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만나지 못하면, . 다시는,다시는 만나지 못할꺼예요
마지막 가는 길에 (글썽) 한번만 볼 수 있게 해줘요
(부릅 노려보고 있는 R)
미단: 마지막 부탁이예요.
그일 만나게 해준다면, 모두 . 모두 당시 뜻에 따르겠어요
(R, 강한 질투의 심정으로 고개를 든다)
R: .!!
$# 124 수현 작업실 안 (오후)
(창 너머로 인되는 수현)
수현: 네가 맡았던 그 환자가 죽었다 살아난 것도 미단 때문이었어.
(선영,환다 영철의 말과 일치함에 사뭇 놀란다)
선영: . 믿을 수 없어
수현: 내가 너라도 마찬가지 였을거야
난 지금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으니까
(수현을 또렸이 보는 선영.
수현, 돌아서서 몇걸음 다가서며)
수현: 집으로 돌아가. 넌 여기 있음 안돼
선영: .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현실인지
수현: 안돼, 여기 있음 안돼. 어서 돌아가.
선영: . 미단이라는 여자, 어떻게 생겼어?
수현: .
선영: 네 얼굴은 온통 그리움으로 가득 차 있어
딴사람 같애. 낯설어
내가 만나온 수현이 아니라 궁중 악사 종문우로 보여.
(휙!
요란한 바람 소리.
강풍에 열리는 창문.
그 너머 수현과 선영, 놀라 돌아본다.
빠른 속도로 수현,선영 향해 다가가는 카메라
강풍으로 커튼.휴지 등이 공중으로 흩날린다.
우왕좌왕. 놀라 어리둥절 하는 수현과 선영
순간. 선영 향해 빠르게 접근하는 어느 시야
시야 쪽으로 돌아보는 선영
어떤 기운이 몸속으로 파고든다
쾅!
도로 닫히는 창문
일순 정적
두리번 살피는 수현
바람,소요 그치고 종이들 너풀대며 떨어진다
. 고요
선영, 수현 바로 뒤에서 섬뜩한 표정으로 수현을 보고 있다.)
선영: (R의 소리) 여자의 몸속이라 향기롭군.
(오싹 놀라 휙 돌아보는 수현.
다름 아닌 선영이 R의 소리를 내고 있다.
<선영의 몸속에 R이 들어갔다>
선영: 사람마다 제각기 다른 빛깔의 영혼을 갖고 있지
선영은 무슨 색깔인지 아나?
수현: (충격 받고 파르르) .!
선영: 왜 질투냐?
수현: (질끈 어금니)거기서 나와.
선영: 넌 내가 있어야 할 자리에 천년을 넘게 있었어
(수현 향해 다가가는 선영의 시야)
수현: 거긴 너의 자리가 아니었어. 어서 나와
선영: (씨익,접근하며) 영원히 안나올 수도 있어
수현: .!
선영: 왜 두려워? 걱정마.(얼굴 가까이) 여긴 내 자리가 아냐. 난 너와 달라
수현: .
선영: (수현 지나 앞으로 나오며) 오늘밤 월식이 시작되면
여기서 넌 미단을 만나게 돼.
마지막 만남이 될꺼야.
(멈춰서며) 어때, 가슴 설레지 않아?
수현: .!
선영: 월식이 끝날때까지 미단을 돌려 보내지 않으면
이 친군 영원히 깨어나지 못해.
(순간 표정 멎는 수현, 휙! 돌아보며)
수현: 그게 무슨 소리야
선영: 걱정마. 잠시 이 친구 몸을 빌리는거 뿐이야
수현: 선영일 끌여 들여선 안돼
선영: 내 말 명심해. 월식이 끝나기 전이야
애매한 이 친구까지 다치는건 원치않아
(순간 훅-!! 선영 몸속에서 빠져나가는 R.
헉! 휘청하는 선영.
휘청, 가슴 움켜 쥐고 바닥에 주저 앉는 선영.
식은땀 흘리며 헛구역질 해댄다.
당혹한 수현, 달려가 돌려 안는다)
수현: (흔들며) 정신차려! 괜찮아?
(가슴을 움켜쥐며 고통스러워하는 선영)
수현: (off)나야. 정신차려!
선영: (비오듯 땀) 헉헉.!!
수현: (난감) 정신차려. 날봐!
선영: (간신히) . 괜찮아. 괜찮아.
(수현, 안되겠는지 들춰안고 나간다)
$# 125 선영 근무하던 병원 (저녁)
(빠르게 입원실의 간호 코너로 다가가는 카메라.
분주하고 바쁜 움직임)
간호원: (일지 체크하며) 차트 아직 안올라 왔어요
담당자가 없나봐요. 전화해도 안받아요
(다가가 수화기 드는 진명)
진명: 어떻게 된거야. 연락도 없이.
계속 전화 했었어. 어디야 지금, . 뭐,뭐라구?
. 무슨 소리야?
$# 126 선영 오피스텔 안(저녁)
(진명과 통화중인 선영, 옷걸이 쪽으로 가며)
선영: 오늘밤 죽음이 어떤건지 결험하게 될거예요.
내 환자가 왜 죽었다 살아 났는지
(옷 걸쳐 입으며)그것이 누구의 잘못인지 모든게
밝혀지게 될꺼예요.
(화장대 쪽으로)존경하는 원장 선생님께 전해요.
나의 죽음을 지켜봐 주시면 영광으로 알겠다고.
(화장대 위의 백속에 소도구 챙겨 넣으며) 여덟시까지 갈께요.
(쾅! 수화기 놓고 돌아서 백 챙겨 든다)
0
선영: (화면 밖 수현 보며) 어서 작업실로 가.
수현: (어이없는) 말도 안돼. 제발 진정해.
선영: (걸어 나오며) 충분히 진정하고 있어.
수현: (막아서며) 바보 짓이야. 이런다고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아.
선영: (다시 걸어 나가며) 진저리치는 오명을 벗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버리라고?
수현: 오명 따위가 문제가 아냐. 잘못되면 죽어.
선영: 내가 원하지 않아도 그는 와.
괜한 가책 느낄 필요없어. 널 위해 이러는거 아니니까.
(수현, 다시 막아서며)
수현: 제발 고집 피지마.
선영: 시간 없어. 어서 가.
수현: 난 안가.
선영: 가든 안 가든 나는 가.
수현: 내 말 들어!
선영: 어서 가!
수현: 안가!
선영: 이건 내 일이야! 내가 판단하고 내가 결정해!
수현: 목숨을 걸 만큼 중요하지 않아!
선영: 내겐 중요해!
수현: 안돼!!
선영: 이건 피할 수 없는 현실이야!!
수현: 안된다면 안되는 줄 알아!!
선영: 왜 안돼! 수현씨가 뭔데!!!
(순간 휙 돌아가는 선영의 턱)
선영: (턱 돌아간채 가만).
수현: . 미안해.
선영: . 나 오늘 자격 정지 먹었어.
내가 왜 이렇게 당해야 돼.
. (글썽)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수현: .
선영: (고개 돌아간 그대로) 수현씨. 나 어떻게 공부했는지 모르지
남들 학원가고 과외 받을 때 난 중학생 가르쳐서 그 돈으로 학교 다녔어.
아버지 뇌출혈로 쓰러져 동생들 대학 엄두도 못낼 때
바닥바닥 우겨서 아버지 병원비로 대학간게 나야.
(눈물 뚝) 이제 기껏 사람 구실 하는가 했는데.
(수현, 다가와 선영을 꼬옥 껴안는다)
수현: .
선영: (고개 돌아간 그대로) 수현씨. 나 어떻게 공부했는지 모르지.
남들 학원가고 과외 받을때 난 중학생 가르쳐서 그 돈으로 학교 다녔어.
아버지 뇌출혈로 쓰러져 동생들 대학 엄두도 못낼 때
바닥바닥 우겨서 아버지 병원비로 대학간게 나야.
(눈물 뚝) 이제 게껏 사람 구실 하는가 했는데.
(수현, 다가와 선영을 꼬옥 껴안는다)
수현: .
선영: (안긴채) 나 그렇게 쉽게 죽지 않아.
(울먹) 내가 널 얼마나 사랑 하는데.
보란듯이 살아날꺼야.
수현: .
선영: 어서 가. 가서 그녀의 마지막 가는 모습을 지켜봐줘.
(찡. 저며오는 가슴 참는 수현)
$# 127 도시 (초)야경 (초야)
(도심 초야경.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다.
곳곳에 물빛들이 들어오고 덩그러니 높이 뜬 보름달이
어슴프레 자취를 드러낸다)
TV: (소리) 잠시후 아홉시 칠 분 정각에 월식이 시작됩니다.
다행이도 지금 (남산쪽으로 Tilt up) 서울의 밤하늘은
어느때 보다 쾌청합니다.
먼저 남산으로 연결해 관측 나온 우주 소년 단원들을
마나 보겠습니다.
$# 128 선영 근무하던 병원 (현관) (초야)
(현관문을 활짝 디밀고 들어서는 선영.
손에 든 비디오 카메라 박스.
성큼 성큼 현관 로비를 가로질러 간다)
$# 129 작업실 가는 도로 (초야)
(끼익익.
모서리 돌아 나오는 수현차.
자신의 작업실로 전력질주.
운전석의 수현, 자못 긴장되고 흥분된 표정이다)
$# 130 남산 야외 관측소 (N)
(우주 소년 단원들.
천체 망원경으로 하늘을 살피고 있다.
삼각대 펼쳐서 설치하는 단원.
메모지에 기록하는 단원.
친구들과 장난치는 단원.
보호자와 사진 찍는 단원.
왁자지껄)
TV: (소리) 지금 가정에 계신 분들은 잠깐 하던 일을 멈추고
창문을 활짝 열어 하늘을 보십시오.
둥그렇게 떠 있는 저 달이 이제 곧 마술처럼 감쪽같이 자취를
감추게 될것입니다.
(둥그렇게 떠 있는 달)
$# 131 병원 복도 (N)
(병원장.협회간부.진명.기타 동료 의사들이 우루루 몰려온다)
진명: 월식이 시작되면 자신의 육신이 빠져 나가 일시 죽게 된대요.
그 기는 다른 사람의 영혼을 살려내는데 잠시 쓰였다가
월식이 끝나기 전에 돌아온답니다.
병원장: 손톱 하나 까딱 않는데 저절로 죽는다?
완전히 구제 불능이군. 돌았어.
$# 132 도로2 (N)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는 수현 차)
TV: (소리) 지금 시간이 아홉시 이분을 막 지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오분후면-
$# 133 병원 수술실 or 일실 (N)
(우루루 수술실 안으로 몰려오는 의사들.
병원장, 앞으로 걸어 나오며)
병원장: 뭘 보여주겠다고? 그 사이 어디 가서 마술이라도 배워왔나?
(기다리고 있는 선영)
선영: 앉으시죠.
병원장: (선영 앞으로 다가서며) 내가 그따위 엉성한 쇼 구경 할만큼
한가한 사람으로 보이나?
선영: 나 역시 엉성한 마술쇼 보여줄 만큼 한가하지 않아요.
병원장: 그 일 때문이라면 여기서 나가 주는게 좋겠어.
선영: (원장쪽 보며) 죽었다 살아난다니까
의사 밥줄 달아날까 두려운가 보죠?
(부릅 노려보는 병원장)
$# 134 터널 안 (N)
(달리는 터널안 시야.
긴박한 속도감으로 지난다.
차안. 시계보는 수현.
초조하다)
$# 135 밤하늘 (N)
(옅은 구름에 비쳐 흐르는 보름달)
$# 136 병원 수술실 (N)
(선영에 연결된 맥박기.혈압계.
지이익 -!
파도치듯 그래프 긋는 맥박기.
돌아가고 있는 8마리 카메라.
긴장 감추고 정면 주시하고 있는 선영.
팔짱 낀채 비웃듯 보고 있는 병원장. 의사.
지루한듯 몸을 비트는 병원장)
$# 137 도로3 (N)
(달리는 수현 차 뒷모습.
좌우로 지그재그)
2
라디오: (off)월식입니다. 코페르니쿠스가 없었다면 하느님 엉덩이로
(달리는 차 정면. 핸들 틀어 커브길 돈다.
그 위로 라디오 계속)
라디오: (off) 달을 가렸다고 우겼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 138 밤하늘 (N)
(보름달.
그림자가 달 한쪽 부분을 가리기 시작한다)
$# 139 수술실 안 (N)
(수군대며 서로 보는 의사들.원장.진명.
현저히 덜어진 맥박 그래프.
온몸의 기운이 빠져나가는 듯한 묘한 변화에
자신 몸 살피는 선영)
$# 140 도로4 (포장 공사중인 울퉁불퉁한 길) (N)
(덜컹! 치솟았다 떨어지고 거칠게 달려오는 수현차)
$# 141 수술실 (N)
(뚜우.!!
요란하던 맥박 그래프가 갑자기 뚝 떨어진다.
제각기 딴전 피고 있던 진명. 협회간부. 의사. 병원장.
자리에서 벌덕 일어난다.
툭! 힘없이 떨어지는 선영 손.
전원, 들어왔다 나갔다 껌뻑댄다.
당혹한 얼굴로 사방 살피는 병원장. 진명.)
$# 142 작업실 (N)
(끼익 -!
달려와 급정거 하는 수현 차.
차에서 내리는 수현, 작업실 쪽을 올려다보며 뛴다)
$# 143 수술실 (N)
(사망 알리는 일직선 크래프.
죽음 상태의 선영.
진명, 하얗게 질렸다)
진명: 유,유선생. 유선생님!
(당황한 의사들, 선영 가까이서 확인하고
기막힌듯 고개 절래절래 흔드는 의사. 간부.병원장.
충격받고 어쩔줄 모른다)
$# 144 작업실 복도 (N)
(거침없이 달려오는 수현.
계단에서 복도로, 복도를 지나 단숨에 문앞에
미끄러지듯 멈춰선다.
가쁜 호흡과 흥분!!
작업실 문을 디밀어 연다)
$# 145 동 작업실 안 (N)
(덜컹. 열리는 문,
떨리는 심정으로 서 있는 수현.
미단, 침대 앞 창문을 등지고 서 있다.
그 너머 창문엔 둥그런 달이 월식에 절반쯤 가려져 있다.
바라보는 미단 . 바람이 몸을 휘감는다.
가슴 떨림에 고개 젖는 수현.
글썽 눈물 혀 수현 바라보는 미단.
한걸음, 한걸음 걸음 옮기는 수현.
같이 수현에게 걸음 내딛는 미단.
수현, 심장이 멎을것만 같다.
은빛 달빛.
서로를 향해 다가가는 수현. 미단.
손 내밀며 다가오는 수현.
같이 손 내밀고 다가오는 미단
수현과 미단의 손끝이 아스라히 맞닿는다.
떨리는 손끝.
글썽, 눈물 히는 수현. 미단
수현, 다른 한손으로 미단 손 맞잡고는 올려다 본다.
격한 감정에 휩싸인 수현.
미단, 애써 울을 참고 있다.
수현, 잡고있는 손을 풀어 미단 얼굴을 어루만진다.
미단의 볼에 뚝! 눈물이 흐른다)
미단: 침대가 되어 백칠십년을 떠돌며 기다렸는데
신은 단 하룻밤의 시간도 허락질 않는군요.
수현: .!
미단: 내가 어디에 있든, 내가 무엇이 되어 있든
당신과 다시 만날 그날만을 기다릴꺼예요.
수현: 이대로, 이대로 널 보낼 수 없어.
미단: 수백년 세월도 지나면 한순간.
이 순간이 지나면 우린 다시 만나게 될꺼예요.
수현: (도리질.눈물) 안돼 . 안돼.
미단: 그 어떤것도 우릴 갈라 놓지 못해요.
그대 곁엔 언제나 내가 있어요. 영원히.
(눈물 흐르는 수현.
미단, 천천히 다가가 입술을 맞춘다.
아픔에 눈 감으면 같이 입맞추는 수현.
입술 위로 주룩 눈물이 흐른다.
그들 뒤로 서서히 벗겨져 거의 제 모습을 드러내는 보름달.
감미로운 입맞춤도 잠깐.
미단, 스륵 입술을 떼며)
미단: 이 순간을 영원히 잊지 못할꺼예요.
수현: (견디기 힘든 아픔).!
(강한 바람.
천천히 파도처럼 밀려가는 미단.
주춤, 당혹스런 수현.
달려가 가까스로 미단의 손을 나꿔챈다.)
수현: 안돼, 가지마.
(눈물로 보는 미단)
수현: 가지마.
미단: 지금 가지 않으면 그녀는 영영 깨어나지 못해요.
수현: (가슴이 찢어질 것 같은 아픔)
미단: 어서 놔요.
(잡고 있는 수현의 손끝이 떨린다)
미단: (눈물) 돼요.
(움켜진 손이 떨린다.
눈물 힌 수현,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다)
$# 146 수술실 (N)
(여전히 평생선 긋는 그래프.
죽음 상태의 선영, 창백하고 싸늘하다)
$# 147 작업실 안 (N)
(떨리는 손.
눈물로 보는 미단)
미단: . 어서.!
(질끈, 어금니 깨문 수현 얼굴위로 눈물 흐른다.
완전히 못습 드러낸 보름달, 그 위로 TV소리)
TV: (소리) 지금 막 월식이 끝났습니다.
월식이 끝난 지금 시각은 아홉시 0분.
$# 148 수술실 (N)
(죽음 상태의 선영을 안고 흔드는 진명)
진명: 유선생! 눈을 떠 날봐! 정신차려!
(잔뜩 긴장한 주위 의사들)
병원장: 그렇게 흔들면 죽은 친구가 살아나?
당장 시체실로 내려 보내!
$# 149 작업실 안 (N)
(스르륵 풀려지는손.
허공 속에서 절박한 아쉬움의 손짓.
멀어지는 서로의 손끝.
손 내민채 빨려들 듯 멀어지는 미단.
멍. 눈물로 보는 수현.
거센 바람.
흐트러지는 머리칼속에 선연한 눈물 자국.
안타까움에 어쩔줄 모르는 수현.
멀어지는 미단, 침대속으로 자취를 감추고 만다.
걸음 달려와 멈춰서는 수현.
견딜 수 없는 아픔에 괴로워한다)
$# 150 수술실 안 (N)
(죽은 선영 앞을 가로막고 서 있는 진명)
진명: 아무도 손 대지마.
유선생 스스로 선택한 일이야.
반드시 다시 살아날꺼야.
병원장: 살아날 자신 있으면 같이 한번 죽어 보지 그래.
진명: 난 못죽습니다. 유선생 만한 용기가 없으니까.
병원장: (진명쪽으로 걸어가며) 아주 훌륭한 후배를 두셨어.
(진명에게 손가락질) 너도 오늘부터 끝이야. 나가.
진명: (노려본다)
(이때 다가오는 어느 의사)
의사: 비켜!
(인상쓰며 돌아보는 병원장.
차가운 얼굴로 다가오는 의사)
의사: 비켜!
병원장: (어이없는) 이것들이 돌았나.
(순간 번쩍 매스를 내리긋는 의사.
휘청하는 병원장, 목이 쩍 갈라져 피가 솟구친다.
비명지를 틈도 없이 피를 뿜으며 쓰러지는 병원장.
실로 순식간의 일이다.
우왕좌왕. 놀라 물러서는 진명과 의사들.
분노에 부르르 몸을 떠는 매스든 의사, R의 모습으로 바뀐다)
R: (실룩) 약속을 어겼어.
(얼굴위로 요란한 천둥 소리와 함께 암전.
번쩍! 날카로운 번개가 내리친다)
$# 151 밤하늘 (N)
(갑자기 검붉은 먹구름.
노도처럼 소용돌이 친다.
진동하는 천둥 소리.
칼날 같은 번개)
$# 152 작업실 안 (N)
(꽈르릉!!
천둥 번개가 작업실 내부를 허물 듯 진동한다.
휘몰아치는 바람에 창문이 열리고
휘감겨 펄럭이는 커튼.
너풀대는 하얀 침대보.
부서질 듯 열리는 작업실 문.
뚜벅뚜벅 R의 발이 인되어 들어온다.
얼굴 곳곳에 아직 채 마르지 않아 번들거리는 핏자국.
R, 번뜩이는 살기로 걸어 들어온다.
침대 앞에 무릎 꿇고 있다 R을 노려보는 수현.
R, 무거운 걸음으로 다가오며)
R: 미단 어딨어?
현: 네가 더 잘 알텐데.
(모든걸 초탈한 듯 의연하다)
R: (더욱 가까이 다가오며) 넌 그 손을 놓지 않았어. 미단 어딨어!!
수현: 내 맘속에.
R: 그 심장을 도려내 주지
(석고상을 드느 R의 손.
퍽! 슈현의 머리에서 박살나는 석고상.
침대에 부딪히며 쓰러지는 수현.
R, 수현의 멱살을 잡아 일으켜 세운다.
수현을 번쩍 쳐드는 R. 꽈르릉!! 천둥번개 진동한다.
작업용 탁자가 반으로 쪼개져 박살나며
짐짝처럼 나가 떨어지는 수현.
물감 뒤집어 쓴채 뒹군다.
R, 쓰러진 수현에게 가차없이 탁자들어 내리치는 R.
퍽! 맞고 괴로워하는 수현.
한쪽 귀퉁이에서 책상을 빼내는 R.
수현, 간신히 탁자를 치우고 몸 일으켜 세운다.
괴력으로 책상 떠밀고 오는 R.
수현 엉거주춤 뒤로 물러난다.
위협스럽게 밀려오는 책상.
진열장 끝까지 몰린 수현, 간신히 몸 뒹굴어 몸을 피한다.
쾅! 진열장에 부딪혀 박살나는 책상.
넘어지는 진열장과 함께 흩어져 구르는 책.
R, 휙 돌아본다.
순간, 부러진 탁자 다리로 죽을 힘을 다해
R을 내려치는 수현.
탁자 다리, R의 머리에 부딪혀 부러져 날아간다.
주룩! 한줄 선을 그으며 흐르는 피.
R,씨익 차가운 미소를 띄며 수현에게 접근한다)
수현: (부러진 다리 들고) . 덤벼 . 어서 덤벼.!!
(R, 섬칫한 살기를 뿜으며 다가온다.
휙! 탁자 다리를 휘두르는 수현.
R, 내려치는 손을 낚아채 뒤로 돌아
수현의 목을 죄 감는다.
우둑!
단숨에 으스러질 것 같은 수현의 목.
죽일 듯 힘을 가하는 R.
완전히 목이 젖혀 돌아가는 수현, 빠져 나오려고 안간힘이다.
버둥대는 수현 발, 가까스로 쇼파에 대고 힘껏 떠민다.
엉겨붙어 떠밀려 석판 프레스에 부딪혀 뒹구는 수현과 R.
R, 수현위로 올라와 머리채를 잡아 올려 바닥에 사정없이
찧어댄다.
번쩍! 천둥 번개가 진동한다.
안간힘을 쓰며 조각칼을 집으려는 수현.
쾅!쾅!쾅! 죽일 듯이 반복하는 R
가까스로 조각칼 집은 수현, R의 옆구리를 찔러댄다.
옆구리 쥐고 휘청하는 R.
피묻은 손.
간신히 프레스기를 붙들고 몸 일으키는 수현.
불쑥! 수현 바로 뒤에서 나타난 R,
멱살을 잡아채 돌려 자신의 턱 앞까지 당긴다.
멱살을 쥔채 달리는 R.
질질 끌려가는 수현.
그의 머리가 창속에 쳐 박힌다.
부서지는 창문.
창 뚫고 나온 수현의 목, 얼굴이 온통 피범벅이다.
독기서린 눈으로 목을 조르는 R.
컥컥대는 수현.
휘몰아치는 천둥번개. 비바람.
R, 죽일 듯이 목 짓누르며)
R: 네 까짓게, 네까짓게 뭘알아.
너희들이 수백년 뿌리를 맞대고 사랑의 유희를 나눌 때
난 홀로 그 긴 시간을 지켜만 봐야 했어.
네가 까마득히 잊은채 다른 인생을 살고 있을 때
난 하루도 빠짐없이 그녈 찾아 헤맸어.
(수현, 안간힘 쓰며 버둥거리지만 눈빛 만큼은 미단에 대한
사랑으로 지지않고 끝까지 대적하려는 의지가 보인다)
R: 그리움이 뭔지 아나?
수현: (극에 달한 고통) 컥컥.!
R: 고독이 뭔지 알아?
이제 곧 알게 돼.
(하늘을 진동하는 찬둥 번개.
R의 목조르는 손에 더욱 힘이 가해진다.
숨이 넘어가기 일보직전.
수현 얼굴위에 덮히는 환한 불길 조명.
R, 고개를 돌려 본다.
불길에 휩사인 침대.
<위기 상황에 미단이 스스로 몸을 태우는 느낌>
아연질색.
수현 팽게치고 침대 앞으로 다가오는 R.
파르르 떨며 두눈이 뒤집힌다.)
R: 아 . 안돼! 안돼!
(치솟는 불길.
우왕좌왕 어쩔줄 모르는 R.
활활 타오르는 침대)
R: 안돼, 안돼. 나와, 미단 거기서 나와. 침대 밖으로 나와.
(화염속에 휩싸인채 말이 없는 침대 흉상)
R: (좌우 왔다 갔다) 나와, 어서 나와.
(불길 앞까지 다가서며) 어서 나와!!!
(극에 달한) 나와!!!
(스스로 제 살을 태우듯 타고 있는 침대)
R: (off). 어서
(절망과 좌절감의 R)
R: (들릴락 말락). 어서. 어서.
(R, 그렁 눈물 비친다.
간신히 버티고 서서 침대쪽 보고 있는 수현.
침대를 불사른 선영, 허탈한 수현 등을 꼬옥 껴안는다.
뒷모습의 R, 스윽 고개를 돌려 수현 본다.
같이 마주 보고 있는 수현.
다시 침대를 바라보는 R, 침대 불길 속으로 들어간다.
힘겹게 버티고 서 바라보는 수현과 선영.
불길 속으로 가는 R.
글썽 비친 눈물.
이글대는 불길속에 반짝 빛을 발한다.
요동치듯 치솟는 불길.
두팔 벌리고 불속으로 가는 R의 뒷모습.
걸어가는 R의 모습이 어느 순간 황장군의 모습으로 바뀐다.
보고 있는 수현)
수현: .!
(번쩍!
요란한 천둥번개.
한층 솟구치는 불길.
불길속 황장군 사라지고 그 속에서 잠시 모습 드러내는 미단.
눈물을 흘리며 수현을 보고 있다.
수현 역시 그렁 눈물이 맺힌다.
미단 모습, 불꽃속에서 일렁이다 사라진다.
혼자 불타는 침대.
우직끈 내려 앉는 침대.
내려 앉으며 보여지는 흉상.
그르는 황장군의 투구, 잠시 나타났다 소멸된다.
바라보는 수현.
뚝, 눈물이 흐른다.
불길속에 던져지는 8mm 테이프
블타는 테입을 보는 선영)
$# 153 전시회장 (D)
(성황리에 벌어지고 있는 전시회.
웅성웅성 붐비는 관람객들.
취재하는 기자들.
말쑥하게 빼입은 수철이 수현을 찾고 있다)
수철: 김작가. 김작가!
(전시실 한곳.
수현의 석판 한점이 걸려 있다.
미단의 초상)
$# 154 노공 창고 (D)
(노공의 영정.
수현 앞에 내미는 가야금)
소년: (OFF) 선생님의 마지막 유품입니다.
수현: .
소년: 오시면 전해 드리라고 했어요.
(수현, 가야금을 본다.
가야금 위로 노공의)
노공: (소리. 에코) "이토록 감미로운 가락이 있을까.
이토록 아름다운 사랑이 있을까. 내 떠나는 길에 그 애 향기 들려 주게."
(지그시 눈 감는 수현.
수현, 현으로 손이 간다.
<인터컷-연못에서 가야금 치는 종문. 슬로우>
가야금 치는 수현.
<인터컷-연못에서 연주하는 종문. 슬로우>
퉁! 뜯는 수현.
<인터컷-코끝으로 땀 뚝뚝 흘리며 연주하는 종문.
음속으로 빠져든다.>
무아지경 상태의 수현, 땀흘리며 연주한다.
수현, 점점 손놀림이 빨라진다.
마침내 종문의 연주와 어루어져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뤄낸다.
절절히 흐르는 음 마디 마디가 허공으로 날아가 박힌다.
연주하는 수현 뒷편으로 강한 역과 The아지며 Dissolve 된다.
서서히 고조되는 테마 합주)
$# 155 미단. 종문. 수현의 몽타주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미단. 종문. 수현이 펼쳤던 사랑의 순간들. 계속되는 테마)
$# 156 수현 생각 (D)
(탁자위 수현의 가족 사진.
세월이 한참 지난 듯. 수현과 선영, 머리가 힛끗힛끗, 주름이 가득하다. 그 사이 딸 다림)
다림: (소리) 아빠가 돌아가시던 날 밤. 엄만 처음으로 그 분의 얘기를 들려줬어요. (액자 뒤로는 고풍스런 커다란 창. 샛노란 은행잎들이 떨어지고 있다)
선영: (소리) 아빤, 아빤 이제 가야할 곳으로 갔단다. 아직은 아니지만. 언젠가 우린 아빨 이해하게 될 거야. 우린 아빨 사랑하니까. (계속 흐르는 테마)
$# 157 들판 (에필로그) (오후)
(아름다운 오후의 들녘. 들판에 평화롭게 서 있는 두그루 은행나무.)
처음처럼 마주 서 있다.
한 폭의 정물 같은 풍경.
꿈결같은 피아노곡.
테마곡 끝날때까지 길게 들판 보여진다.
길게 F.O되며 롤타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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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침대
$# 1 프롤로그 (D) 실내
암흑.
페이드 인.
미단의 석판 초상. 그 위로 다림의 음성
다림: (소리) 아빤. 우리 곁을 떠날 때까지 그여자의 초상만 그렸어요. 그녀가 누구인지는 아빠도, 엄마도 얘기해주질 않았죠.
$# 2 들판 (흑백 또는 모노크롬) (오후 → 밤) (실외)
은행나무 두 그루가 서 있다. 그 뒤로 활자처럼 찍힌 선명한 구름.
주위엔 숲도 집도 인적도 없다.
평화로운 바람.
은행잎들이 연 꼬리처럼 하늘거린다. 마치 마주 선 두 그루가 다정하게 얘기하듯 느껴진다.
꿈결처럼 흐르는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
정겹고 풍요로운 여름 들녁이다.
한폭의 그림 같은 아름다움을 시기라도 하듯 매 한 마리, 매서운 눈으로 주위를 맴돈다. 가지 사이를 저돌적으로 파고들며 두 그루 사이를 선회한다.
활공하는 매이 시야. 광활한 대지 위의 두 그루 은행나무.
눈 덮힌 바위.
매, 은행나무를 지켜보고 있다.
흩날리는 은행잎.
어느새 늙어버린 매, 여전히 은행나무를 지켜보고 있다. 어느 순간, 하늘을 진동하는 천둥 번개. 먹구름이 불길처럼 몰려들고 광풍이 몰아친다. 꺽어질 듯 휘청대는 나뭇 가지.
두둑! 소리를 내며 서로 맞부딪힌다.
모래알처럼 흩날리는 (샛노란) 은행잎.
흑 자줏빛 구름들이 노도처럼 출렁대고 그 낙엽들이 지상으로 들쑤셔 오른다.
천둥이 하늘과 땅이 뒤흔든다.
꽝 -!! !
섬광과 함께 꺼꾸러지는 거대한 은행나무.
순간 푸드득! 치솟아 오르는 매.
쓰러진 나무 주위를 맴돈다.
연이어 울리는 천둥.
절박한 매의 날개짓.
죽어 쓰러진 나무 주위를 끊임없이 빙글빙글 돈다.
한 그루 남아있는 은행나무.
마치 울부질 듯 온몸을 떤다.
비. 바람. 낙엽. 천둥 번개. 떠도는 매.
타이틀 끝나고 들판, 길게 F.O
$# 3 지하철 (D) (실내)
어둠 속을 꿰뚫고 달려오는 전동차
$# 4 도심 거리 (저녁) (실외)
억수 같은 비.
제과점에서 케잌을 사들고 나오는 선영.
우산을 피려 하지만 잘 펴지지 않는다.
밀었다 당겼다 해보지만 마찬가지.
펴진 만큼만 쓰고 차쪽으로 달린다.
부릉! 시동거는 손.
미끌어지듯 화면밖으로 사라지는 차.
$# 5 전동차 안 (저녁) (실내)
침침한 내부.
승객도 없고 전동차까지 낡아 을씨년스럽다.
신문에 가려진 어떤 남자 <R>.
다가가 보면 이글이글 타는 듯한 눈빛. 장대한 골격.
하나 온몸에서는 얼음처럼 차가운 냉기가 느껴진다.
R: (마음의). 분명 가까이 와 있어. 아주 가까이.
빈 화면에 들어와 쾌속질주하는 전동차
$# 6 수현의 판화 작업실 (저녘) (실내)
TV속 앵커(리포터): 삼일째 계속되는 집중 호우로 전국 각지에 이재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태풍이 남지나 해상에서 북상하는.
고물상을 방불케하는 갖가지 잡동산. 석판 도구들. 그 위로 삐걱 쿵,
쿵 삐꺽 소리. 카메라 흘러 보면 탁자 위의 케잌.
수현의 나이만큼 꼽힌 초가 타고 있고 그 옆 등쪽을 보인 쇼파가 밀
리고 흔들대며 소리를 내고 있다.
쿵. 삐꺽!
낡고 오래돼 왠지 불안하다. 가벼운 신음.
한순간 미끈한 선영의 다리 하나가 등받이 너머로 넘어온다.
$# 7 지하철 역구내 화장실 (저녁) (실내)
마약에 취한 듯 화장실 안쪽 정면 향해 오줌 갈기는 돌아이. 허리를
젖힌채 곡사포를 쏘듯 갈겨 댄다. 그에게 엄습하듯 다가가는 어느 시
선(R)
돌아이: (더 멀리 보내려는 듯) 우!. 우!
화면에 불쑥 나타나는 발, 돌아이에게 다가간다.
돌아이: (뱀처럼 혀 낼름 내밀며) 쓸만하지? 이리와 만져봐
히죽히죽 느끼하고 들뜬 표정으로 R을 바라보는 돌아이. 바지 벗어
던지며
아름다운 저녁이야.
달려가 R의 허리를 감아 끌어안는 돌아이.
혀를 낼름 거리며 R의 귀를 애무하기 시작한다.
스르르 R의 손을 잡아 끌어 자신의 성기를 만지게 하는 돌아이.
헉! 즐거운 신음을 토해내더니 온몸을 흔들며 괴성을 질러댄다.
아악!! 비명 지르며 발광하는 돌아이, 피범벅이된 자신이 그곳을 움
켜쥐고 물러선다.
소변기에 날아와 떨어지는 시뻘건 성기.
허옇게 질려 공포에 떠는 돌아이에게 접근하는 R.
무자비한 괴력으로 돌아이를 변기실로 떠밀어버린다.
우둑! R의 날카로운 손톱에 옷 찢겨 나가며 가슴이 드러나는 돌아이.
목을 짓눌려 버둥대는 돌아이, 공중에 떠 필사적으로 발을 버둥거린
다. 주룩! 맨다리를 타고 흐르는 피.
희열을 느끼는 듯 그로데스크하고 살기띤 얼굴로 고개를 젓히는 R,
돌아이의 가슴속에 손을 쑤셔 박는다. 살속을 파고드는 R의 손톱.
아-악!! 비명을 내지르는 돌아이.
돌아이의 가슴에서 심장을 꺼내드는 R.
심장을 허공에 치켜들고 기를 빨아들인다.
가슴에 구멍이 뚫린 돌아이의 표정에 지하철 굉음이 덮쳐 흐른다.
$# 8 수현 석판 작업실 (저녁) (실내) and (실외)
꽈당-!!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지는 쇼파.
그 속의 수현, 선영 껴안은 채 바닥에 쓰러진다.
가쁜 호흡.
축 늘어져 누운 두 사람의 알몸이 땀으로 번질거린다.
수현은 런닝을, 선영을 워커같은 구두를. 워낙 급했는지 한가지씩은
못벗은 상태다.)
선영: (약오른) 쇼파 바꿔
침대 사든지.
수현: 아직 쓸만해.
선영, 수현 몸위에 올라가
선영: 결정적인 순간에 한상 넘어지는대두?
수현, 손을 뒤로해 쇼파 가리키며
수현: 경고
동밖 창문 쪽에서 본. 빨려들 듯 작업실 안으로 파고드는 어떤 기운.
와장창! 창문 한쪽이 박살난다.
다시 안.
흔들, 책상 위의 작품 액자가 떨어진다. 기겁을 하고 일어나 달려가
는 수현
수현: 스타압!!
슬라이딩. 하나 간발의 차이로 박살나고 마는 액자. 수현, 두 눈을
질끈 감으며 머리를 꽝 친다. 울리는 전화벨 <핸드폰>. 선영, 일어나
자신의 핸드폰을 찾는다. 왔다갔다
선영: (off) 핸드폰 못 봤어?
수현: (갸웃. 왜 깨지고 왜 액자 떨어졌을까 혼자 생각) . ?
선영 찾다 보면 넘어진 쇼파에 깔려 핸드폰 반쯤 박살 나 있다.
아뿔싸.
그래도 전화벨은 계속 울린다.
휴- 한숨 쉬며 꺼내 드는 선영)
선영: 여보세요?
(칙익치 .!)
선영: (화난듯) 여보세요?
(잡음 계속되자 손바닥으로 쾅 핸드폰을 친다)
선영: (부드럽게) 여보세요?
(잠시후 흘러나오는 잡음 섞인 소리)
선영: 네! 저예요. 네? 지금 갈께요.
(선영, 반쯤 박살난 핸드폰을 한번 보고는 훌렁 던져 버린다.
물이 담긴 물감통에 슛골인 되는 핸드폰. 서둘러 옷을 껴입으며 수
현에게 온다)
선영: 경고. 쇼파 바꿔.
(쪽- 입맞추고는 우당쿵쾅 상의와 가방 챙겨 들고 나간다)
수현: 어디가?
선영: (다시 되돌아와 인 되는 선영. 입술 맞추고는) 뜨게질 하러.
이대로 꼼짝말고 기달려. 옷입으면 안돼.
(선영 코를 집게 집듯 흔드는 수현. 선영, 보복으로 수현의 엉덩이를
찰싹!
수현: 욱!
(선영,바지 쟈크 채우고 가방들고 나간다.
아차! 지갑 다시 챙기고 케일 크림도 한번 찍어 먹고)
선영: 아홉시 넘었어 담배 피지마.
까치당 만인 알지?
(수현, 천정 향해 누워서 담배 집어 핀다)
$# 9 병원 수술실 (밤) (실내)
(뜀박질로 달려 들어오는 선영.
수술실 안은 버스 교통 사고 환자들로 아비규환.
울음 소리. 비멍 소리.
콸칼 알콜 붓고 산소 호흡기 대고.
선영, 그들 속으로 들어가고 진명이 그 앞을 지난다)
선영: (돌아보며) 무슨 사고죠?
(바삐 지나며) 마을 버스 열차 도킹.
(잘려져 나간 발가락위에 식염수 뿌리는 손.
만신 창이된 얼굴로 비명 지르며 발악하는 사내<영철>.
밀려오는 수술 기구대.
발악하던 사내의 손이 기구대를 잡아끌고 팽개친다.
와장창 깨지는 수술 기구.
바쁘게 산소 호흡기 갖다대는 의사.
퍽! 퍽! 얼굴,손에 X선 촬영 불빛이 터진다.
보조 의사, 이동 침대위의 영철을 수술대위에 올린다.
선영, 무대 뒤의 모델 옷 갈아입듯 훌렁 훌렁 벗고 수술복으로 갈아
입는다.
바쁜 수술팀의 손놀림. 발걸음.
(OFF) "손가락 하나 없어. 현장 가서 찾아봐?
선영손에 수술장갑 끼워 주는 간호사들.
배가 갈라진 영철의 가슴이 도마위 생선처럼 툭툭 튀고 영철의 손을
묶는 간호사들.
영철 향해 주사기 들고 다가가는 마취과 의사.
불쑥 화면에 들어온 선영, 환자의 몸과 얼굴을 번갈아 만져본다)
$# 10 수현 작업실 (밤) (실내)
(작업용 탁자위에 올려진 TV)
TV: 오늘저녁 아홉시경 구로 전철역 구내 화장실에서 신원을 알수
없는 한 청년이 심장이 절단된채 살해 됐습니다.
(수현, 석판 작업중이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원한이나 이 일대 정신 이상자의 소행으
로 보고 즉변 인물을 대상으로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수현, 뭔가 내키지 않는 듯 벌떡 일어나 자품 들고 왔다 갔다.
위로 들어서도 보고 내려서도 보고 마침내 둘둘 말아서 휴지통으로.
수현,담배 물고 라이터 켜는데 라이터불 힘없이 꺼져 버린다.
다시 켜지만 다시 꺼진다.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오고 야릇한 느낌에 돌아보는 수현.
야릇한 가야금 멜로디가 들려온다)
$# 11 고가도로 밑 (밤) (실외)
(번쩍!
요란한 천등 번개에 놀라 날아가는 비둘기떼.
고가도로 밑에 차갑게 서서 섬짖한 눈빛으로 한곳을 주시하고 있는 R.
길게 뻗은 길.
피 길끝에 바람에 흔들리는 은행나무가 모습을 드러낸다.
흥분과 긴장으로 걸음을 옮기는 R.
천둥. 번개. 비바람이 휘몰아친다)
$# 12 노천 시장 (밤)
(바람에 펄럭이는 붉은 색 대형 천막.
그 아래 임시 노천 시장이 열려 있다.
중고차,컴퓨터,전집,엠프,피아노,애완견.
북적북적 천태만상이다.
팔러 나온 이,구경 나온 이,잡상인,야바위꾼까지.
그들 틈 사이에서 누군가를 찾고 있는 듯
기웃대는 수현. 어떤 청년,자전거를 타고 그 옆을 지난다)
청년: 교통 지옥, 공해 지옥. 과소비 왕축.
다음페이지(엔터) 목록열람(L) 기타(Z)> NS
차는 뭐하러 타노. 애국하고 건강 얻고.
끝내주는 인력거가 단돈 삼만하고 팔천원.
부가세는 없어.
두리 번 살피는 수현.
그의 귀에 가야금 연주가 들린다.
갸웃하며 소리나는 쪽을 찾는다.
연주음이 시장 잡음 속에 들렸다 사라졌다.
수현의 발걸음
연주음이 점점 선명하고 또렷해진다.
이끌리듯 다가가는 수현.
광목천에 영사되는 들판위 은행나무 두그루
넋마쳐 보고있던 수현,
순간 어느 느낌에 불길쪽을 돌아본다.
불을 떼고 있는 드럼통 앞.
긴 머리의 어떤 여자가 너무나 절박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어떤 힘에 의해 전 지 순간 숨이 막힐 것 같은 수현.
그녀의 눈가에 한 방을 눈물이 떨어진다.
멍하니 바라보는 수현.
한차례 그 앞으로 사람들이 지나자 오간데 없다.
연주음도 사라졌다.
미단이 있던 자리엔 갖가지 패가구들과 탁탁 소리내며 타오르는 불
길 뿐.
주위를 맴돌며 찾아봐도 아무도 없다.
너무 짧은 순간.
그 인상이 너무 강렬해 쉬 그곳을 뜨지 못한다.
아쉬움에 그녈 찾고 있는데 난데없이 자신을 덮치는 그림자
놀라 돌아보면 세워져 있던 궤짝 같은 것이 자신을 향해 쓰러 진
다.
쓰러진다.
쓰러진다.
쓰러진다.
미처 피하지 못하고 깔리고 마는 수현
$# 13 수현 작업실 (밤) (실내)
(획! 화면 앞을 덜치는 물감 묻은 손. 탁자위 물감통을 친다.
떨어져 구르는 물감통.
수현, 작업 도중 깜빡 잠이 들었다 놀라 깬것이다
$# 14 노천시장 (밤) (실외)
(꽝-!! 슬로우.
궤짝이 쓰러지며 자리를 잡는다.
보면 궤짝이 아니라 아주 오개된 듯한 낡은 침대다.
보통 침대와는 달리 크고 독특한 모양.
침대의 사자 다리는 사람의 팔과 다리를, 상단 머리 쪽은 남녀의
얼굴 형상을 뒤섞은 미묘한 조각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얼핏 보기엔 보잘 것 없는 낡고 오래된 가구 같지만 어딘지 모를
신비함과 오묘한 기운이 주쥐를 감돈다.
$# 15 수현 작업실 (밤) (실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