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Green Book 그린 북'을 봤습니다.
2018년에 나온
실제인물의 삶에 근거해 만들어진 영화.
처음에는 주인공 '토니'를 못알아봤네요.
그 유명한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매력적인 왕 '아라곤'을 연기한 '비고 모텐슨'이었는데
그 역할을 한지 거의 20년이 지나 나이가 든데다가
이 영화 속 배역을 위해 20kg 가까이 살을 붙여야 해서
배가 나오고 뒤뚱거리는 모습이어서 말입니다.
1962년 미국이 배경인 이 영화.
이탈리아인 후손인 '토니'는
쓰레기차를 운전하기도 했고
여러 술집에서 바운서로 일해온 그가 어찌어찌
흑인 피아니스트 '돈 셜리'의 순회공연 운전기사로 일하게 됩니다.
'돈 셜리'...
실제 '돈 셜리'의 모습이 이랬군요.
그를 연기한 사람이 이 사람이었구요. 배우이고 랩퍼인 Mahershala Ali.
그는 세살 때부터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하기 시작했고
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유명 음악학교에 입학을 해서 공부를 마치고
백악관에서 연주를 할 정도로 인정 받는 사람입니다.
천재적인 피아니스트.
그가 8주간의 순회공연을 하면서 벌어지는 갖가지 이야기가 영화내용인데
두드러지는 것이
인종차별이군요.
60년 전인 그 때만해도 흑인들에 대한 차별이 그렇게 심했던 모양입니다.
흑인 중에서는 정말 성공적인 사람인 '돈 셜리'마저도
무대에서 피아노를 연주할 때는 백인 청중들이 환호를 해주지만
무대를 내려서면
그의 연주를 감상하는 청중인 백인들이 사용하는 화장실 출입이 금지되고
그가 연주하는 장소인 백인클럽에서 밥 먹는 것도 금지되거든요.
양복을 사려해도 입어보는 것이 금지되고
물론 잠을 자는 곳도 제한되어있고 말입니다.
그래서 등장하는 것이 이 Green Book 그린북이었습니다.
흑인들이 마음 놓고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잠을 잘 수 있는 곳을
소개하는 책자.
같은 땅에 살지만
전혀 다른 세상에 살고있는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
대가족이 익숙한 이탈리아 후손인 백인 '토니'는
공부를 많이 하지 않은 듯합니다.
편지를 쓸 때 Dear와 Deer를 혼동하는 사람이고
여러생각을 하지 않고 단순하게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
그런 '토니'와
흑인이지만 많은 교육을 받고 예의바르게 말하고 행동하는 '돈 셜리'는
참으로 다릅니다.
처음에는 부딪히는 것이 많지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둘은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서로 돌봅니다.
무엇보다 '토니'는 흑인들이 받는 차별을 목격하게 되면서
'돈 셜리'를 보호하려고 애를 쓰지만 쉽지 않습니다.
뛰어난 재주를 갖고 있고 물질적으로도 풍부함을 갖고 있지만
'돈 셜리'가 정말 외로운 사람임을 발견하게 되구요.
우여곡절을 겪으며 두 사람 사이에 피어나는 끈끈한 우정...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이 많습니다.
그러면서도 가슴이 싸아해지며 뭉클하게 만드는 장면도 있구요.
인상 깊은 대사들도 있고...
특히 이 대사들이 떠오릅니다.
폭력으로는 절대로 이길 수 없다.
품위를 유지할 수 있을 때만 이긴다.
무엇을 하든 100% 전념해라.
일할 때는 일해라.
웃을 때는 웃고.
먹을 때는 그 게 마지막 음식인 것처럼 먹고.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는 것은
가진 천재성만으로 되지 않는다.
용감해야 하는 것.
(인간관계에서) 세상은
먼저 행동을 취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외로운 사람들로 가득하다.
특히 마지막 대사가 마음 찔리게 만듭니다.
먼저 용서를 구하고
먼저 말을 붙이고
먼저 초대하고
먼저 친절을 베풀고
먼저 사랑한다 말하고...
이렇게 먼저 무엇을 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
그래서 외로운 사람들이
세상에
수없이 많다는 것.
우리가 외로운 이유는
다른 외로운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지 않기 때문?
생각해보면 이 게 맞는 말인듯합니다.
누구에게 전화 걸어 안부를 묻고
이메일도 보내고
길에서 누군가를 만날 때 먼저 인사를 건네고
무엇인가 도울 것이 있는가를 물어가며 필요한 행동을 한다면?
훨씬 생기가 도는 삶이 되지 않겠는가?
주책맞다는 소리 들을까봐
자존심 때문에
거절 당할까봐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더 외로워지는 것.
맞지...
웃게 만들면서도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좋은 영화입니다.
Green book 그린 북.
아마도 이제는 이런 책자가 필요하지 않은 세상이 맞겠지요?
이만큼만이라도 사람들의 의식이 깨인 것이
참으로 다행이다 싶습니다!
첫댓글 나도 이 영화 몇번째 보고있습니다.
저도 그러고 있구만요.ㅎㅎ
@보리심 못말리는 동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