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롭이 그의 리버풀 임기를 그만두기로 결정한 이유
물러나는 것이 옳은 결정인지는 시간이 말해주겠지만, 클롭은 그의 재능 있는 선수들이 더 이상 예전만큼 그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역주 – 지난 1월 26일자 기사입니다.)
세간의 이목을 끌던 다른 감독들의 이탈과 마찬가지로, 위르겐 클롭(Jürgen Klopp)의 이탈에 대한 궁극적인 책임은 선수들의 발에 있다.
리버풀의 경우 결정적인 차이는, 선수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 빨리 잘하게 되었다는 점뿐이다. 클롭이 안필드에서 내린 이 큰 결정이 과연 옳은 것이었는지는 시간이 말해주겠지만, 그는 그의 선수들이 더 이상 예전만큼 그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클롭은 지난 11월에 팬웨이 스포츠 그룹(Fenway Sports Group) 회장 마이클 고든(Michael Gordon)에게 처음으로 전했던 이 소식을 전하기 위해, 금요일 오전 10시 30분 직전에 훈련장에 와서 그의 선수단을 소집했다.
클롭이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그의 연설은 본능적이면서도 계획적이었다.
그는 선수들에게 리버풀을 강자의 위치에 올려놓고 떠날 것이라 말했다. 타이틀 도전자나 주요 트로피 수상자의 위치로 회복시키기 위해 더 많은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찝찝함이 그로 하여금 팀을 계속 책임지게 만들었을 것이다. 이는 지난 시즌 격동의 시기를 보내지 않았다면 그가 더 빨리 떠났을 수도 있음을 암시한다.
이제 클롭은 그의 후임자에게 새로운 팀 건설 프로젝트가 아닌 자랑스러운 유산을 남길 것이라 확신한다.
클롭 감독은 두 달 전부터 이 비밀을 혼자 간직하고 있었다. 공개한 후에는 마음에 평안을 얻었다. 클롭의 코칭 스태프가 이 일을 알게 되면, 후임 감독을 물색하려는 계획을 세우게 될 것이고, 그러면 유출될 것이 분명했다. 이것이 애매한 시기에 발표하게 된 이유를 설명해준다.
리버풀이 불가피하게 자신들이 원하는 감독의 매니저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할 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는 아직 이 작업을 시작하지 않았을 거라고 추측해본다. 비록 가장 최근의 기자회견에서 사비 알론소(Xabi Alonso)가 단어 하나도 신중하게 선택하는 영리한 감독의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말이다.
11월에 나눈 대화 속에는 마음을 바꿀 수는 없는지에 대한 질문도 포함되어 있었다.
클롭 감독이 크리스마스 일정에 앞서 고든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만 해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었다. 그는 그저 다음 회의 때 중요한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시간을 조금 더 달라고 요청했을 뿐이었다. 회의가 열리고 나서야 그는 2024년 여름 리버풀에는 새로운 감독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든은 혹시 그의 마음을 바꿀 가능성이 있는지 물었다.
그의 대답이 ‘아니오’였을 때, 클롭의 후임을 물색하는 일을 지도해야 하는 임원진들은 리버풀리빌딩이라는 놀라운 일을 해낸 그에게 진심 어린 마음을 전했다. 고든은 클롭이 자신이 한 말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것을 충분히 잘 알고 있었다. 비록 그 말이 구단이 듣고 싶었던 것과는 정반대의 말이었어도 말이다.
빌리 호건(Billy Hogan) 리버풀 최고 경영자는 금요일 기자회견에서 클롭과 함께 도시 전역을 충격에 휩싸이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팬웨이 스포츠 그룹 내부가 완전히 놀랐다거나 이런 날이 올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클롭은 2022년 마지막 계약 연장(2026년까지 4년 계약)을 맺었을 때, 이 계약을 끝까지 완수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었다.
그들의 대화의 일부는 클롭이 잔여 계약 여부에 관계 없이 언제 퇴임하는 것이 적절한 지를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열린 대화였다. 이것이 고든, 회장 톰 베르너(Tom Werner), 구단주 존 W. 헨리(John W Henry)와의 돈독한 관계가 그에게 가져다주는 강점이다.
장기 계약은 미디어나 서포터가 미래에 대해 굳이 타이머를 설정하지 않고도, 감독과 그리고 클럽과 함께 숨 쉴 수 있는 정서적 공간을 제공한다.
지난 시즌 4위권 진입 실패에 대한 책임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타격을 입었다.
클롭 감독은 금요일 기자회견에서 이적 시장의 실패에 대한 터무니 없는 의견에 대해 반박했다. 연료가 소진되어 휴식이 필요하다는 감독의 말이 왜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가 궁금할 뿐이다.
지난 시즌의 실패로 타격을 입었고, 특히 클롭에게 그가 설명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집요하게 요구받을 때 더욱 그러했다.
그는 자신의 미드필더들이 무너져 내리는 속도를 잘못 판단했었다. 결과만 놓고 보면, 그는 공개적으로 해명하고 팀을 고쳐 나가는 작업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버렸다.
클롭의 개인적인 견해를 정확히 아는 것은 아니지만, 그는 선수들의 경기력에 대해 절대 공개적으로는 비판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지니고 있다. 팀이 4위권 진입에 실패한 것에 대한 너무나 많은 비난을 흡수하면서 그는 상상 이상으로 지쳐갔다. 비록 이사회의 내부적인 지지와 콥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해당 기간 동안 클롭이 발견한 것은, 리버풀의 경기력에 아무리 나쁘다 할지라도 구단주와 서포터들로부터는 방탄수준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를 해임하는 것은 한 번도 안건에 올라간 적이 없었다. 클롭이 리버풀을 떠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의 결정 뿐이었다.
이것이 그에겐 엄청난 축복으로 다가왔다. 조세 무리뉴(Jose Mourinho) 감독의 위약금이 8,000만 파운드에 달하는 세상에서는 저주로 여겨질 수도 있겠다.
실패한 경영자들이 뒷문으로 쫓겨나는 상황에서, 클롭은 자신의 집 앞에서 앞으로 1년을 쉬게 될 때 그렇게도 자신을 지치게 만들었던 기자회견이 가장 그리울 것이라고 말했다.
1974년의 빌 샹클리(Bill Shankly)나, 1911년의 케니 달글리쉬 경(Sir Kenny Dalglish)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발표에 대한 어떠한 징후도 보이지 않았다. 적어도 경기장 밖에서는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조금은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클롭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올 시즌 그의 운영 스타일에 대해 물어보니 그들은 차이점을 발견했다.
선발 구성과 선수 교체로 위험을 감수하려는 의지가 커졌고, 아카데미 선수들을 1군으로 더 많이 올려보내려는 열망이 커졌으며, 며칠 전 훈련장에서는 누가 어떻게 관찰하고서 나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 해인 것처럼 지도하고 있다’는 말이 들렸었다.
클롭 감독이 선수단에게 올 시즌 잔여 기간동 안 “올인(all in)” 하겠다고 말했을 때, 그는 이것이 팀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도 있겠지만 동시에 팀의 힘을 빨아들일 수도 있겠다는 사실을 우려했다.
그들이 훈련을 마친 직후, 클롭은 침울한 침묵을 우려하며 드레싱룸 앞을 지나갔다. 그의 염려와는 달리, 이번 시즌을 모두가 잊지 못할 시즌으로 만들겠다는 그들의 각오에 대해 이야기하는 유쾌한 목소리를 우연히 듣게 되었다.
리버풀에서의 클롭의 업무는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지만, 이 말을 듣는 순간 그는 이렇게 확신했다. 긴 이별이 감정적으로 더 격양된 축하 행사로 마쳐질 수 있도록, 이 즐거운 질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이다.
https://www.telegraph.co.uk/football/2024/01/26/jurgen-klopp-liverpool-exit-secret-premier-league-anfield/
첫댓글 감독님 심적으로 많이 힘드셨군요...ㅠ 에효 맘이 아픕니다..... 클롭 감독님의 결정에 주눅들지 않고 오히려 불타오르는 선수들이 참 예쁘네요! 이번 시즌에 리그 꼭 먹고,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으면 좋겠네요!!!
번역 감사합니다. 참 짠하네요. 최근에 리버풀하고 클롭에대한 다큐를 봤는데 진심으로 너무 감동적인 구단이지만
그 역사에서 클롭이 크게 발자취를 남겼다는건 확실한거 같습니다. 저는 단연코 제가 봐왔던 시기에 리버풀에
제라드와 클롭이 있었다는건 큰 행운이였다고 기억할거 같습니다.
이미 트로피 하나 들어올렸지만 클롭의 역사에 진짜 큰 임팩트로 유종의 미를 거두는 시즌이 되었으면하고
라커룸에서 실망하고 우울한 분위기가 아닌 클롭의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자는 분위기가 생겼다는것에
선수들에게도 너무 감동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선수들 폼이 전체적으로 다 좋은게 아닌가 싶네요.
확실한 동기부여도 될것이고.. 리그, FA, 유로파 다 우승합시자!! ㅋㅋㅋ
그놈의 미드필더가 참…
성대한 이별이 될 수 있기를…
진짜 리그 우승 한번더 꼭 하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작년에 더잘했으며느..ㅠㅠ
케이타 티아고 바세티치가 뼈아프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