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17일 수요일
여행 8일째이다.
날씨는 오늘도 좋았다.
숙소에서 아침을 먹은 후 자이언 국립공원(Zion National Park)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12번 도로를 지나 89번 도로로 들어서서 남으로 달렸다. 강과 도로를 따라 푸른 초지가 이어졌다. 이곳은 지금까지 지나온 곳과는 달리 강수량이 비교적 많은 편일 것으로 추측되었다.
이 도로 옆을 따라 나란히 흐르고 있는 세비에강은 홍수가 나서 흙탕물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건조지대인 이곳에서는 드문 풍경이라고 한다.
오더빌을 지나 마운트 카멜 융티온(Mt Carmel Junction)에 들러 버스에 주유하는 동안 기념품 가게(White Mountain Traiding Post & Gift Shop)를 구경하며 쉬었다.
버스는 9번 도로로 들어섰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공원의 동쪽 입구에 이르렀는데, 공원으로 들어가려는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알고 보니 한 할머니가 입장 절차를 몰라 기계 앞에서 20분 이상 지체했다는 것이었다.
카멜 터널 입구에서도 오래 기다렸다.
1927~1930 공사하여 완공된 이 터널은 높이가 낮아 트럭은 통과하지 못하고, 버스도 도로 한가운데로 레인저의 인도(15달러 지불)로 일방통행을 한다고 한다. 국가기념물로 지정되었으며 터널 내에 전기 시설이 없이 옛날 모습 그대로 유지, 운영되기 때문에 저녁 7시 이후에는 통행이 금지되며, 자전거는 아예 통행할 수 없다고 한다.
30분 넘게 기다린 끝에야 카멜 터널을 통과할 수 있었다.
11시쯤 자이언 국립공원에 도착하였다.
이 공원은 1919년에 그랜드 캐년과 함께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으며, 한해에 200만 명가량의 관광객이 방문한다고 한다.
날씨는 좋았다. 유타주에 홍수주의보가 내려져 있다고 하는데, 운이 좋게도 우리 여행팀이 가는 곳은 오늘까지 계속 날씨가 좋았다.
공원 안의 예약이 된 식당(Zion Lodge)에서 단일 취급 메뉴인 햄버거로 점심을 먹었다.
예정되었던 에메랄드 풀 트레킹(Emerald Pools Trail)은 자이언 국립공원을 흐르는 버진강(Virgin River)의 강물이 크게 불어나 다리가 붕괴되어서 일시적으로 폐쇄되었다고 한다. 대신 워치맨 트레일(Watchman Trail)을 1시간 30분가량 했다. 이 코스는 고도차 180m에 왕복 5.1km를 완만한 경사도의 코스로 걷기가 수월했다. 트레킹 코스 바로 옆으로 버진강(Virgin River)이 흐르고 있었는데, 물이 크게 불어나 있었고 급류가 내는 물소리가 워치맨 포인트에서도 들릴 정도로 컸다.
워치맨 포인트에 서서 자이언 공원의 웅장한 암봉들을 감상하였다. 지금까지 들러본 국립공원들과는 또 다른 풍경이어서 색다른 느낌을 안겨주었다.
트레킹을 마치고 내려와 버스에 오르자마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오후 3시 조금 넘어 라스베가스를 향해 출발했다. 9번 도로를 달리다가 15번 고속도로로 들어서 남서쪽으로 달렸다. 구글 지도 앱을 열어보니 버진강도 우리가 가는 방향으로 나란히 흘러 후버댐이 만든 미드호로 흘러들어 가고 있었다.
버진강을 따라 이어지는 주변 풍경은 녹색의 목초지와 나무숲이었다. 물론 지대가 높은 산은 반 사막 상태였지만...
라 베르킨(La Verkin)에 잠시 들렀다.
15번 고속도로(라스베가스 프리웨이) 주변 풍경은 사막에 가까웠으며 강풍이 불어 버스가 심하게 흔들렸고 바람에 날리는 흙먼지로 벌판 곳곳이 자욱했다.
2시간 30분을 달려 여행 첫날에 묵었던 호텔(Horseshoe Las Vegas Hotel)에 도착했다.
짐을 풀고 한식당(Doma)으로 가서 저녁을 먹었다. 소고기와 삼겹살, 김치, 잡채, 김치전, 된장국에 쌀밥 등이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음식점이어서 아주 만족스러웠다. 단 음료와 술은 개인별로 계산해야 했다.
숙소 인근에 있는 벨라지오 분수 쇼를 두 번 감상했다. 휘황찬란한 주변의 조명 아래에서 분수 쇼를 보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늘 여행을 정리하고, 내일 일정을 살펴본 후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