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나 보다 / 배창호
이리 뒤척,
동공에 세게 진 그리움이
저리 뒤척,
시공(時空)을 넘나드는 이성과 감성
분간도 못 할 연무로 꽉 차버린
내 안에 당신이 있어
밤은 왜 이리도 길기만 할까?
한숨은 문풍지를 비집고
감추지 못하는 속내를 토하니
먹구름에 가리어진 임의 모습
차마 볼 수 없어라
이제나 저제나
잿빛 시름에 잠긴 애달픈
별의 마음을 알기나 할까?
온통 임의 흔적을 따라서
지새운 날밤들이 뭉쳐서
어렵사리 내 진정이 닿았는지
온다는 기별은 없었지만
까칠한 심통을 보듬고자
새벽녘,
버선발로 즈려밟은 추적한 자죽들이
감미로운 임의 입술을 꼭 닮아
이내 그리움 어이 말로 다할까
온통 기다리므로 부풀린 봄비가
임이 되어 오시나 보다
임이 오시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