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만 님이 아니라 기룬 것은 다 님이다."라고
만해 한용운스님이 노래하였죠.
저에게는 책만 책이 아니라
기룬 것은 다 책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책 '봄꽃'을
자세히 오래동안 바라보고
감상문을 남깁니다. 하하
꽃바람 봄이었어요!!
봄은 계곡을 타고 오릅니다. 얼어붙었던 물이 녹고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와요. 그러면 봄꽃이 땅속에서 쑥쑥 올라오는 숨소리가 들리죠. 봄은 소리이며 빛깔입니다. 긴긴 겨울의 해쓱한 그리움은 빛깔로 환생하죠. 김윤아의 ‘봄이 오면’을 따라부르고, 하이든의 ‘종달새’에 귀를 기울입니다.
2021.03.17. 창원 비음산 용추계곡과 창원 진북면 의림사, 창원 내서읍 광산사로 꽃마중을 나갔다 왔습니다.
1. 산자고 (창원 용추계곡에서)
'산자고'라는 꽃이름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이런 전설이 전해져 내려옵니다.
"옛날 어느 산골에 가난하여 장가를 못 간 총각이 어렵게 결혼하였는데요. 며느리는 시어머니에게 지극한 효성이었죠. 그러나 안타깝게도 착한 며느리의 몸에 큰 등창이 생겼습니다. 시어머니는 오직 며느리의 병을 고치겠다는 일념으로 매일 산속을 헤매다 ‘산자고’를 만나, 그 잎을 찧어 며느리의 곪은 데에 발라주니 씻은 듯이 나았답니다”
'산에 사는 자애로운 시어머니!!" 즉, 山慈姑(산자고)입니다. 6장의 길쭉한 꽃잎이 가지런히 나 있고요. 꽃잎에는 가느다란 보라색 줄이 나 있습니다.
2. 현호색 (창원 용추계곡에서)
현호색의 현(玄)은 색이 검다는 뜻이고, 호(胡)는 척박한 땅에서 자라는 식물을 뜻하며, 색(索)은 싹이 꼬이면서 돋아난다는 뜻이라네요. 꽃의 색깔이 검다는 것이 아니라 씨앗이 검지요. 꽃의 색은 홍자색이 가장 많지만 보라색, 분홍색, 흰색 등 다양하답니다. 꽃말은 비밀, 보물주머니이구요.
다른 식물과는 달리 1개월 정도의 짧은 기간 동안에 싹이 나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는 사라진답니다. 현호색의 '봄날'은 정말 잠깐입니다. 현호색 꽃은 긴 원통 모양으로 독특한 모습이죠. 먹이를 물고 나타난 어미 새를 보고 새끼들이 먹이를 서로 달라고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3. 꿩의바람꽃 (창원 용추계곡에서)
이름에 꿩과 바람이 들어있습니다. 꽃받침이 꿩의 깃털을 닮아서일까요. 꽃대가 꿩의 다리를 닮아서일까요. 봄철 숲 속에서 꿩의 울음소리가 들릴 때쯤에 꽃이 피어서일까요.
“그리움이 머문 양지라 해도 아직은 잔설이 희끗희끗한데 서릿발에도 저 흰 꽃 속에는 바람으로 키운 간절한 사랑이 산다. 높은 산 낙엽 숲 오두막에 살며 세찬 바람이 찾으면 허리 휘도록 움츠렸다가 햇살이 금불 지펴 줄 때면 시리던 코끝이 알싸해도 삼사월의 골바람 몇 고비 넘어 꽃바람의 입김으로 나는 핀다. 작은 떨림으로 설레는 눈물 꽃으로.” (김길자)
4. 흰괭이눈꽃 (창원 용추계곡에서)
흰괭이눈꽃이라 해서 꽃이 희지 않을까 했지요. 하지만 꽃은 노란색이었어요. 이름과 형상에 얽매이지 말 것. 하하!! 잎과 줄기에 흰털이 있고, 노란 꽃이 고양이 눈을 닮았답니다. 해서 생김새를 보고 이름을 지으면 '흰털고양이눈꽃' 정도 되겠죠. 오늘날에는 "털'은 빼고 '흰괭이눈꽃'으로 불립니다. 물소리와 새소리를 들으며 습한 계곡에서 잘 자라구요.
5. 양지꽃 (창원 용추계곡에서)
봄이 오면 봄볕이 머무는 양지에서 양지꽃이 피어납니다. 다섯 장의 노란 꽃잎을 활짝 펼쳐 병아리처럼 방긋방긋 웃지요. 이른 봄에 피는 꽃들과 달리 잎이 먼저 나온 뒤 꽃이 핍니다. 꽃말은 '봄'이구요.
6. 생강나무꽃 (창원 용추계곡에서)
생강나무꽃은 봄을 알리는 대표 주자입니다. 이른 봄철 산행을 하다보면 맨 먼저 보게되는 노란 꽃이죠. 노란 꽃송이에 작은 꽃들이 여러 개 붙어 있구요. 그 동글동글한 모습이 나뭇가지에 앙증맞게 붙어있습니다. 생강나무는 가지를 꺾으면 약한 생강 냄새가 난다고 하여 생강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해요.
생강나무는 지방에 따라 이름도 갖가지예요.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에 나오는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냄새”의 노란색 그 동백꽃도 생강나무꽃입니다. 그곳은 강원도였지요.
정선 아리랑에 “강 건너 올동백이 다 떨어지니 강 좀 건너 달라”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이 올동백도 바로 생강나무랍니다.
7. 개암나무꽃 (창원 용추계곡에서)
원산지가 한국이라네요. 전국의 산야에서 볼 수 있답니다. 도토리 모양의 열매는 고소하고 단맛이 납니다. 서양에서는 개암나무과에 속하는 열매들을 ‘헤이즐넛’이라고 하여 커피에 향으로 사용합니다.
개암나무꽃의 붉은색은 암꽃이고 아래로 길게 늘어진 노란색은 수꽃입니다. 암꽃은 자세히 보아야, 오래 보아야 볼 수 있는 귀한 꽃이죠.
8. 개별꽃 (창원 용추계곡에서)
이른 봄날, 산자락을 거닐다 보면 작은 별처럼 반짝거리는 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얼굴에는 주근깨가 다닥다닥한 깨순이 같은 꽃, 개별꽃이예요.
“숲 그늘이 짙어지기 전 봄맞이하듯 피는 풀꽃이 있다. 조촐하고 수수하지만 별을 우러르며 소망을 빌거나 별빛을 가슴에 품으며 그리움을 견딘 자 한 번쯤 무릎 꿇고 눈여겨볼 만한 꽃이다. 원래 소망은 낮은 자리에서 조촐해야 마음의 그늘에 뿌리내려 꽃 피울 수 있으므로” (최두석)
9. 남산제비꽃 (창원 용추계곡에서)
보통 제비꽃 하면 보라색 꽃을 떠올리지예. 하지만 남산제비꽃은 흰색이며 아래 꽃잎에는 진한 자색 줄무늬가 있어요. 꽃말은 ‘순진한 사랑, 나를 생각해 주오’입니다.
“올망졸망 모여든 키 작은 제비꽃 군락 틈에서 다소곳이 꽃잎 내밀며 세상 향해 퍼져 있구나. 올해도 여전히 너희들의 모습은 한 군락을 이루며 큰 나무 아래서 반기는구나. 겨울의 피곤함을 뒤로한 듯 겨울의 눈들을 대신해 하얀 제비꽃으로 태어났구나.” (김선희)
10. 고깔제비꽃 (창원 용추계곡에서)
전국 각지에 낮은 곳부터 높은 산에 이르기까지 나무 아래 그늘이나 숲 가장자리 산기슭의 양지에 자생합니다. 풀잎이 땅에서 나올 때에 약간 말아져서 나오는 모양이 고깔의 모양과 비슷하다 하여 이름이 붙여진 식물이랍니다.
11. 노랑제비꽃 (창원 용추계곡에서)
꽃말은 '수줍은 사랑'이구요. "노랑제비꽃 하나가 피기 위해 숲이 통째로 필요하다 우주가 통째로 필요하다 지구는 통째로 제비꽃 화분이다” (반칠환)
12. 삼지닥나무꽃 (창원 의림사에서)
저는 난생 처음으로 의림사에서 삼지닥나무를 보았답니다.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데 벌집 모양의 노란 꽃이 예쁘고 향도 달콤합니다. 나뭇가지가 셋으로 갈라진다 하여 삼지닥나무라네예. 노란색으로 꽃이 피고 가지 끝에 둥글게 모여서 달리며 꽃자루가 밑으로 처집니다.
“노란 꽃을 피웠습니다 아직 빈 가지로 있는 침묵의 시간에 향기를 드리고 싶어 / 한 송이가 아닙니다 벌집 같은 꽃다발에 꿀을 채웠답니다 / 나의 마음 전부를 아낌없이 드리고 싶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잎도 피기 전에 준비합니다 / 오시기만 하세요 이 봄이 가기 전에” (정정민)
13. 만주바람꽃 (창원 광산사에서)
만주에서 최초로 발견되었다하여 만주바람꽃이랍니다. 추운 지방에 분포하는 북방계 식물이만 남쪽 거제도까지 자라고 있지예. 만주바람꽃은 우리나라 희귀 식물이구요. 꽃은 옅은 노란빛을 띤 흰색으로 꽃자루가 깁니다. 아직 날이 추워서일까일까, 꽃잎이 무척이나 지쳐 있네요. 힘내라 히임~~~
14. 얼레지 (창원 광산사에서)
'얼레지'는 외래어일까요, 순수 우리말일까요. 녹색 바탕의 잎에 얼룩덜룩하게 보이는 자주색 무늬가 있어 얼레지라 불린답니다. 햇살을 잔뜩 받으며 서있는 모습이 춤추는 무희 같지요. 야생화는 대개 수수하고 소박합니다. 하지만 여섯 장의 꽃잎이 서로 맞닿을 정도로 완전히 뒤로 젖혀진 얼레지꽃의 모습은 섹시하고 요염하기까지 하답니다. 꽃말은 바람난 여인, 질투예요.
“눈 녹은 산골짝에 군락 이룬 봄의 전령 / 향기로 제 빛깔로 봄길을 수놓는다 / 수년을 묻어둔 사랑 보란 듯 품어 안고 가는 허리 등 굽힌 채 구름 헤는 얼레지꽃 / 치마 훌렁 걷어 올리고 볕 즐기는 봄날 / 한때 달빛에 젖은 눈물을 지워본다, 이 순간” (권정희)
이번 야생화 탐방에 흰 얼레지꽃도 보았답니다. 네잎 클로버 만큼이나 만나기 힘든 꽃이죠. 행운이랄까. 살다보면 가끔은 소소한 행운을 만나는 큰 즐거움이 있어요... 나에게는 또 어떤 행운이 있었을까요. 하하
봄바람, 꽃바람난
저의 봄꽃 감상문을 여기서 줄일게요.
부산엘 오시면 이집에 들러보세요.
맛집 소개할게요!!
▦ 소바야일미야 : 051-742-0092
해운대 해수욕장 가까이
해운대구청 인근
돈까스 & 소바 전문집
11:00~21:30
▦ 러브얼스 : 070-4647-2420
광안리 해수욕장 가까이
광안리 한바다중학교 교문 옆
비건 전문식당 & 카페
11:30~20:00
B/T - 15:00~17:00
휴무 : 화 & 수 & 목
insta : love_urth
▦ 카페 그레이스 grace : 051-913-0333
남구 도서관 입구
고급 커피 & 디저트
11:00~19:00
커피도 맛이 좋고 홀로 책읽기에도 최적의 장소
첫댓글 청암님 질문 있어요 ~~ 절 ... 사찰 관련입니다
네. 질문해주세요!!
용추계곡,광산사...야생화 보고군요!!
접사도 기가 막히게 좋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