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무용 천안시장과 강희복 아산시장은 2002년 7월부터 7년여 간 천안·아산시 사령탑을 맡아 시정을 펴왔다. 민선 4기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중앙일보 천안·아산’이 두 시장의 와이드 인터뷰를 기획했다. 시장으로서 보람있었던 일, 그리고 아쉬웠던 점을 듣는 자리다. 성무용 천안시장 인터뷰(11월 24일자)에 이어 4일 오전 9시 신정호 관광지에서 강희복 아산시장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글=장찬우 기자
“물론이다. 오랜 기간 아산시장이 되면 해야 할 것들을 고민했기 때문에 기억할 수밖에 없다. 아산은 당시만 해도 인근 천안과 비교해 개발이 상당히 뒤쳐진 상황이었다. 모든 게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취임 첫해에 ‘개척자 정신으로 미래를 창조하자’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시민들께 내건 슬로건이라기 보다는 공무원들에게 던진 주문이었다. 지방도시가 발전하려면 공무원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전문성도 갖춰야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감과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당시만 해도 인근 천안과 비교해 여러 면에서 크게 뒤쳐져 있는 상황이었다. 공무원부터 미래에 대한 희망과 자신감을 갖는 것이 필요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겠다는 각오를 다지라는 뜻이었다.” -당시 가장 역점을 둔 사업은 무엇인가. “아산 발전의 초석을 다지는 시기였다. 주춧돌을 놓는 심정으로 하고자 하는 일 중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했다. 도시 발전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상하수도, 도로 등 기반시설 확충을 위해 노력했다. 오랜 기간 풀지 못하고 있던 숙원사업인 쓰레기소각장 문제나 군부대 이전, 설화산 채석장, 강당골 정비사업 등을 마무리한 것은 보람이다.”
“자신감을 얻었다. 공무원도 달라졌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일을 해보자는 뜻에서 시민들을 향한 슬로건을 내걸었다. 시민께서도 자신감과 희망을 갖고 동참해 달라는 뜻을 담았다. 위대한 시민이 있기에 위대한 아산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역점사업에도 변화가 있었나. “2002년 이후 4년 동안은 하드웨어 구축에 초점이 맞췄었다. 2006년 재선 이후에는 소프트웨어에 주안점을 두었다. 50만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도시 틀을 짜기 위해 노력했다. 도시기본계획과 이에 따른 관리계획을 완성했다. 오랜 기간 지지부진하던 인주공단 사업을 완료했고 둔포산업단지도 조성했다. 탕정LCD단지도 순조롭게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적기에 각종 산업단지를 개발해 공장을 유치하고 택지를 개발했다. 이로 인해 아산시 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아산시 인구는 9월을 기점으로 26만을 넘어섰다. 2006년말 21만7112명과 비교 4만3000명이 증가했다. ” -12월 초 시 공무원을 상대로 한 월례조회에서 ‘창조적 도시경영’을 강조했다. “이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고민해야 하는 시기다. 문화, 예술, 웰빙, 관광 등의 분야에서 좀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나와야 한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창조적 도시경영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놀라운 성장을 두고 외신들은 ‘한강의 기적’이라는 말을 했다. 아산의 놀라운 성장을 두고 ‘곡교천의 기적’이라는 말을 하게 될 것이다.” -최근 각종 교육지표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7년 동안 아낌없는 투자를 한 덕이다. 국가는 물론 지방의 성장 동력은 누가 뭐라 해도 인재육성이다. 교육이 바로 서야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도시가 된다. 과거와 달리 최근 중학교 졸업 성적 상위 75.1%가 지역 고교에 남았다. 이중 최상위 학생의 진학률은 67.1%에 달한다. 수도권 대학 진학률도 매년 향상되고 있다. 가장 큰 보람이 아닐 수 없다.” -어떤 지원을 했나. “교육 성장을 위해 직접적인 투자를 했다. 성적상위 학생이 지역 고교에 진학하면 장학금을 지급하고 이들이 좋은 대학에 가면 역시 장학금을 전달했다. 미시간주립대가 있는 랜싱시와 협약을 맺고 어학연수를 보냈고, 관내 모든 학교에 원어민 교사를 배치했다. 우수교사들은 해외 선진지 견학도 보냈다. 중·고교 학생들의 방과 후 학교나 특기적성 교육, 동아리 활동도 적극 지원했다.” -최근 들어 각종 문화공연이 넘쳐나고 있다. “과거 아산은 온천관광지로 유명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쇠락한 관광도시 이미지가 더 강했다. 온천이라는 훌륭한 관광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향락도시로서의 이미지를 벗고 문화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다.” -중·소극장 규모의 공연장이 많이 생겨났다. “대부분의 지방 도시들이 대규모 공연장을 만드는데 혈안이지만 정작 활용도는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아산은 중·소극장 규모의 극장을 여러 개 만들어 지역 문화예술단체나 시민들이 쉽게 접근하도록 했다. 옛 경찰서 건물을 리모델링해 시민문화복지센터를 만들었다. 지하에 200석 규모의 소극장이 들어섰다. 시청과 보건소 대회의장을 공연장으로 탈바꿈시켰다. 문화예술의 전당 건립도 타당성 검토를 마친 상태다. 가능한 많은 공연을 올려 시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하고 관광객들에게도 볼거리를 제공하고자 한다.” -도고면에 예술창작벨트가 생긴다고 들었다. “현재 용역이 진행 중이다. 장항선 직선화 사업으로 폐지된 역사와 철로를 활용해 예술창작벨트를 조성한다는 계획에 따라 정부로부터 20억원의 예산지원을 약속 받아 놓은 상태다. 이와 더불어 시는 일대를 관광자원화 한다는 방침에 따라 관광벨트 조성사업 용역도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아산을 찾는 관광객들은 폐 선로를 따라 흐르는 레일바이크나 증기기관차 등 각종 이동수단을 이용해 자연 환경과 예술이 살아있는 도고온천을 찾게 될 것이다.” -재래시장 분위기가 최근 많이 달라졌다. “그동안 상권 별로 나눠져 있던 상인회가 최근 통합됐다.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공무원이 몇 년간 노력한 결과다. 통합 상인회 출범으로 재래시장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20억원을 들여 진행한 비 가림(아케이드) 시설도 완공 단계에 있다. 온양온천역 하부 공간에 풍물 5일장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온양온천역을 중심으로 재래시장이 추억의 장소뿐 아니라 문화의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도록 각종 지원을 펼칠 예정이다.” -올해 도민체전에서 아산시가 일반부 축구 우승을 차지했다. “축구협회가 노력해 준 결과다. 과거 아산은 종합운동장 하나 없는 도시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이순신종합운동장에 있는 잔디구장이 축구 동호인들에게 큰 힘이 된 것 같다. 1년 내내 축구경기가 열린다니 반가운 일이다. 축구 뿐 아니라 모든 스포츠 분야에서 생활체육인들이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시설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빙상장을 겸한 아산실내체육관이 지난달 4일 착공식을 가졌다. 필드하키구장도 입지 선정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곡교천 생활체육공원도 완공되면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 도심 전체를 하나로 잇는 자전거 도로도 기대를 낳고 있다.” -시가 나서 등산로를 개발해 인기가 높다. “설광봉도 둘레길이라는 말을 들어봤나. 설화산, 광덕산, 봉수산, 도고산을 이른바 ‘설광봉도’라고 한다. 그래서 이들 산의 임도를 ‘설광봉도 둘레길’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실버트레킹의 최적지라고 칭찬이 자자하다. 340㎞에 달하는 등산로가 웰빙시대를 맞아 좋은 이미지로 다가오면서 또 하나의 관광 상품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청계천+20 도심(온천천)복개하천 복원사업에 대해 설명해 달라. “국책사업으로 800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온양온천 원도심을 획기적으로 바꿀 대형 프로젝트 사업이다. 현재 공모작을 선정해 곡교천에서 온양관광호텔까지 친수환경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온양온천역까지 물줄기를 끌어 올리고 아산고 오거리까지 물을 펌핑해 여러개의 실개천을 만들어서 품격 있는 관광도시로 조성할 예정이다.” -글로벌 경제위기와 국내 여건 등으로 각종 개발 사업이 주춤하고 있다. “사실 걱정이 없진 않다. 수도권 규제 완화와 세종시 원안 수정, 평택과 당진 등 인근 도시의 뚜렷한 성장세를 볼 때 위기감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 앉아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역 특성을 살려 차별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에 있는 기업과 기업지원시설, 대학, 연구기관 등과 함께 대응방안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세종시를 기업도시로 만든다는 정부 발표가 있었다. “국가정책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대비는 해야 하지 않겠나. 아산신도시 2단계 사업이나 서부산업단지, 온양중심상권재개발 사업 등 대규모 개발 사업들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아산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규모의 크리스탈 밸리가 조성된 도시다. 경쟁력이 있는 도시다.”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하지 않겠나. “KTX, 수도권전철, 친환경전동열차 누리로 개통 등 철도를 이용한 교통과 국도, 지방도 신설, 확장 등으로 수도권으로부터의 접근성이 용이해졌다. 아산 발전의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산신도시가 LCD단지와 더불어 베드타운이 아닌 자족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하고 있다. 지혜와 전문성이 요구되며 결집력도 필요하다.” -외지 유입인구가 늘고 있다. 이들을 위한 계획이 있나. “우선 지역민과 쉽게 섞일 수 있도록 대규모 아파트단지를 찾아가는 문화공연을 펼치고 있다. 70여 차례 진행했는데 호응이 좋다. 가는 곳 마다 1000여 명의 관람객이 몰린다. 광장에 나와 함께 문화공연을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이웃과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과거 농촌 주부들을 대상으로 펼치던 생활개선회도 아파트단지 주부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된장, 고추장, 간장 담그는 법, 김장 잘 담그는 법 등을 수도권에서 내려 온 젊은 주부들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방식이다.”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과거는 몰라도 현재 아산시 공무원은 어디다 내놓아도 부족함이 없는 수준에 도달해 있다고 자부한다. 사명감이나 책임감같은 정신자세나 전문성을 모두 갖추었다. 전문가가 참여하는 자체적인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끊임없이 공부하도록 유도한 결과다. 공무원에게 독후감을 써오라는 숙제를 내주는 자치단체는 아마 아산시가 유일할 것이다.(웃음) 이를 바탕으로 향후 30년~50년 뒤를 내다보는 중장기 발전 전략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다. 밤늦게까지 사무실에 남아 일하고 휴일도 나와 일하는 공무원이 늘고 있다. 이들을 믿고 격려해 달라.” -마지막으로 ‘중앙일보 천안·아산’에 한마디. “지역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분야를 집중 조명해주어 고맙게 생각한다. 특히 아산 기사가 많이 나와 반갑다. 지역 독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잘 찾아 전달해 주고 있다. 앞으로도 독장 중심의 신문을 만들어 달라. 독자의 한 사람으로써 ‘중앙일보 천안·아산’을 읽는 재미가 날로 더하길 희망한다.” ■ 2010년 사업 분야별 세부내용 # 미래비전을 달성할 신 성장 동력 창출 · 수도권 기능을 분담할 아산신도시 2단계 사업추진 · 둔포제2일반지방산업단지 조성으로 아산크리스탈밸리 구축 · 서부지역 발전을 위한 서부산업단지 조성 · 디스플레이산업의 차세대 성장동력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R&D 센터 건립 · 구도심 활성화를 위한 온양중심권재정비촉진사업 추진 # 100년을 내다보는 도시기반 확충 · 상습 정체구간인 아산~천안간 국도21호 확포장 · 신도시와 연결되는 곡교천변도로 건설 · 둔포~성환간 국도34호 조기건설 · 동서고속도로, 남북화고속도로 등 광역교통망 확충 · 하수관거정비사업, 하수종말처리장시설 사업 추진 · 공설봉안당 및 폐기물 처리시설 건립 # 기업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 공장입지유도지구 지정 · 공장설립 무료 대행 상담창구 운영 · 기업입지지원보조금 지원 및 기업애로지원반 운영 · 종합일자리 지원센터 설치 운영 · 경찰타운과 온양중심권 간 연결도로 개설 · 재래시장시설 현대화 및 상인조직 육성 # 고품격 교육문화도시 건설 · 평생학습 거점을 수행할 평생학습센터 건립 · 명문고 육성을 위한 학교 기숙시설 및 급식시설 개선 · 원어민강사 및 영어캠프 지원 · 문화예술 인프라 확충을 위한 문화예술회관 건립 · 문화소외계층에 대한 공연활성화 · 지역의 옛 모습 보존을 위한 향토지 발간 · 관광 및 체육레저시설 확충 · 2010 한국관광총회 성공 개최지원 · 3대 온천의 특화발전 추진 · 아산성웅이순신축제의 충남도 공동개최 및 업그레이드 · 장항선 폐철도를 활용한 트레인테마파크 및 문예창작벨트 조성사업 추진 · 충무교에서 현충사간 은행나무거리 수변데크 설치 · 외암민속마을 저자거리 조성사업 추진 · 하키전용구장 및 빙상장이 포함된 실내생활체육관 건립 · 생산적인 도·농복합도시 건설 · 농민교육관 건립 · 찾아가는 순회수리 및 농기계대여은행 확대 운영 · 농특산물 공동브랜드 ‘토종비결’ 적극 홍보 · 우리지역 농산물 팔아주기 운동 전개 · 송악 외암·강당권역 및 음봉 충무권역 농촌마을 · 종합개발사업 시행 · 따뜻하고 건강한 복지도시 건설 · 경로당 심야보일러 및 비품지원 강화 · 장애인 편의시설 확충 및 재활시설 운영 · 맞춤형 방문보건사업 확대 운영 · 한방건강교실 및 정신보건센터 운영 강화 · 푸르고 쾌적한 녹색생태도시 건설 · 모종동 및 권곡동 도시 숲 조성 · 읍면동 나무심기 범시민운동으로 확대 · 곡교천생태하천조성사업 추진 · 곡교천 상류구간 생태하천 조성 추진 · 온천천 생태하천조성사업 추진 · 도로슬림화사업을 통한 자전거도로 개설 추진 ■ 시정 7년의 주요성과 1. 인구 20만 돌파 및 가파른 인구증가 : 매년 1만 5000명 이상 2. 아산시의 미래를 설계하는 도시기본계획 승인 : 인구 65만 승인 3. 중부권 최대규모의 아산신도시 조성 : 1단계 2010년 완료, 2단계 2010년 본격추진 4. 세계 최대의 디스플레이 클러스터 ‘아산 크리스탈밸리’조성, 탕정 삼성 LCD산업단지 조성, 인주산업단지 준공, 아산테크노밸리 분양완료, 도고농공단지 조성 5. 황해경제자유구역 아산 인주지구 지정 : 1302만㎡, 국제업무 중심지구로 조성 6. 광역교통망 구축 :KTX, 수도권 전철 개통, 국도21호 아산~천안 확포장, 국도45호 아산~평택 확포장, 온양권순환고속화도로, 동서 고속도로, 남북 화고속도로, 국지도 70호, 지방도 624, 628호 개설 7. 쾌적한 주거공간을 위한 10개 지구 택지개발사업 추진 8. 구도심의 활성화를 위한 온양중심권 재정비촉진사업 촉진지구 지정 9. 생활폐기물 처리시설 건립 10. 경찰교육원 개교 및 경찰대학, 경찰수사연수원 유치 11. 도심권 최고의 호수공원 신정호 조성 12. 곡교천생태하천조성사업, 도심 복개하천 온천천 생태하천조성 사업 선정 13. 국제화교육특구, 평생학습도시 지정, 충남외국어고등학교 개교 14. 문화·체육·관광 인프라 구축 : 이순신종합운동장 건립, 청소년 교육문화회관, 장영실과학관 건립, 영인산 수목원 조성 및 산림 자연사역사박물관 건립, 철도하부공간조성, 시민문화복지센터 개관, 옹기전시체험관 및 외암민속관 건립 15. ‘아산맑은쌀’ 전국 최고의 명품 쌀로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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