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박일한]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 계약을 할지 말지 고민입니다. 주변 아파트 급매물건과 비교할 때 큰 차이가 없습니다. 주변 아파트 실거래가도 계속 낮아지고 있네요. 위례신도시 주택은 거주 의무, 전매제한도 받잖아요. 이것 참 갈등인데, 고민하다 계약 안할 수도 있겠네요.”
최근 인터넷 다음카페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 동호회에 올라온 글의 일부다. 수십대일의 높은 경쟁률로 당첨된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을 포기하고 싶다는 한 당첨자의 고민이다.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은 주변 집값보다 30% 이상 싸 당첨만 되면 큰 시세차익을 남길 것으로 기대를 모으며 '로또' 아파트로 불렸다. 하지만 최근 주변 아파트값이 하락하고 실거래가가 보금자리주택 분양가와 큰 차이가 없어지면서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 카페에 글을 올린 또 다른 당첨자는 “송파구 아파트값이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솔직히 위례신도시의 장점은 택지지구라는 것, 다소 넓게 책정된 공급면적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거의 없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최근 위례신도시 주변 아파트값은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송파구 아파트값은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을 받은 2010년 3월 이후 올 1월까지 평균 3.7% 떨어졌다.
일부 아파트는 10% 이상 빠진 곳도 많았다. 특히 위례신도시와 가까운 지역의 아파트 가운데 하락폭이 큰 곳이 꽤 많다.
시세차익은 줄고, 거래규제 부담은 커져
예컨대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위례신도시와 가장 가까운 서울 송파구 장지동 송파파인타운1단지 84㎡형(이하 전용면적) 가운데 5층 매물은 지난 1월20일 4억3800만원에 실거래됐다. 송파파인타운 84㎡형은 입주할 때인 2008년~2009년 6억원이상에서 거래됐으나 최근 5억원대로 떨어졌고, 이번에 이보다 더 낮은 가격에 거래된 것이다.
역시 인근지역인 문정동 현대아파트1차 84㎡형은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 당시 6억원이 넘게 거래됐으나 지난달 5억500만원에 거래 신고 됐다.
이런 아파트들의 실거래가격은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 84㎡형(4층이상) 분양가(4억5000만원)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낮게 거래된 사례도 속출하고 있어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 당첨자들이 불안에 떠는 것이다.
한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 당첨자는 “주변의 어떤 아파트와 비교하느냐에 따라 보금자리주택의 시세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달라지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정부가 당초 발표한 70% 이하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은 주변 시세와 비교해 70% 이상 싸게 때문에 5년 의무거주, 10년 거래제한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나비에셋 곽창석 사장은 “수도권 주택값이 계속 하락하고 있어 저렴한 가격이 장점인 보금자리주택의 유리한 점은 계속 줄어드는 반면, 의무거주, 거래제한 등 거래규제는 더 큰 단점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시장침체가 계속되면서 이런 고민을 하는 보금자리주택 당첨자가 계속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