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란씨와 모든 네모속 회원을 위하여

[이해범]

영 란 씨와 '네모 속' 회원들을 위하여


그 동안 박 영 란 씨의 작업을 보면서 몇 가지 느낀바 있었으나, 쉽게 말하기 어려웠던 것은 달인(達人)에 가까운 솜씨로 찍어내는 자연시리즈와는 달리 사람의 살아가는 모습을 찍은 것들은 어느 잣대에 맞춰서 이야기해야 할지 황당한 생각이 많이 들었던 터였기 때문입니다.
첫째 그녀는 주제를 대체로 세운 자세로 찍어서 동감을 억제하고 있습니다.
둘째 그녀는 주제를 화면의 중심에 놓고 찍고 있어 전통적 구도를 벗어나고 있습니다.
셋째 그녀는 주제를 수식하기 위한 부제가 생략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그녀의 작업이 어떤 사진풍조에 뿌리를 두고 있는가 내 안목이 짧아, 명확히 판단할 수 없었기 때문에 주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또 가볍게 말하기 어려웠던 것은, 그녀의 진지한 작업태도와 사진에 대한 치열한 열정에 무한히 감동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얼추 생각하건대, 아마도 그녀의 사진은 주관적(主觀的)이며 관념적(觀念的)인 심상(心象)의 세계를 모색(摸索)하는 단계가 아닌가 짐작할 뿐인데, 이 생각이 옳은지는 자신이 없습니다.
하여 어줍지 않은 내 소감 대신, 사진 160년 역사(歷史)에 일어났던 사진의 풍조에 대해서 쓰여진 개략적인 기록을 옮겨 놓아봄으로서, 영 란씨는 물론 모든 네모 속 회원들의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사족(蛇足)처럼 꼬리말을 단다면,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사진의 경향은 매우 객관적(客觀的)이고 사실적(寫實的)이며 사진 속에서 이야기가 명확하게 흘러나오는 것들이고, 사진의 구도 또한 원칙적으로는 황금비(黃金比)의 구도를 따르고 있는 베이직(Basic)한 사진을 찍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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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억을 담는 거울이다"
-올리버 웬델 홈즈(Oliver Wendell Holmes)

사진은 매체의 속성상 과학과 예술의 결합이다. 또한 사진은 사람의 눈이나 손이 놓치기 쉬운 미세한 형상과 순간까지도 거의 영원히 포착할 수 있는 능력 때문에 기억을 담는 거울, 혹은 복제의 연금술이라고도 불리 운다. 160년여의 역사를 거쳐오며 이제는 우리 삶에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이 새로운 방식의 '태양 그림'은 세상을 보는 우리의 시각과 관념을 바꾸어 놓았을 뿐 아니라 20세기의 여타 시각영상매체에 기초를 형성해 왔다.
기술 과학적인 측면에서 사진이 두 가지 요소-사진기와 프린트 과정-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은 이미 주지하는 사실이다. 사진기의 전신인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urata)-문자 그대로 '암실'-의 원리는 기원전 5세기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후 카메라 옵스큐라는 르네상스 시대에 원근투시화법 드로잉의 보조도구로서, 17세기 네델란드 화가들에게는 대상의 사진적인 근사치에 가까운 묘사를 얻기 위해, 혹은 기발한 시지각적 효과를 위해서 빈번히 사용되었다.
19세기초에 이르러 미술가의 묘사기술에 대한 또 하나의 기계적 보조수단으로 등장한 것이 영국의 월라스톤(William Huyde Wollaston)이 발명한 카메라 루시다(Camera lucida)이며, 이것은 유리 프리즘과 프리즘을 눈 높이로 받쳐줄 막대만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기록용 드로잉이나 그림에 널리 사용되었다.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광선 스스로가 대상을 복사하는 그림에 카메라 옵스큐라의 원리와 광 화학의 새로운 지식이 결합되어 창조된 명실공히 현대판 사진은 1830년대 말 프랑스와 영국에서 거의 동시에 발명되었다. '다게레오타입'으로 널리 알려진 다게르(Louis Jacques Mand Daguerre)는 1839년 사진을 발명하기 이전 이미 연극무대 디자이너로서 상당한 명성을 누리고 있었다. 그가 무대 디자인의 역사에 공헌한 것은 장대한 스케일의 장면을 기가 막힌 사실주의로 재현하고, 또 하나의 연극형태를 형성했던'파노라마'에 변화하는 조명효과를 부가함으로써 시간적 요소를 도입하여, '디오라마'라고 부르는 새롭고 독창적인 장치를 발명한 데에 있다. 다게르가 어떤 이유로 사진기술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는 아직도 수수께끼로 남아있으나, 그는 1825년 당시 다양한 화학재료를 사용하여 카메라 옵스큐라로 얻어진 영상을 고정시키는 실험을 하고 있던 니엡스(Joseph Nic phore Ni pce)에게 공동연구를 할 것을 제안하였고, 이들은 4년 후 파트너쉽을 가지게 되었다. 1833년 니세포르 니엡스가 사망한 후 그의 아들인 이지도르가 새로운 파트너가 되었으며, 1835년 다게르는 독자적인 힘으로 니세포르 니엡스의 종전의 발명에 수정을 가해 놀라울 정도로 정교한 상을 복사해 내는 흑백사진을 발명하고, 이것을 자신의 이름을 따서 '다게레오타입'이라 명명한다. 다게르는 그의 발명을 당시 파리의 관측소 소장이던 아라고(Fran ois Arago)에게 비밀리에 설명하였다. 유명한 과학자이자 광선연구에도 일가견을 가지고 있었던 아라고는 다게레오타입의 잠재력을 즉각 인식하였다. 그는 1839년 프랑스 과학 아카데미에 그것의 유용성을 역설하고 프로세스의 권리를 정부가 입수할 것을 추천하였으며, 이러한 그의 추천은 곧바로 수용되었다. 이렇게 하여 공표 된 다게레오타입은 영국을 제외한 전 세계의 공공소유가 되었다. 1840년대 말에 이르러 다게레오타입은 상당한 기술적인 향상을 보게 디어 대중에게 보급되기 시작하며, 비교적 제작비가 저렴하여 즉각 서민생활에 깊숙이 파고들게 된다. 가장 우수한 다게레오타입 초상들은 거의 재손질이 없기 때문에 직선적이고 통찰력이 있는 것들이지만, 이 타입의 가장 큰 단점은 노출시간이 오래걸려, 훌륭한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카메라맨과 모델의 참을성 있는 협동이 필수라는 데에 있다. 그 다게레오타입은 본산지인 프랑스보다도 미국에서 더 열정적인 관심과 인기를 누렸으며, 제작공정과 실행에 있어서도 미국산이 보다 우수한 특성을 보여주었다.
1830년대 초부터 꾸준히 비슷한 생각과 야심을 자지고 실험을 해 왔으나 1936년 잠시 실험을 미루고 있었던 영국의 탈보트(William Henry Fox Talbot)에게 다게레오타입의 발명 소식은 큰 충격을 주었으며, 그는 이제까지 진행해온 자신의 실험 선취권을 보호하고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1939년 자신의 실험결과를 왕립 소사이어티의 미팅에서 서둘러 공포한다. 탈보트는 니엡스나 다게르가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 즉 네가티브 프린트를 어떻게 실제의 상과 같이 역 전환시키느냐에 대한 해답을 현대판 현상 공정 -[첫 번째 얻은 백색의 그림자와 검은 윤곽선으로 구성된 그림을 일종의 필터로 사용하고, 그 필터를 통해 태양광선이 또 하나의 감광지 위에 닿도록 함으로써 네가티브 이미지를 포지티브로 전환하는]-을 통해 제시함으로써 그의 발명의 독창성을 보여주었다. 그는 1년 후 여러 방법으로 감광지 시험을 하던 중, 우연히 카메라에 노출된 후 암실에 그대로 놔 둔 테스트지가 시간이 경과한 후 자발적으로 현상되어 완전하게 영상을 이룬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1841년 탈보트는 그의 새로운 방법의 특허권을 낼 때 이를 단순히 '아름다운 그림'이라는 뜻으로 '칼로타입(Calotype)'이라 명명하였다.
다게르나 탈보트은 사진을 발명했을 당시 어떤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한 것 같지는 않다. 탈보트는 그의 저서『자연의 연필(The Pencil of Nature)』에서 그의 실험이 카메라 루시다로서는 만족할 만한 스케치를 얻을 수 없었기에 시작되었다는 이유로 자신의 발명을 "드로잉으로 가는 왕도"라고 생각했다고 쓰고 있다. 한편, 다게레오타입은 오늘날의 사진과 같이 쉽게 재생산될 수 있는 그림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소유자가 실지세계의 단편으로서 간직하는 마술적이고 독특한 사물이었기 때문에, 프레임으로 보다 작은 상자에 넣어져서 팔리곤 했다. 섬약하고 사라져버릴 것 같은 다게레오타입 영상의 특성은 작은 상자와 적절히 어울렸다. 이러한 특성은 현존하는 다게레오타입의 대부분이 초상사진이라는 사실에서 잘 드러난다. 다게레오타입과 달리 칼로타입은 카메라의 네가티브 그림을 모형으로 한 무수한 포지티브 프린트가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판 사진의 핵심에 근접하고 있다.
탈보트의 예술적인 성공은 스코틀랜드의 화가 힐(David Octavius Hill)과 화학자 아담슨(Robert Adamson)과의 공동작업을 통해 최초로 이루어지게 된다. 이들은 상당한 수준의 사진들을 칼로타입으로 제작해 냈는데, 다른 장르 씬이나 건축연구들도 있었으나 무엇보다 스코틀랜드의 성직자, 지식인들과 예술가들의 초상으로 명성을 날렸다. 1851년 런던 크리스탈궁에서의 전시는 전문인에게만 허용했던 특허권의 통제를 해제하는 결과를 초래하였고, 인가 없이 자유로이 사진을 제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잠정적이나마 칼로타입을 영국에서 활성화시키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2년 후인 1853년에 '런던 사진협회'(후에 대영왕립사진협회로 개명)가 설립된다.
초대회장으로는 색채학 이론가로 명성이 나 있는 이스트레이크(Eastlake)경이 추대되고, 비서로는 프랑스 관제 파 화가인 들라로슈의 제자였던 펜튼(Roger Fenton)이 영입된다. 펜튼은 건축, 풍경, 그리고 초상사진들로 명성을 확고히 했으나, 1855년 겨울에 전쟁의 현장을 생생하고 충실하게 사진에 담기 위해 크리미아로 떠난다. 이것이 사진예술의 중요한 장르의 하나로 자리잡게 되는 기록사진의 효시였다. 전쟁의 기록에 대한 거의 편집광 적인 사진가는 미국의 브래디(Mathew Brady)였다. 팬튼이 전쟁시에 기용했던 사진기법은 칼로타입이 아니라 그보다는 진보된 습 식 콜로디온 방식이었다. 1850년대의 상당수의 인상적인 작품들은 프랑스에서 만들어졌으며 이들의 종이 네가티브 프로세스는 가히 찬탄할 만하다. 프랑스의 칼로타입 사진작가들은 영국의 동료들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이 전통 순수미술 분야에서 훈련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나포레옹 3세는 1848년 제2공화국의 대통령으로 선출되었고 4년 후 황제가 되었다. 그는 대혁명의 정신을 전승하기 위해 철도, 산업화와 대형 미술프로젝트를 실행함으로써 나라를 하나로 뭉치는 계획을 시도하였다. 이러한 목표를 위해 '문화유적보존 코미션'하에 '사진단(Missions Hellographiques)'을 두어 보수작업이 절실히 요구된는 프랑스 북부의 다섯지역에 산재해 있는, 건축사에서 이정표가 되는 건축물들을 찍게 하였다. 이 프로젝트에 참가한 사진가들은 사진의 발명가들 중의 한 사람인 바야르(Hippolyte Bayard), 르 세크, 그 그레이, 발뒤(Edouard-Denis Baldus)등이었다. 사진에 대한 이러한 국가적 정책에 여파로 프랑스에서는 최초의 상업적인 사진공방(imprimerie Photographique Blanquart-Evrard)이 릴르에 세워졌다.
1850년대에 사진업의 붐을 일으킨 또 하나의 획기적인 사건은, 기하학적인 양감을 주기 위해 사물을 두 눈의 관점에서 보고 그린 스테레오그라프와 명함판 초상사진(carte-de-visite)이었다. 스테레오그라프는 단순히 하나의 장면을 대상으로 하여 렌즈를 3인치 정도 간격을 두고 두 번 찍기만 하면 되는 방법이었고, 크기가 명함보다 약간 큰 정도인 명함판 초상사진은 다게레오타입에 비해 값이 훨씬 저렴한 종이사진으로, 공정이 신속하고 작품에 대한 작가의 요구가 거의 없어 일반 대중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이 카드형 명함판 초상사진의 제왕은 디스데리(Andr AE Disd ri)였는데, 1854년 그는 단일한 판으로 10개의 초상을 만들어 제작비를 획기적으로 감축하는 방법을 창안하여 특허를 냈으며, 그 앞에서 포즈를 취했던 대상은 300명이 넘었다고 한다. 이 명함판 초상사진은 미국에서도 성행했는데, 이 분야에 가장 널리 알려진 사람은 미국의 남북전쟁 기록사진으로 유명한 브래디로서, 그의 아브라함 링컨 사진은 미국 명함판 사진의 대명사나 다름없다.
19세기의 초상 사진작가들 중 가장 성공적인 작가는 일러스트 겸 사진가 였으며 특히 예술가들과 친분관계가 두터웠던 나다르(Nadar Gaspard Felix Tournachon)였다. 그는 보들레르, 사라 번할트 등과 같은 대중의 우상들이, 나다르와 그의 동생이 1853년 함께 연 사진스투디오를 자주 방문하곤 했다. 영국의 초상사진들은 순수미술과 사진과의 영역을 넘나들며 사진에서의 '회화적 효과'를 강조했던 일련의 아마튜어 사진작가들에 의해 주도되었다. 이들은 사실과 가공의 양면성을 의도적으로 강조하였고 여기서 태어난 것이 레일랜던(Oscar G. Rejlaner)가 창시한 이른바 '콤비네이션 프린팅'기법이었다. 이러한 양면성은 여성 사진작가였던 카메론(Julia Margaret Cameron)의 작품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카메론의 초상사진들은 카메라가 포착할 수 있는 가장 고고하면서도 다이나믹한 특성들을 보여주는 반면, 장르화들은 그가 친했던 라파엘전파(Pre-Raphaelites)들의 화폭과 마찬가지로 감상주의로 흐르고 있다. 양면성의 경향은 세기말에 이르러, 재손질을 금기시하고 순수예술로서의 사진의 본질적인 속성에 주안점을 둔 에머슨(Peter Henry Emerson), 에반스(Frederick H. Evans)에 의해 대체되며, 이들은 미국사진의 대부였던 스티글리츠가 대표적인 기수로 알려진 '순수사진(Straght Photography)'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간주된다.
이 밖에도 19세기에는 기계의 정직성을 최대한 활용하여 이후의 사진사뿐만 아니라 영화와 같은 영상매체에도 영향을 미칠 기록으로서의 사진과, 연속적인 동작과 모션을 특수장치로 포착하여 움직임의 일루젼을 창출한 사진이 고안되었다. 미국의 머이브릿지(Eadweard Muybridge), 프랑스의 마레이(Etienne Jules Marey)등이 이에 관심을 집중시켰던 사진작가들이다.
관심만 자지고 있으면 누구든지 사진가가 될 수 있는 현대사진의 초석을 마련한 사람은 사진작가도 아니고 과학자도 아닌 사업가 이스트먼(George Eastman)이었다. 그는 1878년경 아마튜어로서 사진을 시작했고 당시에 유행했던 습식 방법이 거추장스럽다고 생각하여 보다 더 간단한 체계에 대해 나름대로 연구를 하게 된다. 그 결과로 나온 것이 말려진 필름을 담은 상자모형의 코닥(KODAK)카메라였으며, 그는 작업의 실행 단계를 세 개의 단순한 동작-1. 끈을 잡아당긴다. 2. 키를 돌린다. 3. 단추를 누른다-으로 압축시켰다. 이스트먼의 코닥 카메라 발명과 같은 기술 혁명은 사진의 기술적인 신비감을 앗아갔으며, 원하기만 하면 누구나 사진작가가 될 수 있는 환경은 사진과 사진작가들의 예술적 위상에 심각한 쟁점을 야기시켰다. 사진을 고유한 미학을 가진'예술'의 개념으로 발전시키고자 했던 그들에게는 두 개의 상반 된는 목적-하나는 사회적, 경제적 요구에 응하는 도구적 사진과 다른 하나는 추상적인 예술적 가치만을 추구하는 예술사진-에 의한 영역구분만이 문제를 해결하는 길로 보였던 것 같다. 이와 유사하게 케핀(Charles Caffin)은 그가 1901년에 발표한 『순수예술로서의 사진(Photography as a Fine Art)』에서 "사진에는 유용적인 길과 미학적인 길이라는 두 가지 확실한 길이 있다. 하나의 목표는 사실의 기록이며, 다른 하나의 목표는 미의 표현이다"라는 견해를 펼치고 있다.

사진을 예술적인 표현의 도구로 해방시키자 했던 노력은 일련의 협회와 전시의 창설로 이어지는데, 가장 최초의 협회가 빈에서 결성된 '아마튜어 사진가 클럽' 이었으며 이들의 첫 전시는 1891년 개최되었다. 이듬해 런던에서는 '연결된 고리(Linked Ring)'가 파리에서는 '포토클럽'이 탄생하였으며, 미국에서는 독일에서 공부하고 유럽전시들을 통해 이미 국제적으로 많이 알려져있던 스티글리츠가 1896년 '뉴욕 카메라클럽'을 창설하였다. 이어 2년 후에는 '필라델피아 사진협회'가 설립되었다. 이들 협회들은 멤버들의 작품을 전시할 뿐만 아니라 정기간행물도 발간하였고, 1896년 워싱턴 D.C.에서는 대규모 사진 공모전인 '살롱'이 설립되었다.
살롱전을 통해 데뷔한 사진작가들은 클래런스 화이트, 스타이켄, 코번 등이다.
사진기법의 기능적인 속성을 미학적으로 사용하고, 카메라의 잠재력과 그 한계를 동시에 이해하면서 다른 시각예술의 미학적 원칙들에서 사진을 해방시키는 이른바 '순수사진'의 원리를 고수했던 작가는 다름 아닌 스티그리츠(Alfred Stieglitz)였다. 그는 미국 땅에 유럽의 아방가르드 모더니즘을 이식시킨 공로자였으며, 정밀주의 여성화가로 명성이 높았던 죠지아 오카프(Georgia O`Keeffe)의 남편이기도 했다. 케핀의 분석을 빌리면 스티글리츠는 "모델로 하여금 포즈를 취하게 하고 결과는 엄격하게 사진적 수단에만 의존하여 생생한 실상의 효과와 마지막 기록을 가장 단순한 표현으로 감축하는" 가장 뛰어난 사진작가들 중의 한 사람이었다. 초기의 풍경이나 부인의 초상(1922), 후기의 뉴욕 마천루빌딩의 모습에서 나타나는 그의 '순수사진'의 철학은 언제나 변함이 없다. 죠지아 오카프와 함께 정밀주의 화가였던 찰스 쉴러(Charles Sheeler)는 1914년 카메라로 미국 본연의 건축물, 풍향에 낡은 나무, 헛간의 균형잡힌 사각의형태들을 정직한 직접성으로 담고있어, 이와 거의 같은 효과를 추구하고 있었던 그의 회화와 쌍벽을 이루고 있다. 스티글리츠의 솔직하고 직접적인 사진의 미학을 계승한 스트랜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모션픽쳐 카메라와 강력반을 활용, 사물에 최대로 근접시킴으로써 사진이 지닌 기계적인 정밀성의 아름다움을 포착했다. 그의 강렬하고 확고한 네가티브들은 그 소재가 어떤 장소이건, 초상이건, 혹은 하찮은 유목이건 간에 대상에 대한 애정과 감정이입이 담겨 있어 차갑지 않고 매우 서정적이다. 회화와 사진은 사이를 넘나들던 스타이켄도 공중사진 코미션으 맡게되면서 '순수 사진'의 미에 매료된다.
이미 런던 '살롱'에서 추천 사진작가로 명성을 구축하고 있었던 캘리포니아 태생 웨스턴(Edward Weston)은 1920년경 그의 작업에 대한 비판적인 재검증을 시도했다. 그는 이전의 소프트 포커스 작업을 버리고, 자신의 일기에 쓰고 있는 바와 같이 "카메라는 삶과 사물 자체의 바로 그 실재와 정수를 기록하기 위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사진 본연의 속성으로 방향을 전환하였다. 그는 카메라가 육안으로 보는 것 이상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사진의 가장 위대한 기적들 중의 하나라고 확신하였으며, 이러한 확신은 그의 풍경-가장 가까운 전경에서 가장 먼 거리까지의 모든 것이 예리하게 포착되고 있는-에 잘 나타나 있다.
1932년 웨스턴과 그의 작품에 감동한 서부의 젊은 사진작가들은 뷰카메라 렌즈의 최소 조리개 값을 의미하는 'f,64' 라는 이름의 그룹을 형성하는데, 아담즈(Ansel Adams), 커닝햄(Imogen Cunningham), 월라드 반 다이크(Willard Van Dyke)등이 여기에 속해 있었다. 이들의 미학은 시티글리츠-스트랜드-웨스턴으로 이어지는 '순수 사진'이었고 그룹이 와해된 후에도 이들의 영향이 지속됨으로써, ''는 '순수 사진'의 표상이 되었다. 음악가로 교육을 받았고 초기에는'회화적'사진에 경도되었던 안셀 아담스는 1930년에 스트랜드를 만나게 되며, 그의 네가티브에 진한 감동을 받고 사진의 솔직한 접근의 정당성에 매료되어 '순수 사진'의 열렬한 대변자가 된다. 환경 보존주의자이며 등산가였고 문명의 손이 닿지 않는 거친 황야를 좋아했던 아담즈는 자연스레 자연풍경에서 작품의 소재를 찾았고, 특유의 감수성과 일관성 있는 직접성과 정직함으로 대상을 다루었다.
'순수사진'의 인식은 매체의 신속하고 저널리즘적인 속성을 활용한 기록(documentary)사진에서도 감지된다. 1927년 사망 당시 그의 신상에 대해 아무 것도 알려진 바가 없었던 앗제(Eug ne Atget)의 수천 점의 사진들은 파리의 역사적인 건물, 궁전, 브르조아 가정집들로부터 꽃, 나무, 거리의 우산 장사꾼, 가로등, 상인들과 같이 소재에 있어서는 기록의 차원에 머물고 있는 듯하지만, 대부분의 작품들이 기록 이상의 서정성을 띠고 있고, 거의 언제나 인간적인 체취가 배어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그의 작품이 기록사진의 발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뉴홀이 밝히고 있듯이,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는 사진을 통해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목적 이상의 것을 추구한다. 보는 사람을 설득시키고 확신을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작가 자신의 직접적인 경험이 도움을 줄 때도 있다. 리스(Jacob Riis)는 덴마크에서 1870년 미국으로 이민하여, 이민자의 서러움과 고통을 직접 체험한 사진작가였다. 그의 직업은 경찰기자였고 그의 글에 사진을 곁들여 발표하곤 했다. 그는 '순수 사진'에 대해 별로 아는 바가 없었으나, 이미지들을 찍은 그의 기록사진에는 스티글리츠 못지 않은 정직함과 통찰력이 내재되어 있다. 아마튜어였던 리스와 달리 하인(Lewis Hine)은 1905년부터 대학에서 배운 사회학에 대한 연구도구로서 사진을 택했고, 사진에 몸과 마음을 바친 프로 사진작가였다. 그는 사회학자답게 미국 산업조직의 밑바닥을 '기록'하는 데에 전 생애를 바쳤으며, 그의 사진에는 항상 그의 모델이 된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삶과 얼굴에 대한 동정심이 담겨 있다. 잔더(August Sander)도 하인과 마찬가지로'사회학적'인 접근방법으로 초상사진을 제작해 생계를 유지했던 프로 사진작가였고, 모델을 사회의 한 계층, 혹은 특정적인'타입'으로 간주했다.
1935년 미국정부는 경제공황의 침체를 이겨내기 위한 교육과 선전정책의 일환으로 사진작가들을 고용하고, 서민들 특히 농부들의 삶의 현장과 상황을 사진으로 보고하는 기구를 창설했다. 농업부 산하조직으로서 FSA(Farm Security Adminstration)라 칭해졌던 이 기구에 고용되었던 작가로는 당시『루크(Look)』지의 사진실장이었던 로텐스타인과 그의 되를 잇는 에반스(Walker Evans)와 랭(Dorothea Lange)이 있었다. FSA계획의 성공은 다분히 독창적인 천재성을 지닌 에반스와 랭의 사진 덕분이었다. 이 둘은 상당히 지적이었고, FSA에 참가하기 전에 이미 자기세계가 확고했던 독립된 개성의 소유자였으나, 사물을 향한 이 두 작가의 접근 방식은 서로 매우 달랐다. 에반스는 '순수 사진'의 이념을 계승하였으며, 그의 성숙기 사진작품들은 대부분 엄격하고 비개성적이며 절제되어 있다. 이는 아마도 미국의 자본주의 삶의 이기주의, 배금사상, 무절제와 과다함에 대한 그의 혐오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사회 논평적인 사진은 30년대의 처절한 가난을 표현하는데 적절한 양식이었다.
이와 달리 랭은 작품이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유용해야 한다는 제안에 충실했다. 그의 대표작들은 대개가 적절한 모랄이 우아하게 부가된 것들이었다. 그의 사진들은 대부분 인물 위주였고, 그가 찍은 인물들은 아무리 고통에 차있거나 찌들었어도 항상 핸섬할 뿐 아니라, 자긍심이 강하고 독립심이 있는 고고한 성격의 소유자들로 나타난다.
1912년 코번(Alvin Langdon Coburn)은 왜곡된 시점을 이용하여 거리와 광장의 추상적인 패턴을 강조한 '반 추상'사진들을 제작하였다. 그로부터 4년 후 코번은 완전히 대상이 없는 추상사진인 보토그라프(vortograph)를 발표했다. 1918년에는 츄리히 다다그룹의 회원이었던 샤드(Christian Schad)가 광선에 예민한 종이를 바닥에 놓은 다음, 대상물을 그 위에 놓고 빛에 노출시켜 마치 큐비즘의 꼴라쥬와 같은 추상작품을 얻어냄으로써 카메라 없이 사진을 제작했다. 1921년경 미국 출신의 다다이스트 만 레이(Man Ray)와 헝가리 태생으로 바우하우스 교수로 재직했던 모홀리-나기(Laszlo Moholy-Nagy)는 각각 독립적으로 일종의 사진 몽타쥬라 할 수 있는 '레이요그라프'와 '포토그램'을 창조했다. 광선에 민감한 종이 위에 입체 대상물을 배치하면 윤곽선이 기록되는 것이 그 원리인데, 반투명한 사물일 경우에는 텍스츄어와 아울러 그림자도 투시된다. 또한 포토그램 테크닉은 광선을 조절함으로써 다양한 표면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사실 기법적인 면에서 포토그램은 탈보트의 포토제닉 드로잉과 다를 바 없었으나 그 목적이 서로 달랐다. 모홀리-나기는 사진의 고유하면서도 독특한 속성에 매료되었지만 그의 포토그램은 시각적으로나 미학적으로 사진보다는 미술의 영역에 더 근접해 있었다 '사바티에 효과'라 불리우는 가장자리의 도치 현상은 만 레이에 의해 자주 이용되었는데, 이것은 주로 조형적인 통제를 위해서였다.
사실 만 레이나 모홀리-나기의 기본의도는 사진 몽타쥬에서 조형성을 추구하는 것이었으나, 그들은 직접적인 카메라 형상도 폄하 하지 않았다. 만 레이의 초상사진들의 대부분은 엄격한 직접성과 정밀성을 지녔고, 모홀리-나기가 또한 사진에서 조형실험의 새로운 시각적 잠재력을 발견한 듯하다. 전기 플래시를 고안한 엣져튼(Harold Edgerton)에게도 사진은 사물이나 동물의 연속적인 동작의 아름다움을 포착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사진의 프로세스를 교묘하게 조정하거나 자연스런 카메라의 형상을 물리적으로 왜곡, 혹은 변형시킴으로써 색다른 조형효과를 꾀하는 경우는 이미 19세기부터 나타나고 있었다. 루이 뒤코 뒤 오롱(Louis Ducos du Hauron)은 렌즈 대신 가로지른 틈을 이용해 왜곡된 형상들을 만들어 내는 방법을 고안해 냈고, 1888년에는 이 방법의 특허까지 얻어냈다. 결과적인 형상은 마치 16세기 매너리즘시대에 유행했던 의상 투시화(anamorphic perspective)를 이용한 그림들을 연상시키는 동시에 케르테츠의 초현실주의적 사진을 예고하고 있다.
이밖에도 과장된 투시화법, 벌레의 시점이나 조감도, 이중노출법, 복합프린트 등의 이른바 '트릭 사진(trick photography)'은 때때로 순수한 조형적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했으나 흥밋거리로 고안된 경우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체코 태생의 수데(Josef Sudek)의 사진은 대부분 초현실주의의 이중 상이나 꼴라쥬와 크게 다를 바 없다. 피카소의 연인이자 모델이었고, 그의 게르니카를 사진으로 기록한 사진작가였던 마르(Dora Maar)의 사진 몽타쥬는 무심히 보면 보통 사진 같지만 물리적 왜곡이 가해진 작품이다. 복합적인 시점과 유리의 반사작용을 이용한 모델(Lisette Model)의 사진은 착시효과와 함께 초현실주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1928년 에리히 살로몬(Erich Salomon)의 기적적인 '캔디드 카메라'의 사용이후 소형 35㎜ 카메라의 출현은 속도, 간편함과 유동성의 장점 때문에 사진 저널리즘 뿐 아니라 미학적 가능성에 있어서도 새로운 장을 열게 해 주었다. 이제 사진가는 비범하고 기이한 시점들 뿐 아니라 삶의 흐름의 극히 파편적인 순간까지도 포착할 수 있게 되었다. 헝가리 태생의 케르테츠(Andr Kerts z)는 1926년 파리로 이주하기 전부터 이미 프로 사진작가였다. 그는 소형 카메라가 발명된 후 종전의 방법을 버리고 금방 사라질 것 같은 순간들을 이 신형 카메라에 담기 시작하였다. 케르테츠로부터 테크닉을 배운 브랏사이(Brassai)는 그가 찾을 수 있는 광선은 무엇이든지 이용하여 '밤의 파리'를 설득력있게 포착하는데 성공한다. 피카소와 초현실주의자들의 절친한 친구였던 브랏사이는 그들의 영향으로 이제까지 사진사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특징-즉, 도시의 가장 예기치 못한 요소들에서 형태를 발견하는-을 추출하는 개척자가 되었다. 영국의 브란트(Bill Brandt)는 브라사이 작품의 영국판이라고 할 수 있는 <영국의 가정>(1936)과<밤의 런던>(1938)을 발표하였다.
까르띠에 브레쏭(Henri Cartier- Bresson)은 브랏사이와 마찬가지로 예술가들과 절친했을 뿐 아니라 화가 지망생이기도 했다. 그가 소형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이 1933년 뉴욕의 쥴리앙 라비 화랑에서 전시되었을 때, 그 작품들은 완전한 우연성에 기인한 듯한 자동적이고 기이하면서도 선동적인 아름다움에 의해서'사진이 아닌 신진'이라 평을 받았다. 그는 어린아이들이 폐허에서 장난치고 있는 모습이나, 마치 홀린 듯 정신을 팔고 있는 어린아이가 볼을 잡고 있는 모습, 지나가는 행인의 몸체가 금속기둥의 패턴에 의해 잘린 모습 등을 통해서 뉴홀이 언급한 바와 같은 "현실의 비현실성"을 잡아내고 있다. 르빗(Helen Levitt)이 '순수사진' 기법으로 담고 있는 어린아이들의 천진한 모습에서도 까르띠에르-브레쏭에 필적하는 기록의 즉각성과 연출의 효과가 자주 드러난다.
상징, 혹은 메타포(metaphor=隱喩)로서 사진을 정의하기 위해 스티글리츠는 '등가물(equivalent)'이란 말을 쓰곤 했다. 주제는 알아볼 수 있으나 그것은 출발점에 불과하며, 사진가의 관점에 의해서만 비로소 의미를 지니게 된다. 다시 말해 그의 '등가물'은 감정적인 의미와 주관적인 의미를 갖은 사진인 것이다. 스티글리츠의 '등가물'론은 화이트(Minor White), 좀머(Frederick Sommer), 캐러한(Harry Callahan), 시스킨드(Aaron Siskind) 카포니그로(Paul Caponigre)등에 계승되었으며, 이들이 공유하고 있는 특징은 항상 직접적인 사진을 통해 소재에 기초를 두고 있으면서도 그 너머를 지향한다는 것과 외양의 표면을 중요시한다는 것이었다. 부연하자면, 이들이 그리고있는 새의 내장, 나무의 벗겨진 칠, 일물 누드, 풍경은 있는 그대로의 사물, 혹은 인물이나 풍경이면서 동시에 그것을 포착하고 있는 작가의 심적 상황이나 주관적인 시각의 은유(metaphor)이기도 한 것이다.

프랭크(Robert Frank)와 클라인(Willam Klein)은 향상된 포토저널리즘 양식을 그들 자신에 내재해 있는 분노를 드러내는 수단으로 기용했다. 이들은 둘 다 패션 사진가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거리의 사진가로 현대인, 특히 미국인들의 삶에서의 소외, 절망감과 불만을 기록사진 양식에 대입시켜 사진의 사회적 기능을 표방하고 있다. 현대사진, 이른바 포스트모던 사진작가들에 대단한 영향을 끼친 프랭크의 사진들과 1958년에 발간한 사진집 『미국인들(The Americans)』은 주제의 가장자리에서 맴돌거나 빗나간 극히 진부한 사물들을 관음자(觀陰者)와도 같은 시점에서 포착하고 있다. 그의 사진들은 소비산업사회 속의 현대인의 삶처럼 모순되고 미 해결된 채로 남아있으며 분명한 메시지나 언급을 유보하고 있다. 클라인은 <뉴욕>(1956)에서 마치 추상표현주의 화가를 닮으려는 듯 카메라의 흔들림, 거친 입자와 짓뭉개버린 톤을 구사하고, 이제까지 사진 작화에서 금기시 되던 것을 대담하게 시사함으로써 뉴욕의 잔인성을 고발하고 있는 듯 하다.
클라인과 프랭크의 사진에 대한 새로운 수사학과 '양식'의 힘과 권위는, 사진의 의미를 비트 세대의 삶의 양식에 대한 도상보다는 그러한 요소의 기능으로 간주하려는 젋은 사진가들에 가장 잘 반영되어 있다. 대표적인 작가가 '사회적 풍경'으로서의 사진을 표방한 위노그랜드(Garry Winogrand)인데, 그는 사진이 무엇보다도 "지각(보는 것)이어야 하며 동시에 보는 것의 묘사(기록하는 사진의 작용)"라고 생각했다. 그는 서로 이질적으로 보이는 재현적이고 픽션적이며 형식적인 사진의 자질들의 상호의존성을 강조하여, 논평을 제공하는 문학예술로서의 기록사진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다시 말해 그는 앗제, 30년대의 에반스, 50년대의 프랭크로 이어져 내려오는 주요 다큐멘터리 전통을 전승 받아 정점에 이르게 하고 있는 것이다.
위노그랜드(Garry Winogrand)의 미학은 그의 사진에서보다 오히려 프리들랜더(Lee Friedlander)의 사진을 통해 가장 성공적으로 구현되고 있다. 프리들랜더의 작품은 일화, 저널리즘과 역사를 넘어 관찰과 묘사의 과정을 개입시키는 이론에 보다 선명하게 연결되는 진술을 제공한다. 그러나 사진에 대한 그의 기본자세는 흔히 표현주의자들로 불리우는 캘러한, 화이트, 시스킨드의 태도와 같이 개인적인 시각의 힘과 특질에 중점을 둔 것이었다. 60년대 후반에 접어 들면서 프리들랜더는 자신의 이미지에 대한 거의 유아론적인 집착을 보이기 시작한다. 위노그래드와 프리들랜더가 사진의 세 가지 요소의 종합을 시도했다면, 아버스(Diane Arbus)는 픽션적 사실, 즉 사진의 주제가 항상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버스의 주제에 대한 접근은 극히 개인적이어서 묘사된 사실이 심리적인 메타포가 된다. 아울러 60년대의 동료 사진작가들과 마찬가지로 그의 사진에는 공격적이며 잔인한 상격이 강하게 나타난다. 소외, 기형, 광기, 성, 동물적이고 기계적인 폭력, 외설들은 60년대의 사진이 집착했던 소재이며, 이러한 소재는 암울했던 60년대의 미국에 대한 메타포이기도 하다.
삶의 '시퀀스'를 그대로 연속사진으로 연결시키고 있는 마이클(Duane Michals)의 사진작품은 여러 면에서 다른 시각예술, 특히 회화와 비디오를 닮아 있다. 가깝게는 포스트모던 시대의 미술 뿐 아니라 사진, 영화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던 앤디 워홀, 개념미술가 브루스 노만의 비디오, 멀게는 초현실주의자 르네 마그리뜨가 일상의 연속을 네러티브(narrative)형식으로 표현한 것과 유사하나, 그의 기본정신은 프랭크-위노그래드로 내려오는 미국특유의 공허하고, 진부한 사회풍경의 맥에서 찾아지며, 그의 시퀀스 양식의 목표는 시간성이다. 그리고 이 시간성은 그 자체가 의미를 갖는 다기보다는 그가 주제로 설정하고 있는 현대인의 실존상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연극적 전개의 일환으로서 중요하다. 따라서 그의 드라마는 관객의 참여와 개입을 강요하며-적어도 인식론적 차원에서- 때때로 그의 사진에 등장하는 등을 돌린 남자의 이미지는 다름 아닌 관객 자신이다. 마이클과 같이 시퀀스 방식을 취하고 있으나 전혀 다른 효과와 목적을 추구하는 작가가 메츠커(Ray K Metzker)이다. 그는 수 십장의 연속사진으로 '멸티플' 이미지를 전개하고 있어 표면상으로는 19세기 말의 머이브릿지의 연속사진을 영상 시키지만, 움직임을 목표로 한 머이브릿지와는 대조적으로 메츠커에서 중요한 것은 형상의 '반복'과 '다름'에서 파생되는 추상적인 패턴화 이미지이다. 한편, 일종의 '뉴웨이브'구성 사진의 일환인 '브리콜라쥬(Bricollage)'로 유명한 그루버(Jan Groover)의 연속사진은 시간성이나 연속성보다는 불연속성과 모순을 강조한다. 그의 사진은 분열증 적인 해체와 분열의 조합을 핵심으로 한다는 의미에서 셔먼(Cindy Sherman)의 유사한 구성사진에 더 가깝다.

60년대말, 70년대 초 미술에서는 이미 위기에 처해 있던 모더니즘 형식주의의 패러다임이 붕괴되기 시작하며 미술가들은 미술 외적인 문맥과 소재에서 영감을 찾기 시작한다. 70년대 다원주의 양상에서 태어난 극 사실주의와 개념미술 사조는 무엇보다 사진이라는 매체에서 방법적인 해결을 모색하고 있었다. '포토리얼리즈'이라고 불리 우는 극 사실주의 작가들은 육안이 포착하지 못하는 것과 순간적인 상황까지도 놓치지 않는 카메라의 속성에 착안하여 고의적으로 사진을 모사했고, 코쥬스(Kosuth), 루사(Ruscha), 오펜하임(Oppenheim),등의 개념미술가들에게도 사진은 언어 다음으로 소통력과 전달이 용이한 가장 효과적인 매체였다. 이들이 추구하고자 했던 개념주의 미학과 이슈는 역으로 사진가들의 시각과 인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개념주의 사진'을 탄생케 하였다. '미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면서 미술의 정의에 초점을 둔 개념미술가들과 마찬가지로, 사진에 의한 사진의 정의에 근거를 둔 개념사진은 80년대 초 효시된 이른바 '뉴웨이브' 경향에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된다.
1978년 사진이론의 대부이며 비평가이자 큐레이터이도 한 자르코브스키가 기획한 뉴욕 MOMA 의「거울과 창(Mirrors and Windows)」전은 '1960년대 이후의 미국사진의 전망'이라는 부제가 표방하는 바와 같이 60년대와 70년대를 총괄하는 대규모 사진전시회였다. 자르코브스키는 현대사진을 거울파와 창파로 대별하여 거울파의 대표적 선구자로 스티글리츠를 들면서 사진을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삼은 작가들을 분류하였으며, 후자에는 앗제를 선두 하여 사진을 세상 탐구의 방법으로 간주한 작가들을 포함시켰다. 거울파에는 마이클, 깁슨(Ralph Gibson), 워홀 등을 들고 있고, 창파로는 '사회풍경'의 대변자라고 볼 수 있는 위노그랜드, 아버스, 프리들랜더 등을 꼽고 있다. 그의 분류가 개개의 작가들에게 반드시 적용되는 것은 아니나 소재와 방법에 있어 그 어느 때보다 혼란하고 다양했던 70년대 사진의 가닥을 잡고 정리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의 분류에 따르자면 패션과 유명인들의 초상사진으로 더 잘 알려진 어빙 펜(Irving Penn)의 순수 사진들, 모리야마(Daido Morryama), 마타-클락(Gordon Matta-Clark), 스기모토(Hiroshi Sugimoto)의 일종의 심상풍경들이 거울파에 속한다 예외적인 경우로 변모과정이 확실했던 프리들랜더의 후기<자화상>은 거울파에 더 가까우며, 마타-클릭은 같은 작품일지라도 보는 관점과 해석에 따라 두가지 경향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70년대의 또 하나의 주요 경향은 다큐멘터리 전통을 계승한 또다른 유형의 미국적 풍경의 사진들이며, 로스(Judith Joy Ross)와 닉슨(Nicholas Nixon)의 초상사진들을 들을 수 있다.

미술가의 사진 매체에 대한 관심과 유희는 이미 지적한 바 있다. 이들 중의 선구자로서 워홀과 사마리스(Lucas Samaras)가 있으며, 최근 들어 발데사리(John Baldessari), 셔먼, 크루커(Barbara Kruger)등은 전통적인 그림의 틀이나 방법보다 사진을 선호하며, 이들은 '뉴웨이브'사진의 주요 흐름인 구성사진의 중요한 기수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공통적으로 사진작가로 알려지기를 거부한다. 해프닝에 적극 가담하면서 팝 아트로 전향, 심리학적이며 자전적 요소를 페티쉬(Fetish)적인 오브제에 곁들인 오브제 조각가로 유명해진 사마라스는 69년과 70년 사이에 아마튜어용 폴로라이드로 자신의 이미지를 영작한<자화상>을 발표한다. 그의 자화상은 대부분이 나체이며 발표 당시에는 사진계에 이목을 끌지 못했으나 셔먼의 <자화상>이 대단한 반향을 일으키게 되자 사마라스의<자화상>은 '뉴웨이브'의 원조로 재평가되기에 이른다. 셔먼의 초기 작품들은 1977년부터 3년간에 걸쳐 제작된 시리즈이다. 이들 사진은 제작 순서에 따라 1에서 39가지 번호가 매겨져 있고 이 번호체계는 컬러사진으로 방향을 전환한 후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무제 영화 스틸>은 가짜 영화 스틸 사진이며 셔먼 자신이 유명 여배우들의 영화장면에서의 모습을 그대로 분장해서 찍은 사진이다. 이 자화상이 아닌 자화상의 <스틸>들은 션먼이 어릴적 부터의 꿈과 환상의 실험이며, 포스트모던 이론으로 풀이하자면 분열되고 해체된 자아의 이미지이기도 하다. 80년대부터 셔먼은 당시 유해이던 '구성사진'으로 방향을 돌리며 후기 산업사회의 폐기물과 카치들로 제작한 꼴라쥬 구성을 선보이며, 이러한 작품들은 보는 이들의 인식을 교란시키고 있다.

70년대말, 80년대 초의 미술에서 뉴페인팅 신 표현주의가 등장할 무렵 사진에서는 '뉴 웨이브'란 새로운 경향의 사진이 등장한다. 이들 대부분이 '구성사진', 혹은 '무대 사진'이라 불리우는데, 연극무대에서처럼 스투디오 안에서 소재들을 구성하고 촬영하는 것이 공통된 특징이다. 마이클의 작업도 방법적으로는 '무대사진'과 다를 바 없다고 하겠으나 그에게서는 실재에 대한 관심이 중요한 반면, '뉴웨이브'작가들의 대다수에서는 시초부터 실재에 대한 관심이 결여돼 있다. 셔먼과 함께 구성 사진의 기수 중의 한 사람이 바로 스코글런드(Sandy Skoglund)이다. 스코글런드의 출발점은 개념미술의 방법을 도입한 이른바 조작과 필름제작의 절충이다. 그의 양식은 놀이와 치기적(稚氣的) 기지에 대담성과 광기에 있으며 그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형광색과 같은 현란하고 강렬한 컬러와 초현실적인 이미지의 병치는, 전자시대를 사는 부유하면서도 광기로 가득한 세기말의 젊은 세대들의 감성을 반영한다.
웨그먼(William Wegman)의 폴로라이드 카메라를 이용한<남자의 가장 친한 친구(Man`s Best Friend)>시리즈는 78년부터 시작되어 82년 사진집으로 발간된다. 그의 사진의 주인공은 '만 레이'란 이름의 그의 애견으로, 웨그먼은 '만 레이'를 대형 카메라 앞에 놓고 때로는 코끼리로, 때로는 상업광고 사진에 대한 패러디적 성격이 강한 이미지로 변신시켜 찍고 있다. 여기서 웨그먼의 사진이 주는 매력과 감동은 작가의 변신 가장술과 내재한 유머가 아니라 '만 레이'의 명연기다. '뉴웨이브'사진에서 우리는 미술과 사진의 영역이 완전히 해체 융화되고 있음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시각예술 장르간의 통합은 세기말 작업의 특징이기도 하다. 미술에서의 영향을 드러내고 있는 또 하나의 '웨이브'는 도용 혹은 표절 미학(appropriation)인데 대표적 작가가가 말보로 광고 사진을 도용 확대한 프린스(Richard Prince), 다큐멘터리의 거장 워커 에반스의 사진을 차용한 르빈(Sherrie Levine)이 있다.

-위의 글은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소장의 사진을 중심으로 한 사진 160년 전에 부치는 성신여대 송 미 숙 교수의 글을 옮긴 것이다-


(참고) 사진의 경향들

노이에 포토그래피 / 바우하우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1920년에서 약 10년 간, 패전국 독일은 새로운 국가와 도시형성을 모색하고 있었다. 이 신흥 독일에서, 새로운 시대에 부응하는 영상미디어를 사용한 시각예술의 혁신운동도 일어나기 시작했다. 1919년 슈투트가르트에서 '영화와 사진'이라는 국제전이 개최되었고, 전위적인 영화 함께, 사진미디어의 특질을 이용한 새로운 시각세계에 대한 가능성의 확대를 노리는 독일, 미국, 프랑스, 소련 등의 창조적 사진가의 작품들이 소개되었다.
이처럼 새로운 시각 세계에 대한 가능성의 확대를 노리는 사진의 경향을 저들은 과거의 사진경향에서 구분하여 '노이에 포토그라피' 즉, 『신흥사진』이라 불렀다. 이 사진의 경향들은 곧 세계적 사진의 풍조가 되었다.
그 경향은 매우 다양해서 한 마디로 말하기 어려우나 사진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종합적으로 추구했던 모홀리- 나지와, 렌즈의 특성을 한껏 살려 대상의 공간적 객관성을 파고들어 조형미를 추구 하려했던 랭거-파취, 그리고 공간성보다는 시간성을 강조하여 대상의 올바를 객관성을 파악하려했던 잘로몬의 작품과 같은 것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1919년에 건축가 그로피우스에 의해서 창설된 종합디자인 학교 바우하우스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던 모홀리-나지는 포토그램, 포토몽타주 등의 수법을 고안해서 창작에 응용하는 한편 『회화, 사진, 영화』 등의 저서에서 현대사진의 위상(位相)을 종합적인 관점에서 논 구(論究)하고 명확히 함으로서 노이에 포토그래피의 이론적 지주를 구축했다. 노이에 포토그라피의 동향은 나치정권의 등장으로 종언을 고하게 되지만, 미국에 망명한 모홀리-나지와 그 추종자들에 의해서 이어졌고 전후 독일예서는 오토슈타이너트에 의해서 다시 발전 계승된다.

뉴 다큐멘츠
스타이켄의 후임으로 뉴욕 근대미술관의 사진부장에 취임한 자르코우스키는 1976년 위노그랜드, 프리들랜더, 아버스 의 3인의 작품으로 전시회를 열었다
그리고 이 전시회는 1960년대의 새로운 다큐멘터리의 방법론을 결정짓는 계기가 되었다. 그것은 1966년 토마스 카밤에 의해 주최된 로즈미술관(블랜 다이스 대학)에서의 「12인의 사진가의 미국의 사회적 풍경」전, 그리고 같은 해 조지 이스트만 하우스에서 라이온즈에 의해서 기획된 「사회적 풍경을 향하여」전,(데이비슨, 라이온, 마이켈즈, 위노그랜드, 프리들랜더)에 이은 새로운 다큐멘터리 사진의 표명이었다.
뉴 다큐멘터리는 사회개혁이라는 종래 사진의 응용방식을 넘어서, 도시의 경관을 소재로 해서 보다 개인적이고 비유적인 표현으로 다큐멘터리의 수법을 이행시켰다. 그것은 사진의 기록성과 해석의 미묘한 균형이 이루어낸 주관적인 표현이다. "뉴 다큐멘터리의 목적은 사회를 개혁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사회를 좀더 잘 알기 위한 것이다"라고 자르코우스키는 말한다.



뉴 컬러
1970년대 후반 새로운 스타일의 일련의 컬러사진이 출현했다. 그들의 자품의 경향은 '뉴 컬러'라고 불리우고 있다. 이 새로운 동향의 계기가 된 것은 1976년 뉴욕 근대미술관에서 열린 이글스턴의 개인전이었다. 자르코우스키에 이해 기획된 사진전의 서문에서 "이글스턴에 의해 진지한 컬러사진이 발명되었다"라고 까지 말하고 있는 그 전람회는 상당히 충격적인 것이었다. 그때까지 색상만을 과장하고 있던 컬러사진과는 다르게, 미국 남부의 생활과 풍경을 세부까지 극명하게 표현해 내는 그 화면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색채를 가진다"라는 자명한 사실을 담담하게 보여 주는 컬러사진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일상생활에서 제재를 선택하는 방법, 극명한 세부묘사, 이러한 흐름은 당시 미술계의 주류를 이루었던 슈퍼리얼리즘 회화의 표현으로부터 영향을 느끼도록 해 준다. 게다가 풍경 속에 흐르고 있는 빛에 대한 섬세한 감수성은 허드슨 리버파등 미국의 전통적인 풍경화와 상통하는 면이 있다. 이글스턴의 개인전 이후 이와 같은 진지한 사진을 제작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업이 각광을 받기 시작한다. 쇼어, 게네스 맥고위(이 다음의 작가들은 그 이미지로 해서 '뉴 로맨틱스'라고 불린다) 마이어 로비츠, 존 펄, 렌 젠셀, 스턴펠드 등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찍어낸다고 하는, 미적 표현 속에 현실에 대한 예리한 관찰과 잔잔한 비판성을 내포한 이 스타일은 현재까지도 젊은 작가들에게 계승되고 있다.


매그넘 포토(MAGNUM)

제 2차 대전을 끼고 『라이프』지의 창간과 더불어 시진이 정보 미디어로서 다양하게 전개되고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그래프 저널리즘 분야에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라이프』가 어떤 사건을 완성된 시나리오대로 보도하는 '사건' 주체의 스타일을 확립한 것에 대하여, 전후 다양화되어 가는 사진상황에서는 오히려 '수신자'측의 일상적인 시점, 인간적인 감정에도 주목하는 것이 필요하게 되었다. 1930년대부터 상호교류가 있던 3사람의 사진가 까르띠에 브레송, 로버트 카파, 데이비드 시무어,는 보도사진가로 활동하면서, 포토저널리즘 세계에서 사진가의 개성을 어필하는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이윽고 1946(1947?)년 그들의 꿈이 파리에서 실현되고 매그넘 포토즈 라는 조직으로 발족하게 되었다.
매그넘(magnum)은 큰 술병을 말한다. 즉 2∼3 리터들이 맥주병을 말한다. 세 사람이 술집에 모여서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사진 에이젠시를 만들기로 결의하면서, 이 에이젠시 이름을 그렇게 부르기로 하였다는 것이다. 매그넘은 다음해부터 멤버를 보강해 가면서, 기존의 잡지 출판사로부터 아무런 제약도 받지 않는 최초의 포토 에이젠시가 되었다. 결국, 가혹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제시할 뿐만 아니라, 보다 능동적으로 개인적인 시점에 집중해 가는 것을 시도 한 것이다. 매그넘은 1950년대에는 비숍, 어의트, 등을 포함한 28명으로 성장했고 보다 인간적인 다큐멘타리를 지향하는 운동을 전개해 나갔다. 1950년대 이후 '보는'것보다 객관적으로 인식해 가는 움직임이 대두되지만 매그넘이 한 역할은 항상 20세기 사진운동의 기폭제기 되었다.



Social landscape = 사회적 풍경
1966년 라이온즈가 기획한 사진전「현대의 사진가들- 사회적 풍경을 향해서」는 1960년대의 사진 계의 현상을 나타내는 하나의 중요한 사건이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데이비드슨, 프리들랜더, 라이온, 마이켈즈, 위노그랜드 등의 5인의 작품으로 구성된 이 사진전은 스냅사진을 근본으로 해서 사진가 들의 현실에 대한 태도의 근거를 찾으려는 것 이였다. 그리고 그 현실을 인식하는 키워드가 '사회적 풍경(social landscape)'이었다.
그것은 자연도, 인간도, 그리고 인간이 만들어 낸 것도, '환경'을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동동하게 인식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사회적 풍경'의 사진은 휴머니즘을 주창한 사회적 다큐멘트 가 주제로 한 것과 같은 문제를 제기하는 일은 없다. 이미 가치가 부여된 어떠한 것에로 향하는 것이 아니고, 주변에 널려 있는 일상성에 접근해 가는 것이다. 이 경우 사진가는 사진가 자신의 개인적인 계기에 의해서 셔터를 누를 뿐이다. 카메라 앞에 펼쳐지는 현실의 모든 것을 등가로 인식하는 것에 의해서 사진과 현실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유출해내고 사진가의 시선의 의미를 순수하게 검증하는 일, 그것이 '사진'이란 무엇인가. '사진가'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쉬르레알리즘 = Surrealism = 초현실주의 사진가론 p-63
전통적인 가치체계의 파괴와 논리적인 인과 법칙의 붕괴를 의미한다. 쉬르레알리즘은 이러한 부정적인 상황을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이 밝혀낸 무의식의 세계와 결합시키므로 써 새로운 진로를 발견하게 되었다. 이제까지의 사고에 있어서 인간 의식의 밑바닥에 깔려 있는 무의식의 세계는 논리적인 합목적성과 합리적인 인과법칙에 의해 철저히 구속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억압적인 요소들이 모조리 파괴됨으로서 무의식 속의 본능은 자유롭게 해방된 것이다.
쉬르레알리즘의 미학은 의외성과 경이감의 발견이다. 이것은 무의식의 세계 속에 잠재하고 있던 이미지의 촉발과 환기이다. 심층적인 이미지의 환기는 상식적이고 규정적인 논리의 틀을 깨뜨림으로써만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저들은 끊임없이 이질적인 요소를 재래적인 시간과 공간의 상관관계 속에서 끌어내어 비합리적인 괴리의 상태로 재결합시킴으로써 무의식의 심층 속에 도사리고 있는 미지의 이미지를 촉발시킨 것이다. 이 쉬르알리스트 들이 노리는 경이로운 이미지의 발견은 달리 표현한다면, 꿈과 환상의의 발견이다. 그러나 이들이 생각하는 환상의 세계는 이제까지의 낭만적인 환상과는 성질상 다른 것이다. 저들의 환상의 세계는 본능적인 동시에 기계적이며 물질적인 성질의 것이다. 그리고 또한 저들이 꿈꾸는 환상의 세계는 전통적인 환상의 세계가 동경과 회상의 그리움을 추구했던 것과는 달리, 발견과 탐험, 그리고 실험적인 것이었다. 즉 쉬르레알리스트들은 과학자가 실험실에서 원소들의 결합에 의한 화학적 반응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물질을 발명해내듯, 이질적 요소를 우연성에 내 맡겨서 그것들이 새로운 관계를 이루어 나가는 것이다.



Image photo = 심 상 사진(心 像 寫眞 )
심상이란 외적자극과는 관계없이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구체적이고, 감각적으로 마음속에 재생되는 어떠한 상을 말한다. 이를테면 눈을 감고있어도 보이는 어머니의 모습과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내면의 세계에다 사진의 시각을 일치시키려는 경향의 사진을 우리는 심상사진이라 부른다. 그러므로 심상의 세계는 무의식의 무한한 세계로 통하는 신비롭고 환상적이며 경이로운 미지의 공간이다. 이 심상사진의 대표적 작가는 1905년 영국 런던에서 러시아계 부모로부터 태어난 영국인 빌 브란트(Bill Brandt)이다. 그의 실험적 누-드 사진을 보면, 그의 마음의 눈을 자유자재로 돌려 대상을 바라봄으로서 발굴해내는 시각적 비밀의 세계인 것으로, 육안의 고정관념(固定觀念)을 벗어나 마음을 통한 초 광 각 적(超 廣角 的) 시각의 대담한 비약(飛躍)에 의해 감춰진 비밀세계를 공개하고 있다.

FSA사진운동
국가적 예술 프로젝트라고 하면 WPA(Works Progress Adminstration, 고용 촉진 국)이 있지만, 사진사에서는 FSA가 특별한 존재로 취급되고 있다.
WPA와 같이 이 조직은 뉴딜 정책 추진을 위한 사무국으로 원래는 1935년 흉작지역의 농민이 이주계획을 촉진하는 RA(Resettlement Administration)로서 발족했지만, 그 역사자료 부의 부장으로 취임한 워커, 스트라이커가 기획한 상습 홍수지대의 인적, 지리적 상황을 사진으로 기록하려는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사진예술사에서 스트라이커의 평판이 결코 좋은 것은 아니었는데, 그 까닭은 이 프로젝트의 시작 초기와 중기에 열심히 일했던, 에반스나 도로디어 랭과 사진에 대한 사고의 차이가 심해 자주 대립했기 때문이다. 즉, 뉴딜 정책의 한 담당자였던 스트라이커는 '스탭'들 에게 작가적 표현을 원치 않았다.
그러나 이 F S A 작업은 결과적으로 다큐멘터리 사진의 확립과 미국 사진사에 있어서 거대한 업적을 이루는 큰 기여를 하게 되었다.
이 FSA 운동에 가담했던 사진 가들은 에반스나 도로디어 랭 외에도, 아서 로스타인, 벤 샨, 칼 마이던스, 러셀 리, 마이온 포스트 월코트, 그리고 뱅크스등이 있었다.

F64 그룹
f 64 그룹은 웨스턴의 작품에 영향을 받은 미국의 젊은 사진 가들에 의해 1932년 결성되었다. 그들은 선명한 화상을 얻기 위해 사용했던 카메라의 최소 조리개 값이 f 64인 것을 그룹의 이름으로 하고 회화주의 적인 사진에 대한 반발로 스트레이트 사진을 제창했다. 창설멤버는 아담스, 커닝험, 다이크, 에드워드, 노스코비악, 스위프트 그리고 웨스턴이다. 그들의 사진에 대한 사고방식은 화면의 세부까지 초점이 맞고, 광택인화지에 흑백 프린트로 완성하여 대상의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점에서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그들은 산뜻하고 직접적인 표현방법을 추구하는 것에 의해서 예술로서의 사진의 의치를 명확하게 하려 한 것이다. 1932년 샌 프란스시스코의 M. H. De Young 기념미술관에서 개최된 F64 그룹의 최초의 사진전에서 그들은 이렇게 선언했다.
"F64 그룹은 사진이라는 매체가 갖는 제약이나 현상에 따라서 명시된 방법에 의해서, 사진을 예술로 서 명확히 해야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리고 사진은 예술 혹은 미학에서의 관념적인 규정에 멀어지고 항상 독립적인 존재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믿고 있다."

캔디드(candid) 사진이란

원래 캔디드(candid)의 사전적인 뜻은, 솔직한, 숨김없는, 노골적인 이라는 뜻을 가진 말로서, 포즈를 취하지 않은(unposed), 또는 격식이나 뽐내지 않는(informal)사진을 말하는데, 1930년경 런던의 [위클리 그래픽 지]의 편집자가 에리히 잘로먼(Erich Salomon)의 사진을 보고 " 이것이야말로 캔디드 하다"라고 감탄한데서 유래한다.
그는 1920년대 독일에서 시작된 보도사진의 초창기에 소형카메라에 의한 캔디드 사진의 길을 처음으로 개척한 선구자이다. 그는 소형 카메라가 갖고있는 기능을 최대한 살려 보도사진에 활력이 넘치는 생명감을 불어넣었다.
그가 보도사진가로 출발한 1920년대는 다루기가 번거로운 대형카메라가 퇴조하고, 휴대하기 편하고 밝은 렌즈가 붙은 소형 카메라가 다투어 개발되던 시기였다.
이때 대표적인 카메라가 에르마녹스(Ermanox)나 라이카(Leica)였는데 잘로먼은 남보다 먼저 에르마녹스를 손에 넣었고 이 카메라의 기계적 장점을 살려, 찍히는 쪽이 전혀 의식하지 못하거나 사진기의 존재를 잠깐 잊었을 순간에, 피사체의 솔직하고 숨김없는 참모습을 포착하는 사진들을 찍어 나갔다.
1886년 태어나서 1944년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집단수용소에서 비극적 희생을 당한 유태계 독일인인 그가 처음부터 사진을 찍었던 것은 아니고, 변호사로서 출발했지만 사무실의 경영이 여의치 않자 이것저것 직업을 바꾸다가 독일에서 가장 크다는 울스타인(Ulstein)이라는 출판사 기획부에 입사한데서부터 비롯되었다.
그가 기획부에서 맡은 일이 광고 관계의 일이어서, 여기에 관련된 사진을 위해, 처음에는 사진가를 동원했지만 곧 자신이 직접 사진을 찍었다.
42세가 되던 1928년 그는 프리랜서로 독립했고, 비록 늦깎이 사진 가였지만 남다른 적극성, 민활한 기지, 그리고 높은 학식과 교양을 밑천으로 굵직굵직한 정치적인 사건의 현장을 누비며 그 생생한 정경을 사진으로 공개하여 사람들을 감탄케 했기 때문에 오래지 않아 그의 사진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는 날리는 사진가가 되었다.
그는 5개국 언어에 능통한 위에 훌륭한 매너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국제적인 거물급 정치가들도 그에게 호감을 갖게 되었고, 웬만한 경우 출입금지 팻말이 있어도 그의 출입을 막지 않았다.
그러나 늘 무사통과는 아니었는데 이러한 경우 그는 온갖 수단과 기지를 발휘 끝내 찍어내고 말았다. 예를 들면 커튼 뒤에 몇 시간씩 몸을 숨기고 있다가 찍거나, 페인트 공을 가장하여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창문 안으로 카메라를 들이대기도 하였다.
또 촬영이 금지된 장소에는 모자에 카메라를 숨기거나 다른 물건으로 위장해서 가지고 들어가기도 하였다.
1929년 이후부터 <울스타인>사 이외의 각국 잡지에도 사진을 게재하게 되었는데, 헤이그를 비롯한 여러 정치회의와 국제회의장에는 반드시 그가 모습을 나타내었다.
당시 프랑스 수상 브리앙은 잘로먼에 대하여 "국제연맹회의에는 다만 세 가지가 필요하다. 두 세 명의 외무장관과 하나의 테이블, 그리고 잘로먼..."이라고 말했을 정도였다.
브리앙은 정치가이기는 하나 문화예술에 깊은 이해를 갖고 있어 그의 사진의 본질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잘로먼의 대표작 <잘로먼이 또 왔다>라는 사진에 카메라 쪽을 향해 손가락질하는 인물이 바로 브리앙 그 사람인 것이다.
1931년 그는 세계적인 명사 170명을 찍은 [순간적으로 포착한 유명인사들 (Famous Contemporaries in Unguarded Moments)]이라는 사진 집을 엮어내었다.
그의 캔디드 사진은 대담한 모험심과 기민한 순발력으로 그 당시 사람들의 의표를 찌르는 충격적인 것이었다. 또 그의 캔디드 사진은 사진사적으로 보아 매우 깊은 의미를 지니는 것이었다.
그의 사진은 1920년대에 일기 시작한 새로운 시대의 자각, 즉 모든 대상을 과학적인 입장에서 재조명하려는 새로운 객관성의 도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가 활약하던 당시 독일에서는 아놀드 하우저(Arnold Hauser)가 말한 대로 진정한 의미의 20세기다운 의식상의 변혁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현대사진의 새 물결을 모홀리-나기의 바우하우스 Bauhaus 사진운동과 랭거-파취가 앞장선 신 즉물 주의 사진만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뉴스사진이라는 단순한 통념에서 벗어나서 올바른 의미에서 보도사진의 정립을 추진한 운동도 여기에 포함되는 것이다.
이러한 세 갈래의 사진운동은 사진의 기계적 특성에 바탕을 둔 과학적인 시각의 발견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모홀리-나기는 사진을 통해 새로운 시각(視覺)을 종합적으로 추구하였다. 신즉물주의 사진가들은 렌즈의 특성을 한껏 살려 대상의 공간적(空間的)인 객관성(客觀性)을 파고들어 조형미(造形美)를 추구(追求) 하였고, 잘로몬이 주도한 캔디드 수법의 보도사진은 셔터스피드를 살려 시간성(時間性)을 강조하여 대상의 올바른 객관성(客觀性)을 파악(把握)하려 하였다.
그러므로 바우하우스 운동이나 신 즉물 주의 사진과 잘로먼의 사진들은 그 표현에 있어서 각각 대조를 이루지만 사진의 과학적인 특성에 바탕을 둔 객관적 리얼리티를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똑같은 입장에 서 있는 것이다. 이 현대 사진운동은 대상을 파악하는 방법이라는 측면에서 크게 두 편으로 나뉘어진다. 하나는 기계적인 기록성에 바탕을 둔 사실적 사진과 다른 하나는 의식이라는 차원에서 사진에 잠재하고 있는 새로운 시각의 발견을 꾀하는 사진인데, 신 즉물 주의(新卽物主義) 사진과 캔디드 사진은 기계적인 기록 성(記錄 性)을 존중하는 사실적인 사진에 속하고 , 바우하우스 사진운동은 새로운 시각적 인식의 사진에 속하는 것이다.
잘로먼 이전의 보도사진은 저널리즘과 연관하여, 어떤 사건이나 사실을 하 나의 뉴스사진으로 서 신문이나 잡지의 기사를 뒷받침하는 한낱 보조적 구실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1920년대의 독일에서는 이제까지의 단순한 뉴스사진이 아닌 대상에 대한 주제의 분석과 해석 및 사진가의 뚜렷한 관점에 의한 전체적인 종합으로서 독자적인 보도사진이 모색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경향은 30년대가 들어서자 더욱 활발해져서 [라이프] [루크]와 같은 그래프 잡지의 시대가 열리는 주춧돌이 되었고, 이러한 자각은 사진도 문자와 마찬가지로 영상언어로서 사진가의 생각이나 사상과 같은 내면의 세계를 충분히 표현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생긴 것이었다.
잘로먼의 캔디드 사진은 위와 같은 시대적 맥락에 깊이 뿌리를 박고 있는 것이었는데, 그가 캔디드 수법을 대담하게 구사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의 하나는 사진기와 찍히는 대상 사이의 이분법의 경계선을 허물어뜨리고 대상 속으로 파고 들어가 하나가 됨으로서, 대상 자체가 화면 속에서 스스로를 남김없이 드러내게 하여 대상을 보다 더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동시에 생생한 만남을 이룩하려는 것이었다. 잘로먼은 그의 사진에 등장하는 거물급 인사들의 공식적인 생활뿐만 아니라 사사로운 일상의 모습도 추적함으로서, 외면적인 것과 내면적인 세계까지 두루 표현하려고 하였다. 그는 밖에서 어엿한 공인인 그들도 한낱 인간이며, 가정에서는 남편인 동시에 어버이라는 인식아래 그들의 인간성을 파헤쳤다. 국제회의나 정치적인 흥정이 벌어지는 공식적인 모임에서조차 그는 단순한 행사 적인 것 보다 심리적인 반응이나 정서적인 분위기 속에 감도는 공감대를 드러내고자 하였다. 그의 이러한 대상에 대한 접근방식은 내면적인 만남의 길을 모색하려는 행위였다.
그의 내면적이고 심층적인 사진의 추구는 결과적으로 단순한 기록성에서 벗어나서 눈에 보이는 현실을 통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의미를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다.

콘셉츄얼 포토(conceptul photo)= 개념사진
콘셉츄얼 포토에 대한 특별히 정해진 정의는 없다. 일반적으로 사진을 최후의 표현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어떤 개념을 표현하기 위해서 하나의 미디어로서 사진을 사용하는 표현 스타일을 말한다. 이러한 경향은 1970년대부터인데 작품에서는 물질성보다는 관념성을 중시하고, 회화 및 조각 등 사물의 형태로 작품을 남기는 것이 아니고 퍼포먼스, 사진, 영상, 기호, 문학 등으로 예술개념을 표현하는 것이다. 사전의 일부를 촬영해서 크게 프린트한다든지, 언어와 그것이 지시하는 물건과 그 사진을 나란히 놓고 기호성의 문제를 추구하는 요셉 고저스는 그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가소린 스탠드, 자동차 주차장 따위를 찍고 그것을 테마별로 책으로 출판한 에드워드 루사, 사진을 본래적인 요소로 환원시켜 도출해 내고 다시 그것을 이미지에 의해서 연결하는 데니스 오펜하임 등을 들수 있다. (그 외에 퍼포먼스 등을 기록으로 남기고 있는 사진은 많지만 이것 자체를 본래의 의미로서 콘셉츄얼 포토라 말할 수는 없다)
사진가로서는 케네스 조셉슨을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시간적인 시퀀스를 추구하는 수법, 두 개의 화면을 대비시키는 방법 등은 다른 사진작가들에 의해서도 시도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들 콘셉츄얼 포토의 시도가 1980년대의 뉴 웨이브(New Wave)작가들의 토대가 된 점일 것이다.

콘스트럭티드 포토(Constructed photo)= 구성(構成)사진
뉴 컬러와 함께 1980년대의 사진의 흐름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대부분의 작가는 콘스트럭티드 포토[Constructed photo /구축(構築), 또는 구성(構成)사진]라는 장르에 속하고 있다. 1984∼1985년경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말이지만, 이에 대한 개념은 현재까지도 정확하게 정립되어있지 않다. 단지 관습적으로 "사진에서 우연성을 철저히 배제하고, 사진가의 의도대로 만들어지는 사진"이라고 이해되고 있다. 1960년대의 라우션버그나 워홀이 현대미술의 일환으로서 사진을 모티브로 사용한 것이 그 출발점이라 말 할 수 있지만, 명확하게 그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역시 10여 년 전부터라 말할 수 있다. 우선 이 구축사진의 작가로 셔먼을 들 수 있다. 그녀는 유명한 여배우를 모델로 해서 영화의 장면과 똑같이 셔먼 자신이 분장하고, 셔터 릴리즈를 사용해서 자신을 찍는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축적해온 영상 체험이 셔먼 이라는 매개체를 토해서 포스트 모던 화 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외에 기형인(freaks)에게 명화의 고전적 포즈를 취하게 하고 찍는 위트킨, 거울과 조명으로 독특한 오브제에 의한 서로 다른 공간을 창출해 내는 캐스틴, 폴라로이드를 사용해서 기묘한 색채 속에 자신을 찍어내는 사마라스, 마네킹 인형을 모델로 해서 소년시절을 환상적으로 연출하는 포콘 등을 들 수 있다. 최근에는 이 분야에 연출 및 허구라는 말도 출현해서 한층 세분화되어 가는 움직임을 느낄 수 있다.

포토 시세션 그룹(Photo Secession Group)=사진 분리파 그룹
19세기말 빈을 중심으로 일어난 '분리파'의 디자인, 예술 운동은 광범위한 그리고 강한 충격을 주었다. 그들은 "근대의 제작은 모두 새로운 재료와 근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주장하고, 전통적 양식으로부터의 분리를 모색했다. 그리고 사진가 중에서도 이러한 사상에 호응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게 되는데 가장 선구적인 사람이 스티글리츠이다. 사진분리파 운동은 스티글리츠의 주창에 의하여 1902년 결성된다. 스타이켄, 코번, 화이트등 20세기 미국 사진의 기초를 확립시킨 사람들이 참가하였는데. 그들은 유럽 예술계의 동향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종래의 상업사진이나, 회화적 사진에서 볼 수 있었던 판에 박힌 형식에서 탈피하여 사진을 심적 상태의 상징적 표현이라 할 수 있는 수준으로까지 높이려고 노력하였다.
1903년 창간된 [카메라 위크지]는 이 그룹의 빛나는 투쟁의 기록이다. 거기에는 뉴욕에서 일어나기 시작하는 새로운 상황, 즉 미국적 환경에 대한 특집을 기획하는 등, 문명과 테크놀러지의 양상에도 뜨거운 시선을 주고 있다. 많은 전람회를 개최한 1910년을 전후로 이 그룹은 해체된다. 한편 스티글리츠는 이때부터 마티스, 피카소 등의 현대예술을 발견, 왕성한 소개활동을 벌린다.

픽토리얼리즘(pictorialism)= 살롱사진= 회화주의사진

한마디로 '픽토리얼리즘'이라는 사진의 표현 스타일은 좋은 평판을 받고 있지 못하다.
왜냐하면, 사진 본래의 정확하고 예리한 묘사를 버리고, 회화의 주제나 질감을 모방했다고 하는 점이, 사진의 독창성을 중시하는 사진가나 평론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픽토리얼리즘』이 19세기말에서 20세기초에 걸쳐서 크게 유행한 것은 그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첫째로, 사진 가들은 회화를 모델로 하는 것에 의해, 사진의 예술성은 주장하는 근거를 얻으려고 했다. 둘째로, 물질적인 근대문명에 불안을 느끼고 있던 사진 가들의 심정을 연 초점(軟 焦點 소프트 포커스)풍의 감상적인 화면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어찌되었든 그것은 사진이라는 근대 과학의 산물에의 한 정신성을 어떻게 표현할까 하는 물음에 대한 여러 가지 대답 중 하 나였다. 이미 로빈슨(henry Peach Robinson)이 1869년에 간행한 『사진에 있어서 회화적 효과』에서 픽토리얼리즘의 낌새를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전성기는 1892년 의 '이어진 고리(Linked Ring)'의 결성에 의해 서였다. 영국에서는 데이비슨, 에반스, 미국에서는 스티글리츠, 스타이켄, 프랑스의 드마시 등이 가세한 이 그룹은 1년에 한 번 '살롱'이라는 전람회를 개최하고 이 픽토리얼리즘 운동의 중심이 되었다. 한편 살롱이라는 전람회를 개최하였기 때문에 '사롱 사진' 또는 픽토리얼(pictorial)이라는 말이 '그림과 같은'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혹자는 '회화주의사진'이라고도 한다.
이 픽토리얼리즘은 1차대전후 근대사진의 이념이 확립됨에 따라 이 사진운동은 쇠퇴했다.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사진이 발명된 시기는 18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1910년대가 되어서야 몇몇의 기관들과 미술관에 의해 수집되고 전시될 만한 가치가 있는 예술형태로 여겨지게 되었다.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 San Francisco Museum of Modern Art)은 이들 중에서도 선두주자였다.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과 초기 후원자들. 그리고 탄탄한 재정에 힘입어 SFMOMA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사진을 순수예술 분야의 하나로 이해하고 전시하는 미술관이 되었다.
1921년에 설립한 샌프란시스코 미술관(설립당시의 이름)은 첫 관장인 그리이스 맥켄 몰리의 주도 아래 과감하고 야심찬 프로그램들을 기획하였으며, 여기에는 잭슨 폭록, 마크 로드코, 아쉽 고르키, 로버트 마더웰, 클리포드 시틸 등의 첫 미술관 개인전이 포함되었다. 당시 샌프란시스코 미술관은 사진을 동시대 미술 가운데서 등장한 가장 생생한 표현적 예술형태들 중의 하나로서 인식하였고, 몰리 관장은 1935년에 샌프란시스코 시립회관 지역에 있는 새 미술관 건물로 이전했을 때부터 현대적인 사진의 수집, 전시, 해석에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당대의 문화적 요구에 부응하였다. 돌이켜보건대 이러한 결정은 분명히 현명한 판단이였다. 왜냐하면 1930년대에 북캘리포니아는 사진사(史)의 중요한 장(章)으로 기록될만한 사진가 그룹의 중심적인 활동지로 부상되고 있었기 때문이이다.
뷰카메라 렌즈의 최소 조리개값의 이름을 딴 f,64 그룹은 1932년 샌프란시스코의 드 영 미술관의 단체전을 통해 등장하였다. 이 그룹에 참여한 안셀 아담즈, 에드워드 웨스턴, 이모겐 커밍햄, 월라드 반 다이크, 헨리 스위프트, 존 폴 에드워즈, 소냐 노스코비악 등은 이 전시를 계기로 '명료하고 정확하며, 면밀하면서도 꾸밈이 없는 사진양식으로 연합할 것'을 공표하는 성명의 기초를 마련하였다. 이 재능있는 그룹은 진지하고 기품있는 사진들을 제작하였을 뿐만 아니라, 분명한 이념적 입장을 표명했다. 게다가 강한 개성을 가진 아담즈와 웨스턴은 센프란시스코를 뉴욕에 이어 가장 중요한 사진의 중심지로 부각시켰다. 1935년에 웨스턴은 알프레드 스티그리츠에 버금가는 미국의 창조적인 사진작가로서 국제적인 인정을 받게 되었고 (예를 들어 그는 1929년에 슈트트가르트에서 열렸던 <영화와 사진>전을 기획하는 데에 있어서 서부연안 지역의 대표작가로서 공헌하였다). 좀 더 젊은 세대였던 아담즈는 자신을 스티글리츠의 계승자로 생각하고 그를 추종하여 샌프란시스코에 화랑을 열었으며, 1930년대 말 뉴욕 현대미술관의 사진부 창설에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f,64 그룹의 전시로 인해 샌프란시스코는 현대 사진의 이론과 실제에 있어 세계적 중심지가 될 수 있었으며, 따라서 샌프란시스코의 새로운 현대미술관이 설립 첫 해부터 사진을 수집하고 전시했다는 사실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조각가 랄프 스텍폴의 아들 피터 스텍폴은 당시 소개된 35mm 카메라를 사용하여 샌프란시스코 만(灣)을 가로지르는 현대적인 베이 다리 공사장의 아슬아슬한 장면들을 연작 사진으로 제작하였다.
이 사진들은 1935년 샌프란시스코 미술관에서 전시되었으며, 아담즈와 f,64 그룹의 동료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아담즈가 제작한 멕시코 화가 호세 클레멘테 오로츠코의 초상사진은 샌프란시스코 미술관의 가장 영향력있는 초기 후원자였던 알버트 벤더가 1935년 기증한 사진들 가운데 하나로서, 영구 소장된 최초의 사진들 중의 일부였다. 아담즈가 미대륙을 휩쓴 아방가르드 벽화주의 운동에 참여했던 오로츠코를 자신의 현대적인 렌즈로 포착한 것은 이사진이 기증되기 불과 2년 전의 일이였다.
샌프란시스코의 보험 중개인이였던 벤더는 현대미술에 대한 열정적인 관심을 지닌 능력있는 자선사업가였다. 그는 안셀 아담즈의 첫 번째 사진집 출판 비용을 지불하기도 하였으며, f,64 그룹의 주요 회원들의 작품을 구입하였다. 1939년 벤더가 SFMOMA에 자신의 개인 소장품을 기증하면서 SFMOMA는 미국 서부 연안지역에 현존하는 현대사진 중 가장 우수한 작품들을 확보하게 되었고, 벤더의 사후 2년 뒤, 이모겐 커닝햄이나 도로시아 랭과 같은 지역사진작가들의 작품을 포한한 26장의 사진작품들이 추가로 기증됨으로서 기존의 소장품들이 한층 보완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초에 SFMOMA는 이미 상당 수준의 사진들을 보유하게 되었으며 소장된 사진들을 선보이기 위한 전시들이 정기적으로 개최되었다.
SFMOMA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유엔 창립 장소로 사용됨으로써 잠시 휴관하게 된다. 전쟁이 끝난 직후, 큐레이였던 존 험프리는 사진에 대해 특히 열성적이었으며, 향후 40년간의 소장품 성격을 구체화하는 데에 누구보다도 크게 기여하였다. 험프리는 관장 몰리와 함께 일하면서 중요한 작품들을 구입 또는 기증을 통해 확보하는 데에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마침내 1952년에는 알프레드 스티글리츠의 사진 67점을 소장하게 되었다. 또한 안셀 아담스의 권유로, 스티글리츠의 미망인인 화가 조지아 오키프는 미술관이 25점의 작품을 각각 $100에 구입해 주는 조건으로 총 42점에 이르는 스티글리츠의 작품들을 SFMOMA에 기증하였다.
몰리 관장이 필요한 자금을 모금하였고, 험프리는 곧바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전시를 기획하였다. 스티글리츠의 소장품으로 구성된 이 작품들은 현재 가치로 환산될 수 없을 만큼 귀중한 것이며, 이 작품들이 추가됨으로써 SFMOMA 소장품의 범위는 가히 국가적인 수준으로 확장되었다.
1970년 초 사진시장의 급성장 이전까지 SFMOMA의 사진 수집은 다른 미술관들과 마찬가지로 대체로 부수적인 것이였다. 험프리는 바쁜 전시일정 속에서도 실질적으로 소장품을 증가시킬 수 있는 중요한 사진들을 꾸준히 수집하였다. 예를 들어, 그는 1962년 에드워드 웨스턴의 30점의 사진들을 작가의 아들 브레크로부터 구입하였고, 이듬 해에는 헨리 스위프트의 소장품을 미망인 플로런스로부터 인수하였다. 증권 중개인이자 f.64 그룹의 창립 멤버이기도 한 스위프트는 1932년 드 영 미술관에서 있었던 전시회에 자신의 사진을 출품하였으며, 1930년대에 웨스턴, 아담즈, 커닝햄, 월리어드 반 다이크 등과의 교류를 통하여 이들의 우수한 작품들을 수집하였다. 플로런스 스위프트는 돈 로스라는 젊은 사진작가와 일하면서 브레트, 웨스턴, 아담즈, 커닝햄 등이 과거의 동료를 기리는 마음에서 기증한 작품들을 추가하여 이 중요한 소장품들을 보완하였다. 마찬가지로 험프리는 같은 시기에 농업안정국(FSA)의 사진작가였던 테오 융과 접촉하였다. 1964년 융이 농업안정국의 동료 사진작가들인 워커 에반스, 도로시아 랭, 아서 로스타인, 러셀 리, 그리고 잭 들라노의 사진들 23점을 기증함으로써 SFMOMA는 향후 다큐멘터리 사진에 있어서 주도적인 입지를 확보할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실은 여러 소장가들의 기증을 고무시켰고, 1977년에 아서 로스타인이 기증한 농업안정국의 사진작가 마리온 포스트 월코트의 사진 15점도 그 중의 일부였다. 같은 해에 지역 사진작가이며 비평가이자 교사였던 마저리 만이 사망하자, 다이안 아버스의 작품을 비롯하여 그가 소장했던 100여점의 현대사진들이 기증되었고, 험프리는 이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샌프란시스코 미술관은 1970년대 초 사진이 보다 일반적이고 비평적인 관심의 대상으로 부각되었을 때 이미 사진계에서 당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폭넓은 전시들과 소장품들로 인해 국제적인 위상을 확보하게 되었다. 1974년에는 헨리 T. 홉킨스가 미술관 관장으로 임명되었는데, 그는 SFMOMA를 서부 연안지역 최초의 20세기 미술관으로 만들고자 결심하였다. 미술관의 이름이 이듬해 샌프란시스코 '현대' 미술관(San Francisco Museum of Modern Art)으로 바뀌게 된 것도 보다 분명하게 규정된 미술관의 성격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존 험프리는 1978년 퇴임하였고, 로체스터의 조지 이스트먼 하우스의 책임자였던 반 데렌코크가 그 후임이 되었다.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은 1980년 코크를 전담 큐레이터로 한 독립적인 사진 부서를 공식적으로 설립하였고, 이후 7년 동안 전례없던 다양한 활동들이 진행되었다.
코크의 지휘 하에서, 미술관 전체의 전시활동 중 ⅓ 정도가 역사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사진 전시에 할애되었다. 1980년 코크는 자신이 기획한 획기적인 전시인 <독일 아방가르드 사진:1919-1939>전을 통해, 사진사에 있어서 간과되어왔던 수많은 사실들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였다. 이 전시는 그 후 2년여에 걸쳐 미국과 유럽을 순회하였으며, 그 전시 도록은 곧 하나의 표준적인 참고문헌이 되었다. 또한 양차대전 사이의 기간 동안의 이와 같은 관심으로 인해 SFMOMA는 많은 주목할 만한 작품들을 소장하게 되었다. 브랏사이, 빌 브란트, 앙드레 케르테츠, 만 레이, 도라 마르, 라즐로 모홀리-나기, 아우구스트 잔더, 그리고 그밖의 20세기 초 유럽의 대가들의 중요한 작품들이 코크의 재직 중에 소장품으로 취득된 것이다.
새로이 추가된 이 작품들에는 실험적이고도 초현실주의적인 사진 작품들에 대한 코크의 관심이 반영되고 있으며, 이러한 관심은 그가 루카스 사마라스와 랄프 유진밋야드의 실험적인 현대 작품들을 지지했던 사실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현대사진에 대한 전시와 출판들이 이루어지면서 사진부의 활동은 놀라운 속도로 진행되었과, 1987년 코크의 퇴임에 즈음해서 SFMOMA의 사진부는 미술계에서 비견될 곳이 없을 만큼 널리 인정받게 되었다.
같은 해에 산드라 S. 필립스가 이 훌륭한 프로그램을 이어받게 되었다. 그의 지휘 하에 사진부는 몇 개의 새로운 계획들을 시도하였는데, 이는 큐레이터의 관심 뿐만 아니라, 미술관이 사진을 수집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한 발전적인 이해를 반영해주고 있다. 1990년에 그가 기획한<불확실한 우아함 : 세바스띠엉 살가두의 사진>전에 이어 존 구트만, 헬렌 르빗, 라이트 모리스의 주요 작품들을 조명하는 핵심적인 전시들이 뒤따랏다. 최근에 필립스는 1964년 뉴욕의 현대미술관에서 회고전을 가졌던 도로시아 랭의 작품세계를 재고찰하는 첫 대규모 전시를 기획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전시들은 사진의 기록적 전통을 보여줌과 동시에, 이와 같은 전통이 미술관 프로그램과 전형적으로 연계되어 있는 '수수미술'의 전통과 어떠한 방식으로 교차하고 있는지에 대한 세심한 분석을 보여주고 있다. 1996년 필립스가 기획한<경계를 넘어서: 발전하는 서부의 사진들,1849-현재>전은 사진이미지에 대한 주제적이고 탐구적인 문화사적 시각을 통해서 순수미술과 다큐멘터리, '비미술적' 순수 사진들을 대담하게 혼합하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때부터 알렉산더 로드첸코, 에드워드 스타이켄과 같이 이미 잘 아려진 거장들의 고전적인 작품들이 수집되었고, 최근에는 전통적인 사진적 표현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가 더욱 요구되면서, 수집의 범위가 사진이 발명된 시기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로써 SFMOMA는 이제 월리엄 헨리 폭스 탈보트, 줄리아 마가렛 카메론, 그리고 에두아르-드니 발뒤와 같은 19세기 거장들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게 되었으며, 다게레오타입, 명함판 사진과 같은 빅토리아 시대의 뛰어난 사진술의 엄선된 예들을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포괄적 성격은, 사진이 1830년대에 처음 소개될 때부터 그 본질상 예술에서의 모더니즘의 전형적인 표현이었다는 사실에 대한 확신이 증대되면서 비롯된 것이다. 또 다른 역사적 측면에서, 사진술과 그 이론적인 문제는 '포스트모더니스트'라는 광범위한 범주로 분류되는 작가들에 의해 점점 더 중요시되고 있으며, SFMOMA는 이러한 경향의 사진들을 수집함에 있어서도 빠르게 대처해나가고 있다. 젊은 세대의 작가들은 팝 아트 작가들의 암시와 그들이 갖는 통속적이고 대중친화적인 예술형태의 매력(그 예로서 앤디 와홀의 1960년대 중반의 작품을 들 수 있다)을 추종하고, 개념미술 운동의 일부로서 사진을 차용하는 1970년대의 경향들(고든 마타-클락)을 뒤따르면서, 그들이 탐구하고자 하는 이미지-문화를 둘러싼 민감한 미학적, 정치적 문제들에 대해 방향을 제시할 매체로서 사진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데이비드 레빈탈, 신디 셔먼, 그리고 샌디 스코글런드 등은 사진이 외적 실재에 대한 창(窓)의 역할을 한다는 생각에 반대하였다. 이들의 사진은 모두 연출된 것이며, 이른바 이미 공적으로 규정된 역사나 여성의 역할과 같이 사회적으로 가공된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리차드 프린스와 셰리 르빈은 더욱 허무적인 방법으로 사진을 이용한다. 이들은 다른 사람이 만든 이미지들을 쉽게 차용하는데 담배광고의 낭만적인 말보로 맨이나 워커 에반스와 같은 작가들의 유명한 사진 작품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작가들은 대부분 자신들을 일종의 개념미술가로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사진가'로 불리우기를 거부한다. 그들에게 있어서 사진은 단지 작품을 제작하거나 아이디어를 표현하기 위해 선택한 하나의 매체일 뿐이다.
SFMOMA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사진을 수집, 보존하고 전시하면서, 전 세계에서 제작되는 사진 작품들 중 가장 현대적이고, 가장 도전적인 작품들을 꾸준히 발굴하고 있다. SFMOMA는 1935년 젊고 무명이었던 안셀 아담즈의 전위적인 작품을 처음으로 소장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사진의 역사에 도전하면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아이디어와 이미지의 실험장이 되고 있다.


-끝-

[박영란]

감사 드립니다. 참고하여 좋은 사진 만들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