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한 번 수지에서 분당으로 학군 이사를 고민하는 가정의 교육 상담을 해 드린 적이 있다. 어려서 부터 책도 많이 보고 자기 주도성도 있는 아이어서 무리해서 분당으로 들어가기 보다, 수지에서 최상위 전략을 취해보고, 혹시 나중에 고등학교 배정이 맘에 안 들면, 이후 고등학교 때 분당으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했다.
그리고 좀 더 내공이 있다면, 아예 경강선 라인의 광주 초월리 정도로 빠져서 초등학교를 그 곳에서 다니고, 실거주 비용 낮춘 여유 자금으로 분당집을 전세끼고 사 두었다가 위에서 말한대로 고등학교 쯤 이사하게 될 때 맘 편히 이사 할 수 있는 B 플랜도 가지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가정은 고민 끝에 전세 자금 대출까지 받아서 분당으로 이사했다. 분당 중학교는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 되어 있으니 굳이 수내, 내정 중학교 쪽으로 가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 역시 기왕 이사하는 것 그쪽으로 간다고 그 학교 배정 가능한 지역으로 이사했다.
그런데 잘 알다시피 2020년 코로나가 터졌다. 학교는 거의 못가고, 인터넷 수업을 주로 했다. 다른 명문학군이 다 그렇지만 학급당 학생수가 많아서 학교 가지 않는 날이 가는 날 보다 많았다. 열심히 하는 친구들에게 자극 받아서 더 잘해 보려고 했는데, 열심히 하는 친구들 만날 시간도 없다.ㅠㅠ 그리고 분당 아파트 가격은 1년 사이 몇 억이 뛰었다. 지금 형편으로 이제 분당에 집을 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졌다.
이런일이 많으니 자꾸 눈 앞의 상황을 보고 너무 잔머리 굴리지 말고, 먼저 분명한 교육 소신을 잡고, 어느 환경에서도 살아 남을 수 있고, 불리한 환경도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내공을 기르라고 하는 것이다.
반대로 전부터 필자가 말하는 자연교육법이나 가정 중심 교육법에 귀를 기울이고, 시골 학교로 내려가 만족스런 학교 생활을 하는 가정이 있다. 코로나 상활에서도 거의 매일 학교에 갔다고 한다. 최근에도 블로그에 홍천의 한 초등학교 사례를 소개했는데, 이 학교는 전교생이 열 명 내외다. 선생님은 아이들 하나 하나의 마음속 까지 알고 있다. 방과후 프로그램도 도시 못지 않다고 한다. 여기에 맑은 공기와 드넓은 자연, 그리고 한 시간 내로 갈 수 있는 동해는 수도권이나 큰 도시에서는 누릴 수 없는 엄청난 교육 자원이다.
나는 공부에 있어서도 유초등 시절은 1등 경험이나 공부 자존감, 선생님이나 친구들로부터의 인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일찍 명문 학군에 들어오면, 오히려 기만 죽을 수 있다. 그리고 그냥 남들처럼 성실하게 따라가는 one of them 이 될 가능성이 많다. 너무 탁월한 아이인데 계속 시골에 있으면 선생님들이 알아서 도시로 가라고 코치 해 주거나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의 입시 로드맵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부모가 무지해서 아이들의 재능을 못 알아보고, 아이 인생을 망치는 일은 요즘 시대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막상 시골로 내려가기가 막연하고 두렵다. 내가 시골 생활에 잘 적응할지도 걱정이고, 아이가 친구들과 잘 어울릴지도 걱정이 된다. 그래서 좋은 방법이 뜻이 맞는 두 세 가정이 같이 내려가는 것이다. 독서 모임등을 통해 마인드를 공유하고, 주말 마다 생각해 둔 학교 답사 해 보며 천천히 같이 알아 볼 수도 있다. 요즘 시골에는 폐교되는 학교가 속출한다. 학교나 그 마을 입장에서는 폐교 되지 않게 도시에서 몇 몇 가정이 내려 와 준다면 정말 '땡큐'다. 몇몇 마을에서는 적극적으로 집을 마련해 주기도 한다.
아빠 직장 문제가 걸리지만, 몇 몇 혁신 도시 답사를 가보니, 아이들 교육 때문에 엄마와 아이들은 수도권으로 올라가고 아빠는 원룸에 살면서 주말 부부 하는 가정도 상당히 많았다. 유초등 때 평생을 살아 갈 수 있는 자연의 에너지와 추억을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고, 아빠가 조금 희생해도 교육적으로는 가치 있는 투자가 될 것 이다.
이미 제주도에는 이런 교육관에 동의해서 내려간 가정이 4-5 가정 이상이 된다. 한 번은 이런 가정이 초청한 제주도 초등학교에서 학부모 강의도 하고, 독서 모임도 진행했다. 또 용인이나 이천 등 서울과 그리 멀지 않은 초등학교 답사도 몇번 갔는데, 아무래도 근처로 가는 것 보다 제주도 정도 간다는 결단이 있어야 실천이 쉬운 것 같다.
아래는 위에서 잠깐 말한 폐교 위기에 있는 홍천 시골 초등학교에 두 아이를 보내고 있는 어머니의 소감문이다. 한번 참조해 보면 좋겠다.
https://blog.naver.com/jonathanshim/222310524743
그리고 화성 향남에도 학생 수가 적어서 스쿨 버스까지 보내 주며 학생을 유치하는 초등학교가 있다고 한다.
우선 지인에서 받은 학교 명단은 아래와 같은데, 관심 있는 가정에서는 한번 학교에 문의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학교에 따라서는 초등학교 1학년때 입학해야 주소 이전 없이 다닐 수 있다고 한다.
(1) 팔탄 초등학교 대방분교 (학생수 38/교원수 8)
(2) 양감 초등학교 (51/9)
(3) 사창 초등학교 (36/11)
(4) 향남 초등학교 (66/10)
(5) 갈천 초등학교 (58/12)
모든 가정에 해당 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계속 '이건 아니지...' 라는 생각이 드는 가정이라면 한번 용기를 내어 알아보고, 동지들을 모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이들을 자연으로 내보내라. 언덕 위와 들에서 아이들을 가르쳐라. 그곳에서 아이들은 더욱 좋은 소리를 들을 것이고, 그 때 가진 자유의 느낌은 아이들에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다.”
페스탈로찌 / 근대 교육의 아버지
“미국 교육제도가 칭송하고 성취도 테스트로 평가되는 인지 능력은 인생의 성공에 있어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급여과 교육, 건강과 다른 많은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결정적인 변수는 바로 인격의 성숙이다.”
The cognitive skills prized by the American educational establishment and measured by achievement tests are only part of what is required for success in life. Character skills are equally important determinants of wages, education, health and many other significant aspects of flourishing lives.
제임스 헤크만 (James Heckman) /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칼럼니스트 소개: 심정섭>
2009년 부터 텐인텐에서 "사교육비 경감", "올바른 자녀 교육"에 관한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강남에서 대학생과 고등학생에게 20년 동안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쳤고, 이제는 영어라는 물고기 보다, 인생 경영이라는 물고기 잡는 법을 전하기 위해 공부하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주로 고3과 대학생, 임용 고시 준비생을 지도했지만, 지금의 사교육과 가정의 해체로는 나라의 비전이 없다고 보고, 사교육비 경감과 가정의 회복, 자연출산 및 부모 교육, 유대인식 독서, 토론 교육의 확산을 위한 이론을 정비하고 실천에 이르게 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언스쿨링 가족여행> (더디퍼런스, 2021), <학군 상담소 개정판> (진서원, 2021 전자책), <하루 15분 인문학 지혜독서법> (체인지업, 2020), <학력은 가정에서 자란다> (진서원, 2020), <공부보다 공부그릇> (더디퍼런스, 2020), <대한민국 학군지도_개정판>(진서원, 2019), <대한민국 입시지도>, (진서원, 2019), <역사 하브루타>(더디퍼런스, 2019), <질문이 있는 식탁,유대인 교육의 비밀> (예담 프렌드, 2016), <1% 유대인의 생각훈련> (매경, 2018) 자연교육법적인 원리에서 현재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한 <강남에서 서울대 많이 보내는 진짜 이유>, (나무의 철학, 2014)와 유대인식 누적 암송을 통해 영어를 정복하는 방법을 제시한 <20살 넘어 다시 하는 영어>(명진출판, 2011)가 있습니다.
진정한 부모 교육은 태교와 출산교육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자연출산 운동에도 관심을 갖고 <평화로운 출산, 히프노버딩>(샨티, 2012)를 번역하였습니다.
현재 더나음연구소를 설립하여 뜻을 같이 하는 부모들과 더나은 육아와 교육적 실천을 하고 있습니다. 유대인식 자녀 교육의 한국적 적용과, 입시교육과 대안교육의 한계를 넘어 가정 중심의 더나은 교육을 실천하는데 관심이 있고, 유대인 자녀교육의 한국적 적용을 다룬 저서와 탈무드 관련 저서를 집필 중에 있습니다.
저서
언스쿨링 가족여행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1440515
학군상담소 http://www.yes24.com/Product/Goods/98866112?OzSrank=1
하루 15분 인문학 지혜독서법 http://www.yes24.com/Product/Goods/92523942?OzSrank=1
학력은 가정에서 자란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89306965?Acode=101
공부보다 공부그릇 http://www.yes24.com/Product/Goods/88320151?scode=032&OzSrank=1
대한민국 학군지도 http://www.yes24.com/Product/Goods/73299650?scode=032&OzSrank=1
대한민국 입시지도 http://www.yes24.com/Product/Goods/66983573?scode=032&OzSrank=2
역사 하브루타 http://www.yes24.com/Product/Goods/69672303?scode=032&OzSrank=6
강남에서 서울대 많이 보내는 진짜 이유 http://www.yes24.com/24/goods/13606873?scode=032&OzSrank=1
질문이 있는 식탁, 유대인 교육의 비밀 http://www.yes24.com/24/goods/24333069?scode=032&OzSrank=1
1% 유대인의 생각훈련 http://www.yes24.com/24/goods/57840483?scode=032&OzSrank=3
심정섭의 학군과 교육 블로그 http://blog.naver.com/jonathanshim
유튜브 채널: 심정섭 TV https://www.youtube.com/channel/UC7cZrVYmD8L9vvOmBDZV1kA/videos
첫댓글 블로그보니 정말 가고싶네요 근데 맞벌이라ㅜㅜ
감사합니다
아이들에게는 정말 좋은시간이 되겠네요^^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얘들이 있다면.. 실천 해보고 싶네요. .
좋은 글 감사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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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참고할께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남양주쪽에도 이런 학교들이 있어요.
정보감사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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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저도 지방살다 코로나터질쯤 수도권으로 이사왔는데 학교 매일 못가니 넘 아쉽더라구요
잘보고 갑니다
잘 읽었습니다.
잘읽었습니다. 자녀교육이 제일 어려운거 같아요.
나이들고 보니 교육에 올인했더니 돈도 못모으고 교육도 생각만큼 이루지도 못했구요. ㅠㅠ
잘보구 갑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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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감사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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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현실이 발목을 잡습니다. 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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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 많이 되는 글입니다 감사해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