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 입시에서 수학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2022학년도 부터 수능 수학(수리영역)이 문이과 통합되고 난 이후 수학 1등급의 90% 가까이가 이과에서 나오고 있다. 현재 고등학교에서 문, 이과 구분이 없어진 상황에서 엄밀히 말하면 수학에서 미적분이나 기하 그리고 과학 탐구를 선택한 학생들이다. 수능 성적으로만 선발하는 정시에서는 수학에서의 높은 등급과 점수를 바탕으로 이과에서 문과로 교차 지원하는 경우도 많고, Top 10 대학 공대 상위권 학과 점수면 Top 3 대학 인문, 사회 계열에 합격하기도 한다.
같은 문과 내 경쟁에서도 수능이 들어가는 전형에서의 당락은 수학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수학에서 확률통계를 선택하고, 사회 탐구 과목으로 수능을 치른 이른바 문과생 가운데서도 수학 등급이 안 나오면 원하는 대학 가기가 쉽지 않다. 대학에 가도 문과에서 그나마 취업이 잘 되는 상경 계열을 가려면 역시 수학을 잘하는 게 유리하다.
그러면 공부머리 테스트나 다중 지능 검사를 통해 수능 수학 등급이 3,4 등급 이상 나올 가능성 없는 학생은 어떻게 진로를 개척해야 할까? 이 상황에서 국어나 영어도 안 된다면 사실상 입시로 승부 보기 쉽지 않다. 그런데 국어나 영어는 아주 잘하고, 굉장히 성실한 학생이라면 여러 가지 진로 대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른바 ‘찐 문과’ 학생들을 위한 진로 대안이다.
우선 재수를 하는 경우라면, 재수보다 편입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재수는 수학을 해야 하지만, 상위권대 문과쪽 편입은 대부분 영어만 시험을 본다. 물론 선발 인원이 적어, 경쟁률이 수능보다 당연히 높다. 2023학년도 기준으로 상위 11개 대학 편입 선발 인원은 문이과 합하여 약 1,700명이었다. 하지만 난 수학은 도저히 안 되는데 영어는 확실하다면 한번 도전해 볼 수 있고, 이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나중에 유학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학비가 거의 없는 독일 유학
두 번째 방법은 유학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가장 많이 가는 미국 유학의 경우 여러 가지 경로가 있지만 가장 큰 부담은 학비와 생활비다. 지역과 학교에 따라 다르겠지만 1년에 최소 몇천만 원이 든다. 그러면 돈이 없으면 해외 유학할 방법이 없는 것일까?
우선 학비가 거의 없는 독일 유학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독일은 잘 알려진 대로 공립 대학교, 대학원은 학비가 거의 없다. 최소한의 행정 비용이 있는데, 이 비용을 내면 학생 교통권과 여러 가지 학생 할인 혜택을 주기 때문에 큰 부담도 아니라고 한다. 또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생필품 물가도 싸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독일도 물가가 20~30% 올랐다고 하지만,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다. 한국에서 지방에 살다가 서울로 유학하러 와서 생활하는 비용보다 덜 들 수도 있다.
독일 공립대학에 가려면 학교에 관계 없이(특목고, 일반고, 특성화고 관계없음) 내신과 수능의 최저 등급과 독일어 공인 점수가 있어야 한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고등학교 3년 내신은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내신이 60점 이상(D 등급 이상), 수능은 평균 4.4 등급이상이면 된다.
내신이나 수능 성적이 모자라면 우리나라의 4년제 대학이나 전문대에 진학하여 학점을 35학점이나 70학점을 채워 독일 대학으로 가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자신의 전공을 바꾸기는 힘들다.
예를 들어 아이가 분명한 의지를 가지고 중학교 때부터 독일어를 열심히 하고, 너무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평범한 일반고에 가서 주요 과목 D 등급 이상의 내신을 확보하고 수능에서 국어 1등급, 영어 1등급만 받으면 탐구 5등급, 수학 9등급을 받아도 평균 4등급은 맞출 수 있다. 독일어과가 있는 외고에 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독일어는 독학이나 학원에서 공부하고 과학 관련 과목이 개설된 일반고에 가는 것이 좋다.
독일에서 학부를 마치고 대학원 진학이나 취업을 생각한다면 여전히 문과보다 이과가 좋다. 하지만 이 경우도 수학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생명이나 화학, 식품 등의 전공을 한다면 독일이나 유럽에서의 취업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독일 유학의 가장 큰 장점은 공부뿐 아니라 독일에 살며 유럽의 다양한 문화를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독일은 다른 영미권 학교들과 마찬가지로 입학은 쉬어도 졸업이 쉽지 않다. 독일어도 열심히 하고, 문화나 기후에도 잘 적응하여 정말 열심히 공부해야 졸업을 할 수 있다.
언어 부담이 적은 일본 유학
독일이 언어의 장벽이나 기후, 문화적 차이 등의 부담이 있다면 가까운 일본에도 많은 기회가 있다. 특히 수학뿐 아니라 영어도 잘 안 되는데, 그래도 국어만 잘한다면 1년만 열심히 공부해도 일본으로 유학 갈 수 있는 수준의 일본어 실력을 쌓을 수도 있다. 지금 일본은 저출생으로 인해 대졸자와 취업할 수 있는 청년 인구가 급감한 상황이다. 지방 국립대에서는 학생을 구하기도 힘들다. 어느 정도 일본어 실력만 되면 지방 국립대에 장학금을 받고 4년을 다닐 수 있다. 또 웬만한 4년제 대학을 졸업하면 지방 소재 유수 기업에 취업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물론 한국보다 초봉이 적고, 세금이 높은 점, 외국인으로 승진의 한계 등의 단점도 있지만, 한국에서 계속 비정규직만 전전하고 아르바이트만 하는 것보다, 제대로 된 기업에서 자기 분야의 전문 지식을 쌓고 이후 일본이나 한국에서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일본에서 찾아볼 수도 있다.
구독자 7만 명의 유튜브 ‘토쿄 커플’을 운영하고 있는 윤상진씨는 군 제대 후 25세 때 일본 유학에 도전하며 나름 성공한 사례다. 가정 형편도 어려워 와세다나 게이오와 같은 도쿄에 있는 유명 사립대 보다,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지방 국립대인 가고시마 대학 경제학과에 진학하여 최우수 졸업을 했다. 일본은 구인난으로 대학만 졸업하면 취업이 되는 상황이라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지 않아, 조금만 공부해도 경제학과 1등 하기가 수월했다고 한다. 졸업 후 원서만 내면 취업할 수 있는 회사가 많았지만, 더 큰 꿈을 갖고 영어 공부를 해서 런던대학 대학원에서 부동산 경제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영국까지 찾아와 취업 설명회를 한 일본 대기업에 취업했다. 가고시마 대학 재학 시절에 만난 아내 마코와 결혼해서 도쿄에 살며 일본 생활과 자신의 일상을 유뷰트에 올리고 있다.
언어보다는 근성과 회복탄력성
수학이 안 되어 한국 입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경우에도 이런 다양한 기회가 있지만, 실제 문제지 푸는 공부에서 성과가 안 나와 공부 자존감이 떨어진 중, 고등 학생에게 이런 정보를 알려 주고 동기부여 하기도 쉽지 않다. 편입이나 유학 등의 새로운 전략을 쓰려면 아이들이 욕심이 있고, 열정이 있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한국 입시에서 성적이 안 나오는 아이들에게 이런 욕심과 열정을 찾아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등고학년이나 중학교 초입에 아이의 공부머리 테스트나 다중 지능 검사를 정확히 해 봐서 문제지 푸는 공부 특히 수학이나 영어가 안 되는 학생들은 바로 방향 선회를 할 필요가 있다. 안 되는 것 계속 붙잡고 있으면서 더 자존감 떨어지게 하는 것보다 아이가 그나마 잘 할 수 있는 한 두 가지에 집중하게 하고 새로운 비전을 갖게 하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전략이나 구체적인 진로 정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아이의 ‘마음 근력’이다. 회복탄력성 훈련을 꾸준히 초중고 시절 해 두어서, 아이를 국, 내외 어디에 갖다 놓아도 주어진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튀어 오를 수 있는 근성을 길러 주어야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런 교육을 학교나 학원에서 찾아 볼 수 없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결국 우선은 가정에서 마음근력 훈련을 해 볼 수밖에 없다.
분명한 사실은 아이가 학교 공부나 입시가 아니라면 아이가 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마음 근력을 길러두는 것이 지금 현재 해 볼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진로 준비라는 점이다.
https://blog.naver.com/jonathanshim/223094342512
<칼럼니스트 소개: 심정섭>
2009년 부터 텐인텐에서 "사교육비 경감", "올바른 자녀 교육"에 관한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강남에서 대학생과 고등학생에게 20년 동안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입시지도를 했고, 이제는 20대 좋은 학부입학을 넘어 30,40대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사는 삶을 아이들에게 전하기 위해 글을 쓰고 새로운 교육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주로 고3과 대학생, 임용 고시 준비생을 지도했지만, 지금의 사교육과 가정의 해체로는 나라의 비전이 없다고 보고, 사교육비 경감과 가정의 회복, 자연출산 및 부모 교육, 유대인식 독서, 토론 교육의 확산을 위한 이론을 정비하고 실천에 이르게 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탈무드식 역사토론> (더디퍼런스, 2023), <대한민국 학군지도>(전면개정판) (진서원, 2023) , <언스쿨링 가족여행> (더디퍼런스, 2021), <학군 상담소 개정판> (진서원, 2021 전자책), <하루 15분 인문학 지혜독서법> (체인지업, 2020), <학력은 가정에서 자란다> (진서원, 2020), <공부보다 공부그릇> (더디퍼런스, 2020), <대한민국 입시지도>, (진서원, 2019), <질문이 있는 식탁,유대인 교육의 비밀> (예담 프렌드, 2016), <1% 유대인의 생각훈련> (매경, 2018) 자연교육법적인 원리에서 현재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한 <강남에서 서울대 많이 보내는 진짜 이유>, (나무의 철학, 2014)와 유대인식 누적 암송을 통해 영어를 정복하는 방법을 제시한 <20살 넘어 다시 하는 영어>(명진출판, 2011)가 있습니다.
진정한 부모 교육은 태교와 출산교육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자연출산 운동에도 관심을 갖고 <평화로운 출산, 히프노버딩>(샨티, 2012)를 번역하였습니다.
현재 더나음연구소를 설립하여 뜻을 같이 하는 부모들과 더나은 육아와 교육적 실천을 하고 있습니다. 유대인식 자녀 교육의 한국적 적용과, 입시교육과 대안교육의 한계를 넘어 가정 중심의 더나은 교육을 실천하는데 관심이 있고,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하는 교육과 실천에 관한 저서를 집필 중에 있습니다.
저서
탈무드식 역사토론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8380436
대한민국 학군지도 전면개정판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7356457
언스쿨링 가족여행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1440515
학군상담소 http://www.yes24.com/Product/Goods/98866112?OzSrank=1
하루 15분 인문학 지혜독서법 http://www.yes24.com/Product/Goods/92523942?OzSrank=1
학력은 가정에서 자란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89306965?Acode=101
공부보다 공부그릇 http://www.yes24.com/Product/Goods/88320151?scode=032&OzSrank=1
대한민국 입시지도 http://www.yes24.com/Product/Goods/66983573?scode=032&OzSrank=2
강남에서 서울대 많이 보내는 진짜 이유 http://www.yes24.com/24/goods/13606873?scode=032&OzSrank=1
질문이 있는 식탁, 유대인 교육의 비밀 http://www.yes24.com/24/goods/24333069?scode=032&OzSrank=1
1% 유대인의 생각훈련 http://www.yes24.com/24/goods/57840483?scode=032&OzSrank=3
심정섭의 학군과 교육 블로그 http://blog.naver.com/jonathanshim
유튜브 채널: 심정섭 TV https://www.youtube.com/channel/UC7cZrVYmD8L9vvOmBDZV1kA/vide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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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수학도 어려워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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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안 되는...남 일 같지 않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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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근력 공감됩니다^^
아.. 수포자 ㅠ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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