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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전막후] 꽤 쿨한 엄마라고 생각했는데... 못 가게 했으면 배움도 성장도 놓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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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2학년인 첫째는 '모아'다, 아이돌 그룹 '투모로우 바이 투게더'의 팬덤 되시겠다. 초등학교 6학년인 둘째는 그 유명한 '아미'다. 두 딸은 서로 다른 개성만큼 좋아하는 아이돌도 다르다. 적절한 덕질은 정신건강에 매우 이롭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그러므로 두 딸의 덕질을 존중하고 응원하는 바이다. 나는 꽤 쿨한 엄마니까.
그런데 기말고사를 앞두고 콘서트(7월 3일)를 가겠다는 첫째 앞에서 나의 쿨함은 사라졌다.
"이건 좀 아니지 않니?"
"왜요?"
말간 눈을 뜨고 되묻는 첫째에게 나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서울 공연을 마치면 바로 월드투어를 떠나기 때문에 언제 다시 서울에서 콘서트를 할지 알 수 없단다. 그러니 기회가 왔을 때 꼭 가고야 말겠다며 강력한 의지를 내보였다. 게다가 콘서트에 가면 너무나 행복할 것 같다는데 어떻게 말리겠는가! 평소에 기회가 오면 잡아야 한다고 했던 내 말을 이토록 잘 들을 줄이야.
나 역시 나의 모든 희로애락이 미국의 보이밴드 '뉴키즈온더블록'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 나에게 엄마는 말씀하셨다. 엄마도 학창 시절에 영국 가수 '클리프 리차드'를 좋아했노라고. 그렇게 덕질의 DNA는 이어지고 있었다. 그 느낌 아니까, 그 마음 모르는 바 아니니 그래 가거라! 기회가 왔을 때 도전이라도 해봐야지!
대신 그로 인한 결과는 모두 본인의 책임임을 강조했다. 가능한 경험을 통해 스스로 배우는 게 최고의 교육이라 믿는다. 본인 시험이니 본인이 제일 걱정도 많고, 생각도 많을 터였다. 게다가 표를 구해야 갈 수 있는데 그게 또 하늘의 별 따기라니 내가 굳이 말리지 않아도 못 갈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렇게 나는 나의 쿨함을 가까스로 지켰다.
피케팅에 성공하다
유명 아이돌의 콘서트 티켓을 구매하는 것을 시쳇말로 '피케팅'이라고 한다. '피+티케팅'으로 피가 튈 정도로 티켓 구매가 치열하고 힘들다는 뜻이다. 그 피케팅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아빠와 함께 참전하겠다 말하는 첫째의 태연함에 나는 또 한 번 어이를 상실했다.
"넌 같이 티케팅 할 모아 친구도 없니?"
"그럼 있겠어요? 시험기간인데."
헙! 다른 친구들은 시험 때문에 콘서트는 꿈도 못 꾸는데 우리 첫째는 참 당당도 하지. 비록 실패했지만 아미인 둘째와 PC방에서 티케팅 경험이 있는 남편이 이번에도 별수 없이 첫째와 함께했다. 실패도 경험이라고 그만큼의 경험치가 쌓였는지, 운이 좋았는지 급기야 티켓 구매에 성공하고야 말았다. 3층 구석진 자리였지만, 아이는 세상을 다 가진 듯 기뻐했다.
은근 안 되길 바랐던 나조차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마냥 기뻐할 수 있는 아이의 순수함이 부러웠다. 그러니 둘째는 오죽 부러웠겠는가. 입덕 3년 차인 자신도 아직 콘서트에 못 가봤는데 입덕한 지 한 달도 안 된 언니가 콘서트를 가게 됐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그래도 첫째의 생애 첫 콘서트 관람으로 우리 가족 모두 조금은 들떠 있었다.
첫째는 시험공부 틈틈이 콘서트 갈 준비를 했다. 공연 시작 전 공연장 주변에서 팬들끼리 굿즈나 간식거리 등을 무료 나눔을 하는데 그걸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꼭 해야 하는 의무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무료 나눔 아이템을 기획하고, 만들고, 공짜로 공유하는 요즘 팬덤 문화가 신기했다. 콘서트는 곧 팬덤의 축제였다. 첫째는 축제를 제대로 즐길 준비를 하고 있었다.
부모의 믿음만큼 자라는 아이들
축제의 날, 첫째를 잠실실내체육관에 내려주고 집에 오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무료 나눔 할 간식이 가득 든 쇼핑백을 들고 혼자 뻘쭘하게 서있던 첫째가 자꾸 눈에 밟혔다. 혼자 대중교통 한번 안 타 본 아이인데 혼자서 준비한 건 다 나눠줄 수나 있을까? 괜히 무안당하면 어쩌지? 마음에 상처라도 입으면? 화장실은 잘 찾을 수 있을까? 생수를 좀 더 챙겨줄 걸 그랬나? 괜한 걱정들이 머릿속을 떠다녔다.
그것도 잠시. 언제 저렇게 컸지? 저런 용기는 어디서 났을까? 참 대단하네! 설마 걱정하는 일이야 있겠어? 혹시 그렇다 해도 그 또한 경험이니 스스로 감당하는 수밖에 없지! 어떻게든 알아서 하겠지! 쓸데없는 걱정 따위 날려버리고 첫째를 믿기로 했다. 결국 아이는 부모의 믿음만큼 자랄 테니까.
그렇게 아이는 내 품으로부터 자유로워졌고, 나는 그 과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아이도 나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었다.
공연이 끝나고 쌀국수가 먹고 싶다는 첫째를 위해 나는 쌀국수를 준비했다. 육수 스프로 간단하게 끓인 쌀국수를 호로록 맛있게 먹는 첫째가 예뻤다. 종알종알 콘서트에서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는 첫째가 무척이나 행복해 보였다.
준비해간 간식도 다 나눠주고, 대신 이것저것 많이도 받아왔다. 같은 장소에서 직접 눈으로 무대를 보고, 귀로 라이브를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꿈만 같았다나 뭐라나.
"그런데 갑자기 쌀국수가 먹고 싶었어?"
"아, 그게. 얼마 전 내 최애가 쌀국수 먹었다고 해서."
아, 이런! 난 그것도 모르고 쌀국수를 끓여다 바쳤으니. 나는 가볍게 꿀밤을 한 대 쥐어박는 걸로 삭쳤다. 그래, 뭣이 중하겠니. 네가 행복했으면 됐다.
자, 이제 꿈에서 깨고 현실로 돌아와야지? 기말고사가 코앞이다.
본문출처 : https://n.news.naver.com/article/047/0002359373
덕후로서 마음이 몽글해지고 이 아이가 평생에 기억될 엄청난 추억을 만들어준 가족들에게제가 다 감사하더라긔 ㅠㅠ
ㅋㅋㅋㅋㅋㅋ저같음 보내주긔 성적은 솔직히 완전 상위권 아니면 올랐다 떨어졌다하는거 아니냐긔ㅋㅋㅋ저거 한 번 갔다고 떨어질 성적이면 의미없내^^경험 많이 시켜주고싶긔
저도 중1때였나 ㅋㅋ 새벽에 줄서야되는거 엄마가 위험하다고 데려다준 기억아직도잇긔ㅠㅠㅠ 콘서트는 아니엇고 팬미팅이엇던거같긔
언니들은 몇날며칠밤새고 저는 앞뒤줄선사람들한테 얼굴도장찍어야된다고 새벽에오라고햇엇냄ㅋㅋ
와 좋은 부모긔.
아빠까지 같이 피케팅 참전해주신거 ㅋㅋㅋ 넘 대단하고 귀엽긔 ㅋㅋㅋㅋ
저 힘으로 살고, 저 힘으로 공부도 열심히해서 이번 시험, 다음 시험 더 잘 볼수도 있는거니까여.
저때 못가게 하면 시험공부도 안되고, 평생 기억에 남긔....
네... 제가 그랬고요 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
좋은 부모님이네요
엄마랑 같이 좆본 오사카에 구 오빠들 콘서트 보러 간 거 생각나긔 엄마는 밖에서 기다리기로 했는데 결국 공연 시작하고 값 떨어진 암표 사서 들어와서 공연도 보셨......
와 일본으로 같이 가신거긔?ㄷㄷ
@뉴기농 네네 참 유별난 딸래미 때문에요 ^_ㅜ
주변에 십대 자녀 둔 워킹맘들 많은데 바쁜 워킹맘들이고 공부도 많이 시켜서 그런지 애들 원하는 거 많이 들어주더라긔. 엄마가 피케팅 해줘서 연석은 못잡고 앞좌적은 딸, 뒷좌석은 엄마가 보호자로 가시더라긔 신기했긔
저기억 진짜평생가긔
콘서트 가면 애들 데리고 와서 애들은 콘서트장 보내놓고 밖에서 기다릴테니까 잘보고 오라고 배웅 나오는 부모님들 많더라긔 성인인데도 부러웠긬ㅋㅋㅋㅋㅋㅋㅋ
얼마전에 제 돌 콘서트도 끝나니까 밖에 부모님들 서계셨는데 괜히 뭉클했긔ㅋㅋㅋ
진짜 평생가긔 ... 저 학생때 콘서트표 은행에서 줄서서 사는데 하필 학교가는날이라.. 친구어머니가 알아서 구해준다 하시더니 우리 표 줄서서 다 사다 주셨었긔 ㅠㅠㅠㅠ
저두 어렸을때 계속 외국에서 살다왔는데 엄마가 갑자기 무슨 콘서트를 한다고하더라 하면서 친구들이랑 다녀와보라구 한국에서 이런것도 경험해보라구 하면서 데려다 주더라긔.. 줄서서 기다렸던 그 상황에 날씨 사람들 표정이 다 생각나긔. ㅋㅋ
너무 즐거웠긔. 그후로 쌓여가던 잡지나 앨범.. 콘서트 팬미팅 간다고 설쳐대니 엄만 그때 왜 권유했는지 후회를 하시기 시작했지만요. ㅋㅋㅋ
부모님 멋지긔!!!
울엄마도 드콘 티켓 구해다주고 데려다줬긬ㅋㅋㅋ너무너무 신났었긬ㅋㅋㅋㅋㅋㅋ
울 엄마가 저 다 크고 나서 저한테 말해줬던 그때 감정들이나 느낌을 저분이 거의 흡사하게 글로 풀어내셔서 신기하긔!!! ㅋㅋㅋ 엄빠가 맨날 이리저리 표 구해주고 같이 티켓팅해주고 새벽에 델러오고 데려가고 같이보고 그랬는데 크고 나서도 넘 죠은 추억이긔 그때 왜케 나를 자유롭게 풀어뒀냐고 했더니 엄마도 외할머니가 엄마를 믿고 지지해줘서 항상 그렇게 해줬대긔 ㅋㅋㅋ 그리고 엄마가 믿어줘서 본인도 어긋나지 않으려고 노력이 저절로 됐대긔. 그래선지 전 나이도 많은데 엄빠랑 여행다니는거나 놀러가는거 아직도 재밌쟈나...
좋은 부모님이네요
저도 초딩때 아빠가 예매해서 엄마아빠랑 같이 갔던 god 100일콘서트가 인생 첫 콘서튼데 평생 못잊긬ㅋㅋㅋ 어렸어서 제대로된 덕질을 한것도 아니고 앨범테이프 구입하고 티비 나오면 좋아하는 정도였지만 너무너무 행복했긔ㅠㅎㅎ 그날 사온 브로마이드랑 콘서트장 가던 길 다 생생하긔
저도 중2때 기차타고 혼자 다녀온다고했더니 아빠가 질색팔색해서 울고불고 난리쳤는데 결국 허락하고 기차역까지 태워주면서 간식도 챙겨줬긔. 배고플때 먹으라고 ㅋㅋㅋㅋ 그때 기억이 20년 넘은 지금까지 남아있긔
왘ㅋㅋㅋ 근데 이게 내가 학창시절에 아이돌 좋아했던 마음이랑 내 자식이 콘서트가는거랑(그것도 시험기간!!)은 또 다르지않긔??ㅋㅋㅋ 엄빠 대단하긔ㅋㅋㅋ 글고 부럽긔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