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사람을 만드는 일 이용태 박약회 회장-
대담. 사진 : 강병규(안동 MBC 프로듀서)
대한민국 벤처기업인 1호, 한국 PC의 아버지, 초고속인터넷의 선구자 등등
이용태 전 삼보컴퓨터 회장에게 붙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하지만 최근 15년 동안은 '인성교육 전문가' 이자 유교문화 연구단체인
박약회(博約會) 회장으로 활동한 날이 더 많다
구순이 넘은 나이에도 직접 현장 강의를 위해 전국을 다니고 있다
우리나라 정보기술(IT) 분야 1세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가
'훌륭한 기술'이 아니라 '훌륭한 사람'을 만드는 일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박약회 이용태 회장을 영남의 어른이 만났다
고향이 영덕 창수면이라고 들었습니다
창수면 인량리가 고향입니다
나라골은 바다가 가깝고 강이 있어서
아주 옛날부터 사람들이 살던 곳입니다
특이하게도 다른 곳과는 달리
8개의 종가가 있어서 굉장히 유명한 마을입니다
우리 재령 이가가 있고요, 영양 남씨, 무안 박씨,
대흥 백씨 등등 여러 종가들이 함께 있습니다
입향조이신 이애(李璦:1480~1561) 할아버지는 삼촌이신
이중현(李仲賢)이 영해부사로 부임할 때 16세의 어린 나이로
책방으로 따라왔다가 진성 백씨 백원정(白元貞)의
무남독녀와 혼인하여 창수면 인량리에 정착하게 되었어요
그 어른이 재령 이가 영해파의 시작입니다
1490년대 즈음이니 500년이 넘었습니다
내가 19대 종손입니다
내가 어릴 적에는 고조모, 증조부까지 4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할아버님께 교육을 받으셨을텐데 조부님이
일제 강점기 때 옥고도 치르셨다고 들었습니다
내가 어머니 품에 안겨있던 기억은 없어요
아주 어릴 때부터 말 배우는 것과 동시에
할아버지한테 한문을 배웠어요
우리 할아버지 화갑 되는 해에 내가 태어났습니다
둘다 임진생이지요
1872년에 나셨는데. 스무살이 넘어 갑오경장이 이뤄졌고,
서른한 살 때 한일합병, 그리고 나라를 완전히
빼앗겼던 때가 서른다섯 쯤 되신겁니다
아주 불행한 시대를 사셨죠
왜놈 되기를 거부하셔서 결국 3년 옥고를 치르셨습니다
당신 환갑에 태어난 손주였지만 학교를 보내지 않으셨습니다
왜놈이 될까 안 된다고 그러셨지요
아버지가 겨우 할아버지를 졸라 학교에 갔는데
결국 그것도 4년밖에 다니지 못했습니다
해방되고 나서 하신 말씀이 포아도라고 지금의 하와이입니다
"거기 이승만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경주의 저명한 학자인
손우익씨와 함께 포아도로 가기로 했어다.
그런데 집안이 조부, 조모 층층시하라 차마 가지 못했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런 할아버님이 남기신 말씀, 특별히 기억하시는 게 있습니까?
지금 나라골에 있는 종가집 충효당은 500년 정도 되었습니다
그런데 대문간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천장 여기에 서까래가 그대로 보입니다
안 붙였어요 미완성인 거죠
그런데 우리 집은 재산도 많고 잘 사는 집이었습니다
할아버님 말씀으로는 돈이 없어 미완성한 것이 아니고
자손대대 교훈을 주기위해 미완성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뭐든지 차고 넘치면 안 된다 재산이 있다고 해서
부자행세를하고, 권력이 있다고 해서 끝까지 가고,
이런 건 하지 마라 항상 여유를 두어야 한다는 뜻이 있습니다
또 자손들에게 할 일을 남겨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겸손하라는 것입니다
할아버지는 나에게 늘 "지고 밑져라" 하셨습니다
지금 세상은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챙기는 게 가치관 아닐까요?
무슨 판단을 할 때도 자기한테 이익이냐 손해냐를
따지면서 이익을 택하죠
이게 뇨즘 젊은 사람들의 가치관 중 하나죠
우리 집은 정 반대였습니다
사람들 돕고, 사람들과 더불어 살고, 이익을 챙기는 것보다는
남을 도와가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내가 이렇게 사업을 일군 것은
할아버지 교훈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영동농고를 나와서 도와줄 선배도 없고, 물리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기업하는 선배가 없습니다
시골사람이라 친척 중에 권력가도 없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마당에 여기까지 온 것은
순전히 할아버지 교훈 때문입니다
'남의 이익도 내 이익처럼 중시하고 남을 돕고 살아라
그럼 너희들도 성공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할아버지 교훈입니다
500년 종가의 종손으로 그 무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당시로 보면 종손은 아주 중요한 지위였죠
자부심과 책임감도 막중한 자리구요
당연히 그렇게 교육을 받아서 다들 괜찮은 사람들이었지만
간혹 잘못한 종손이 있습니다
종손이 잘 못 해서 재산 다 말아먹어도 지손들이 재물을 모아
종가를 살려 놓고 하던 시절도 있었죠
벼슬을 많이 했던 기호지방은 종가 보다 대감댁이 더 무게 있었죠
그런데 영남은 대감보다는 종가가 여론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지금으로 봐도 영남으로 가야 종가다운 종가가 있습니다
재령이씨 영해파 종손이신데 장가는 퇴게 종가로 가셨습니다
그래요 결혼이 아니고 장가 간 거죠
당시 아내가 열여덟이었는데 정신대 끌려가지 않기 위해
빨리 혼례를 올렸고 군대 안 간 신랑감을 고른 거죠
장인어른이 퇴계 15대 종손 이동은옹이었는데
경북중학교에 들어갔지만 결국 종손이라 집으로 돌이오셨죠
퇴계 종손이시라 그런지 글도 잘 아시고, 글씨도 잘 쓰시고
그야말로 영남을 대표하는 종손이셨습니다
아내는 나와 혼인을 하고는 우리집으로 와서
종부로서 큰 역활을 했습니다
1년에 제사만 17차례였으니 보통 일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고생 참 많이 앴습니다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을 지키고, 문중의 자손들도
챙겨야 하고, 문중 대소사도 모두 챙기고
그런 책임감으로 살았죠
장인이신 퇴계 종손은 학교를 가지 못하고 결국 가문을
지키셨는데, 회장님께서도 마찬가지 입장이 아니셨는지?
그래도 유학까지 가셨습니다?
해방 된 이후로 어른들이 공부를 말리지는 않으셨어요
그래서 비교적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물리학을 전공했는데 어려운 학문에
도전해보고픈 생각이 있었습니다
또 해방 이후에는 이념 대립이 심각했던 시기라
인간의 갈등과 거리가 먼 공부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만약 세상이 어지럽지않았다면 철학이나 경제학을
공부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공부 했기 때문에 IT강국 대한민국을 예견하신 것입니까?
처음부터 우리나라를 컴퓨터 강국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다만 과학기술연구소나 전자기술연구소에서 일했었기 때문에
새로운 분야에서 한국이 세계를 앞서야겠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특히 일본을 앞서야겠다는 생각은 간절했습니다
이미 잘 하고 있는 분야는 따라가도 힘드니까
아무도 시작하지 않는 분야를 파고들기로 했죠
우리나라를 컴퓨터 선진국으로 만들어야 된다고
떠들고 다닐 때는 애플도, 마이크로소프트도 안 나왔을 때니까
그때 만약 정부가 내 말 듣고 제대로 시작했더라면
그보다 앞서 갔을 겁니다
그래서 그 분야는 세계에서 우리가 제일 앞서갈 자신이 있어요
소형컴퓨터시대가 오기 전입니다
'새로운 컴퓨터가 나올 거다'라는 내 예언이 맞았던 게.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는 그때도 무명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내가 시작하면 바로 그 자리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한 거예요
그래서 대한민국 정부를 설득해서
'나한테 연구원 100명만 맡기면 3년 뒤에 대한민국을
세계 소형컴퓨터분야에서 1등을 만들어 놓겠다고 했는데,
결국 정부가 못 알아들었어요
결국 7~8년 후에 내가 뛰쳐나와서 내손으로
삼보컴퓨터를 만들었습니다
그때만 하더라도 한국 내에서는 삼성이나 금성도
컴퓨터가 뭔지 전혀 모를 때 였습니다
그 이후로 데이터 통신회사인 데이콤을 만들었습니다
요즘으로 말하자면 인터넷이죠
한국 정부의 전산화 작업 그러니까 e거버먼트입니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에 결정해서 올림픽하던
88년에 완성했는데 당시로서는 세계 최고였습니다
새로운 기술로 한국 정부를 몽땅 네트워크로 연결했습니다
지금도 정부의 민원처리 전산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10년 후에 1996년이죠
초고속인터넷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두루넷이었어요
당시 빌게이츠가 말하기를 '미국 정부가 인포메이션
수퍼하이웨이를 구축한다고 하는데 한국은
이미 시작했다 20년이나 앞선 것이다'고 했습니다
그런 것을 했습니다
우리나라 IT업계 선구자 역활을 하셨는데.
요즘 스마트폰을 보면 어떤 느낌이실까요?
내가 PC는 예견을 했었지만 스마트폰이 열어가는
세계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한국은 현재 정보통신의 세계 제일가는 나라가 되었다고 봅니다
개인용 컴퓨터, e거버먼트, 데이터 통신, 인포메이션 슈퍼하이웨이.
전자상거래,온라인 교육방송 등등
최초로 해 낸 것이 수도 없이 많은데 기업으로는
결국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 앞서나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요즘 말하는 벤처기업으로 출발은 화려했지만
벤치마킹의 화두를 던진 것 정도로 해둬야죠
하지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습니다
어쩌면 평생 한국의 IT산업을 일궈온 분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셨습니다 왜 일까요?
기업가이기 전에 나는 한 인간입니다
우리가 컴퓨터를 잘 만들어서 일본보다 앞선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우리나라의 자라나는 젊은이들이
일본사람보다도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된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내가 놀라운 발견을 했어요
현재 학교에서 하고 있는 인성교육이
아무 효과가 없다는 발견을 한 거예요
초등학교는 2시간. 중학교, 고등학교는 1시간씩 가르칩니다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많이 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한국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전혀 인성교육이 안 되어 있습니다
고3을 대상으로 한 어느 여론조사에서
눈앞에 10억이 지나가면 3년 징역을 갈 값이라도
그 돈 갖고 보갰다고 한 아이가 40%가 넘었습니다
자기도 똑같이 하고 싶지만 차마 그렇게 못 쓴다는 걸
고려하면 한국 고등학생 절반이 범죄예방자라는 겁니다
그게 현재 한국입니다
우리나라 젊은 아이들의 반이 범죄예방자라는데,
어떻게 세상이 이렇게 조용합니까?
왜냐하면 내 아이들은 그렇지 않을거라고
생각하는 게 부모이기 때문입니다
그 해답을 내가 찾았어요
굉장히 쉽고 재미있고, 교육하면 반드시
효과를 나타내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그래서 2005년부터 그 방법을 설파하러
전국을 누비고 다닌 것입니다
그랬더니 퇴직교장선생님들이 우연히 내 강의를 듣고
'30년 넘게 제자를 가르치면서 세상사는 법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는데, 이 박사 이야기를 듣고 나니
세상에 저렇게 쉬운 방법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
라는 이야기를 합디다
그래서 이제 제 2의 인생을 출발해서 이거
가르치겠다고 하는 교장들이 백 명 정도 있어요
그 분들이 지금 가르쳐서 백만 명을 돌파한 겁니다
그럼 인성교육이라는게 가르치는 것이 아닌가요?
초중고에서 하는 지식교육은 인성교육이 아닙니다
지식이 많이 쌓인다고 사람이 착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그렇다면 우등생은 전부 다 착한 사람 되어야죠
그런데 전혀 안 그렇잖아요
그러니까 인성교육이라는 것은 습관으로 만들어야 됩니다
바로 습관교육입니다
아이들에게 하나의 가르침이 완전히 습관이 되어서
실천될 때까지 해 놓고 또 다음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습관화하고 실천화하는 것이 완성입니다
그런다음 다른 것으로 넘어가야합니다
습관화, 실천화하는 방법, 도구를 만들어 놓으셨다구요
<행파인성교육>이라고 하셨습니까?
1, 30, 116입니다
1, 30이라는 도구로 인성교육을 만들고 116이라는 도구로
습관화시켜서 자기 것으로 만들면 틀림없이 효과가 나타납니다
인성교육을 한다는 것은 습관을 길러준다는 말이에요
이거 굉장히 중요한 명제입니다
그런데 훌륭한 습관을 어떻게 기를 것이냐고 해서 6단계입니다
그래서 116인데, 1이라는 것은 한 번에 한 가지 습관을
택해서 완성하고 난 후 다음으로 가라는 것입니다
1단계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읽는 것입니다
2단계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외우게 하는 단계입니다
3단계에는 그 이야기를 읽고 거기서 자기가 느낀
감상을 얘기하게 하는 것입니다
4단계는 반복을 통해서 교훈을 습관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무작정 외워서 습관화 하는 것보다 재미있게, 노래나
율동이나 체조 등을 통해서 반복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명상도 매우 좋은 반복의 방법입니다
눈 감고 조용히 앉아서 과거, 미래, 다 잊어버리고
오직 자기 숨소리에만 신경을 모으게 하는 것입니다
5단계는 실천입니다
5단계에서 실천화하라
실천하는 것을 훈련시켜야합니다
통학버스 타고 행복하다는 말을 합니다
샤워할 때도 행복하다고 생각하면 진짜 행복을 느낍니다
6단계는 발표입니다
이렇게 6단계를 밟고 나면 완성이 되요
그러니까 습관화 되고 실천화 되는 거죠
1, 30은 내 인생의 계획표입니다
1이라는 것은 꿈이고 3은 어떤 꿈이든
세 분야를 잘 해야 한다는 걱입니다
남과 나 그리고 일입니다
'남'은 대인관계 나 이외의 사람들과 어떻게 좋은 관계를
유지 할 것잉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는 스스로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입니다
'일'은 나의 일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잘 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이렇게 세분야에서 각각 세 개씩 교훈을 써 놓고,
자기가 실천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을 써 놓는 것입니다
나중에 석 달마다 일 년 마다 고칠 수 있기 때문에 우선
자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쓰면 아홉 개 되잖아요?
특히 부모와 관계되는 것을 강조해서
그것까지 하면 1. 30이 되는 겁니다
듣고 보니 회장님께서는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강조
하시는 것 같은데....
지금 우리사회의 병폐가 가치관의 왜곡입니다
현대인들은 '이익'이 곧 '가치'라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남에게 손해가 나든 뭐든 상관없이 내 이익을 챙기고 본다는
그런 가치관이 가족을 파괴하고 사회를 병들게 하는 것입니다
어려운 일이지만 3대가 같이 살아야 그런 병폐가 사라진다는
실례가 있습니다
하나는 펜실베니아 산골에 레소토라는 마을이 있어요
그 마을이 무병장수하는 마을입니다
그래서 오클라호마 대학 교수들이 조사를 했습니다
그 마을 사람들이 먹는 음식도 뒤지고,
기후와 풍토도 조사했습니다
다른 곳과 별 다른 내용이 없었어요
혹시 이태리 레소토에서 건너온 사람들이라 그런 가 했더니
다른 마을에도 레소토로뷰터 온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도저히 답이 안나오자 다른 각도에서 다시 조사를 했습니다
답을 찾았습니다
첫째 이 동네 젊은이들은 하버드, 옥스퍼드를 안 갑니다
중, 고등학교를 나와서 아버지가 하던 농사를 짓고 삽니다
특별한 욕심이나 야망이 없어요
두 번째는 3,4대가 한 집에 살고 있더라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동네사람들끼리 잘 어울리더랍니다
그것이 이 사람들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든 이유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 사례로는 <로버트 월딩가>라는 하버드 교수가
있는데 75년 전에 연구논문을 하나 썼습니다
<보슨>이라는 곳의 빈민가에 있는 724명을 대상으로
평생 조사 연구한 것입니다
어떻게 살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지
조사하는 게 목적이었습니다
1938년에 시작해서 2013년에 끝났습니다
724명 중에 2013년까지 살아남은 사람이 60여 명이었습니다
먹는 것부터 질병, 부부사이, 사업의 성공 여부 등
수많은 조사를 했습니다
돈 많고 높은 지위에 올라간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까? 아닙니다
답은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 사이가 좋은 사람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살았다는 것입니다
돈도 아니고, 사회적 지위나 교육 수준도 아니고,
유전자도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75년 동안이나 공들여 과학적으로 연구한 결과입니다
이런 결과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이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회장님 가족은 어떻습니까? 물론 3,4대가
같이 사는 것은 아니지요?
그렇습니다
나도 자식들이랑 같이 안 삽니다
다 떨어져서 살죠
그래서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뭐냐 하면 한 달에 한 시간
손주들을 몽땅 모아서 인성교육을 해요
세상사는 법을 좀 가르치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외손자 같은 놈은 평생 가야 나를 볼까 말까이고,
이 녀석들의 사고방식은 공부 열심히 해서 일류대학 가고
좋은 회사 취직해서 돈 많이 벌어야겠다는 것입니다
그 녀석들을 불러 모아놓고 '인간이란 이렇게 사는 거다'라는
것을 한달에 한 시간씩 가르치는 거죠
핑계 대고 빠지려는 녀석들도 있습니다만
할아버지의 교육 때문에 세상사는 법을 알게 됐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습니다
그 중 외손자 하나는 나한테 편지를 썼습니다
'할아버지 교훈 때문에 제가 지금 회사에서 아주 편해요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기를 좋은 일이 있으면
5% 덜 깎고, 나쁜 일이 있으면 5% 더하라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저는 다른 사람들 보다 회사에 일찍 출근해서
책상도 닦고 화병도 정리하고 커피도 끓여 놓습니다
그리고 남들보다 5% 일을 더 했습니다
그래서 일이 잘 됐을 때 부장님이 저를 칭찬하면,
저는 그게 아니고 과장님이 지도를 잘 해주시고 아무개가
잘 도와줘서 아렇게 된겁니다 라고 5% 제가 깎습니다
그랬더니 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다 아무개는 참
가정교육을 잘 받았다고 해주십니다' 라는 내용이었어요
이런 게 바로 답이죠
회장님의 실천들이 결국 퇴계 선생의 정신을 이어오는 것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요? 퇴계 선생이 가지는 자치는
회장님께 어떤 의미일까요?
결국 우리가 인류가 살아가는 데 보편적인 원리가
뇌계 선생의 사상에 들어있다고 항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중국이 옛날에 봉건주의의 옹호자라고 해서
공자를 배척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다시 공자를 높이 받들고 있다고 합니다
공자는 인류의 공통된 가치를 가르치신 분이라고 해서
그렇다는 것입니다
시대적인 차이로 인해 약간의 문제는 있었지만
결국 인류 보편의 가치는 그대로 존중되는 것입니다
퇴계 선생도 그런 분이시죠
퇴계 선생은 자기 자신을 닦고 주위 사람들과 함께
사이좋게 지내는 것을 추구했습니다
내 자신의 이익만을 극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중의 하나로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셨습니다
퇴계 선생이 장가가는젊은이들에게 늘
상경여빈(相敬如賓)하라고 하셨습니다
서로 공경하기를 손님 대하듯 하라는 것입니다
선생은 이름 없는 젊은이가 찾아와도 성의껏 대하고
돌아갈 때는 문 밖까지 나가서 배웅했습니다
그 다음은 수기입니다
자기를 닦는 일, 경(敬)으로 평생을 자기수양했습니다
조용한데서 잡념을 버리고 오직 마음 한 가지에 집중하는 갓입니다
그렇게 자기수양을 하면서 퇴계 선생은 제자를 길렀습니다
영남을 중심으로 해서 온 천지가 퇴계 선생의 교화를 받아서
선비들이 많은 나라가 된 것입니다
선생의 큰 공덕이죠
요즘 이른바 '오너 리스크(owner risk)라고 총수들의 문제로
인해 기업까지 흔들리고 지탄받는 일이 자주 일어납니다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있을까요?
우선 말이죠 지금 기업 총수가 전부 2세. 3세입니다
그만큼 세월이 흘렀다는 이야기죠
그런데 재벌 1세들이 기업을 일으키면서 자녀교육을
덮어놓고 좋은 학교 가서 좋은 공부만 해오라고 했지
세상사는 법을 제대로 안 가르친 것 같습니다
지금 기업마다 연수원이 있습니다
그런데 거기는 소위 업무추진을 위한 기능만 가르쳤지
인간으로서 근본 자세를 가르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모든 조직 내에서 일어나는 일이 각 개개인의
최대 이윤 추구의 각축장이 되는 겁니다
그게 참 걱정스러운데, 그래서 내 희망 같아서는
우리 인성교육을 기업에다 도입해서 기업문화로
정착시켰으면 얼마나 좋겠냐하는 생각을 합니다
사회에 있어서 어른 세대들의 연륜은 굉장히 중요한
자산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자산을 잘 이어받기 위해서는 어르신들이 노년을
행복하게 가꿔가야 할 것 같은데 그 방법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 <박약회>에서는 그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잘 늙어 가느냐' 하는 교육을 좀 하려고 합니다
간단합니다
우리는 주어져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감사할 줄 모릅니다
그리고 없는 것을 찾기 때문에 불행해 집니다
조금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감사하게 받아들이는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늙어서도 철이 안 들어서 자기 밖에
모르는 사람이 꽤 있습니다
그건 불행입니다
밤낮 자기만 생각하고 앉아 있지 말고, 이제 좀 남의 입장도 생각하고
친구들도 좀 보살피고 나름대로 사회에 봉사도 하고
이렇게 하라는 걸 가르치는 거죠
그래서 그 두 가지만 제대로 가르쳐주면
인생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백년 가까운 인생을 사셨는데 회장님은
어떤 이름으로 기억되기를 바라십니까?
내 인생을 회고하면 처음에는 공부, 그 다음은 기업으로
세계에 앞선 나라를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일했습니다
노년기에 접어들어서는 좀 더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에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세상이 좀 인정 많고 좋은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전부 몰랐습니다
요즘 워낙 바쁘고 정보가 많은 시대라
이 방법이 좋은 줄 잘 모르고 있지만, 내가 만들어 놓은 방법을
세상 사람들이 언젠가는 알게 되고 그것이 인류가 사람답게
사는데 공헌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내가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간절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기는 했지만 이미 디지털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고 AI까지 등장한 현대사회에
우리사회가 이용태회장이 주장하는 것처럼 다시
3,4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 사회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IT산업의 선구자로 활동하시던 분이 다시
'가족'과 '인성'을 외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500년 종가에서 전해 내려오는 기운을 담아, 구순이 넘은
나이에도 '인성'을 이야기할 수 있으면 어디든 달려가기를
마다하지 않는 그가 이제는 아름답고 행복한 노년을
준비하자는 운동을 펼치고 있으니, 그 열정만큼은
20대 청년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구순 청년의 용기와 열정에 이 시대 젊은이들이
호응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첫댓글
이용태 회장님
강의를 몇번 들어본적이
있습니다.
연세가 드셨지만
멋지게 늙으셨고
강의중 모두 편안하게
시간 가는줄 몰랐지요
삼보컴퓨터.
초고속인터넷의 선구자
밴처기업인1호등
대단하신분 답지않게
마주한 내내
인자한 기픔이 베어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