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수십만 달러짜리 수퍼카만 만들던 페라리가 대중형(?) 모델을 내놓는다. 2010년 출시 예정인 420 디노는 페라리 역사상 처음으로 차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14만~16만 달러라고 한다. 전통적으로 페라리가 새 차를 개발할 때마다 큰 관심
을 모았지만 특히 420 디노가 화제를 모으는 배경이다.
새 차와 관련해 지난해 9월, 최고경영진이 개발 프로젝트를 승인했다고 한다. 모델 번호 420에 창업자 엔초 페라리의 아들 이름인 디노를 붙였다. 디노는 엔초 페라리의 외아들이다. 엔지니어로서 뛰어난 재능을 보여 후계자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신장병으로 24세에 요절하고 만다. 엔초 페라리는 크게 상심했지만 이를 극복하고 사랑했던 아들을 기리는 모델을 출시한다. 디노는 죽기 전 V12 엔진만 고집하던 아버지 엔초에게 V6 엔진을 쓸 것을 제안한 적이 있다. 그 결과 그의 뜻을 살려 만들어진 디노는 페라리 최초로 V6 엔진을 썼다. 1968년 처음 등장해 1976년까지 206, 246, 308 등으로 나왔다. 모델에 따라 V6 2.0~3.0ℓ 엔진을 얹었다. 저렴한 페라리, 디노를 부활시키려는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고소득층의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다. 벤틀리 GT 쿠페의 대히트에서 볼 수 있듯이 10만 달러 정도의 고급차 시장이 급성장 중이다. 독일 프리미엄 3인방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벤츠는 물론 포르쉐까지 다양한 틈새 차종을 개발ㆍ출시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번 개발 프로젝트는 아직 기획 단계다. 페라리 연구 파트는 물론 대대로 페라리를 그려온 카로체리아 피닌파리나, 모그룹 피아트까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가장 논란 중인 내용은 차종의 성격. 전동식 하드톱을 얹은 쿠페+컨버터블만 개발할지 아니면 쿠페형 GTB를 개발하고 루프만 떼어낼 수 있는 타르가형 GTS를 추가할 지 고민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420 디노는 엄청난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 연간 3천500~5천 대를 판매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현재 페라리의 연간 생산 능력인 3천~4천 대로는 감당할 수 없다. 따라서 페라리는 초기 투자비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사업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한다.
캐나다의 세계적인 알루미늄 생산회사 알코아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페라리 본사가 자리한 이탈리아 모데나에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 생산 공장을 신설한 점이 이를 입증한다. 알코아는 아우디와 A8의 알루미늄 차체(ASF) 를 공동 개발한 이력을 갖고 있다. 초기 프로토 타입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일까? 개조한 F430에 위장막을 씌운 페라리가 최근 자주 목격되고 있다. 420 디노는 원래 계열사 마세라티가 2004년 개발해오다 자금 부족으로 중단한 쿠페+컨버터블 소형차 플랫폼을 이어 받았다고 한다. 따라서 과거 디노의 MR 구동계가 아닌 FR 구동계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V8 4.2ℓ 엔진을 얹을 것이며 애스턴마틴 밴티지와 비슷한 스타일을 고려하고 있
다. 실제로 페라리 테스트 드라이버들이 애스턴마틴 밴티지를 시험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경쟁차종은 BMW M6, 메르세데스-벤츠 CLS 65 AMG 등이다. 참고로 V8 4.3ℓ 엔진의 F430은 2008년 하반기 V10 5.0ℓ 엔진으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대중형이지만 여전히 10만 달러를 훌쩍 넘는 페라리의 등장. 조금이라도 가시권에 들었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리다.
이내믹한 프리미엄 자동차의 대명사 BMW. BMW의 모델 가운데 Z8을 기억하는가? 1999년 데뷔한 Z8은 1959년에 등장해 고성능과 호화로움의 상징이 된 507 로드스터를 모티브로 개발된 차다. 5천500대 한정 생산한 Z8은 2003년 단종되었다.
최근 BMW가 507, Z8의 계보를 잇는 Z9를 개발한다는 소식이다. BMW의 본거지 독일 뮌헨에서 목격된 시험차는 Z4의 차체로 위장한 상태였다. 하지만 트렁크 사이즈를 키워 전동식 하드톱 수납공간을 확보한 것 같은 인상이다. 오픈할 때와 닫을 때 차체 무게 밸런스가 달라진다는 이유로 소프트톱을 고집해온 BMW지만 뉴 3시리즈 컨버터블에서 볼 수 있듯이 앞으로는 전동식 하드톱을 적극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 엔진은 현행 M5의 V10 5.0ℓ 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 시장을 고려해 대용량 디젤 엔진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데뷔할 예정인 Z9는 미국 시장 기준으로 예상 차값은 15만 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