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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원더걸스 짱퉁 동영상에 대해, 우리나라 네티즌들의 반응은 크게 둘로 엇갈렸다. 저작권 침해에 대한 비난여론이 주류를 이뤘지만, “우리도 옛날엔 외국 팝송 허락도 없이 맘대로 쓴 적도 있는데, 가난한 나라에서 그 정도 흉내 내는 건 그냥 애교로도 봐줄 수 있지 않냐”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짝퉁' 원더걸스에 법적 대응 못 한 이유 법적조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JYP측이 한 가지 놓친 사실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나라중에 하나다. 이 협약에 가입하지 않는 나라는 자국 내 문화저작권에 대해서 외국에서 보호를 요청할 수 없을 뿐더러, 외국 저작물 역시 캄보디아 내에서 저작권 보호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데 법적인 제약과 한계가 따른다.
아무래도 JYP측이 처음에는 이 부분을 간과했던 것으로 보인다 . 짝퉁 원더걸스에 대한 법적 대응을 준비하던 당시 JYP 측 법무팀장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며칠 전에야 법적인 제재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며 "매우 난감한 상황"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법적으로 소송자체가 힘들다고 판단한 JYP측은 국제변호사까지 선임한 가운데 소송준비 직전 단계에서 이 사실을 확인한 후 막판에 포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짝퉁 그룹을 모두 해체시켜 버렸다. JYP측에서 주 캄보디아 한국대사관의 협조를 구해 공식항의 문서를 현지 기획사측에 전달, 압박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당시 교민사회에 파다하게 돌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를 입증할 만한 증거는 없다. 이후 현지 연예기획사들도 소송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한류음악을 100% 노골적으로 베끼는 일은 거의 사라졌다. 요즘엔 현지사회에서도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불법 음반 CD판매상 단속도 늘어나는 추세다. 심지어 일부 캄보디아 대형 프로모션 업체 중에는 한국 음반이나 특정 인기곡 판권을 공식루트를 통해 구입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제는 한국에서 인기를 끈 드라마들의 판권이 캄보디아에 팔렸다는 소식도 심심치 않게 들어온다.
대신 의외의 현상이 일어났다. 한국을 소재로 한 크메르어버전 자작곡들이 불과 2~3년 사이 많이 늘어난 것이다. 최근 2~3년 새 ‘사랑해’ 등 한국어 제목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노랫말로 삽입한 캄보디아 노래가 5~6곡이나 출시되어 현지음악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그동안 한국과 관련된 거의 대부분의 노래가 사랑이나 연애의 감정을 소재로 다룬 노래가 대부분이었다면, 이번에 좀 사정이 다르다. (원제: Pdey Khmer Min Yok Tov Yok Pdey Korean)다.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코믹한 몸동작으로 일관한다. 가수 이은하가 부른 ‘최진사댁 셋째딸’ 이란 노래가 연상되는 스토리에, 경쾌한 리듬도 뽕짝(?)에 가깝다. 분위기도 밝고 한마디로 유쾌하다.
"요즘 캄보디아 아가씨들은 캄보디아 남자들과 결혼을 하기 싫어 해. 동영상속에 등장하는 한국인으로 분한 키 작고 나이도 많은 남성의 등에는 한국인을 지칭하는 크메르어 ‘꼬레’라는 단어가 보인다. 편집수준은 조잡하고, 내용도 유치하지만, 나름 메시지는 매우 구체적이고 명확하다. 줄곧 이어왔다. 송창식의 ‘고래사냥’같은 노래들은 유신시절 금지곡으로 묶였다는 사실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줄곧 사랑타령 노래만 즐기던 이 나라에 사회풍자적인 메시지를 담은 노래가 등장했다는 사실은 그만큼 캄보디아국민들의 사회의식이 조금이나마 성숙하기 시작했다는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대체로 우려를 나타내는 분위기이다. 혹시나 반한감정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걱정의 목소리도 많다. 캄보디아 전문연구누리집인 〈크메르의 세계〉 정회원 [ID: 신뢰받은 삶] 역시 “음악은 시대나 사회분위기를 반영하는 만큼 그냥 웃고 넘길 일은 아니라며....(중략), 이번 음반으로 인해 한국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될까 두렵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 회원들의 반응도 거의 비슷하다. “캄보디아 농촌총각이 결혼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복합적인 이유 때문이며, 단지 돈많은 한국신랑과 결혼하려는 여성 때문만은 아니다.” 라고 답했다. “다양한 노래들이 나온다는 건 즐거운 일이에요.. 그냥 즐기면 되죠, 사람들이 모두 다 뮤직비디오 내용처럼 한국사람들을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으니까요.” “국적과 돈은 결혼을 결정하는데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사랑이 제일 중요하지...” 노래가사처럼 5천달러 만큼은 아니더라도, 최소 2~3천불 이상 결혼지참금을 처갓집에 낼 능력이 없으면 장가도 가기 쉽지 않은 것이 캄보디아의 분명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거의 쓰지 않고 고스란히 저금했을 때 벌 수 있는 큰돈이다. 하지만, 그 여파로 동남아 농촌총각들에게도 피해가 가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우리사회가 전혀 감지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국제결혼이 늘면 늘수록 이는 동남아 전체의 사회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나 베트남에 비해 아직은 적은 수치다. 그러나 국제결혼이 늘어날수록 결혼배우자를 못 찾는 현지남성들의 수는 그만큼 늘어날 것이고, 따라서 동남아지역에서 한국인에 대한 반정서가 생길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솔직히 이 노래는 한국인 입장에서는 솔직히 그냥 마음 편하게 즐길 만한 음악은 못된다. 이 노래의 가사가 우리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너무나 노골적이면서도 구체적이고 또한 명확하기 때문이다.
재외동포신문 박 정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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