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은 이제 반신욕을 즐기면서 하루의 피곤을 푸는 웰빙 스페이스로 급부상했다. 욕실에 대한 이상, 현실에 대한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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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잡지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매립형 월풀 욕조가 놓인 공간. 류재범 씨의 주말 별장 풍경이다. 나지막한 산을 등지고 있는 한강변 구암리. 10여 년 전 별장용으로 지은 초가집을 서양식 목조 건물로 리모델링하면서 새로 태어난 공간이다. “욕실을 중심으로 공사해 달라”는 특별 주문을 받고 디자인, 인테리어했을 정도로 욕실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안방과 연결된 작은 방을 욕실로 용도 변경해 월풀 욕조와 샤워부스가 설치된 ‘1인 스파’로 꾸몄다. (대성리, 류재범 씨 댁)
리모델링 전의 초가집에는 별도의 옥외 화장실이 있었을 뿐, 내부에는 욕실이 없었다. 초가집의 골조는 그대로 두고 일렬로 배치된 작은 방 3개 중 1개를 용도 변경, 집 안에 욕실을 들였다. 서까래가 돌출된 천장은 그대로 살려두고 구들장을 들어낸 뒤 돌과 시멘트로 채워 욕실 바닥을 높였다. 안방에서 3개의 계단을 밟고 올라가야 하는 높이로 바닥이 높아진 덕분에 욕조를 매립할 수 있었다. 이때 가장 신경 쓴 것은 욕조. 반신욕을 하느라 욕조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이때 딱딱하게 배기는 것이 싫어 소프트 욕조(월풀, 스파, 조명을 모두 포함해 4백50만원·화이트 스파)를 선택했다. 욕조에 따뜻한 물이 닿으면 감촉이 더욱 부드러워진다. 기존에 있던 작은 창은 보온을 위해 샤시 문으로 바꾸고 블라인드를 달았다. 자연광을 욕실로 끌어들일 뿐 아니라 환기를 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주택은 아파트보다 열 손실이 많기 때문에 바닥에 열선을 넣는 것은 필수적이었다. 때문에 욕실 바닥의 물기가 빨리 마르고 겨울에도 훈훈한 욕실이 완성되었다.
국산 타일과 수입 타일을 적절히 조화시켜 공사비는 줄이고, 디자인 효과는 높였다. 욕실에서 가장 눈에 띄는 욕조 옆부분과 세면대의 상판에는 이탈리아 제품인 ‘라파엔차’(논현동 윤현상재에서 구입) 수입 타일을 붙였다. 욕조 옆에 붙인 타일은 대리석을 비사자 타일 크기로 조각낸 것이고 세면대 상판에는 직사각형으로 자른 대리석을 붙여 벽돌 느낌을 냈다. 반면 타일의 소비량이 가장 많은 바닥과 벽면에는 국산 타일(동원타일에서 구입)을 써서 공사비를 절약했다. (시공·C..S Design) 시공비 총 1천8백만원 세부 내역 타일 공사 4백50만원, 샤워부스 90만원, 도기·비데 1백50만원, 조명 70만원, 기타 가구 등.
1 요즘은 일체형 세면기보다는 선반 위에 얹어서 사용하는 톱 볼(38만원·인터바스) 디자인이 인기. 톱 볼 아래에는 문 달린 수납장을 짜 넣어 욕실 물건들을 안 보이게 수납한다. 2 한국식 골조와 서양식 월풀 욕조가 만난 퓨전 스타일 욕실. 월풀 욕조와 입식 샤워부스는 현대적인 느낌이지만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과 서까래가 보이는 천장이 어우러져 내추럴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3 안방에서 욕실로 연결되는 문. 원래가 흙벽이라 쉽게 털어내고 가벽을 세워 원형 문틀을 만들었다. 여기에 황금색 미닫이문을 달아 공간을 분리, 중국 황실의 분위기를 본떴다. 4 창문 앞에 자리 잡은 소프트 욕조. 창문은 반신욕을 즐기면서 창 밖을 감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욕실을 환기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욕조 바로 옆에 있는 변기와의 공간 분할을 위해 키 낮은 철제 파티션(50만원 선·황동산업)을 짜고 유리를 덧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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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베란다 창 밖으로 보이는 나무 풍경이 좋아서 이 아파트를 구입했다는 솔이네. 올 초 55평 아파트를 리모델링할 때도 ‘헬시’ 컨셉트로 집을 고친 웰빙 가족이다. 본드를 써야 하는 실크 벽지 대신 풀을 쑤어 한지를 벽에 발랐고, 래커와 페인트를 사용하는 붙박이장 대신 천연 원목으로 옷장을 짜 넣었다. 무엇보다 이 부부의 웰빙 컨셉트가 잘 나타난 곳은 안방에 딸린 부부 욕실. 욕실 바닥, 욕조, 세면대 선반은 물론 들어가는 문까지 모두 일본에서 수입한 청백나무(히노키) 원목으로 만들어졌다. 물에 썩지 않고 물이 닿으면 나무의 좋은 성분과 향이 우러나는 일본의 히노키탕을 아파트로 들여온 것. 아침저녁 온 가족의 반신욕 탕으로 쓰이고 있다. (목동, 솔이네)
욕조와 세면기, 변기의 위치는 원래 그대로. 하지만 기존의 것들은 모두 뜯어내고 청백나무 소재로 짜맞춰 넣었다. 욕조가 있던 자리에는 기성품 욕조 대신 직사각의 나무 욕조를 짜 넣었고, 차가운 시멘트 벽이 드러나지 않도록 욕조의 삼면을 같은 소재의 나무로 둘렀다. 변기와 세면기는 독일 드라비트 제품으로 구입했다. 세면기와 변기 모두 부드러운 곡선을 선택해 내추럴한 나무 욕조와 분위기를 맞췄다. 바닥에도 2cm 두께의 나무를 깔았기 때문에 아래로 물이 흘러도 맨발로 다닐 수 있다.
웰빙 컨셉트로 디자인된 욕실. 욕조는 물론 벽, 바닥까지 밝은 원목을 깔고 보니 화이트 변기나 세면대와 매치가 어려웠다. 변기는 어쩔 수 없지만 세면대는 선반 속으로 넣어 나무면이 많이 보이게 시공했다. 욕실에 있던 수납장을 모두 제거하고 나니 기본적인 욕실 용품 수납이 문제였다. 샴푸, 비누 등은 히노키 욕조의 나무 프레임 위에 올려두고, 수건은 세면대 아래에 바구니를 두어 수납했다. 가능한 한 도시적인 물건을 빼내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이다. 시공비 원목 원자재값 4백만원을 포함해 일반욕실 공사비의 2배 정도 들었다. 세부 내역 일본수입 청백나무 자재 4백만원 기타…
1 세면대 전경. 원목과 곡선의 도기, 라탄 바구니가 내추럴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2 직사각의 히노키탕. 욕조에 곡선 디자인이 없는 대신 내부 공간이 훨씬 넓어졌다. 3 히노키탕의 내추럴한 이미지에 맞는 수전을 고르기는 쉽지 않다. 직선으로 반듯한 디자인보다는 곡선의 수전(드라비타)을 골라 매치시켰다. 화이트 도자기 장식이 들어 있어 화이트 벽과 세면대와도 잘 맞아떨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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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8년 된 빌라를 완전 리모델링한 조동현 씨 댁. 앤티크 가구로 럭셔리하게 꾸며진 실내 공간에 맞춰 부부 욕실에도 앤티크 가구를 들여 통일감을 주었다. 안방에서 드레스룸과 파우더룸을 지나면 바로 연결되는 욕실. 바닥에 물기 없이 사용하기 때문에 욕실과 파우더룸의 바닥을 편평하게 설계하여 평소엔 카펫을 깔아놓고 사용한다. 욕실이 좁은 경우라면 밝고 심플하게 꾸며 넓어 보이는 것에 리모델링의 중점을 두겠지만 기본 욕실의 면적이 넓기 때문에 따뜻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내는 데 주력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화이트 타일 대신 습기를 빨아들이는 ‘트릴로즈’(1m2당 18만원·이탈리아 제품) 대리석 원석을 벽에 붙였다. 이국적인 분위기를 내는 것은 물론 습기를 흡수해 보송보송한 욕실을 만드는 데 효과적이다. (방배동, 조동현 씨 댁)
67평 빌라의 부부 욕실. 일반적인 아파트 욕실에 비해 공간이 넓기 때문에 모서리형 월풀 욕조(3백50만원·화이트 스파)와 샤워부스를 모두 넣고, 부부 개별 세면대도 만들 수 있었다. 샤워부스의 입구에는 턱을 만들어 물기가 밖으로 나오는 것을 막고, 기존에 있는 창은 그대로 두어 환기를 도왔다. 욕실 창문에는 ‘럭사플렉스’의 ‘실루엣’(2개 80만원) 블라인드를 달아 햇살은 통과시키고 프라이버시는 보호되게 했다. 세면대 아래에는 짜맞춤 가구 대신 앤티크 가구를 넣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하지만 세면대에서 자꾸 물이 튀기 때문에 상판을 ‘코리안(인조 대리석)’으로 교체, 실용성을 높였다. (시공·C..S Design)
호텔 같은 안락한 욕실 분위기를 내기 위해 가장 신경 쓴 것은 조명이었다. 일반적인 욕실 조명은 모던, 심플한 것이 대부분. 따라서 앤티크 가구에 어울리는 로맨틱한 분위기를 내기 위해 조명을 디자인, 제작했다. 조명 디자인을 황동산업에 가져가 철골을 짠 다음 광택 있는 수입 샤 소재로 조명을 감쌌다. 속에 샹들리에를 달고 천을 통해 빛이 새어나오도록 간접 조명을 달았다. 욕실 천장을 가득 채울 정도의 크기로 패브릭 100마, 제작기간만 10일이나 걸렸을 정도. 제작비만 5백만원 정도 소요되었다. 시공비 총 2천2백만원 세부 내역 타일 공사 5백70만원, 욕조 3백50만원, 샤우 부스 1백20만원, 도기·비데 2백만원, 수전류 1백20만원, 조명 5백50만원, 블라인드 80만원, 기타 가구, 소품 등.
1 욕실 모서리 부분에 맞춰 넣는 원형 월풀 욕조. 긴 창이 있어 밝고 따뜻한 서양식 욕실 분위기가 난다. 2 앤티크 가구 위에 부부용 세면대, 거울을 분리해 주었다. 외국 호텔 분위기를 본떴다. 3 욕실 천장 전체를 가득 메운 등. 모던하거나 심플한 디자인 일색인 욕실 등과 차별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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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욕실을 위한 가장 쉬운 대안은 샤워커튼을 다는 것. 물때 때문에 곰팡이가 생기거나 치렁치렁해 지저분해 보인다는 의견도 있지만 욕실 바닥 전체를 물바다로 만들지 않고 샤워하기엔 이만한 대안도 없다는 결론. 또 욕실은 아무리 간단한 공사라도 공사비가 2백만~3백만원이 훌쩍 넘어서기 때문에 샤워커튼을 설치하는 가장 저렴하다. 평소에는 샤워커튼을 한쪽으로 모아 집게로 집어두고, 샤워할 때는 쭉 펴서 욕조 안으로 집어 넣고 사용한다. 샤워커튼의 물이 욕조로 바로 떨어지기 때문에 바닥이 항상 보송보송하다. 샤워를 하고 나면 30분 정도 문을 열어 환기시키고 물때가 끼면 락스를 희석한 물에 담가두어 항상 깨끗한 상태를 유지할 것. (목동, 서자영 씨 댁) 소품 구입비 총 9만3천원 세부 내역 샤워 커튼 4만5천원(이케아), 화이트 앤티크 거울 4만8천원
좁은 30평대 욕실. 욕조를 떼어내고도 샤워부스를 설치할 수 없는 좁은 공간이라 공간을 비워 넓어 보이도록 시공했다. 벽과 바닥 모두에 흰색 사각 타일을 깔끔하게 붙이고, 세면대와 변기(모두 인터바스)도 교체했다. 또 천장을 높여 간접 조명을 넣었다. 욕실 천장을 높이고 조명이 밝아지니 1.5배는 넓어진 효과. 어차피 샤워 전용으로 꾸민 욕실이기 때문에 물기가 있어도 무방하지만 샤워커튼을 달아 약간의 경계를 두었다. 또한 욕실 벽을 파내고 선반을 만들어 샤워할 때 쓰는 물건들이 바로 손에 닿도록 수납했다. (목동, 조성애 씨 댁) 시공비 총 3백50만원(시공·그랜드 인테리어) 세부 내역 타일 공사 1백5만원, 변기·세면기 57만원, 샤워기·수전 16만5천원, 커튼 23만원(까사미아), 기타 철거·방수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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