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잘 보내셨나요?
저희들은 조금 바쁘게 보냈습니다.
친정 어머니 생신이라서 친정에 가서 점심 먹고 다시 강화로 구역식구들과 이브행사에 참여하고 미사 보고, 헉헉헉!!! 그렇지않아도 짧은 겨울 해가 더 짧게 느껴졌습니다.
하점성당은 여느 도시본당보다는 작은 본당인지라, 특별한 행사가 있는 날은 전 신자가 함께 식사를 합니다. 올해도 함께 모여서 떡국을 먹고 장기자랑을 하며 그분 오신날을 함께 즐겁게 보냈습니다.
소박하지만 마음을 모아 준비한 성당 식구들의 장기자랑 구경하실까요?
여자분들이 남편분 한복을 입고선 남자 한복이 참 편하다며 좋아들 하십니다.
마치 학예회를 준비하는 아이들마냥 머리에 빨간 리본띠로 포인트를 주고서 엉덩이 춤을 추며 재롱을 떠는 2구역 할머니. 할어버지들은 뒤에서 뻘춤!!! 엥 할아버지들 연습 안아셨구나!! 티난다, 티나!
연습 안하고도 화음 맞추기 좋은 노래는 단연 성가입니다. 그래서인지 많은 구역식구들 성가에 입을 맟추기는 하는데... 기쁜날로 흥을 내보지만 아무래도 날카로운 심사위원의 눈을 피하기는 어려울듯...
6구역도 급 입맞추기한 티가 영력한걸 보니 아무래도 1등은 ....? 흐흐흐
촛불춤을 어느 구역에선가는 장기로 들고 나올줄 예상하였는데, 역시나 7구역이였네요.
내 예감이 딱 맞았어, 쪽집게라니까.ㅎㅎㅎ
어어, 이럼 곤란한데?
파도가 일렁이듯 반짝거리는 촛불에 사람들의 마음이 노곤노곤 헤실헤실 풀어지는 것이 1등을 뺏길것 같은 불안감이 물밀듯 엄습하네요.
흑흑흑 보이지요? 보들보들 풀어진 사람들의 마음이...
1등하면 회식하자 했는데... 우리구역 식구들의 회식이 저기 날아간다!!!
작년에는 노란 깃의 점퍼를 입은 할아버지가 지휘를 해서 우리를 즐겁게 했었는데, 올해도 역시나 우리의 기대를 져버리지는 않았습니다.
여러분~~~(이하는 발음이 정확치 않아서 못알아들었습니다.)
귀엽고 앙증맞게(당신 생각) 춤 추며, 동요 시작!!
한곡 안되요, 두곡은 해야죠.
연이어 뽑아지는 할아버지의 동요에 맞춰 앉아 있는 우리들도 신났다, 박수치며 함께 노래 불러버렸죠.
우리 성당의 귀염둥이 복사단들!!!
웃옷을 벗어 바지가랭이에 걸치고 요즘 유행하는 마빡이 춤을 추는데...
하하하하, 호호호호, 웃느라 숨넘아 간 사람들 여럿 나왔죠.
가운데 선 아이가 신바올이라는 아이인데, 얜 아무래도 커서 개그맨 될 것 같은 예감입니다.
얘가 보통 웃기게 아닌거 있죠? 오버 액션이 천성적으로 타고난 아이가 있더라구요, 글쎄!
제일 큰 형아인 우리 규창이! 초고 학년 6학년이라도 아직 초딩인지라 강압에 못이겨 함껴 껴선 어정쩡대빡이 춤 췄습니다. (제일 왼쪽에 있는 자~알~ 생긴 녀석)
드뎌 최강 3구역!!! 잘레기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기발한 의상에 나머지 구역들 오메 기죽어, 1등은 저 팀이구나, 빠르게 포기 시켜버렸죠.
흔들기는 오른쪽부터~ 시작
은총은 아무나 받나~~~ 태진아의 사랑은 아무나 하나, 를 국거리 장단으로 부르는데,
이런 XX놈들,
2층에 있던 군인들이 2박자 박수를 쳐대네.
저~런 음치X들!!!
곡 해석을 제대로 못하는 음치들때무에 노래를 어찌 불렀는지...아깝다 1등의 꿈!!!
시상을 맞치고 참가상을 받은 구역장님, 떨리는 손으로 봉투를 열어 보고선 허탈해 하는 표정이라니...
중간중간 군인들이 낑겨서 마술도 보여주고(힘 빠져서 쓰기도 싫다, 얘네들이 우리들의 1등의 꿈을 앗아간 곡해석 못한 음치X들입니다. 미워라~)
으랏차차, 신나는 곡에 맞춰 에어로빅 댄스도 추고...(우리 성당이 군인 성당이야 뭐야, 궁시렁궁시렁...)
얘네들 재밌대요.
웃옷 벗어 울끈불끈 맨몸도 보여주고, 팔뚝도 찔러 보라 내밀더군요.
흥흥흥...
가장 낮은 곳으로 오신 그분은
구역식구들과 함께 하는 순간, 우리 마음속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가장 따뜻하게, 가장 사랑스럽게 우리 마음속에 깃드셨습니다.
바로 그순간의 마음으로 세상을 살고 싶습니다.
마음에 품은 신앙을 몸으로 실천하면서,
따뜻하게, 용기있게... 살고 싶습니다.
따뜻하고 행복한 연말연시가 되길 바랍니다.
첫댓글 우리도 무지 바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