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 킹>은 내가 어렸을 때 재미있게 봤던 애니메이션입니다. 그때는 화려한 색채와 생동감 있는 인물에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즐겁게만 보았었는데 이번에 정치학 시간에 동물 세계의 정치적인 권력싸움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보니까 그저 어린이들을 위한 단순한 만화 영화일 수도 있지만 인간들의 권력 싸움과 야망, 세력 다툼 등을 묘사하면서 인간사회의 모습을 동물들의 갖가지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진실과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 다는 믿음과 꿈과 사랑, 그리고 진한 가족애와 동정을 베풀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배울 수 있는 좋은 명작이었습니다.
아프리카 초원의 동물들의 세계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사악하고 권력에 눈이 먼 삼촌 스카에 의해 왕인 아버지가 죽은 후 그 살인누명까지 쓰고 강제로 쫓겨나는 어린 왕자 심바의 이야기입니다. 왕이 동생의 모함에 몰려 죽고 아들이 복수를 한다는 줄거리는 셰익스피어의 명작 <햄릿>과 다소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대지의 어머니다운 목소리가 “삶의 순환(Circle of Life)”를 노래하며 시작되는 <라이온 킹>에서는 상황과 배경에 맞는 영화 음악 또한 영화를 더욱 맛깔스럽게 해 주었습니다.
영화는 평화롭고 활기찬 아프리카의 초원을 무대로 뛰노는 동물들에 초점을 맞추면서 시작합니다. 사자왕 무파사와 그의 아내 사라비의 사이에서 태어난 새끼 사자 심바가 태어나는데 장차 인자하고 지혜로운 왕인 무파사의 뒤를 이어 왕이 될 왕자의 탄생을 무파사의 동생 스카를 제외하고는 모두 기뻐합니다. 심바의 탄생으로 인해 왕위서열에서 또 한번 밀려나게 된 스카는 그때부터 불만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않으며 하이에나들과 결탁하여 무파사를 죽이고 심바를 내쫖아 자신이 왕위에 오를 음모를 꾸미기 시작합니다.
결국 스카는 무파사의 충실한 심복인 앵무새 자주가 없는 사이 심바가 하이에나들이 몰고 온 들소 떼에 짓밟혀 죽을 위기에 맞닥뜨리게 하고 그 소식을 무파사에게 알립니다. 나뭇가지에 간신히 매달려 있던 아들을 구하기 위해 무파사는 들소 떼에 이리저리 치이게 되고 결국 심바는 구하지만 자신은 힘이 빠져 벼랑을 겨우 기어오르며 위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동생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스카는 무파사를 들소 떼들 한가운데로 밀어서 죽게 만듭니다. 심바는 스카가 무파사를 밀어버리는 모습은 보지 못하고 아버지가 들소 때에 짓밟혀 죽는 장면만을 목격하게 되는데 스카를 심바의 죄책감을 이용하여 왕을 살해한 죄를 뒤집어 씌웁니다. 그러나 심바는 하이에나의 추격과 자신이 저지른 무서운 잘못을 피해 가시덤불을 헤치고 도망을 가고 사막에서 죽을 뻔한 심바는 자신을 구해준 티몬, 품바와 함께 살게 됩니다.
낙천적이고 유머러스한 성격을 가진 티몬과 품바는 아버지의 죽음과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는 심바에게 어쩔 수 없는 과거는 잊으라는 “하쿠나 마타타”를 노래하고 심바는 그들의 생활 방식을 받아들이면서 어른 사자로 성장합니다. 어느날 과거의 상처에서 회복하지 못한채 묻어두기만 한 심바의 앞에 옛친구 랄라를 만나 고향의 사정을 설명합니다. 결국 왕국은 스카와 그의 부하 악당 하이에나의 손에 들어가고 스카의 이기적이고 폭력적인 다스림 아래 모든 상황이 나빠지고 땅은 황무지로 변해가 자연의 조화는 균형을 잃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심바는 옛날 자신이 저지른 실수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고향에 돌아가기를 거절합니다. 그때 라피키라는 도사 원숭이가 나타나 심바를 이끕니다. 그는 동물 왕국의 미래를 예언하고 점을 치던 주술사고 무파사의 죽음과 심바의 실종을 안타까워 하고 있던 차에 점괘를 보고 심바를 찾에 나서게 되었던 것입니다.
결국 심바는 라피키의 도움으로 자신의 내면에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하고, 잊었던 아버지의 가르침을 생각해냅니다. 이리하여 다시 고향에 돌아온 심바는 친구들과 함께 스카와 하이에나를 공격합니다. 최후의 대결에서 심바는 그 옛날 아버지를 죽인 것이 스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스카를 하이에나의 손에 죽게 함으로써 아버지의 복수를 합니다. 심바는 이제 다시 왕의 자리를 되찾았고 스카와 하이에나의 손에서 황폐해진 왕국에 다시 질서와 평화를 회복해여 생명의 힘을 소생시킵니다.
정치학적인 관점에서 이 영화를 재조명해 봤을 때, 저는 결정적으로 스카가 패배하게 된 원인이 그의 무모한 폭정과 정통성을 확립하지 못한 데에 있다고 생각햅습니다. 무파사와 심바는 왕국을 여러 동물들이 조화롭게 살 수 있도록 자신이 조정해야 할 책임이 있음을 알고 그 책임을 다하고자 노력했지만 스카는 다른 동물들의 안위와 평화를 무시하고 단지 자신의 사사로운 욕심과 야망 때문에 왕국을 희생했습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국민을 소중히 할 줄 알고 책임의식을 가진 지도자가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