속 60마일(97km)→0까지의 제동거리는 125피트(38m)다. 에어백은 충격 강도에 맞추어 팽창한다. 또한 승객의 몸무게에 따라 측면 에어백의 팽창력이 달라지는 OCS(Occupant Classification System) 시스템도 갖추었다. 그밖에 ABS, ESP, 충격흡수 스티어링 칼럼(Energy-absorbing Steering Column)을 달았다. 그랜드 체로키 SRT8은 디트로이트 제퍼슨 공장에서 생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