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12일,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이 날 아스날의 영건들은 다시 한번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평균나이 19세에 베테랑 프리미어리그 선수들(팔라시오, 발렌시아, 자키등등)이 대거 포함된 위건을 상대로 흔치 않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영국 언론은 물론 전문가들도 'Fantastic, Absolutely Fantastic Football!' 를 외치며 벵거의 아이들을 호평하였다. 그렇다, 이렇게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이들은 아스날 아카데미에서 올라온, 또 어릴때부터 일찌감치 해외에서 날라와 아스날에서 자란 선수들이다. 그럼 어떻게 이들이 아스날에서 성장하는지, 또 어떻게 오게 돼었으며, 나 거너스4L가 아스날 스카우팅 시스템에 대해 직접 조사해보았다.
아스날 스카우팅 시스템
우선 아스날 스카우팅 시스템의 총책임자 스티브 로울리를 소개하겠다. 아스날에서만 무려 30년 동안 근무 중인 로울리는 토니 아담스, 레이 팔러 등을 발굴한 주역이다. 한국축구팬들 사이에서도 꽤 알려진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레딩 2군에 있는 남태희란 한국 선수를 아스날 2군경기때 주목해서 봤다고 했고 이 날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한 남태희가 스티브 로울리에게 눈도장을 받았던적도 있었다. 그때 벵거의 직접적인 지시에 의해 관찰했다고 하는데 그게 이번해 5월달이었으니까 좀 더 지켜봐야할것 같다.아무튼 벵거가 96년에 아스날의 지휘봉을 잡자마자 그가 제일 먼저 했던게 이 스티브 로울리라는 사람과 스카우팅 시스템을 조직했다. 벵거는 클럽의 지속성이 어린선수들이 가진 레벨에 좌우한다고 생각하였고 런던이 중심이 아닌 유럽과 세계에서 재능있는 선수들을 선발하는게 그의 첫 목표였다. 그리고 지금, 스티브 로울리는 현제 14명의 현지 스카우터들과 16명의 해외 스카우터들을 보유하고 있다. 일단 스카우터들로부터 재능있는 선수가 발견이 되면 벵거가 확인하기 전에 그가 직접 가서 선수들을 관람하고 평가한다. 현제 스티브 로울리는 유럽을 물론 요즘은 아메리카에도 집중적으로 스카우터들을 심어놓고 있다고 한다.
우선 해외에 심어놓은 스카우터들은 각 나라의 클럽, 아카데미를 돌아다니며 그쪽에 관련된 코치들, 또 스카우터들과 만나서 이들이 소개해주는 몇몇 경기를 관람한 후 눈에 들어온 선수가 있다면 그 선수들의 정보를 입수해 로울리에게 전달한다. 이렇게 스카우터들이 발견한 선수들을 관람한 로울리가 그 선수에게 호감이 생기면 다시 한번 스카우터에게 유심히 관찰하라고 시키며 또 한명의 스카우터를 보낸다. 그리고 새로 보낸 스카우터도 그 선수를 인정하고 정보를 보내면 이제 로울리가 직접 나서서 그 선수를 보게 되는것이다. 파브레가스같은 경우의 선수들은 한 두번만 보고도 바로 협상을 시작할수 있다고 한다. 당연 그들의 재능을 1순위로 보지만 그들이 뛰고 있는 아카데미 역시 세계최고이기 때문이다. 물론 약간 떨어지는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정보를 보내는 적도 많다. 하지만 이 스카우터들은 강팀들을 만났을때 이들이 어떠한 경기력을 보여주는지를 유심히 관찰하기 때문에 로울리 역시 스카우터들의 능력과 그들의 눈을 믿는다고 한다.
하지만 총책임자인 로울리 역시 그의 눈에 들어온 선수들을 바로 협상을 해 영입을 할수는 없다. 그는 일단 벵거에게 선수들의 정보와 그 선수들의 활약상이 돋보이는, 부족한점이 담겨있는 비디오를 보낸다. 이렇게 보낸 정보를 벵거는 바로 바로 자기가 원하는 선수, 원하지 않은 선수를 골라낸다고 한다. 그만큼 선수들을 보는 그의 능력이 대단하다는것이다. 그렇게 해서 우선 몇몇선수들을 영입대상에 두고 그 지역에 연결되어 있는 사람을 통해 선수들의 가족등등 다양한 정보를 얻는다. 실력이 모든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 후 벵거가 결정을 내리게 되면 그 팀과 바로 협상을 시작하게 된다.
벵거의 철학
벵거 역시 빅네임을 존중하고 그들의 능력을 인정한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것인데 해외 축구팬들이 벵거라는 이름을 들으면 가끔식 '로리타', 즉 영스터들만 고집한다고 그를 비양하기도 한다. 물론 이 같은 별명(?)이 생기게 된건 불가 몇년전부터다. 앙리와 융베리, 흘렙같은 베테랑 세력이 잇달아 이탈하며 나스리, 램지같은 어린 선수들이 들어오고 베테랑 부재의 팀은 아무리 해도 밸런스를 잃어, 퍼포먼스가 불안정해지는 경향이 있을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계속해서 그의 철학을 굳게 내새우고 있으며 난 그의 노력이 드디어 빛을 보게 될 시간도 얼마 안남았다고 생각한다. 왜 그는 젊은 선수들만 고집하는가~에 대해 여러팬들은 아스날 역시 지난 시즌 리버풀과 아스톤 빌라가 매수 된것과 같이 매수된것이 아니냐~ 그리고 그 소문은 크게 퍼지고 있다. 아스날은 미국의 MLS에 소속된 콜로라드 래피즈와 업무제휴한 관계로 이번 2월달에 오너인 스탄 크론케가 아스날의 주식의 약 10퍼센트를 획득한 사건이 있었다. 그로 인해 뭐 아스날 매수됐다, 그래서 할수없이 자기 철학이라고 하며 몸값이 싼 젊은 선수들만 대리고 오는것이다~라고 생가하는 사람들이 많아진게 분명하다.
하지만 벵거가 말했듯이 재정기반을 가진 것이 매수되는 것은 아니다. 아스날 경우엔 미국 자본가가 클럽 주식을 획득한 것뿐이지, 매수 예정은 없다. 따라서 기본적으로는 지금까지와 전혀 바뀌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고 하는데 맞는말이다. 또 벵거는 큰 돈이 손에 들어온다고 해도 어린 선수 육성을 중심으로 하는 그의 철학을 바꾸지 않는다고 말한적이 있다. 벵거는 어릴때부터 재능있는 선수를 대리고 와서 자기가 원하는, 자기가 추구하는 축구를 이해시키고 또 그 축구를 할수 있는 선수로 만들고 싶다고 하였다. 그래서 스카우터들 역시 재능있는 젊은 선수들을 위주로 찾는다고 한다. 하지만 선수가 젊다고 다 되는것이 아니다. 재능이 있어야 하는데 그 재능이 1군맴버들과도 함께 훈련을 할수있을만큼에 실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한다.
거너스4L의 스카우터- 프란시스 카기가오
개인적으로 프란시스 카기가오라는 스카우터를 매우 좋아한다. 아스날과 바르셀로나 유스팀 출신이고 1군에서는 한번도 뛰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스카우터로서는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아스날의 에이스로 자리잡은 세스크 파브레가스도 카기가오가 발견한 선수이고 그의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전에 리오넬 메시도 아스날에 추천하기도 했는데 실패로 돌아갔다고 한다. 또 프란 메리다, 미켈이라는 스페인 선수들을 발견해 아스날로 대리고 왔으며 메리다는 지금 칼링컵에서 멋진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미켈이란 선수도 내가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선수중 하나이다. 내가 이 스카우터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유도 다 이 스페인 유망주들을 아스날로 대리고 오기 때문이다. 스페인 유망주들을 런던으로 대리고 오는것, 이것 참 힘든일이고 후에 말이 많아질 염려도 있지만 그 일을 해낼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이 같이 현제 파브레가스라는 걸쭉한 선수가 아스날에서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아무튼 이렇게 협상을 마무리 짓고 영입이 확정 되면 이제 그 선수의 육성을 많은 거너스들이 알고 있는 리암 브레이디가 책임지게 된다. 이 유망주들이 벵거의 축구에 부합할 수 있도록 조련시키는게 브레디의 임무라고 할수있다.
Arsenalism - 아스날리즘
아스날팬들, 우리 거너스들은 아스날이 어떠한 일이 생기건 우린 무조건 거너스들이다. 2부리그 강등? 그래도 우린 거너스일거고 죽을때까지 거너스하다가 갈것이다. 나의 닉네임 '거너스4L' (거너스 For LIFE) 도 똑같은 뜻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 남들은 우리를 잘 이해하지 못할것이다. 프리미어리그 빅4중 한팀인 아스날이 평균연령 24세도 안되는 스쿼트를 가지고 있는데 우승은 어떻게 할것이며 매년같이 무관에만 머무르는 팀을 왜 응원하냐고. 왜? 아스날이 가진 전통이나 철학, 축구의 스타일에 공감을 느끼기 때문에 응원하는것이다. 바로 <아스날리즘> 아닐까...?
- 거너스4L -
첫댓글 훌륭한 칼럼 잘 봤습니다.마지막 구절이 의미심장하네요.아스날리즘 때문에 우리가 아스날을 응원한다...크게 공감합니다.컨퍼런스로 떨어져도 잉글랜드에서 제가 응원할 팀은 오직 단 한 팀,바로 아스날입니다.
매번 이렇게 글 읽어주시고 댓글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족한 점도 많지만 글쓰는걸 좋아하는 사람이라 매번 이렇게 올리게 되네요. 예전엔 댓글이 많이 안달려도 신경 안썻는데 요즘은 저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된다는,,,
드디어 올라왔네요 ㅋㅋ 정말 글 잘쓰시네요 ㅎ 역시 거너스4L님! 오~ 카기가오란 분이 세스크를 발견했었군요. 잘읽었습니다.
글 잘읽었습니다. 아스날 회원들이 아스날 유스 시스템에 대해 더욱 깊이 알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될것 같군요. 맞습니다. 프란시스 카기가오라는 스카우터는 참 대단한 분이시죠. 저도 스카우터들중 아메리카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산드로 오란델리라는 스카우터를 매우 좋아합니다. 글 도중에 요즘엔 아메리카에서도 그 스카우터들이 많이 활동한다고 하는데 이 산드로 오란델리도 카를로스 벨라같은 선수를 발견했었죠. 아무튼 스페인에서 유망주들을 대리고 오는건 쉽지 않은 일인데 역시 카기가오 스카우터는 대단한 분입니다. 좋은글이네요. 감사합니다.
올란델리는 핫도그를 사먹으려고 줄 서있는 벨라의 아버지를 만나게 되어, 점점 관계를 쌓아나가며 결국 벨라를 꼬셔 영입했었죠.
글썼는데 댓글달리는거 확인하는건 뭐.. 누구나.. 저도 옛날에 소설쓸때 그랬었으니.. 수고하셨어용 ;ㅁ; 이런분들보면 전 아스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느낌을 받음 ㅠㅠ
고생 하셨습니다 ^^
스티브 로울리씨는 벵거감독님 오기 전까지는 스카우팅 범위가 버밍엄이 최북단이고, 런던이 최남단이었다고 합니다. 근데 벵거 감독님이 로울리씨에게 가장 먼저 한 지시가 '자네 브라질에좀 갔다와야겠네' ㅋㅋ
오오 그랬다면 카카가 우리팀에 ......?
애석하게도 99년에 이미 벵감독이 당시 브라질 리그에서 뛰던 카카를 봤었죠.하지만 그 당시에는 카카에 대해 벵감독님이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포포투 2007년 11월 치에 나와 있습니다.
카카를 놓치신거군요^^
그런데 그 당시에는 카카가 지금처럼 체격이 좋지가 않았어요.본프레레의 표현을 빌리자면 바람을 훅 불면 날아갈 정도였다고 할까.정말 말랐지요.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카카가 수영장 바닥에 부딪혀서 크게 다친 사고도 생겼구요.
만유의 날도도 영입에 가까웠었죠. 그러나 만유가 하이재킹하는 바람에 밀려났었습니다. 그리고 메씨도 친한 친구인 세스를 따라가려는 생각이 있었으나, 취업비자 문제 때문에 중단되었었죠.
파투도 13살때 봤습니다...
솔직히 벵거의 아이 오브 이글을 안 거쳐나간 유망한 선수는 잘 없겠죠 ㅎㅎㅎ 적다 보면 끝이 없겠..
더 얘기좀해주시지~~ 읽어보니깐 정말 모르는게 넘많은데 ㅠ
지금 우리상황에선 카기가오 씨가 정말 복덩이 스카우터네요 ;;; 세스 , 메리다까지 ..... 심지어 메시까지 ....;;;// 언제나 좋은글 써주시는데 이런 글 솜씨는 어디서 나오는건지 참 궁금 +_+
아닙니다;; 받침도 틀리고 문법도 잘 안맞게 쓸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글 쓰는거 하나 좋아해서 이렇게 계속 올리는데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지식이 팀에대한 애정을 대변한다고는 말할수 없지만..그래도 이런글 쓰시는 분들 보면 정말 한없이 부끄러워 지는 기분입니다(*..) 정말 잘 읽었어요>.<~ ㅎ 근데 아스날 스카우터들 아시아쪽은...
지울루라는 뚜레와 에봉이를 발견한 스카우터가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아카데미를 지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문화적인 충격 때문에 영입을 꺼리죠.그리고 시험삼아 데려온 아스날에 데려온 아시아 선수가 대실패로 끝났으니 아시아 쪽에 대해서는 더 조심할 수 밖에 없죠.
저도 항상 글 쓰고는 싶지만, 저는 글 쓰는 재주가 없어서 항상 쓸려다가 맙니다. 잘 읽고 갑니다.
와인하우스님도 좀 올려주셨으면 합니다. 저도 글쓰는 재주 없습니다;; 칼럼게시판의 활성화를 위해...
정말 글 잘쓰시네요.. 풍부한 지식 잘 읽었습니다
항상 배우고갑니당 ㅋㅋ 감사합니다
로울리 fm에서는 맨날 맨유선수들만 추천한다능...ㅠㅠ
브레이디는 올해초쯤에 아일랜드u-16인가 u-19인가 기술고문인지 감독인지로 아예 가지 않으셨나요? 흠...대회때만 잠깐 가신건가...
브래디 옹은 현재 아일랜드 국가대표 팀 수석코치와 아스날의 유스 총 책임자를 겸직하고 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