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감기는 비염과 축농증으로 악화된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코감기는 처음에 재채기와 맑은 콧물에서 시작되다가 코 색깔이 누렇게 되고 또 코가 막히는 증상으로 발전된다. 이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만성 비염이나 축농증으로 발전하여 고생하는데, '일년 내내 감기를 앓고 있다'는 사람들은 실제로는 감기를 앓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만성 비염이나 축농증으로 고생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바이러스에 의한 코감기와는 상관없이 재채기, 콧물, 코막힘의 증상으로 고생하는 알레르기성 비염도 요즘 흔한 질병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먼지나 화학 물질이 코점막에 있는 단백질과 결합해 항원을 형성하게 되어 발생하는데, 이러한 항원에 대해서 우리 몸의 항체가 싸우는 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알레르기 반응이라고 한다. 우리가 음식을 잘못 먹었을 때 일어나는 두드러기 같은 증상이 콧속에서 일어났다고 생각하면 된다.
먼저 코감기가 만성 비염으로 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코감기를 오랫동안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거나, 코감기에 반복적으로 걸려 있을 때 그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 외에도 코감기에 걸린 사랑의 코에 이상이 있는 경우, 즉 콧속의 구조가 바르지 못하거나(코뼈가 한 쪽으로 휜 경우), 콧구멍이 갑자기 좁아지는 구조이거나, 체력이 매우 쇠약해진 상태에서 코감기에 걸렸을 때 만성 비염이 되기 쉽다.
이러한 원인들에 의해 점막의 염증이 완전히 낫지 않은 상태로 있으면, 점막 밑의 조직에 살이 붙어서(결합 반응) 점막이 두꺼워져 콧속으로 공기가 통과하기 힘들어지고, 또 콧물등이 고이기 쉬워진다. 그렇게 되면 그 영향으로 점막이 울퉁불퉁해지거나 혹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만성 비염이 되면 코가 막히고, 콧물도 많이 나오는데, 코막힘이 심하면 정신집중이 안 되고 끈기가 없어지기도 한다.
한편 코감기에 걸려 코점막에 급성 염증이 생기고 점막이 부으면, 콧속의 구멍(비강)과 구멍을 에워싸고 있는 눈과 뺨 주위의 구멍들(부비강)은 공기가 잘 통과하기 어렵게 된다. 코감기가 빨리 낫지 않고 오래 끌게 되면, 이렇게 막혀 있는 비강과 부비강의 점막에 콧속의 염증 증상(부종, 충혈, 가려움 등)이 퍼져 콧물이 부비강에도 고이게 된다.
이렇게 콧물이 부비강에 고여 있는 상태에 세균이 침입하여 감염되면 부비강 안의 콧물은 고름으로 변하게 되는데, 이것이 축농증이다. 일단 부비강 내부에 고름이 고이는 축농증이 발생하게 되면 그 고름은 좀처럼 밖으로 빠져 나오기가 어렵게 되어 코가 막혀서 코로 숨을 못 쉬고 입으로 호흡하며, 코를 골고, 머리가 아프고, 끈적거리는 콧물(냄새가 심하게 날 때도 있다)이 목구멍으로 넘어오고, 냄새 맡기가 힘들어지고, 끈기가 없어지고, 기억력이 감퇴되는 등의 증세가 나타나게 된다.
앞에서 말한 알레르기성 비염의 증상은 초기에는 코감기나 만성 비염의 증세가 비슷하지만, 오랫동안 방치하면 축농증이나 만성 편도선염으로 악화되기도 하므로 적절한 대응책이 필요하다.
이상과 같은 비염과 축농증은 과거에는 '웃풍'이 심한 가옥에 거주하는 사람(심한 기온 차이 때문에)이나 단백질 섭취가 부족한 사람(코점막에는 침입한 바이러스와 세균을 무독화시키는 '리소짐'이라는 단백 효소가 있는데, 리소짐은 단백질을 많이 섭취한 사람에게 서 많이 분비된다)에게 많았으나, 1970년 이후에는 대기 오염 때문에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 특히 도로 주변에 사는 사람에게 많이 발생되고 있다.
도서명: 약이 되는 약 이야기
저자명: 이미영
출판사명: 새길
출판년도: 1993
출판사 전화: 02-706-7132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