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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6. 17. 7:26 AM
거리 : 25.3 km
소요 시간 : 11h 58m 4s
이동 시간 : 7h 30m 48s
휴식 시간 : 4h 27m 16s
평균 속도 : 3.4 km/h
총 획득고도 : 540 m
최고점 : 74 m
난이도 : 보통
-작성자 dooldadooly, 출처 램블러
영산강일주 마지막 날이다. 동시에 전국을 유니언잭을 그리며 걷기로 한 나의 꿈이 이루어지는 뜻 깊은 날이다.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기를 기도하며 출발하다
오늘의 여정
전남 나주시 동강면 몽탄대교 -영산강자전거길 -무안군 일로읍 회산백련지 -
일로읍 -남창천 자전거길 -영산강자전거길 -영산호하구둑 자전거인증센터
07:26 나주시 동강면 옥정4구 몽탄대교 직전. 어제 지나왔던 곳에서 출발하다
영산포공영터미널에서 100번(나주-영산포-동강면사무소-옥정4구-봉추)을 타고 옥정4구에서 내리면 곧 몽탄대교다.
그래서 100번 출발 시각 되어서 들어온 버스를 탔다. 첫 버스라 승차한 사람은 나 혼자다.
마을 버스라 빙빙 돌았다. 동강면을 통과하는 것까지는 알고 있었다. 이제 곧 옥정4구 정류장에 도착하리라 예상하고 내릴 준비를 하였다.
그런데 한참을 더 가더니 아주 한적한 곳에서 종점이니 내리란다. 옥정4구에서 내려 몽탄대교를 건너려고 했는데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다.
젊은 기사 왈 그 버스는 100번이고 이 버스는 101번이란다. 출발부터 방심의 실수 그래도 결과는 좋게 변할 것으로 믿는다
금방 출발하니 동강면에서 100번으로 갈아타라고 권한다. 동강면에서 내려 100번 정류장으로 갔다. 택시가 대기하듯 서 있었다.
몽탄대교까지 5천원 정도라고 하다. 탔다. 정확했다. 덕분에 늦지않은 07시 25분에 출발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오늘의 일정, 영산강 일주, 전국일주의 대단원을 끝내는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기를 기도하고 우산을 펴 들고 힘차게 출발하다.
09;29 몽탄대교에서 하류방향 영산강대교; 죽산보와 목포 하구둑까지 24km까지의 영산호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몽탄(夢灘)나루터; 나주시의 영산강 본류 동강면 옥정리와 무안군 몽탄면 명산리 사이에 있는 나루와 포구. 강 양쪽을 모두 '몽탄'이라 부른다.
후삼국시절 견훤이 후백제를 세워 집권하고 있을 당시 왕건이 영산강에 와서 견훤을 추격하다가 도리어 쫓겨서 황급히 도망 간 곳이 이곳이다.
물이 많아 건널 수 없어 쉬던 차에 잠시 잠이 들었는데 꿈에 신선이 나타나 강을 건널 것을 재촉했다.
너무나 생생한 꿈에 눈을 떠보니 어느 새 강물이 빠져있었다.
왕건 군대는 무사히 강을 건넜고 결국 전쟁에서 승리했다.후에 왕건은 이곳 지명을 ‘꿈여울’이라는 의미로 몽탄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어떤 이는 이 전설이 영산강이 그만큼 물이 불고 빠짐이 심한 강이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한다.
아무튼 천년 전 견훤과 왕건이 말다리던 그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07;35 상류 죽산보 방향
영산강은 섬진강을 제치고 4대강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길이가 짧고 합수하는 지천도 제일 적다.
게다가 산에 둘러싸여 조금만 큰 비가 내리면 홍수가 나고 반대로 조금만 비가 오지 않으면 물(湖)이 말라서 모래사장(沙)으로 변한다 해서
사호강으로도 불렀다고 한다.
댐과 보 관리만 잘 하면 홍수와 가뭄 걱정은 덜 수 있을 것이다. 모두 협력하여 수질유지와 생명 보호에도 힘을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
07;38 몽탄대교 건너서 몽탄교차로; 자전거길 시작이다
07;53 영산강대교 지나서 뒤돌아 본 영산강대교; 역시 다리 밑 그늘에 쉼터가 없었다
07;57; 마냥 쭉 뻗기만 했지 황량한 길. 예감이 좋지 않았다.
그늘이 될만한 나무 한 그루 보이지 않는다. 도보여행자에게는 최악이다
08;14 첫번째 쉼터. 그늘이 될만한 나무가 없다. 넓이가 아주 좁다. 그나마 반투명 플라스틱 지붕.
자꾸 남 탓하는 것 같다. 사실은 이른 봄과 늦은 가을에 걷지 않은 내 탓이다. 사서 고생이라는 말을 들을만 한 것이다.
08; 39 전남 무안군 일로읍 복룡리;
바람까지 불지 않는다. 느러지전망대에서 우산을 얻지 않았다면 일사병에 걸렸을 지도 모를 정도다.
그래서 또 감사하다. 그분이 보내주신 구름기둥이라고 이름지었다
08;59 영암에서 오는 삼포천(三浦川)과 무안군 일로면에서 내려오는 사교천 합수지
09;08 공사 중 길가에 세워둔 봉고 문이 열렸다. 그늘이 있다. 주인이 오면 양해를 구하기로 하고 오르다.
양쪽 창문을 여니 시원한 바람이 가로 지나간다. 살 것 같다
컵을 꺼내어 우유에 생식 한 포를 풀어 아침 식사를 대신하다
09;34 지도에 보이는 일로읍의 회산백련지와 목욕탕의 유혹 을 떨쳐버릴 수 없다. 과감하게 자전거길을 버리고 마을 길을 선택하다
몽탄대교 이후 영산강 자전거길은 도보여행자에게는 힘든 길이다. 그늘이 될만한 나무 한 그루 없고 쉼터도 화장실도 없다.
왜 자꾸 길 탓을 하게 되는지. 늦은 가을부터 이른 봄까지는 아주 좋은 길일 수도 있는데
09;55 무안군 일로읍 복룡리(伏龍里)
회산 백련지가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는 마을이다.
자연마을 복룡(伏龍)은 마을 뒷산의 형상이 용이 엎드린 것과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10;04 무안군 일로읍 복룡리 회산(回山)마을 백련지
회산(回山)은 영산강을 건너 영암으로 가려면 이 마을을 휘돌아 가야 하기 때문에 생겨난 지명이다.
10;06 백련지(白蓮池)
둘레 3㎞, 면적 약 33만㎡. 동양 최대의 백련(白蓮) 자생지 알려졌다
일제시대 2개 저수지를 합해 복룡지를 축조하여 인근 250ha의 농경지 에 농업용수를 공급하였다.
그러나 1981년 영산강 하구둑이 완공되면서 수량이 줄어들어 저수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연못이 되었다.
1997년 연꽃축제를 시작하면서 백련지라는 이름으로 바꾸었다.
그 시작은 1955년 당시 저수지 옆 덕애부락에 살던 주민 정수동이 저수지 가장자리에 백련 12그루를 심은 데서 비롯되었다.
그날밤 정수동이 꾼 꿈에서 하늘에서 학 12마리가 내려와 앉은 모습이 마치 백련이 피어 있는 모습과 비슷하였다.
이후 열심히 백련을 가꾸어 지금의 대규모 군락지가 탄생하였다는 말이 전해진다.
수면이 점차 낮아져 연꽃 자생에 적절한 환경으로 바뀌 면서 백련이 급속히 번지기 시작하였고,
1990년 초반에는 백련으로 가득 차면서 동양에서 가장 큰 백련서식지로 자리잡았다.
일시에 피어나는 홍련과는 달리, 백련은 7월부터 연잎이 덮이기 시작하여 3개월 동안 연못을 가득 메우는데,
대부분 꽃송이가 주먹만 하고 연잎 지름은 1m 안팎이나 된다.
최근에는 충남 이남 지방에서는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가시연꽃 군락이 발견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280m 길이의 백련교가 연못을 가로지르고 있으며, 다리 중간에 높이 1m의 전망대가 3개 있다.
백련을 비롯하여 수련·가시연꽃·왜개연꽃·개연꽃·홍련·애기수련·노랑어리연꽃·어리연꽃 등 30여 종의 연꽃 및 50여 종의수변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생태학습을 위해 수생식물·야생화·재래작물 등을 심어놓은 자연학습장도 있다.
1997년 이후 매년 8월 개최되는 백련대축제 기간에는 탐스러운 꽃봉오리가 연못 가득 피어나 장관을 이룬다.
축제기간에는 무동력 보트를 타고 각종 식물들을 관람할 수 있고, 연꽃과 연잎도 판매한다.(두산백과)
10;23 백련지 느티나무 둘레길. 정자와 의자들이 잘 구비되어 있다
11;51 백련지 사업소 ; 장어전문. 갈비탕계통. 짜장면계통 식당과 편의점도 있다.
11;53 널찍한 정자, 그늘과 바랍이 너무 좋아 한 20분 눈을 붙였다
11;56
11;58 꽃이 피는 시절에 산책하면 참 좋을 듯하다.
11;59 연인과 함께 산책하면 참 좋겠다. 때에 맞추어 아내와 드라이브할 마음을 생기게 한다
12;00 꽃이 활짝 피었을 때를 상상해 보다
12;01
12;05 밤새 모은 이슬이 증발되어 요만큼 남았다. 다른 연 잎의 이슬은 다 증발되었다
12;11
12;26 마음과 눈을 시원하게 해 주어서 자꾸 보게된다
12;39 일로읍으로 가는 백련로; 역시 모내기가 잘 되었다
14;30 일로제일교회. 화장실에서 샤워 후 목사님 휴게실 에서 30여분 휴식하다
일로읍으로 가면서 정신은 온통 사우나에 쏠렸다. 도착하면 곧 냉탕에 뛰어들 생각뿐이었다.어렵사리 찾아가니 없어졌다 낭패다.
2018년 제3차 도보여행(목포-고성통일전망대) 당시 하룻밤 묵었던 일로제일 교회로 찾아가다.
신기하게 당시 도움을 주었던 권사님과 부목사님이 나를 알아보고 배려해 주셔서
2층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고 2018년 하룻밤 잤던 목사님 휴게실에서 휴식할 수 있었다
15;33 일로읍장로교회; 음료수와 간식거리를 제공받았다
15;47 일로로 전남 체육 중 고등학교. 체육학교 답게 떠들석했다
16;10 일로읍 의산리(義山里) 발상지 천사마을
의산리의 천사촌은 상황연극의 효시인 '품바'가 탄생한 곳이다.
일로면 출신 시인이며 극작가인 고 김시라의 각색 ㆍ연출과 정규수(1대 품바) 출연으로 1982년 12월 초연한 이후
국내외 4천여 회 이상 공연한 향토 극 '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네'라는 품바 일인극으로 더 유명한 곳이다.
어느 해 훙년에 이곳 일로에만 유독히 걸인들이 모여 들어 주민대표들이 어찌 이곳으로만 모여드느냐고 불평했더니,
"타향에서 괄세 받고, 푸대접 받다가 이곳에 오니 문전박대 하지 않고 한 끼니만 있어도 나누어 주는지라,
고향에 온 기분으로 떠나지 않고 눌러 앉았다'고 대답하니 주민이 더 도와준 후로 천사촌이 이루어졌다는 일화가 전한다.
각설(覺設)이는 깨우칠 각(覺), 말씀 설(說)로 천민인 각설이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를 가르쳐 준다는 뜻이라고 한다.
16;28 영친길; 될 수 있으면 영산강에서 가까운 마을 길을 걷다. 같은 갈을 달리는 라이더들도 나와 같은 이유일까
16;41 영친길에서 남창천 도장포 자전거길로
16;49 영친왕궁 언장비각마을 초입 남창천 자전거길 마을 쉼터; 누이가 냉장고에서 수박을 꺼내 잘라주다.
나보다 1살 아래 남자 회원이 사와서 먹다가 남았다며 다 먹고 가라신다.
수시로 먹거리를 사 들고 와서 할머니들을 대접한다며 칭찬을 한다.
16;49 허락 받고 인증샷 한 장. 더 이상 먹을 수 없어 남기다. 그늘에서 잘 먹고 잘 쉬다(수박 이라니 허참)
두 분의 말로는 일로읍에 고속도로가 지나고 농협 하나로마트가 들어 온 후에 목포에서 전통 시장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인구도 많이 늘었다고 한다
17;14 영산강에 합류하려고 흘러가는 남창천(南倉川)
몽탄면 달산리에서 발원하여 일로읍 죽산리를 거쳐 망월리에서 영산강으로 합류하는 지방하천으로 영산강의 제1 지류이다. 유로연장 23.1㎞,
17;16 영산강보다 더 걷기 좋은 자전거길
17;25
17;32 일로읍 오룡리 아파트단지
18;17 남창4교 건너편 영산강 방향 무안군 삼향읍 아파트 단지
18;33 남창대교를 지나고
18;35 목포항 대불국가산업단지 대불 부두로 가는 영산철교
18;40 마침내 영산호; 멀리 하구둑이 보이기 시작하다
18;51 저 끝의 높은 빌딩은 목포 평화광장 에메랄드 퀸 아파트일 것이다. 거기서 좀 더 가면 목포 갓바위가 있다
18;53 무안군 삼향읍 남악리 수변공원에 줄지어 지은 팬션형 주택단지와 산책 길이 아주 좋아 보이다
18;54 바로 옆 옥암동 수변공원부터 목포시다,
19;05 영산호와 영산하구둑;
2017년 11월 17일 남해안 일주 도보여행 제39일째 오후에 넘어서 갓바위에서 아내와 만나 목포항까지 동행하였다.
영산호 하구둑; 남해안일주도보여행 39일 째인 2017년 11월18일 사진
19;17 영산강자전거길 인증센터에서 마침표를 찍기로 하다
원래 계획한 일정은 늘 하든대로 목포항에서 끝내려 하였다. 그러나 더 이상은 무리라고 판단하였다.
또 갓바위 -삼학도 -목포항까지는 남해안일주당시 걸었기 때문에 야간 도보를 하거나 아니면 하루를 더 자고 걸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었다.
무엇보다도 이번에는 귀소본능이 강하게 작용했다. 무더위가 힘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2017년 11월 18일 마지막 날은 아내와 함께.갓바위
2017년 11월18일 남해안일주도보여행 마무리 목포항
2017년 11월 19일 아침 유달산에서 본 삼학도와 목포포구
19;18 자전거 터미널(영산강자전거길 인증센터) 인증샷을 찍는 라이더에게 부탁하여 나도 인증샷
이곳은 생각밖에 교통편이 불편한 곳이었다. 사차선 남약로는 택시를 포함한 모든 차들이 빠르게 달렸다.
양방향 버스정류장에 갔는데 모두 2-3회 환승해야 버스터미널이나 기차역으로 갈 수 있는 것 같은 데 또 몇 번 버스를 타야할 지 모르겠다.
막 차 시각에 늦을 것 같아 택시를 잡으려 했으나 서지 않는다. 마침 자전거터미널 방향에서 나오던 경찰 순찰차가 내 앞에서 신호를 기다린다.
사정을 이야기하고 몇 번 버스를 타야 할 지 물었다. 운전 담당 여경이 복잡하다면서 가는 길에 환승 정류장까지만 데려다 주겠다 한다.
한참 가서 내려 주면서 몇 번 버스를 타고 일곱 정거장 가서 내리면 버스터미널이라고 알려 준다.
전국일주를 하는 동안 아직까지 한번도 실망시키지 않는 대한민국 경찰이다. 너무 고마워서 허참
8시 20분 터미널 도착. 8시30 동서울 터미널 행 하나 남았다.직원은 없다.
자동발매기로 급히 표를 받았다. 그리고 잠시 후 들어오는 버스를 탔다.
그런데 도착 시각이 새벽 12시 15분이다. 성남시까지 어떻게 갈까 문제다. 택시를검색하였더니 4만원은 들 것 같았다. 또 허참
목포 기차역으로 가서 수서역으로 갔더라면 좋았을 것을. 아내와 아이들은 택시를 타고 오라고 성화다.
많아야 4만 원이란다. 많아야 4만원이라니 내게는 일당이 아니라 이당에 해당되는데.
새벽 12시15분 호남선 터미날 도착. 새벽 버스를 타는 사람들인지 터미널에서 자는 사람들이 보였다.
터미널 끝의 택시 정류장으로 나갔다. 예약한 사람만 타는 듯 지나간다.
그런데 운행하는 버스가 보인다. 스마트폰으로 버스 번호를 찍어 확대하여 보니 복정동으로 가는 361번 버스도 보이다.
버스 정류장으로 뛰어갔다.361번 버스가 막 출발한다. 손을 흔들며 뛰어가니 세워준다. 막차이기 때문에 세워주었단다.
그런데 노선을 검색하니 많이 돈다.
그래도 막 차라 손님이 없으면 빠르게 갈 것이기에 그리 늦지 않으리라 기대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아주 느리게 달린다.
모든 정류장에서 꼬박꼬박 일시 정차한다. 어지간한 나도 답답할 정도였다. 시골에서는 이럴 경우 자가용처럼 지나가는데.
용기를 내어 기사에게 물었다. 무슨 규정이 있느냐고. 대답은 이렇다. 막차는 모든 정류장에 일시 정지하게 되어 있다.
그 시각에 타지 못한 손님이 항의를 하면 벌점을 받는다. 또 차고에 도착하는 시각도 정해져 있다.
일찍 들어가면 안되기 때문에 느림보 운전을 할 수밖에 없단다. 복정동에 내렸다.
전광판에 우리 집 앞을 지나는 9403좌석 마지막 버스가 8분 후 도착한다고 뜬다.
다른 버스들은 모두 종료 표시다. 도심을 지나는 동안에도 계속 타고 내린다. 이렇게 늦도록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아무튼 좋은 경험을 했다. 귀가하니 새벽 1시 40분이다. 택시를 탔더라면 1시간 전에 도착했을 것이다. 아내가 무어라 한다.
내 나이에 일당 4만원도 아니고 시당 4만원이 어디냐고 하니 웃는다.
샤워 후에 아내가 만든 아내표 냉면을 먹고 나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체중이 4.5kg 줄었다. 그런데 몸매가 달라진 것은 별로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도 영산강 150km를 완주함으로 전국을 유니언잭을 그리며 걷기로 한 나의 꿈은 '유종의 미'를 거두며 끝낸 셈이다.
은혜 오직 은혜 때문임을 알기에 감사하다. 그동안 만난 많은 분들이 생각나고 그리고 감사하다
중고교 시절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의 소설과 시집은 무조건 탐독하던 시절에 읽었던 헤밍웨이의 '바다와 노인'
이젠 전성기가 지나서 석달동안 고기 한마리 잡지 못한 그 때문에 무시 당하는 늙은 어부 산타아고(나보다 훨씬 젊은 노인 일것이다)
그래도 그를 존경하고 그에게서 배우려하고 그를 돌보는 청소년 마놀린과 노인이 석달만에 잡은 거대한 청새치와 그것을 뜯어 먹는 상어무리
상어무리와 사투를 벌였으나 결국은 커다란 머리와 앙상한 뼈만 달고 귀항한 노인
노인이 사흘 밤낮의 사투 끝에 잡은 거대한 청새치를 그 뼈먼 보고 상어로 착각하는 관광객들
귀가한 후 소년이 보는 앞에서 깊은 잠에 빠져서도 엉뚱하게 아프리카 사자 꿈을 꾸는 노인과 그 모습을 지켜보는 소년 어부
청소년 시절 어부 노인이 왜 엉뚱한 아프리카 사자 꿈을 꾸는 장면으로 소설을 끝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노인 왜 아프리카 사자 꿈을 꾸었는지 잘 이해할 수 있다.
어쩌면 오늘 밤 나도 아직 가보지 못한 아프리카를 걷는 꿈을 꾸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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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드디어 영산강 150km를 완보하시고,
한반도에 유니온잭 발자취를 남기셨네요~~^^
후기를 실감나게 읽었고요.
큰 박수를 보냅니다!!
철마산님.
큰 박수 잘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