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말한적이 있는데
사랑하는 친구들아!
너희가 잊지못하는 고향 논산 땅은 지정학적 중요성으로 옛부터 그 시대의 가장 중요한 지역으로 인정되어 왔었다..
쉽게 한반도의 형상을 만주와 시베리아 벌판을 향해 포호하고 있는 한 마리의 호랑이의 모습으로 표시한 그림에서 자세히 보면
논산땅이 그 호랑이의 丹田(단전 - 힘의 근원)에 위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인지....
조선 태조 이성계가 나라를 세우기 전에 이곳 논산땅 신도안에 도읍을 정하려고 1년여간 기초공사를 해온 흔적인 주초석들이 두마면 부남리 일대(대궐평이라 부름)에 웅장하게 남아있고
박정희 대통령도 수도를 이곳으로 옮기기 위해 비밀리 추진한 이전계획이 이미 발표된 적이 있고 참여정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행정수도 이전계획의 가장 유망한 후보지로 우리 고향땅 논산이 심도 있게 논의되고 있으며 삼군본부가 위치하고 있어 이미 군사적으로는 수도가 되어 있음을 우리 친구들도 잘 알고 있으리라.
국가의 힘은 군사력에서 나온다고 아니 할 수 없는데 그 군사력의 중추를 논산에 두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대한민국의 건강한 남자라면 누구나 가장 혈기왕성한 청년기에 누구나 한번씩 거쳐야만 하는 육군훈련소가 설립된 지 50년을 맞이하고 있다.
훈련소가 위치함에 鍊武(연무)라는 이름을 갖게된 이곳은 전에 九子谷(구자곡)으로 전국에 장정들이 모이는 곳으로 지명에서부터 훈련소가 들어설 것임을 예견하고 있었던 거 같다.
화랑 담배갑에 그려져 있던 그 횃불 든 군인상과 연무문을 지나면 중앙로 양옆으로20대 초반 혈기 넘치는 팔도 사나이 2만의 장정들이 젊음을 땀과 우렁찬 함성으로 발산하고 있는 육군 제2훈련소의 각 연대별 연병장이 보인다.
전국에서 동시에 2만명이 식사하는 곳은 이곳이 유일할꺼다. 아마...
한번에 40㎏ 20포대를 동시에 씻을 수 있는 세미기가 연대별로 있고 동양권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300백평 규모의 세탁공장이 있는 등 각가지 진기록도 많다.
우린 훈련병들에 땀에 젖은 전투복 상하 앞뒤를 빈틈없이 덕지덕지 붉게 물들인 황토흙물을 보면서 "논산쪽 보고는 오줌도 않싸겠다."는 남자들의 한결같은 바램을 이해 할 만하다.
이곳 연무땅에서 꼭 기억해야 할 사람이 중엔 서재필 박사와 김관식 시인이 있다.
이상재, 이승만과 같이 독립협회를 구성하고 독립신문을 창간한 구한말 독립운동가 서재필 박사는 학교시절 늘 들어와 잘 알고 있겠지만 그 분이 성장한 곳이 우리 고향 땅 연무임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에 대해서는 다음에 말하기로 하고
오늘의 논산이 낳은 천재시인이며 기인이였던 김관식에 대해서 조금 친구들에게 소개해보자.
전에 눈물의 시인 박용래님을 소개할 때 어떤 친구가 김관식님의 시집과 그에 관한 일화를 말해준 적이 있다...
그럼!!! 그렇고 말고!!
김관식 시인 역시 우리 논산이 낳은 서정시인으로 그 누구 못지 않은 우리나라 문학사상에 큰 인물임이 분명하다.
박용래 시인이 늘 고향을 그리며 논산을 소재로 많은 서정시를 남긴 반면 김관식 시인은 논산을 벗어나 동양적인 서정과 천재성을 바탕으로 한 심오한 경지의 시를 즐겼다.
시인은 1934년도 논산 연무읍 소룡리에서 출생하여 강경상고를 졸업하였다 동국대 농대 중퇴하고 육당 최남선에게서 동양학과 문학을 공부하고 여주농고 서울공고 서울상고 등에서 후학을 양성하다 1955년 동서인 서정주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연(蓮)>, <계곡에서>, <자하문 근처>로 등단하고 1970년에 36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할 때까지 짧은 기간동안 많은 명작들을 남긴다.
호남고속도로 논산톨게이트를 나와 바로 앞 사거리에서 좌회전하여 1㎞쯤 가면 소룡리 가는 길이 접하고 그 길을 따라 고속도로 밑 굴다리를 지나면 저만치 조그만 고갯길이다.
이곳부터 시인의 고향인 소룡리이고 초입에 "시인 김관식 지묘" 조금은 초라하고 독특한 비석과 작은 봉분이 눈길을 끈다. 그 너머 높은 산들을 뒤로하고 훈련소쪽 평야로 앞이 트인 이 작은 산골마을에서 그는 태어나 자랐고 다시 이곳에 누워 있다.
그는 어려서 신동으로 불렸고 한학과 고전에 무척 밝고 동양적 감성으로 구상화함으로써 특이한 시풍을 개척하였고 시의 세계가 심오하리라 할 만큼 깊고 생동감 있는 표현으로 문단에서는 인정을 받았지만 거칠 것 없는 행동의 기인으로 숱한 화제를 뿌리며 광기를 띨 만큼 호탕해 "미친 아이"로 불리기도 했었다.
스승인 최남선, 서정주, 조지훈을 제외하곤 나이를 떠나 문단 대선배도 아무개군으로 부르며 제자 다루듯 했고 시 세계에 가식이 섞였거나 조금만 삐뚤어져 있으면 독설과 혹평을 아끼지 않았던 사람이다.
한때 서울종로 국회의원후보로 나서 당시 거물급 정치인 장면과 맞붙은 일도 있고 홍은동 산동네에다 무허가 판잣집을 지어 멋대로 팔고 가난한 시인들에게는 거져 주기도 했었다.
그의 기인적인 행동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은데 몇가지를 소개하면
그를 기억하는 많은 사람이 술을 말한다.
생전에 그는 스스로 酒神(주신)이라 칭하며 가난을 차고 살던 그가 돈 한푼없이 논산의 어떤 술집이든 그가 살던 홍은동, 세검정이던 자하문 밖 육모정이던 문인들이 자주 가는 그 어느 술집이던 간에 "大韓民國 金冠植"이라 적힌 원고지 반장 크기의 큰 명함을 내 놓으며 "날 모르니 대한민국 사람이 아니구나"라고 술이 취해 큰소리 치던 모습을 술값을 대신했던 선배, 동료들의 한결같은 회고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신동이면서도 괴짜여서
중학교 2학년 때 등교길에 술이 취해 영어선생님한테 얻어맞고 나서는 동의보감을 가지고 선생님께 다시 가 국화주는 어데 좋고 백일주는 어데 좋고 하면서 약을 먹었지 술 먹은게 아니라고 대들었는가 하면
강경상고 시절엔 더벅머리에 고무신을 신고 다녔고, 가방에 한문고전과 벼루와 붓을 넣고 다녔고, 방학숙제로 성리학의 이론을 자필 한문문장으로 제출하여 한학이 전공이였던 국어선생님도 풀지 못하는 문장을 줄줄 해석하는 등 천재성과 기인적인 행동을 보여준 사람이었나 보다.
또,
그보다 한 살 많은 부인 방옥례 여사와의 결혼담은 백제 무왕과 선화공주 이야기 만큼 유명한데
당시 전주에서 살고 있는 미당 서정주님의 처제이며 서예로 이름이 높은 그녀의 서예작품에 빠져 연애편지를 매일 지성으로 보냈고 답장이 없자 본인의 연예사연을 적어 전주시내에 뿌리고 다녔고, 그녀와의 결혼 청첩장을 임의로 인쇄하여 아는 사람들에게 발송하였는가 하면 그래도 허락하지 않자 상사병에 걸려 죽어 가는 쇼, 음독 자살쇼까지 벌려 3년만에 끝내는 결혼에 성공하였다고 한다.
그리도 형식에 구속되지 않고 살던 시인은 주전자를 머리맡에 달아놓고 "저놈이 날 죽이고 있어"하면서도 죽기 직전까지도 술잔을 놓지 못한 술꾼이였지만 그의 패기 넘치는 기상과 기상천외한 언행, 도도한 기풍은 지금도 많은 문인들 입에 회자되고 있다.
지금까지 시인에 대한 이야기는 그와 같이했던 논산출신의 문인들 특히 박영배 시인, 박주남 소설가와 그의 아내이자 동료인 방옥례여사의 회고록에서 발취한 내용들이며
대전 보문산공원과 논산 공설운동장에 서있는 시비들이 그를 논산이 낳은 천재시인으로 논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슴에서 가슴으로 이어주고 있다.
끝으로 그의 시 한편 감상해보자..
居山好(거산호)·Ⅰ
山에 가 살래
팥밭 일궈 穀食(곡식)도 심구고
질그릇이나 구워 먹고
가끔, 날씨 淸明(청명)하면 東海(동해)에 나가
물고기 몇 놈 데리고 오고
爵祿(작록)도 싫으니 山에가 살래
덧붙여! 그 넘의 인연이 모질어 끊지 못하고 나이 먹고 또 만났구려...인생은 어쨌거나 시간이 지나면 홀로 남는 거...가족,친구,형제 모두 떠나고 혼자남지...그렇다고 포기하지 말고 남은 시간,인생동안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살자는 마음이야...이게 부처님 마음일세..그럼 나도?
첫댓글 아고? 우리 성환님이 또 몇시간 작업해서 좋은 글 올려주었군요...공무에 시간이 없을텐데도 이렇게 친구사랑이 끝이 없으니...
사람이 사는 길은 물이 흘러 가는 길. 산마을 어느 집 물항아리에 나는 물이 되어 고여 있다가 바람이 되어 출렁거려 한 줄기 가느다란 시냇물처럼 여기에 흘러왔을 따름인 것이다.(시인의 글중에....)
덧붙여! 그 넘의 인연이 모질어 끊지 못하고 나이 먹고 또 만났구려...인생은 어쨌거나 시간이 지나면 홀로 남는 거...가족,친구,형제 모두 떠나고 혼자남지...그렇다고 포기하지 말고 남은 시간,인생동안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살자는 마음이야...이게 부처님 마음일세..그럼 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