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너무 무리한 것일까?
밤새 허리가 아파서 뒤적거리면서 잠을 못이뤘습니다.
10년전 허리 디스크 파열로 수술하여 인공보정물을 넣어서
수리를 한 곳이 영~~~ 시원찮습니다.
사람도 나이들면 화석바이크처럼 이곳저곳이 삐걱거립니다.
오토바이처럼
신차일때 잘 관리해야 오래오래 말썽없이 잘 움직입니다. ㅋㅋㅋ
그런데 말입니다.
오토바이엔 3000키로마다 비싸고 좋다는 합성오일 먹이고
사람은 맨날 쐬주 먹여주고 담배피고 몸에 나쁜 짓만 하는지 원~~~
저를 두고 하는 말이었습니다.
아침에 애들 학교가는 소리가 시끄럽게 잠을 깨우더니
조용해 집니다.
'......... 다들 갔구먼... 이제 일어나 볼까?'
오늘도 쉬는 날입니다.
한달에 두번 연달아 쉬는 날.....
남들이 쉴 때 일하고 남들 일할 때 쉬는 교대근무
밤에도 일하고 낮에 잠자는....
몸이 견디질 못하는 ㅠㅠㅠ
"끙!"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면서 신음소리가.....
허벅지랑 허리가 뻐근해서
화장실 가면서 허리를 부여잡고 '쩔룩쩔룩' 걸어갑니다.
마눌은 부엌에서 설겆이를 하는지 떨그럭떨그럭 소리가 들립니다.
세수를 간단히 하고
대충 아침밥 얻어먹으러 식당으로 빼꼼이 나가보니
식탁엔 아직도 반찬이 놓여있고 대충 정리가 된 듯 싶어서
'밥줘!'
경상도 남자의 퉁명한 한마디에
'앉아!'
경상도 여자의 짧은 대답이 날라옵니다.
애들 다 보내놓고 마눌과 마주앉아 밥먹습니다.
"당신은 맨날 집에서 쉬는 백수 같어!"
"뭐? 내가 회사에서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데 !!!"
"나.... 힘들어, 애들 밥챙겨주고 당신 아침,점심,저녁 챙겨주기 힘들어"
"힘들면 내가 챙겨 먹을께."
"놔둬! 부엌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거 치우기 힘들어. 오늘 나가서
저넉까지 먹고와!"
"정말!"
"뻔 하지뭐.... 오토바이 타러 갈꺼 아냐?"
"........"
아침부터 밥먹는데 왠 잔소리... 라고 생각하다가
오도바이 타고 나가라는 말에
그냥 헤벌레~~ 좋아라 밥 꾸역꾸역 급하게 먹고서
"나 갔다올께~~~~"
이렇게 아침에 옷을 챙겨입고 나섭니다.
첫 목적지는
울산의 산지기 형님이 부산 할리코리아에 수리차 방문하셨기에
거기에 들립니다.
지하 주차장에 도착해서
'쉐이븐이 안녕! 오늘 바람쐬러 가보자!'
모처럼만에 라이딩이라 기분 좋습니다.
시동 한방에 걸리고.... 엔진소리 정숙하게 통통거리고..
해운대를 가로질러 광안리를 거쳐서 남천동 할코에 도착하니
울산의 산지기 형님이 서성이고 계시네요.
"입고 했나요?"
"아직 못했어, 좀전에 출근해서 회의한다고 기다리고 있음."
"어디가 나빠서?"
"달리면 찜빠나고 힘이 없고... 수리하러 왔음"
이런저런 이야기하면서 할리 구경도 하고
커피도 한잔 얻어 마시고
비싼 할리 구경도 하다가
"형님.... 정비가 늦어지네요. 저는 아지트가서 정비하고 있을께요."
이렇게 먼저 헤어져서 나섰습니다.
쉐이븐이 주행상태가 궁금해서 도저히 같이 죽치고 놀고 있을 수 없었습니다.
'어디로 갈까?'
일단 정처없이 나섰지만
울산 문수구장으로 나드리 가보기로 했습니다.
엔진소리 통통통..... 순정 머플러라 ㅎㅎㅎ
차고 나가는 힘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울산까지 가는 길에 길좀 들인다고 100키로 내외의 속도로 살살 주행해주니
쉐이븐이 엔진소리며 주행감이 참 좋네요.
'쉐도우750은 100키로 내외 속도가 딱 좋쿤.....'
신났습니다.
날씨 좋고 바람도 상쾌하고
그동안 엔진 달달거려서 맘놓고 타지도 못했건만
오늘은 맘놓고 탑니다.
울산에 거의 다와갈 때쯤
울산의 '전자인간'님에게 전화를 걸어봅니다.
"밥먹었나?"
"예... 방금 간단히..."
"에구.... 커피나 한잔하자"
"어디세요?"
"울산 다와가는데...."
"그럼 공업탑 로타리로 오세요."
"오케이"
요렇게 한사람 포섭해서 커피마시기로 하고
울산에 도착해서
점심을 밀면으로 먹으러 갔습니다.
떠들고 놀다가
전자님이 출근시간이 임박했고 저는 아지트 정리를 해야해서
나섭니다.
하늘에 짙은 구름이 보이고 천둥소리가 가끔씩 들립니다.
"허~~ 비올라 카네. 나 빨리 갈께.."
"네... 조심해 가세요."
허둥지둥 한두방울 떨어지는 빗방울을 뒤로하고
달립니다.
'집으로 갈까? 아지트로 갈까?'
달리는 중 딱 5초간 생각하고
문수구장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가장 큰 실수~!
문수구장으로 돌리자 마자 굵은 빗방울이 쏱아지네요.
결국 비 쫄딱 맞고 문수구장 고가도로 밑에 비를 패했네요.
20분을 기다려 봐도 비는 그칠 기미가 없고
구름은 내가 가야할 부산쪽으로 움직이고
저 멀리 남쪽은 밝은 햇살이 삐죽이 내리고 있어서
'조금만 맞고 내려가면 비 안오겠네.....'
시동걸고 빗속을 달립니다.
가는 길에 소나기가 허벌나게 내리네요.
쩝......
한 15분 비를 뚫고서 내려오니
서창에 접어들 때 쯤 비가 안오네요.
서창 아지트에 들러 어제 못다한 공구를 정리하고
한숨 돌리는데......
그사이 소나기 구름이 따라 붙었네요.
굵은 빗방울이 뚝뚝 한두방울 떨어집니다.
에구...... 빨리 달아나야지.....
대충 정리하고 에둘러 나섭니다.
남쪽으로 비를 피해서 .....
돌아오는 길엔 쉐이븐이 테스트 할 겸 속도를 올립니다.
역시 쉐도우는 최고속 140키로 밖에 안나오네요. ㅠㅠㅠ
비를 피해 집으로집으로 도망오다보니
기장에 진입해서 신호를 받는데 건너편에
산지기 형님이 신호를 대기하시고 계셔서 반갑게 손 흔들어주고
꽁미니 빠지게 달려서 돌아왔습니다.
산지기 형님은 울산으로 가시다가 비 쫄딱 맞으셨다더군요.
이렇게 하루 비를 피해 달리면서
쉐이븐이 테스트 라이딩을 마쳤습니다.
엔진소리 정말 좋아졌구요.
100% 만족
차고나가는 힘도 몰라보게 좋아졌네요.
아마 연비가 20키로 넘게 나올 듯 싶습니다.
빗길을 달려서 꼬질꼬질 해진 쉐이븐이를 지하주차장에 파킹하고
집으로 돌아와
옷벗고 씻고
저녁먹고 TV보다가
내일은 아침 새벽부터 밤 12시까지 꼽베기 근무라서
저녁 9시 넘어 뻣어서 잠들었습니다.
제 몸이 화석인지라.....
쉐이븐이보다내 몸관리 좀 해야겠습니다.
첫댓글 비를 예상 못하셨군요.
잘읽었습니다.
울 동네 비 안왔는데요...
낼은 늦잠 푹 주무셔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술만 줄이시면 됩니다. ㅎㅎㅎ
우비는 사이드 백에 상시 휴대~~~^^* 하셔야 합니다.
몸관리 잘 하셔서... 좋은글 많이 남겨 주시길 부탁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