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천후를 견디며 진도항까지 걸은 서해랑길(#9-10)
2023.3.12 (일) 날씨 : 비 기온 : 섭씨 7~9도 바람 많이 붐.
거리 10km 3시간 30분 동행 : 귀연산꾼 15명
윤고산사당-질매봉-남도진성-서망항-진도항
고산 윤선도 사당 앞 인증 샷!
겨우내 가물던 날씨가 모처럼 바람을 동반한 단비가 내린다.
집안 사정이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이지만 바닷가를 걸으며 머리를 식히는 게 나을 것 같아 진도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간밤에 잠을 설쳐 피곤했지만 낯익은 얼굴들과 함께하는 여정으로 빗속을 뚫고 달리는 차 창을 응시하며 하루를 맞는다.
고산 윤선도 사당을 출발하며 마을 지나고 산길로 접어드니 의외로 바람도 잦고 오솔길 걷기가 좋다.
진도의 남쪽을 걷는 이번 코스는 울창한 숲이 우거진 지력산 자락 임도여서 좋다.
동백꽃이 여기저기 피었고, 진달래도 드문드문 보인다.
삼삼오오 그룹이 생겼는데 후미를 따라 천천히 언덕을 넘었다.
잿빛 바위를 하고 굴포만을 뒤쪽으로 병풍처럼 서 있는 질매봉(259m)이 우뚝하다.
굴포리 마을을 지날 때 마늘밭을 만나는데 제법 많이 자랐다.
상골재를 지나니 바다가 보이며 동령계재를 넘어 청둥산 임도에 들어선다.
임도는 가파르지 않고 맨땅으로 흙길인데 걷기 좋다.
삼나무와 후박나무 군락도 만나며 숲의 한가운데를 걸으니 바람도 조용하고 흡사 오솔길 상념에 빠진다.
이윽고 남도 진성으로 가는 도로와 만나고 이내 남도 진성 선소가 나타난다.
석축으로 만든 선소는 포구의 끝자락에 위치하는데 예전 중요한 선박 수리에 중요한 장소라고 한다.
산자락을 등지고 제법 넓고 짜임새 있는 남도진성이 위용을 드러낸다.
쌍운교와 단운교의 아름다운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고 이내 남도진성 남문이 있는 치로 들어섰다.
본래의 성곽 형태를 고스란히 간직한 진성은 규모도 크고 내부와 성곽이 복원되어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성안의 건물도 복원되었는데 북문과 성곽 보수공사가 한창이다.
만효비를 확인하고 도로를 따라 걸으니 포근한 마을 안에 한옥 마을이 지어져 펜션 마을로 만들어지고 있다.
진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편안한 숙소로 주목받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빨간 동백꽃을 만나며 걷는 아스팔트 길은 비로 깨끗해 좋은데 엄청난 해풍에 곤혹스럽다.
언덕을 넘자 서망항이 어둑한 모습이지만 많은 어선을 품고 나타난다.
바람을 피하려고 정박한 배들이 항구에 가득한데 요란한 날씨를 뚫고 진도를 찾은 산꾼들에게 반가움의 안식처다.
10코스 시작점을 확인하고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을 찾았는데 운 좋게도 제대로인 집을 만났다.
남도 진도에서의 엄마손식당이었는데 간장게장과 시금칫국 그리고 맛깔스러운 갖가지 반찬들이 추위에 떤 일행들에게 단비였다.
소맥과 어울린 반찬들이 동나고 추가로 공급되는 반찬들도 금세 바닥을 드러낸다.
조금 짠 음식이지만 남도의 맛을 가득 느낀 신나는 점심 식사였다.
바람을 온몸으로 받으며 진도항으로 향하는데 바다에 하얀 거품을 일으키며 쾌속선이 부두에 정박한다.
제주와 추자도를 왕복하는 데 50분이 걸린다고 한다.
춥고 매서운 바람을 맞았지만 함께한 동행들이 만든 순대와 안주는 뒤풀이로 최고였다.
먼 남도 진도에서의 짧은 걷기였지만 행복하고 보람 있는 하루여서 좋았다.
굴포만
질매봉(259m)
동령개 삼거리
청둥산 임도
남도진성 선소
선소란 조선시대에 배의 출입과 건조 및 수리를 하던 곳이다.
선소는 수군진성의 축조시기와 관계없이 수군진의 설치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갖추어야하는 시설로 남도포진의 축조와 더불어 축조되었다.
1872년 남도진여지도에 의하면 선소는 전선건물소로 표기된 곳으로 현재 남망산의 북서쪽 산기슭에 있는 석축시설이다.
2005년 (재)전남문화재연구원에서 실시한 시굴조사에서 평면 장방형, 단면 사다리꼴, 길이 33.3m, 폭 8m, 높이 6.3m의 석축시설을 확인하였다.
기저부에서 나무기둥(목심)과 판목, 그 외곽에 추가 돌을 깐 부설시설을 확인하였다.
선소는 전라남도에 3곳이 있으나, 기존 시굴된 선소에 비해 원형이 비교적 손상되지 않아 군사시설과 연관된 선박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2011년 10월 18일 사대와 함께 진도 남도진성 추가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
남도진성 쌍운교
단운교
남도석성 남문 앞으로 흘러가는 가느다란 개울 위에는 쌍운교와 단운교 두 개의 운교(무지개 다리)가 놓여있다.
두 개 모두 편마암질의 판석을 겹쳐 세워 만든 것으로 규모는 작지만, 전국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특이한 양식이다.
단운교는 옆에서 볼 때 무지개 모양을 하고 있으며, 다리 위에는 흙을 돋우고 잔디를 심었다.
길이는 4.5m, 너비는 3.6m이며 냇바닥에서 다리 중앙부위까지의 높이는 2.7m오 작은 규모이다.
마을 인근에서 채집한 돌을 다듬지않고 그대로 이용하였다.
단운교에서 약 40m 가량 떨어진 곳에 쌍운교가있는데 개울의너비가 단우교보다 넓어 쌍무지개 형식으로 만들었다.
사용한 석재와 축조방식은 단운교와 유사하다.
단운교가 세워진 시기는 1870년 이후인 것으로 추정하나 정확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으며, 쌍운교는 1930년 즈음에 주민들에 의해 세워졌다고 한다.
남도진성 치와 남문
남도진성(남도석성)
진도는 땅이 기름지고 농사가 번창해서 옥주(沃州)라고도 부른다.
"한 해 농사지어 삼 년을 먹는다"라는 말이 전해올 정도로 물산과 인심이 넉넉한 고장이다.
진도는 예향이면서 워낙 외진 곳이기에 유배지로도 활용되었고, 군사적 요충지라서 군사 관련 유적들이 많다.
남도석성은 백제 시대 매구리현의 중심지였던 곳으로 여겨지는데, 고려 삼별초군이 몽골군과의 항쟁을 위해 이곳에 성을 다시 쌓았다.
그 후 1438년(조선 세종 20년)에 또다시 성을 보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도석성은 높이 4~6m, 폭은 2.5∼3m 가량 되는 성으로 둘레가 610m이다.
둥그런 성벽과 동, 서 남문이 거의 그대로 있으며, 서문 양옆에 밖으로 튀어나온 치가 남아있다.
성안에는 민가가 수십 호 들어서 있고, 마을 사람들은 이 옛 성문을 통해 출입했다.
남도석성 만호비
남도 한옥 타운
동백꽃
서망항
전남 진도군 서망항은 가을 꽃게잡이로 풍어를 이루는 전국 꽃게 주산지다.
진도에서도 남쪽 끝자락에 있는 서망항은 진도읍에서 약 40분 정도 소요된다.
진도군 조도면 해역에 매일 40여 척이 출어해 1척에 200kg가량을 잡아 하루 위판량이 3t~5t에 달한다.
냉수대가 형성돼 플랑크톤 등 먹이가 풍부한 진도 조도면 해역은 갯바위 모래층으로 꽃게 서식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연중 적조가 발생하지 않는 청정해역으로 다른 지역보다 꽃게의 상품성이 좋아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 곳이다.
서망항에는 싱싱한 횟감과 수산물을 살 수 있는 수산물 시장과 맛집들도 있다.
서해랑길 10코스 안내도
진도항
진도의 관문 역할을 하며, 1972년 3월 도서 소규모 어항으로 지정된 후 1996년 12월 연안항으로 지정되었다.
2000년 9월에 신규 지정 항만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하였고, 2001년 12월에 연안항 기본계획 고시를 하였다.
과거에는 목포∼팽목∼제주도를 잇는 항구였으나 현재는 진도 근해의 섬, 그중에서도 특히 조도를 연결하는 항로의 출발지가 되었다.
진도항이 연안항으로 지정·개발되면서 항구다움을 갖추게 되었다.
진도 안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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