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들의 세계 외 3편 / 김자미

여우들의 세계 열두 살 여우가 열다섯 살 여우 방에 들어가 쌍꺼풀을 만들고 립스틱을 바르고 옷을 입었다 벗었다 열다섯 살 여우가 아끼는 원피스를 꺼내 입는데 딱, 째려보고 있을 게 뭐람 열른 착한 동생으로 둔갑 들쑤셔 놓은 방을 정리했지만 착한 언니로 둔갑하지 않는 거야 시키는 것은 뭐든 하는 파란 구슬 빼앗기게 생겼는데 예순일곱 살 여우가 열두 폭 치마로 폭 감싸주는 거 있지 늑대가 여우를 꼬시는 방법 구둣가게 할아버지가 할머니한테 건네는 커피 아빠가 엄마한테 불쑥 내미는 꽃다발 달복이가 책상 서랍에 넣어놓은 초콜릿 늑대가 여우를 꼬시는 촌스런 방법 그런데 먹힌다. 하다가 게으름 돌돌 말아 가랑이에 끼우고 오 분만 한 시간만스마트폰 쫌만 저녁만 먹고아, 몰라 몰라내일 하지 뭐하다가 겨울방학을 홀라당오학년도 달랑달랑 예쁘다와 곱다 '예쁘다'가 나이를 먹으면 '곱다'가 되지 나는 '예쁘다' 그러고 할머니는 '곱다' 그러거든 <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997F32375CA46E6D34" class="txc-image" width="157" height="226" style="width: 157px; height: 226px; clear: none; float: none;" border="0" vspace="1" hspace="1" actualwidth="200" exif="{}" data-filename="9788969021953.jpg" id="A_997F32375CA46E6D3433CF"/>《여우들의 세계》 김자미_2007년 부산아동문학 신인상, 2013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 월간 어린이와 문학 추천. 2016년 부산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2017년 부산아동문학상 수상. 동시집 『달복이는 힘이 세다』(세종우수문학도서 선정), 『옛이야기 밥』(공저). 2018년 우수출판콘텐츠제작지원사업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