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상옥리 꽃길 따라 환종주
* 위 치 :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 상옥리
* 일 자 : 2017.05.03 (석가탄신일)
* 날 씨 : 맑음
* 동행자 : 호젓한오솔길 홀로
* 산행 코스 : 상옥리 한 바퀴(오강지두 팔령지하 답사)
동쪽 : 샘재(내연산수목원)- 매봉(833m)- 꽃밭등- 향로봉(930m)- 마두봉- 둔세동
북쪽 : 둔세동- 오밭터 능선- 낙동정맥길- 간장현- 바가지등- 통점령
서쪽 : 통점령- 776봉- 옷재- 고라산(팔공,보현 분기점)- 가사령- 내연,비학 분기점(709.1m)- 성법령
남쪽 : 성법령- 병풍산(811m, 비학 분기점)- 괘령- 괘령산(870.3m)- 샘재(내연산수목원)
* 산행 거리 : 30.07 Km
* 산행 시간 : 11시간 06소요(꽃길 따라 걸어서)
모두가 잔인하다고 하는 4월의 마지막 주말이 신록의 계절이요 계절의 여왕이라고 하는 5월로 접어들어, 1일 근로자의 날로 이어진 3일간의 연휴를 모두 출근을 하고 나니, 3일 석가탄신일과 5일 어린이 날에 이어 9일 임시 공휴일인 대통령 선거일까지 퐁당퐁당 연휴가 '일삼오칠구'로 기분 좋게 이어진다.
이번 5월 9일 장미 대선은 3년 전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 초기에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건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 좌파들의 올가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허우적대다가 이어 터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촛불집회의 빌미가 되어 결국 탄핵의 길을 걷게 된다. 이번 세월호 대통령 선거는 세월호와 함께 허무하게 좌초하면서도 서로 배신과 비방으로 분열된 보수에서 감언이설로 꼬득이고 있는 친북 좌파세력으로 정권이 넘어가는 절차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최대 11일간의 황금연휴라고들 하지만, 오랜만에 쉬게 되는 석가 탄신일에 그 동안 진행해오던 원거리 정맥산행을 접고, 근교 산행으로 여유로운 시간을 즐겨보기 위해 갈만한 곳을 찾다가 보니, 두 번이나 다녀온 적이 있는 고향 상옥리 환종주 길을 떠올리고 오랜만에 다시 한 번 걸어보기로 한다.
사방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내 고향 상옥은 예로부터 '오강지두 팔령지하'라고 하여, 다섯 강의 발원지이고, 이웃 마을로 왕래를 위해 둘러싸인 여덟 고개 중에 하나를 넘어야 하는 분지로 오막한 형성된 산간 오지마을이다. 고향 상옥 마을을 감싸고 있는 산봉우리와 능선을 한 바퀴 돌아오는 약 30 Km의 산행 길은 오르내림이 심하여 갈 때마다 마지막에 체력이 고갈되어 무척 힘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아침에 평상시와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서 마눌이 준비해주는 도시락을 챙겨 넣고, 꽁꽁 얼린 얼음 물 다섯 병과 함께 느긋하게 산행 준비를 하여 7시 20분경에 집을 나선다. 5월 15일까지는 산불경방기간이라 산불 감시원이 출근하기 전인 아침 8시 10분경에 수목원 앞에 도착하여 서둘러 준비를 하고, 아직 이른 시간이라 조용한 수목원 안으로 들어서면서 고향 땅 환종주 길은 이어진다.
* 아침 8시 10분경에
내연산수목원 앞에 도착하여
아직 인기척이 없는 한적한 길가에 주차하고,
* 고향 상옥으로 가는 길,
* 스마일 빌리지 상옥을 알리는
표지석 사진을 담아가며
* 수목원 안으로 들어서니
아직 수목원이 개원전인 이른 시간이라
주차장에는 자동차가 한 대도 보이지 않는다.
* 조용한 수목원의 아침 공기 상쾌한데,
* 수목원 안에 걸린
'산림교육 전문가(숲해설가) 양성과정 교육생 모집' 현수막에 눈길이 간다.
* 수목원 안으로 들어가는 초록길 따라
* 주차장가에 핀 겹벚꽃 앞에서
걸음 멈추고 몇 장 접사를 해본다.
* 매발톱꽃
* 매발톱꽃
* 조용한 수목원 안으로 들어서니
오뚝 솟은 매봉이 손짓하며 반기고,
* 수목원 관람 안내도 앞을 지나
* 장승 사이를 걸어 매봉으로 향한다.
* 고요한 수목원의
아침 정취를 듬뿍 담아가며
* 매봉으로 향하는 길
수목원에 피어 있는 초여름 꽃들을 사진에 담아본다.
* 가침박달,
* 박태기나무,
* 병아리꽃나무
* 소영도리나무 꽃
* 미스김라일락
* 수목원 안을 지나
입산통제 현수막을 통과하여
* 매봉 오르는 등산로에 들어서니
초록 속에 철쭉이 화사하게 피어 길손을 반긴다.
* 깨끗한 연초록에 아침 햇살 튕기는
신갈나무 새순이
고와도 너무 곱다. 눈이 아린다.
* 연달래 피어나는 오르막 길은
따가운 햇살에 바람기 하나 없는 날씨가
얼굴에 거미줄을 칭칭 감기어 무덥게 느껴지더니
* 정상석 두 개 놓여진
호젓한 매봉(833m)에 올라선다.
* 매봉에서 건너다 본
웅장한 괘령산은 저녁 때 하산을 하는 길이다.
* 짙어가는 연초록 속에
철쭉이 분주하게 피어나는 매봉에서
* 이어지는 철쭉 길,
지난 산행에서는 진달래 꽃 길을 걸었는데,
2주를 쉬고 나니, 오늘은 철쭉 길을 원 없이 걷는 듯하다.
* 스멀스멀 피어나는 연초록 속에
수줍은 연분홍 연달래
* 무리지어 초록 속을 헤매인다.
* 이번 주 일요일에 어느 산악회에서
지리산 바래봉으로 철쭉 산행을 간다고 하여 함께 동참을 할까 하였는데,
오늘 눈이 시리도록 철쭉을 보고나니,
복잡하게 찾아가는 원거리 산행길이 별 의미가 없을 듯하다.
* 철쭉 따라 이어지는 길가에
* 노랑무늬 붓꽃이
여기저기 피어 눈치를 살피고 있으니,
* 그냥 갈 수 없어 하나하나
카메라 겨누어가며 더딘 걸음을 이어간다.
* 철쭉 화사하게 이어지는 길,
* 벌깨덩굴 무리에
엎드려 접사를 해보고,
* 이어지는 초록 우거진 길은
얼굴에 거미줄이 감기어 스틱을 앞에 세워 들고 걷는다.
* 등산로는
생태관찰로(수목원 둘레길)와 만나고,
* 잠시 생태관찰로을 따라
함께 걷는 길
* 늘어선 참나무에는
이제 막 연둣빛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 여유로운 발걸음은
추억의 꽃밭등에 이르니,
* 갈래 길이 많아
복잡한 꽃밭등의 이정표와
* 꽃밭등의 유래를 알리는 안내판,
* 진달래 대신 참나무 우거진 고개
꽃밭등을 뒤로하고,
* 서두른 걸음은
관찰로와 헤어지는 삼거리에 도착하고,
* 숲치유 안내판 앞에서
* 생태관찰로를 뒤로하고,
* 등산로를 따라
향로봉으로 향한다.
* 참나무 숲에는
아직 연둣빛이 여리고,
* 신갈나무 숲에는
연초록이 싱그럽게 하늘을 가린다.
* 청하골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 바위에도
오늘은 아직 아무도 없으니 내가 첫 손님인 듯하다.
*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골짜기와 능선들이 겹겹이 펼쳐지는
눈 시린 초록청산 청하골,
* 멀리 청하골 끝에는
삿갓봉 아래 오늘의 출발지 샘재와
걸어온 매봉 능선이 우측으로 싱그럽게 이어지고,
* 보경사가 있는 좌측으로는
청하골 건너
우척봉(천령산)이 우람한 자태로 다가선다.
* 조용이 잠든 초록 청하골 넘어
가물거리는 사바세계
* 살짝 당겨보니
아련한 영일만 풍경이 살포시 다가선다.
* 연초록 연둣빛 넘실대는
방금 걸어온 능선길 돌아보고,
* 이어지는 철쭉 길은
* 오늘의 최고봉이자 내연산의 주 봉인
향로봉(930m) 정상에 올라선다.
* 아무도 없는 향로봉 정상에서
초여름 따가운 햇살에
졸고 있는 외로운 정상석 사진을 담아보고
* 서둘러 걸음을 재촉하지만,
길가에 흐드러진 야생화들 앞에서는
엎드려 사진을 찍느라 발걸음이 절로 느려진다.
* 얼레지,
* 양지꽃,
* 노랑무늬붓꽃,
* 얼레지,
* 향로교와 삼지봉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에 도착하니
* 여기에도 노랑무늬붓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노랑무늬붓꽃은
산에서 자라며, 노랑붓꽃에 비해 꽃은 흰 바탕에 노랑 무늬가 있고 잎은 약간 넓다. 뿌리줄기는 옆으로 뻗고 수염뿌리는 황백색이며, 높이 9∼13cm이다. 4∼5월에 백색의 꽃이 피고 꽃줄기 끝에 3개의 포가 2개의 꽃을 싸며 포는 바소꼴이며 꽃의 지름은 3∼4cm이다. 암술대는 3개로 갈라져 선상의 꽃잎 모양이다.
6∼8월에 열매가 익는데, 열매는 삭과(殼果)이며 세모지고 길다. 번식은 열매와 포기나누기로 잘 된다. 관상용으로 심어 가꿀 수 있는 좋은 꽃식물이다. 한국의 중부 오대산·대관령과 팔공산·경상북도(소백산)·강원도(태백산, 오대산, 사명산, 대성산)·경기도(명지산) 등지에 분포한다.
* 팔공산과 주왕산이 최남단이라고 하는
노랑무늬붓꽃이
몇년 전 청도 운문산에서 발견되었다는 TV 뉴스가 나오더니,
* 이곳 내연산에도 지천으로 피어있다.
골이 깊고 산세가 웅장한 이곳 내연산에 들어오면 없는 것이 없으니
내연산은 자연생태계의 보고인듯하다.
* 삼거리 이정표를 지나
둔세동으로 향하여 내려서는 길
몇년 전에 큰앵초가 많이 피어 있는 것을 본적이 있어
살펴보지만 오늘은 시기가 맞지 않는지 하나도 보이지 않아 아쉬운 마음이 든다.
* 길가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보라 빛 야생화들
* 그녀들의 이름은 '당개지치' 라고 한다
살며시 다가가서 사진에 담아보고,
* 길가에 흐드러지게 핀
미나리냉이에게 눈길을 주며,
* 초록 피어 오르는 오솔길 따라
이어지는 발걸음
* 숲 속에 피어 오르는
초록 융단은 짙어만 가고
* 창공에는 연초록들이
오월 햇살에 이글거리며 피어 오른다.
* 둔세동으로 향하여 내려서는 길에 만난
올라오는 두 명의 부부 산꾼이
오늘 산행길서 만난 처음이자 마지막 산꾼이 된다.
* 발걸음은 초록 우거진 둔세동(세상을 등지고 은둔하여 사는 곳)
부처다물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 바위에 올라선다.
어릴 적엔 이 곳을 동사동이라고 불렀으며
아직도 대부분 고향 사람들은 동사동이라고 부른다.
둔세동
솔길 남현태
험한 세상 등지고
물소리 아름다운 깊은 골짜기
남몰래 숨어들어 산다는
하늘 더욱 가까운 곳
사람들은 동사동 이라 부른다
푸르름 감도는 너덜겅 위
외로운 수문장
오랜 세월 갈라진 육중한 몸
모진 비바람 견디며
변함없이 우뚝 선 촛대바위
개울가 벼랑에 앉은 부처바위
인자한 모습
도로변 절경 위태로운데
피서인파 북적이는 맑은 개울가
봄 소풍 어린 옛 모습 그립다
산굽이 돌아 마두밭
눈에 차는 골짜기 양지돔
징검다리 위에 산수화 펼치니
솔밭 넘어 아련한 퇴끼비리재
흙먼지 걸어 넘던 꼬부랑길 삼십리.
(2007.04.15)
둔세동 추억
솔길 남현태
좁은 길 넓히는 남포 소리
젖가슴 풀어헤친 깊은 상처
세월 속에 아물고
무디어진 눈빛으로
세상과 어렵게 아우러진다
허공에 널브러진 전깃줄
골짜기 시멘트 길 없던
아득한 옛날
자연 가깝고 속세와 먼
선인들 은둔하고 사실 제
부처와 신선만 살 수 있는
신성한 곳이라 여기며
순수한 마음들
바위굴 움막 의지한 체
하늘 뜻 순종하며 살아온 곳
둘러친 기암 봉우리 매달려
바위틈 비집는
독야청청 노송 활갯짓
아련한 봄 추억 한 가닥
부처 다물 맑은 개울가 맴돈다.
(2008.12.07)
* 조용한 둔세동에 내려서니,
* 늘 자동차들로 붐비던 숲 속 주차장에는
자동차 두 대만 주차되어 있고 사람들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 차도를 건너
개울가로 내려서니
* 둔세동의 물빛은
언제 보아도 맑기만 하다.
* 향로교 아래 개울을 건너고
* 오밭터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가에 잠시 여장을 풀고 머리 감고 발 씻으니 개운한 기분이 든다.
시원한 물가에서 점심을 먹을까 하다가
이어지는 오르막 길이 부담이 되어
낙동정맥 길까지 올라가서 먹기로 하고 우선 과일로 요기를 하며 잠시 쉬어간다.
* 멀리 향로봉에서 내려오는 알봉과
방금 내려온 연초록 봉우리를 돌아보며 가파른 오르막길 오른다.
* 길가에 야생 겹황매화가 피어 있어
살며시 접사를 해보고
* 참나무 우거진 가파른 비탈길 밀고 올라가면
잣나무 숲이 이어지다가
길이 없는 참나무 숲 능선을 따라 한발한발 올라가다 보면
* 낡은 헬기장이 있는 산봉우리에 올라선다.
* 헬기장 봉우리에서 10여 미터 내려서면
* 낙동정맥 길과 만나게 되고
여기서부터 성법령까지는 낙동정맥을 따라 가면 된다.
* 초록이 다투어 피어나는 길 따라
* 연달래꽃 열병 받으며 걷는 길
* 발아래 외로운 각시붓꽃에
눈길 주어가며,
* 어릴 적에 나뭇짐 지고 넘던
간장현에 내려선다.
* 낙동정맥 간장현을 알리는
안내판 앞에서
* 어릴 적 향수를 그리며
시원한 그늘에 앉아 점심을 먹은 후
간장재를 뒤로하고, 통점재를 향하여 발걸음을 재촉한다.
* 길가에 피어난
희귀종이라는 노랑무늬붓꽃이
* 이곳에도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 잠시 오르내리던 능선 길은
고향집 뒷산인 바가지등에 오르고
* 옛날에 나무하러 올라오던
바가지등
* 바가지등(706.2m) 이정표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춘다.
* 어릴 적 송기 꺾어 먹던 잔솔이
낙락장송이 되어버린 오솔길 따라
* 어릴적 소먹이러 올라오던 홈그라운드
통점재에 내려선다.
* 통점재에서 바라본 고향 마을은
수목에 가리어 잘 보이지 않으니, 아쉬운 마음으로 통점재를 건넌다.
통점재 추억
솔길 남현태
고갯마루 널따란 바위 곁
늙은 돌배나무 활갯짓하는 서낭 있어
여름이면 시원한 그늘 펼치고
나그네 나무꾼 쉬어가던 곳
가을이면 노란 돌배 주렁주렁 열리어
소먹이던 개구쟁이 가슴마다
텁텁한 선물 한 아름 안겨주었네
낙동정맥 시경계 가로지르는
가파른 바가지 등 의심이길 따라
감배창골 안 막장
재 넘어 도장 골 청송 가는 길
아버님 뒤 따라
작은 나무지게 나란히 밭쳐두고
오순도순 정담 나누던 곳
겨울이면 꼬부라진 바람 굽이
몰아치는 북서풍
나뭇짐 짊어지고 바동대며 넘던 고개
새마을 운동 리어카 수월 터니
고개길 확장으로 사라져간
아련한 추억 속으로
날랜 자동차들 앵앵대며 달린다.
(2009.06.20)
* 어릴 적 커다란 돌배나무 서낭이 있었던
추억의 통점재 도로를 건너고,
* 이어지는 무시랍등 오르막 길,
* 좌측 발아래 고향 마을이 있건만
우거진 수목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아쉬운 마음이 든다.
* 외증조부,조모 산소 옆을 지나면서
선걸음에 인사 올리고,
* 유일하게 고향 마을이 보이는
전망 바위에 올라서니
이곳에도 훌쩍 자란 나무에 초록이 피어 고향집을 가리었다.
내 고향 상옥
솔길 남현태
동해 깊이 노닐던 고래 두 마리
영일만 감아 올라 태산 이루고
아늑한 산골 마을 동방 지키니
옛적부터 이 곳을 고래라 불리운다
내연산 향로봉 서방향 허리 아래
오강지두 팔령지하 산간오지 마을
서라벌 고관대작 세상 시름 달래실제
하늘 아래 피난지처 으뜸 이었다네
오란도란 초가지붕 인정 열리면
땅거미 이마 위에 뽀오얀 저녁 연기
가물가물 호롱불에 익어가는 첫사랑
정다움 인정얽어 오손도손 살던 마을
삼동이면 하얀 눈 소복 쌓이고
여름이면 나그네 쉬어 가는 곳
해발 고도 사백오십 오막한 분지 하나
오십천 맑은 근원지 상옥이라오.
(2008.07)
봄날은 간다
솔길 남현태
두메산골 봄 향기 들어
뒷동산 언 솔가지 파릇파릇
물오를 때
동내 개구쟁이
진달래 피길 손꼽아
꽃 따 먹고 송기 벗겨 씹으며
주린 배 채우는
작은 행복에 봄날은 간다
진달래 하나 둘 질 때
개울가로 몰려든 어린 마음
아삭아삭 풋내 나는
찔래 꺾어 먹으며
푸성귀 채독에
천둥소리 나는 아랫배 끌어안고
데굴데굴 구르는
모진 고통 속에 봄날은 간다.
* 가파른 오르막 길에 무디어진 발걸음은
고향의 서쪽 능선 중에 제일 높은 776.1봉에 올라선다.
이곳에서 고향 마을 쪽으로 깊게 드리워진 골짜기는 큰골이라고 하여
어릴 적 향수가 고스란히 배어 있는 곳으로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님 산소가 모셔진 곳이기도 하다.
* 776봉에서 가사령으로 향하는 길
* 전망바위에서 바라보이는
가야 할 능선과 건너 갈 잘록한 성법령 모습이
연초록 위에 가물거리고,
* 좌측으로 건너다 보이는
괘령산과 이어지는 능선 따라 샘재 가는 길이 멀어만 보인다.
* 초록 길 따라 오르내리는 능선 길은
팔령의 하나인 옷재를 건너고
* 각시붓꽃 꽃다발 받으며
* 오색 리본 펄럭이는
팔공기맥, 보현기맥 분기점
주위에 벌목을 해버린 고라산 삼거리봉에 오른다.
* 고라산 삼거리 봉에서 좌회전하여
내려서는 능선은 벌목을 하여 앞이 훤하게 트이니,
가야 할 마루금이 성법령을 돌아
괘령산으로 이어지는 모습이 한 눈에 펼쳐진다.
* 벌목을 하여 호두나무를 심어놓은 봉우리에서 바라보니,
어린 묘목이 가뭄에 얼반은 죽은 듯하고
* 내려와서 돌아본 호두농장
저런 산비탈에 호두나무가 자라 열매가 열리면
호두 수확이 장난이 아닐 듯 싶다.
* 가사령 옛길 공터에는
벌목을 한 참나무들이 여기저기 쌓여있고,
* 껍질이 다 베껴지도록 골물이 들어 있는
참나무를 어디에 쓸까 싶다.
* 산불 감시원이 지키고 있는
자동차 옆으로 인사를 하고 지난 걸음은
가사령 도로를 건넌다.
* 무디어진 발걸음
가파른 가사령 절개지 오르니,
* 좌측으로 멀리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괘령산 모습이 멀게만 느껴진다.
* 병꽃이 화사하게 피어나는 길,
* 홀아비꽃대,
* 큰구슬붕이,
여기저기 무리 지어 피어난다.
* 오르락 내리락 이어지는 초록 능선 길은
작은 골짜기 상류를 돌아
* 연달래 꽃길 따라
* 비학지맥, 내연지맥 분기점 봉우리에 올라,
낙동정맥은 흘려 보내고
* 내연지맥, 비학지맥을 따라
성법령으로 좌회전 한다.
* 병꽃 화사하게 피어나는 길은
* 절개지 철망을 좌측으로 돌아
성법령 도로 위에 내려선다.
성법령
솔길 남현태
잘록한 장구 허리 관문
고갯마루 굽어보는 정겨운 풍경
기대에 웃고 왔다
미련 남아 울고 가는 새알재
새벽 밥 챙겨 먹고
굽이굽이 하얀 눈길
시린 발 구르며 넘던 고개
낙동정맥 가지 뻗어
내연 비학지맥 분기점
해발고도 육백오십
상옥행 시외버스 처음 넘은 고개
부질없는 부귀영화
피난살이 고달픈 한숨 소리
오랜 세월 묵묵히
두메산골 고래 마을 굽어보며
일천 호 봇짐 지고 넘던
서라벌 옛 추억
천 년 세월 바람결에 흘린다.
(2009.06.20)
* 푸르름이 살아 있는
상옥 참느리 마을을 알리는 안내판을 지나,
* 연산홍 피어 있는
정자 앞 벤치에 앉아서
남은 과일을 먹으며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산행을 시작한지 8시간 40분 정도 소요되어
시간은 어느덧
오후 5시가 가까워지는데,
어둡기 전에 약 7Km 정도 남은 샘재까지 가야 할
남은 시간이 팍팍하게 느껴져 걸음을 서두른다.
* 가파른 오르막길 한발한발 밟아올라
전망 바위에 서니,
굽이굽이 성법령 오름 길이 석양에 드리워지고,
* 지나온 성법령 건너
사관령으로 가는 낙동정맥 마루금에 초록 물결 넘실댄다.
* 쇠물푸레꽃,
* 각시붓꽃 피어 있는
* 내연지맥 따라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괘령산으로 향한다.
* 연초록 속에
연달래 화사한 길
* 화사한 연분홍이 초록 속을 물들이는
오솔길은 괘령으로 향한다.
괘령산 오솔길
솔길 남현태
상옥에서 신광 넘나드는
괘령의 옛길
다섯 살 어린 시절
추운 겨울날
아버지 손잡고 넘던
아련한 추억 어린길
소림사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꼬부랑 길
아름다운 인연 만날 것 같아
발밑 잔자갈들 소곤거림에
애잔한 감정 추스르는 길
등짐 지고 쉬어 넘던 조상님들
허기진 배 달래며
골짜기 굽이마다 한숨 소복 내려놓고
짚신 발로 다져온 곳
오늘 하루 배낭 메고
콧노래 불러가며 버릇없이 걸었다네.
(2009.06.21)
* 시원하게 트인 능선 길은
괘령으로 내려서고,
* 태풍 매미에 한쪽을 가지를 잃은
괘령의 늙은 돌배나무는 아련한 옛 사연을 들려준다.
늙은 돌배나무의 넋두리를 뒤로하고
비스듬하게 이어지는
지루한 오르막 길 한발한발 무겁게 밟아올라
* 낯익은 헬기장 봉우리
괘령산(869.1m)에 올라선다.
* 고도가 높은 괘령산 정상부는 아직 연둣빛이고
길가에 여기저기 피어 있는
두릅이 아직 먹을만하여 비닐봉지를 꺼내 들고 몇 줌 챙겨 넣는다.
* 연달래 곱게 피어 있는
괘령산 능선 길은
* 낙엽 밟으며
가파르게 내려서고
* 잠시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수목원으로 향한다.
* 전망 바위에서 바라본
마북골에는 짙은 그림자 내려앉기 시작하고
오늘의 마지막 햇살은 멀리 비학산 위에 걸린다.
* 참나무 가지에서
야들거리는 연둣빛과
* 신갈나무 연초록을 마지막으로 카메라에 담으면서
서두른 발걸음은 자동차가 기다리는
수목원 앞으로 돌아오면서 오늘 산행 길은 종료된다.
* 오늘 걸은 상옥리 환종주길 트렉,
* 오늘 걸은 고향 환종주길 고도표
<호젓한오솔길의 상옥리 환종주>
1차 : 2013.05.05 홀로- 무작정 걸어본 초행길에 고갈된 체력를 달래가며..(11시간 30분 소요)
2차 : 2015.01.24 홀로- 겨울 바람에 싸락눈 밟으며 경제속도로 걸어서..(9시간 28분 소요)
3차 : 2017.05.03 홀로- 야생화 꽃길 따라 짙어가는 연초록 속으로..(11시간 6분 소요)
아침 8시 10분이 조금 지난 시간에 내연산 수목원 앞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신록이 피어나는 초록 고향산천을 야생화들 벗삼아 어울렁 더울렁 한 바퀴 돌아보는 약 30Km 거리에 11시간 6분이나 소요된 7시 20분경에 힘겨운 걸음으로 자동차에 돌아오면서 오늘 산행 길은 종료된다.
예상 시간보다 1시간 정도 지연되어, 숲 속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는 아슬아슬한 시간에 자동차에 돌아와 마눌에게 전화를 하여 막걸리와 삼겹살을 준비를 하라고 한다. 서둘러 배낭을 풀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는 샘재를 달려 8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집으로 돌아와 마눌이 준비해둔 시원한 막걸리와 삼겹살로 저녁을 먹으니, 석가탄신일 숨가쁜 하루가 그렇게 지나간다.
2017.05.03 호젓한오솔길
첫댓글 완주 축하드리고 아름다운 사진과 글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자야님
늘 즐겁고 안전한 산행길 되세요.
대단합니다!
덕분에 환종줏길 구경 잘했습니다.
아는 길이라 수월케 걸어본 산길입니다.
감사합니다.. 늘 즐거운 산행길 되세요.
항상느끼지만 넘쳐나는체력에 감탄사를보냅니다
오솔길님발자욱따라 멋진환종주길로 발전하기를,,,
과분한 말씀에 감사합니다.
늘 즐겁고 평안한 산행길 되세요.
고향이 너무 아름답고 부럽습니다.만발한 야생화도 너무 아름답고요~
곱게 보아주시어 감사합니다.
늘 즐겁고 안전한 산행길 되세요.
잘 보고 갑니다 아름다운 야생화를 보여 주셔서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늘 즐겁고 안전한 산행길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