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모종 다 심어놓고 심심해진 엄니.. </P>
<P>비가 오려는지 하늘은 꾸물꾸물.. 저 건너편 산위엔 잿빛 구름이 흐릿한 것이 비가 내리는가...</P>
<P>우산을 하나씩 들고 집을 나섰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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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황소가 드러누운 모양이라 해서 우산...리..라 불리는 동네를 밟아보기로 했다.</P>
<P>고개 언덕위에는 동호인 전원주택 단지인지 같은 모양을 한 집들이 네채가 한울타리에 있었다.</P>
<P>그 옆에는 숯가마 찜찔방... 그곳을 지나 내리막길에는 손두부 공장이 있고, 고개를 내려와서는 </P>
<P>약수터 가는 팻말이 서있다.</P>
<P>고개를 오르 내르는 길에 오디가 검게 익어가고, 인동초는 하얗고 노란 꽃이 한창이었다.</P>
<P>우산리 본동네가 있는 고개 너머 평지에는 감밭과 마을회관이 보이고</P>
<P>커다란 축사를 지날땐 순한 눈망울을 굴리며 늙은 소가 인사를 한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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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밭을 매던 아줌마가 인사를 건네며 어느집에 이사를 왔냐고 그집을 아는척을 한다.</P>
<P>여기 저기 세무더기로 나눠져있지만 다 같은 우산리라며 마을내력을 알려주신다.</P>
<P>좋은 동네라며 또 이사가지 말고 오래오래 살라고 덕담도 잊지 않으신다. ㅎㅎ</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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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마을길을 돌아나와 대로를 향해 가는길, </P>
<P>할머니 한분이 숯가마 찜질방에 온거냐며 말을 걸어오신다.</P>
<P>이사를 와서 동네구경을 다닌다고 하니, 어느 집이냐며 물어오신다.</P>
<P>60여호가 사는 동네라지만, 담장이 있고 사는 사람이 달라도 </P>
<P>어느집에 누가 새로 들고 나는지, 그 마을은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다들 알고 계시는 것이 신기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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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붉은 접시꽃이 한창인 이차선도로를 걸어서 집으로 올라오는 길...</P>
<P>마을 첫번째 집 둘째아들이 이앙기를 타고 내려오다 인사를 건넨다.</P>
<P>서른둘.. 우산리에서 가장 어린 젊은이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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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집이 모여 사는 우산리 점마을...</P>
<P>예전엔 옹기를 굽는 가마가 있었다고 하여 옹기골로 불리는 동네다.</P>
<P>옹기 굽던 집이 세집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한집만 명맥을 잇고 있다.</P>
<P>동생차를 타고 마을길을 지날때면,가끔 길 한쪽에 옹기그릇을 내놓고 말리는거다.</P>
<P>동생은 그때마다 최대한 서행을 하면서 그릇을 망치지 않으려 애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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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전에 살던 노인이 무쇠가마솥을 떼어간 자리에서 가끔 엄니는 종이며 쓰레기를 태우신다.</P>
<P>오늘 아침 일찍 불을 지폈다고 하는데, 불씨가 남았던지.. 가느다란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P>
<P>풍각장에서 사온 감자를 호일로 감싸 6개를 들고 화덕 앞에 앉았다. </P>
<P>신문지로 뭉치를 만들고 작은 나뭇가지들을 쌓아올려 불을 지폈다.</P>
<P>활활 타오르는 불길이 아까워서.. 얼른 솥을 걸고 닭이라도 삶아야 할텐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ㅎㅎ</P>
<P>잔불이 잦아들고 감자를 묻어두었다. </P>
<P>식구 셋이서 두개씩... 저녁밥을 앞두고 간식삼아 맛나게 냠냠.. 먹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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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며칠전, 풍각장날에 가서 이것저것 먹거리며 필요한 도구들을 사왔다.</P>
<P>기다란 호스와 부속품, 삽... 햇감자와 마늘 한접반.... 등등</P>
<P>세번짼가 네번째 치른다는 청도군수 선거로 장날은 북새통이었다.</P>
<P>장날 풍경답게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서 후보들의 연설을 귀담아 듣는 모습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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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한개에 400원 하는 고추지지대를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다가 다음에 사자며 돌아섰었다.</P>
<P>그리고.... 어제 이모댁에 들렀다가 지지대로 쓰려고 준비해둔 자두나무 가지를 잔뜩 얻어왔다.</P>
<P>산위에 자리한 과수원엔 채소들도 한자리 차지하고 자라고 있었다.</P>
<P>고추지지대를 묶은 모습을 핸드폰 카메라로 꼼꼼히 찍었다.</P>
<P>멀리서 과수원 구경하던 동생을 불러선, 이렇게 박고 묶고... 공부도 했다. </P>
<P>백문이 불여일견이라더니... 역시나... 그랬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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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이사오는데 이런저런 도움을 주신 이모부께 답례를 해야 하는데, </P>
<P>술담배를 안하시니 좋은 술을 선물할 수고...</P>
<P>그래서 고민해서 결정한 것이 내가 가고파시골 모임에서 먹어본 사과즙 배즙이었다. ^^</P>
<P>즙이 맑고, 맛도 다르니 한번 드셔보시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P>
<P>그리고... 지지대를 가지러 들렀던 과수원에서... 그 규모에... 입이 떠억... 벌어졌다지.... ㅠ.ㅠ</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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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이모며 외삼촌들이며... 몇십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우리집 식구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듯...</P>
<P>수시로 전화를 주시고, 인사차 들릴때면 이것저것 챙겨주시느라 분주하시다.</P>
<P>어제도.. 이모는 배추도 숭숭 뽑아서 다듬어 담아주시고, 호박 모종과 콩모종도 종류대로 담아주셨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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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풍각장 모습이며, 우산리 풍경이며 사진으로 전해야 하는데... </P>
<P>오늘 낮에야 내방에 컴퓨터를 설치했고, 인터넷은 아직이다. </P>
<P>꽃망울이 맺혔던 만다린 양귀비는 꽃을 한송이 피워냈고, </P>
<P>백일홍은 하얀색, 분홍색, 붉은색... 다른색 꽃을 세송이 피워올렸다. </P>
<P>청도역 신발가게에서 엄니는 밭일 할때 신을 에어 뭐라는 가벼운 신발과 흰고무신을 사셨고, </P>
<P>호미도 하나씩 생겼는데.... 쉬엄 쉬엄.. 이야기 해야지.. 체할라...</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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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이글을 쓰는데.. 달력 보시던 엄니가 낼을 청도장이라고 하신다.</P>
<P>내일은 청도장엘 가볼까나... ㅎㅎㅎ</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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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리 풍경이 눈ㅇㅔ 아른아른 거립니다,, 숯가마도 있고 두부공장도 있고,, 옹기굽터도 있고 ,,, 하실 일도 많을것 같아요,,,,잘 정착하시고,,,청도 가보고 싶네요. 장터도 가고싶고,,,, 따분한 대형 할인마트 때문에 많이 쇠락하였죠,,, 그래도 꼼꼼히 살펴보면 보물들이 숨어있을 거예요 ㅎㅎ
첫댓글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느끼시는 건 무리입니다 ...시간을 두고 조금씩 느껴보세요...
넵!!!
산을 좋아하는데.. 가까운 산을 두고..못올라가네요.. 요즘 이리도 여유가 없을까..쩝.. ^^ 장날 구경하는게..제 취미입니다 ^^ 사람 사는맛 나자나요 ^^
풍각장이 청도장 다음으로 크다는데... 사실.. 모란장 규모 생각하고 갔다가... 왕실망했습니다. 코딱지보다 작더군요. ㅠ.ㅠ 제가 덜 봤나 싶어서 담에 가면 촘촘히 골목골목까정 함 살펴볼라구요.
모란장은 옛날 부터 너무 유명한 장인데... 우리 시골에서 볼때에는 가락시장의 규모입ㅌ니다. 모란장에 대한 평가는...ㅎㅎㅎ
허거덩 옹기굽는곳이 있다굽쇼~~? 흐미.... 어케 함 인사차 가도 될른지~? 옹기사러 ㅋㅋㅋㅋ ^^ 늘~~행복하고 건강 하시길...
오슈~ 근디 인사차 오기엔 제천서 좀 거리가 있는디...ㅎㅎ
우산리 풍경이 눈ㅇㅔ 아른아른 거립니다,, 숯가마도 있고 두부공장도 있고,, 옹기굽터도 있고 ,,, 하실 일도 많을것 같아요,,,,잘 정착하시고,,,청도 가보고 싶네요. 장터도 가고싶고,,,, 따분한 대형 할인마트 때문에 많이 쇠락하였죠,,, 그래도 꼼꼼히 살펴보면 보물들이 숨어있을 거예요 ㅎㅎ
좀전에야 제방 컴퓨터에 인터넷이 제대로 연결되었습니다. 이제 우산리 풍경을 사진에 담아 전해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