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화접 2권 제11장 여자객(女刺客)과 살인마(殺人魔) -7 ━━━━━━━━━━━━━━━━━━━━━━━━━━━━━━━━━━━ ⑦ 복부에 약을 바른 그녀의 손이 떨어져 나가려는데 덥썩 악자량의 손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여인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악자량은 억지로 그녀의 손을 자신의 사타구니로 갖다 대었다. 그녀의 손은 무성한 숲이 우거져 있는 곳에 닿고 말았다. "아......."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발했다. 숲 사이로 거목이 우뚝 솟 아나 있었다. 상처가 허벅지 안쪽에도 나 있었다. 그곳에 약을 바 르기 위해서는 부득불 눈을 떠야만 했다. 여인은 흉물스럽게 우뚝 서 있는 악자량의 거근(巨根)을 안 볼래 야 안 볼 수가 없게 되었다. 그녀가 상처에 약을 바르는 동안 악자량은 부지런히 손을 움직였 다. 그의 손은 여인의 허벅지 사이로 파고들어갔다. "흐윽... 나리, 제발 이러지 마세요. 옆에 제 자식이 자고 있습니 다." 은밀한 곳을 파고드는 손길에 여인은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그 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너무나 잔인한 것이었다. "다행인 줄 알아라. 만약 자지 않고 울어댔다면 이미 이 녀석은 산 목숨이 아니었을 테니까." 순간 여인은 온몸에 피가 싸늘하게 식어버리는 것을 느꼈다. '이... 이자가 하는 말은 거짓이 아닐 거야. 날 겁주기 위한 소리 가 아니야. 능히 그러고도 남을... 아아! 인간의 탈을 쓴 악마 야.......' 여인은 더 이상의 애소나 거부하기를 단념했다. 갈고리 같은 사내의 손이 젖가슴을 주무르고 유두를 비틀어도 그 녀는 이를 악물며 참았다. 마침내 치료가 끝났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으나 그녀에게는 마치 일생의 반을 보낸 듯이 지루한 시간이었다. "이제 이리 올라와라. 계집을 품는데 지장이 없는지 시험해 봐야 겠다." 악자량은 여인을 잡아당겼다. "나으리......!" 여인은 눈물을 흘리며 마지막으로 간청을 했다. "두 번 말하지 않겠다. 이건 마지막 경고다." 악자량은 손을 뻗어 옆에 누워 자고 있는 아이의 목을 가만히 움 켜잡았다. 손가락에 약간만 힘을 주어도 어린아이의 목이 꺾어지 는 것은 불문가지였다. 여인은 깜짝 놀라 황급히 몸을 움직여 악자량의 배위로 올라갔다. "하... 하겠습니다, 나으리. 제발... 아이만은......." "크크, 진작 그럴 것이지." 악자량은 아이의 목에서 손을 거두어 여인의 젖가슴을 움켜쥐었 다. 그리고 지그시 눈을 감았다. "시작해라. 지극정성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 너도 살고 네 서방과 아이도 이전과 다름없이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무슨 뜻 인지 알겠지?" "예, 알겠......." 여인은 눈물을 펑펑 쏟아내며 힘겹게 달덩이 같은 둔부를 치켜올 렸다. 막 둔부가 아래로 하강하려는 순간이었다. "금수만도 못한 놈!" 여인은 등뒤에서 들려오는 차가운 일성에 몸을 바르르 떨었다. "헉!" 악자량은 경악성을 발하며 버럭 상체를 일으켰다. 그러나 빛보다 빠른 무엇인가가 이미 그의 목젖을 스치고 지나간 후였다. "크아아악!" 피보라가 솟구쳤다. 악자량의 목에서였다. "아악!" 여인은 자신의 젖가슴까지 뿜어져 온 뜨거운 핏물과 방금 전까지 악마의 미소를 머금은 채 자신을 희롱하던 사내가 눈 깜짝할 사이 에 목 없는 시신으로 돌변해 버리자 기절초풍을 하여 벌러덩 뒤로 자빠지고 말았다. 여인이 침상에서 굴러 떨어져 엉덩방아를 찧은 후 허둥지둥 일어 나려 했다. "아악... 아아악!" 그녀는 다시 비명을 질렀다. 손을 짚은 바닥에 깨끗이 절단된 악자량의 수급이 뒹굴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부릅 뜬 눈에는 믿을 수 없다는 빛이 떠올라 있었 다. 피비린내를 몰고 다니며 온 천하를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희대의 살인마, 흑수광마 악자량의 최후치고는 너무도 어이없고 초라한 것이었다. "잠깐 종적을 놓친 사이 또 이런 만행을 저지르고 있었다 니......." 나직한 중얼거림이 방안에 울렸다. 피가 뚝뚝 떨어지는 칼을 들고 있는 인물은 다름 아닌 철화접이었 다. '쇄붕도는 파괴력에 중점을 둔 것이지만 신속함에 있어서도 섬전 을 능가하는 도법이지.' 우노가 쇄붕도의 요결을 읊어준 직후 해주었던 말을 떠올리며 철 화접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칼을 거둔 후 여인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부인, 놀라지 마세요. 미쳐 날뛰는 살인마를 처단한 것뿐이니까 요." 사지를 늘어뜨린 채 망연한 모습인 여인에게 철화접이 죽립을 들 어올리며 온유한 미소를 보냈다. 하지만 창졸지간에 극심한 충격을 받은 여인은 좀처럼 정신을 차 리지 못했다. "난 오래 머물 입장이 되지 못해 이곳을 수습하지 못하고 떠날 수 밖에 없어요. 만일 내가 떠난 후 누군가 이곳에 들이닥치면 부인 께서 보고 들은 대로 다 얘기하세요. 그들도 무서운 자들이긴 하 지만 무고한 인명을 살상하진 않을 거예요." "저... 저는......." 여인은 뭐라 말하려 했으나 너무나 공포에 질린 나머지 말이 되어 나오지 않았다. "이건 얼마 되지 않으나 시신을 처리하는데 쓰도록 하시고요." 철화접은 품속에서 은자 두 냥을 꺼내 여인의 손에 쥐어주고는 몸 을 돌려 밖으로 걸어나갔다. '정정당당한 승부는 아니었으나 어찌됐든 청부는 성공리에 마친 셈이야.' 철화접은 그것으로 만족했다. 무림의 절대고수를 상대로 한 살인청부를 신출내기인 자신이 해냈 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다. 거기에 더해 무고한 양민들까지 마구잡이로 살상하는 미친 살인마 를 자신의 손으로 제거했다는 자긍심까지 느끼며 그녀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신형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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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즐감하고 갑니다.
고향설 시인님의 좋은글 "철화접 2권 제11장-7"과 아름다운 영상 즐감하고 갑니다.
오늘은 웃음가득 하고 행복가득한 즐거운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