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에 장맛비로 이곳 봉화와 풍기쪽에 많은 비가 왔다. 산사태로 안타깝게 어린 아이가 불행을 당했다고 한다. 계절에 따라 비는 오겠지만 많은 희생없이 잘 지나갔으면 좋겠다. 산행하는 오늘은 비가 그치고 무더위가 있을거란 예보이다. 아무래도 땀께나 흘릴것 같다. 거기에 무려 도상거리 27km. 만만치 않은 산행이니 마음 단단히 먹고 체력 안배를 잘 해야 겠다.
소백산을 지나 태백산 가기 전 소위 양백지간이라 하는 곳이다. 커다란 두 산 사이에서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하는 구간이긴하나 산이라는 것이 어디 유명세에만 기댈것은 아니다. 또 사람들은 나누기를 좋아해서 육산이니 악산이니해서 바위가 많으면 멋이 있고 명산으로 만든다. 그런데 이곳은 그럴듯한 바위하나 없는 육산중에 육산이다. 그러다 보니 나무가 많아 제대로된 조망처도 아예 없다. 그동안 먼산 경치 구경에 산행의 기쁨을 누렸다면 오늘은 발아래 풀보고 꽃보고 스치는 바람소리와 지나가는 산객들에게 손 흔들어주는 나무들과 얘기하며 산행을 해야 겠다. 새들 노랫소리는 덤. ㅎㅎ
도래기재는 서벽리 북서쪽 2km 거리에 있는 마을이름을 따와서 도래기재라고 한다. 도래기 마을에는 조선시대에 역(驛)이 있었기에 역촌마을이라 하여 도역리(導驛里)라 부르다가 이것이 변음이 되어 현재는 도래기재로 통용되었다. 대동여지도에는 사치(沙峙)로 표시되어 있다. 재넘어 우구치는 골짜기 모양이 소의 입모양을 닮아서 우구치(牛口峙)라 불린다. 그래서 잠시 후에 만날 560년된 철죽을 우구치 철죽이라 하나 봅니다.
소백산도 철죽이 유명하지만 오늘 산행 구간도 전체가 철죽이 숲과 터널을 이루고 있다.
560년된 철죽이 이곳에 있어서 아마도 그 나무의 후손들 아닐까? ㅋㅋ
옥돌봉에서 조금 진행하면 문수지맥 분기점이 나타난다. 보통 30km가 넘으면 지맥이름을 붙이는데 이 문수지맥은 무려 114km가 넘는다.
전날 많은 비가 온 탓에 날은 아직도 구름이 잔뜩끼고 안개가 자욱하다. 날이 밝아 오며 숲은 잠에서 깬다. 근데 아직은 부스스하다. 습도가 높은 것이 오히려 상큼함을 더한다.
박달령에 도착한다.
※ 지나가며 수다한번 떨면 우리나라에는 박달령(재)이 몇군데 있다. 지난 대간때 청옥산과 두타산 사이에도 박달재가 있다. 노래에 나오는 울고넘는 박달재는 충주에 있는 천등산 지나 제천 박달재이고 우리가 밤에 잠시 머물렀던 휴게소는 노래에 나오는 이름을딴 금봉이휴게소이다. 근데 금봉이는 박달재에서 멀리 그곳까지 갔을까?
- 박달령 산령각
박달령 산령각은 선달산(先達山)과 옥돌봉(玉石山) 중간에 위치한 박달령 고갯마루에 자리잡고 있다. 현재의 산령각은 노후되어 1994년도에 중수한 산령각이다. 매년 4월 초파일에 오전리 마을에서 박달령을 찾는 사람들의 안녕과 마을사람들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하고, 자연에 대하여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는 고사(告祀)를 지내고 있다.
오늘의 주인공은 하늘 말나리. 꽃말은 ‘순진’ ‘순결’
하늘을 보면 하늘나리, 땅을보면 땅나리, 옆을보면 중나리.
지루한 길이 계속 이어지는데 간간이 하늘 말나리가 심심함을 달래준다.
드디어 오늘 산행의 최고봉 선달산에 도착한다.
신선이 놀았다고 하여 “仙達山”, 먼저 올라야 한다고 하여 “先達山”,남쪽 기슭에 신선굴(神仙窟)이 있어 선달산이라 한다. 또한 선비의 기품을 닮았다고 해서 여진 이름이라는 설도 있으나 분명하지 않다.
선달(先達)이라는 벼슬은 무과에는 합격하였으나 발령을 못받은 대기자를 말하는데 선달 벼슬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은 아마 봉이 김선달이 아닐까? ㅋㅋㅋ
선달산 정상을 정리를 하면 좋겠다. 여기서보면 동쪽의 태백산, 함백산, 북쪽 백운산(하이원 리조트 위), 두위봉등 전망이 무척 좋을텐데 볼 수가 없어 조금 아쉽다.
나무를 정리하든 전망대를 세우든 했으면 좋겠다는 심곡 생각.
늦은목이에서 된비알을 30분정도 올라 오늘의 주요 봉우리 세번째인 갈곶산에 도착했다.
[갈곶산] 966m
갈곶은 ‘가리곶’이 본딧말이다. 노적가리처럼 ‘둥글둥글’하면서도 꾈(串)만큼 뾰족하다는 뜻이다. ‘갈(葛)은 음차한 것이다.
바다로 돌출한 육지로 꽂 보다 크면 반도라 하고 반도의 말단부를 "곶"이라 한다.갑(岬)=단(端)=관(꿰다 串) 장산곶,장기곶.호미곶.월곶.어랑단.수원단 등이 있다.
↑저기 출입금지라고 써있는 팻말 뒤로 내려가면 산성이 있었던 봉황산이 있고 그아래 부석사가 있다.
갈곶산을 지나면 호젓한 산길이 이어진다. 슬슬 체력이 떨어져 간다. 다행인 것은 크게 오르막이 없어 다행(?)이다.
이 헬기장에 왔다는 것은 마구령에 다 왔다는 거다.
드디어 마구령까지 왔다.
마구령은 소백산 국립공원 경계 지역의 가장 동쪽에 위치한 고개로 경북 영주시 부석면 남대리~임곡리를 남북으로 이어주는 고개로, 장사꾼들이 말을 몰고 다녔던 길이라 하여 마구령이라 불린다. 동국여지승람(영천군 산천조)와 대동여지도에는 ‘마아령(馬兒嶺)’이라 적혀 있다.
또한 마구령은 고구려와 신라의 격전지였던 이곳은 말을 탄 군사들이 자주 넘던 고개라 마군령(馬軍嶺)이라 부르던 것이 변해 지금의 이름이 되었다고도 한다.
지긋지긋한 산길을 오르내리며 거의 쓰러지기 일보 직전에 나무 계단과 헬기장을 만났다. 다왔다는 얘기다. 휴~~~
27km. 지금까지 대간 산행중에 가장 긴 구간이다. 그것도 여름에. . . ㅠㅠ
경치와 전망이 1도 없는 지루하고 힘든 산행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무 숲이 그늘을 만들어 줘서 시원함 속에서 산행을 했다는 거다. 어쨌든 “출발하면 도착한다”는 신념으로 무사히 산행을 마쳤다. 오늘은 모든 분들께 고생했고 수고 했다는 위로를 드린다. 역시 사고도 없이 무사히 마쳐서 또한 감사하다.
이렇게 힘든 산행을 같이하는 멋진 분들과의 소중한 인연을 소홀히 할 수가 없어 우리 20기의 단합과 우정을 위해 특별 산행을 제안 했다. 7월 30일 많이 참석해 주시면 참 좋겠다. 그리고 감사하겠다.
첫댓글 점점 심곡님의 산행기가 재밋어지네요.
수고하셨습니다. 대간을 정말 대간하게 다니시는군요. 공부하며 후일 지나다닌 곳을 잘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항상 봐주시고 관심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산 공부를 더 해야 겠습니다.
선달산 전망대
대찬성이요~
그런데 전망 없어도
좋아요~ㅎ
저마다 다른 맘으로
걸으셨겠지요?
저는
그 어떤 길보다
행복했습니다.
많은 꽃들과 인사하고 숲의 맑은 기운 온몸으로 느끼며
보드라운 흙길을
호흡 맞춰 한걸음한걸음 내딛었어요.
촉촉하고
청량한~
아직도 숲속에 있는듯
하네요...
특별산행
벌써 기다려집니다~^^
산에 대한 철학이 점점 숙성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가끔은 조금 비켜서 바라볼 수 도 있으면 더 좋구여~~~
심곡님 산행기가 저에게는 다녀 온 길을 복습할 수 있어 정말 좋습니다 어느 구간 힘들지 않는 길이 없지만 어렵지 않았음에도 컨디션이 엉망이라 발가락에 쥐가 나고 호흡이 어려워서 애를 먹었어요 그런데도 대장님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마칠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20기 대원들 모두 진부령까지 고고하시길♡
점점 베테랑이 되어 가시는 걸 보니 제가 다 마음이 뿌듯합니다.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평범하고 지루한 산길도
심곡님 산행기에서는
스토리텔링이 되네요
잘보고 갑니다~
부끄럽습니다.
별 볼 일 없는 사진 나열입니다.
멋진 산행기 잘 보았습니다.
노고에 늘 감사드립니다.
늘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비수리언니
감기에 쥐도나고 호흡도 정상아닌데
저에 비하면 빛의속도로 앞서가니
정신력 최고네요~
모두 함께 백두산해요~
낮에갔으면 560년된 철쭉볼수있었을까요? 산에서 말나리꽃 그리많이
봤는데 산에서못본 빨간점박이는 사진에서 보이네요ㅋ
혼자서 못했을 이번 대간길
후미대장님과 같이걸어준 대원들께
진심 감사드립니다
대간 길이든 인생 길이든 내 능력에 따라 가면 되지 않을까요? 맘에 맞는 동반자와 함께하면 더욱 좋고. . . .
이래서 20기가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