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지아, 그 추억
사람이기에 가끔은 외롭기도 하다
왜 아니 그렇겠나
이때 찾는 건 사람마다 다를 테지만
안으로 드는 경우도 있겠고
흔히는 밖으로 돌며 사람을 찾고 술을 찾기도 한다고나 할까?
취미생활이야 안에서도 밖에서도 할 수 있는 거고
한 때 유혹을 받았던지
아니면 유혹당했던지
어느 어린 소녀와 한동안 교감을 나눠봤다
이름하여 프리지아
이를테면 가정마저 불우한 불량 청소년이었는데
나름 선도한답시고 애를 많이 써봤지만
마지막엔 가출한다며 소식을 끊고 말더라.
인간을 인도할 사명을 띠고 태어났다는 어린 천사여!
우린 태어난 곳도, 또 있는 곳도 모른다네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다 해도
마음으로 눈으로 알아차리며
서로 바른 길로 인도할 수는 있는 것
할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거나
표현할 말을 제대로 찾지 못한다는 게
무슨 허물이 될까
그저 환한 마음의 항아리를 가슴에 달고
자신을 흠뻑 담아내고자 하는 꿈이 있으면
그것으로 좋을 게 아니 더뇨
나는 어린 새싹을 보고도 흐뭇해한다네
비록 오늘은 연약한 풀잎일망정
머잖아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르는
큰 나무로 예감되기 때문이라네
나는 어린 동자승 앞에서도 경배를 드린다네
비록 지금은 코 흘리는 개구쟁이일망정
뭇사람을 자애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큰스님으로 예감되기 때문이라네
나는 어린 소녀에게도 사랑의 눈길을 보낸다네
지금 비록 시선의 초점조차 맞추지 못하고
이리저리 두리번거릴지라도
가난과 질병과 맞서 인간을 구원하고자
한 생명 다 바친 테레사 수녀라거나
인간의 본능적 탐미 욕구를 충족해 주다 은막에서 사라진
나의 마릴린 먼로를 연상하기 때문이라네
아직은 서툴다고 말하는 수호천사여
그대가 있어 아름다워질 미래를 바라보며
흐뭇해한다네
사랑이라거나 용서라거나 감사라거나
믿음이라거나 보람이라거나 미소라거나
소망이라거나 예쁜 마음이라거나 예쁜 꿈이라거나
그대의 어린 입술에서 튀어나온 낱말들은
아마도 머잖아 한 알의 씨앗이 되어 활짝 피리니
우리 서로 소중히 붙들고 가야한다네
어린 소녀여
나의 수호천사여. / 지난날의 단상 중에서
그 소녀는 지금 어찌 살아가는지
좋은 유혹이라도 받았는지~
이젠 허전하면 선배 문인들을 찾아 나선다
연락을 드리면 그리 반가워할 수가 없다
한 그룹은 10년 연상의 남성들인데
한 분은 폐암 9년째인 분이고
다른 한분은 위암 수술 후 갱생 중인 분이며
또 다른 한 분은 전립선암 10년째의 분이다
그 그룹에 끼면 나는 갑자기 젊은이가 되는데
그렇게 나는 젊음을 찾고 있다고나 할까~
다른 한 그룹은 6년 연상의 여성 교육자이신데
우리 카페에서 만난 분이지만
명절 때 변변찮은 작은 선물이라도 하나 보내드리면
그렇게 고마워할 수가 없다
물론 답례는 으레 두 배로 받게 되기 마련이지만
나는 이렇게 풍족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고나 할까 보다
비슷한 연배들끼리 모여 치고받는 것도 묘미가 있는데
이웃들이 자꾸 떨어져 나가니 허전하기만 하더라.
지난 토요일, 우리 카페 아자마켓에 장(場)이 섰었다.
중고 물품들을 가져와 교환, 매매하고
더불어 축제의 날이었다.
나는 참여한 회원들의 면면을 살펴봤는데
'프리지아'라는 여성 회원,
그네가 무대에 오르더니 '한잔 해'를 열창하며
분위기를 삽시간에 댄스로 몰아넣더라
70년생 개띠라니, 진정한 5060 회원이요
아마도 막내이지 싶다
내가 오래전에 교감했던 프리지아란 여성..
그네가 떠올라 위 글을 올렸지만,
지난 2022년 5월의 아자마켓 나들이에선
막내가 66년생 말띠회원 최멜라니아였는데
그네보다도 더 더 더 더 아래이니
나는 그때도 막내를 보고
이번에도 나로부터 점점 멀어져 가는 막내를 봤다
앞으로도 점점 더 멀어져가는 이들이 들어오겠지
그렇다고 나는 멈춰 설 수도 없지만
모두 젊음을 한껏 즐기시라~
아래 포스팅과 글은 지난 나들이 때의 기록이다.
(모델 : 최멜라니아, 사진 : 모렌도)
선교장 노거수(老巨樹)
김 난 석
여인아 보느냐
나는 여기서 한 발짝 떼지 않고
하늘만 올려다보고 있음을
아느냐 여인아
나는 땅에 내린 빗물 길어 올려
하늘에 되돌려 주고 있음을
세월은 흘러 흘러
내 나이 삼백을 넘어서는데
너는 내 숨소릴 듣느냐
휴(休) ~
오늘도 바람은 나를 뒤흔들고
너는 나에게 기대어 쉬려는구나.
첫댓글
천진난만과
자기자랑이라는
꽃말이 있는 프리지아
개띠방의 막내 프리지아님
매주 목요일이면 마곡서실에 가는 날이라
일산에서 출발하면 아라대교에서 내려
마곡가는 버스로 바꿔 타야 하는데
뭔가 오글거리며 송글대는
글맛나는 석촌님의 글을 보다가
이런~아라대교를 그냥 지나쳤습니다
오늘은 서실에서 목요대국이 끝나면
아무래도 "한 잔해" 할 것 같습니다
아이구우 이거 불충이네요.ㅎ
날씨가 유혹하지만
운필도 대국도 집배도 잘하세요.
프리지아 꽃말에는
천진난만도 있지만 당신의 앞날을 응원한다는 의미도 있어 제가 제일 좋아하는 꽃이랍니다
오래전 교감했다던 그 프리지아님으로 인해
제가 다 소환이 되었군요? ㅎㅎ
사무실에서 바라본 남산이 벗꽃으로 물들고 있는 요즘 프리지아 한다발 사서 꽂아 두었더니 봄향기 가득하니 넘 좋네요
오늘도 행복한 날 되세요~^^
점심상 앞에 앉으려니 딩동 하네요 ㅎ.
프리지아 꽃말이 당신을 응원한다는 의미도 있다니
그건 이타행이겠네요.
그날 여러분들 즐겁게 해줬으니
그것도 이타행일 테고요.
자신도 많이 즐기세요~
저는 석촌호수 돌고 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