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산책길에 나서 약수터옆 벤치에 앉아 수첩을 꺼내서 몇마디 잡담을 적어본다.
아침에 일어나면서 새벽에 아내가 한국축구대표팀이 영국웨일스팀과의 시합을 본것 같아 축구 어떻게 됐소 하니 영대영으로 비겼다고 한다. 이 강인은 안 보이던데 손흥민 김민제는 뛰었는데도 잘 안 되더라고. 어젠가 어디서 보니 어느 유럽 해설가가 하는 말에 의하면 이번 시합과 며칠후에 있는 사우디와의 시합에서도 이기지 못하면 아마도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 대표팀 감독직을 내 놔야 할것 같다는 얘기를 했는데 빈말이 아닐것 같다. 더우기 한국 감독이 자기 집이 있는 미국에 주로 거주한다고 하니 저래서 될까싶기도 하다.
한국 감독이 되고나서 외국과의 다섯번 시합에서 한번도 이기지 못했으니 본인도 고민이 많을것 같고 한국축구협회에서도 고민을 할것 같다. 선수 시절에는 유명한 선수였는데 감독으로서는 아직까지 이력이 별로다. 애 쓰는게 안 보이는 것 같다. 감독생명이 길지 않을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침 걷기를 나왔는데 간밤에 잠을 많이 잤는데도 몸이 묵직하고 개운치가 않다. 맨손체조를 하고나니 조금은 나은것 같다. 약수터 위에서는 동네 아줌마들이 에어로빅을 한다고 음악소리가 들려온다. 날씨는 참 좋다. 더위도 이젠 한 풀 꺾인것 같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아침 공기가 시원하고 상쾌하다. 여기저기서 산비둘기 우는 소리가 꾸루루꾸루루 들려온다.
김의겸인가 하는 양반때문에 많이 알려진 흑석지구 재개발 아파트가 들어서서 거의 완공단계인데 이 아파트때문에 한강이 훤히 바라다 보이던 앞 전망이 다 가로막혀 엉망이 돼 버렸다. 동네 전망을 버려 놓았는데 이런 건 누구에게 하소연을 해야 하나 ? 그렇게 많이 열리던 호두도 하나도 보이지 않으니 이것도 아파트 건설때문인가 ?
새카만 산모기들이 아직도 다리를 물고 등어리도 물고 하니 신경이 곤두 선다. 약수를 받고 있으니 찌푸퉁하던 몸이 좀 풀린다. 주위가 조용해 진걸 보니 에어로빅도 끝난 모양이다. 약수를 떠서 집에 가서 샤워를 하고 아내가 차려 준 아침을 먹고 신문을 좀 훑어보고 요즘 읽고 있는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을 읽어보다가 11시경 일터로 출발해야 한다. 매일 아침 서달산 산책길을 걷는 것이 그나마 내 건강관리의 보약인것 같다.
이번 월요일부터 일터에서 퇴근하고 오면서 매일 신세계 강남점 식품부에 둘러 아내와 함께 뭘 먹을 게 없을까 하고 둘러보고 간단히 만원 정도 적당한 걸 사 오는데 다행히 아내가 다 맛있다 한다. 오늘은 무얼 골라볼까 ? 그냥 식품부에 가서 이것 저것 구경하면서 골라보는것도 하나의 재미다. 9/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