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心石님
잊혀진 詩人 하나 만나기 위해
歲月이 오늘에 이르렀나 봅니다.
술자리 담배 연기 짙었나 싶을 때
어김없는 깡마른 男子의 傲慢과 放姿,
'휘고 구부러진' 詩를 쓰기 위해
삭이고 삭인 腐土임을 그 땐 몰랐습니다.
이제 쉽지 않은 감투도 쓰고
校監 資格 硏修도 조용히 받는 男子가
낯설어 슬퍼지기도 하지만
동동주 盞을 채워주는 稀代의 詩人,
우리 곁에 돌아 온 고단한 모습이 자랑스럽습니다.
하늘 낮게 내려오는 날,
왜 긁어 부스럼입니까?
마리아가 낳은 예수
석가를 낳은 마야
詩人을 낳은 大邱를 위해
오늘 제가 술을 마셔야 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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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추벌레 ]
배추잎 뒤에 붙어
숨어사는 세상
불안하고 답답하고 지루하여라
온몸으로
온종일 꿈틀거려도
나의 삶, 배추잎 한 장에 불과하였네
말없이 눈물 없이 일요일도 없이
날 수 없는 날개 사무치게 간직한
배추잎 한 장으로 세계를 덮었네
내가 짠 실로 내 몸을 묶어
움츠릴 대로 움츠려서 갇힐 때까지
죽었다고 남들이 말할 때까지
눈 부신 흰 날개에
하늘을 싣고
배추밭을 넘어서 날을 때까지
[ 풀 ]
평생 한 번도
바람에 거슬러 본 적 없었다
발목이 흙에 붙잡혀
한 발자국도 옮겨보지 못했다
눈이 낮아
하늘 한 번 쳐다보지 못했다
발바닥 밑 세상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내 마음속에
너무나 많은 움직임이 있었으므로
참, 모질게도, 나는 살았다
[ 1976년 서울신문 신춘 문예 당선. 1995 - 1998년 대구시인협회 회장
1997- 1999년 대구대학교 겸임교수. 현재 영신 중학교 교사로 재직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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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Re:詩人 徐宗澤/그 詩人을 아십니까?
청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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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1.1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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