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배에서 내린 사람 나 한 사람뿐
홀로 해안가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걷기 시작하였다.
섬 한 바퀴 돌면 3시간이라고 하는데
구경도 하고
쉬엄 쉬엄 걸을 생각이라 2시간만 걸어가고
다시 되돌아 2시간
그리곤 배 타면 된다.
썩 깔끔하지 못한 섬 풍경에 살짝 기대에서 벗어났다.
한참을 걸어 바닷가 정자에 당도해보니
나그네 한 사람
커피를 끓이고 있다.
여기서 주무셨나요?
예!
몸 괜찮으세요?
예!
다시 걸어 해안가 끝자락까지 걸었다.
이 섬도 어부는 거의 없고
농업에 종사한다고 읽었는데
학교가 있다.
서도초등학교, 서도중학교, 서도고등학교 그리고 병설 유치원
ㅎㅎㅎㅎㅎㅎ
학교 앞에 있는 건물들은 아마 교사들을 위한 숙소인 듯
학교를 잠시 살펴보고
저수지 둘레로 이어지는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따라 걸었다.
저수지 너머로 주문도 선착장이 있고
주요 기관이 그곳에 있다.
왈 이 섬의 중심부라 할까?
여기도 잠시 눈팅만 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 나간다.
기왕 왔으니 마을을 살펴봐야지
지나치는 집 집 마다 모두 김장 담그느라 분주한데
교회로 가는 길목에 한마음 큰잔치라고
잔치판이 벌려저있다.
그냥 지나치는데
한 여인 쫓아와 한마디 건넨다.
꼭 식사하시고 가라고...
옛 모습의 교회
기와집 한옥 느낌의 건물에 종루도 있다.
교회를 잠시 둘러보고
선착장으로 향하는데
다른 여인이 길목을 막아선다.
에잉 저는 이 마을 출신도 아니고 그냥 발품파는 객이라는데도
거듭 밥묵고 가란다.
이미 테이블은 만석이고
접시에 가볍게 조금씩 골고루 담아 빈 의자 위에 놓고
막걸리 겯들여 먹으니 딱이다.
국내 여행하면서
공짜밥 먹어 본 기억이 없다.
주문도에서 잔치상 받고
기분이 한 것 고무되어
씩씩하게 마을을 벗어나 해변을 향해 걸었다.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첫댓글 주문도는 아직 못 가보았읍니다..
사진으로 보니 소박하고 정겨운 시골마을 같슴니다..
잘 보았읍니다..
주문도 섬주민들 인심이 넉넉하고 훈훈해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