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캠프를 다녀와서 (양곤서신-239호, 240425)
저는 힐링캠프에 대한 말은 많이 들었지만, 한 번도 힐링캠프에 참석해보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사역에 바쁘다보니 그랬겠죠. 그런데, 마침 이번에 좋은 힐링캠프가 있다고 미얀마선교사회(이하 ‘미선회’)에서 광고도 해주고, 신청도 받아주고, 참석할 수 있도록 절차마다 행정편의를 제공해주어, 저는 아내와 함께 힐링캠프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캠프에 가기 전 캠프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컸습니다. 왜냐하면, 선교지에 오래 있다 보니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많이 지쳐있어서 회복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저만 그런게 아니라 캠프에 참석한 거의 대부분 선교사들도 동일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선교지 환경이 열악하다는 증거입니다. 더구나 미얀마에서 사역하시는 선교사들이 많이 참석하였습니다. 미선회 임원 한 분의 말에 의하면 미얀마 밖에서 하는 행사에 역대 가장 많은 회원이 이번 캠프에 참석했다고 했습니다. 캠프는 지난 4월 15일부터 18일까지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 한 호텔에서 서울의 D교회의 주관하에 3박 4일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D교회는 400여명의 선교사와 선교사 가족을 초청하여 여러 가지 힐링프로그램을 제공해주었습니다. 이를 위해 D교회에서도 200명이 넘는 분들이 오셔서 봉사를 해주었습니다. (사역현황에서 계속).
사랑하는 파송교회와 여러 협력교회들 및 개인 후원자들 그리고 양곤서신을 읽어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오늘도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리며, 지난 한 달 동안도 기도와 후원을 아끼지 않으신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제가 힐링캠프 참석차 말레이시아에 6일을 머물렀는데, 입국 공항부터 시작하여 출국하기까지 말레이시아 사람들을 겪어보면서, 말레이시아가 선진국 되기는 한참 멀었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다 그런건 아니지만, 제가 무얼 물어볼 때마다 친절하게 대해주는 말레이시아 사람들을 만나기는 정말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말레이시아에는 인도계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데, 이들이 사람 대하는 태도는 너무나 끔찍했습니다. 저는 그 사람들이 나쁘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수준이 거기까지인 것입니다. 수준은 계몽과 교육과 훈련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봅니다. 말레이지아는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먹고 사는데는 어려움이 없는 동남아시아에서는 부국인 셈인데, 사람들의 예절과 도덕 수준은 한국 사람들을 따라오기에는 아직도 한참 멀었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새삼 대한민국 국민됨에 너무나 감사를 하였습니다. 남을 친절하게 대하고,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는 일이 성경의 가르침과 잘 부합되기에,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이 단순히 예수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도 기독교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1. 가족근황: 아내와 저는 지난 2월 29일 귀국했다가 4월 15일 출국하여 말레이시아를 거쳐 미얀마에 잘 들어왔습니다. 날씨가 무척 덥습니다. 오자마자 더위로 인해 몸 곳곳에 땀띠가 생기고, 피부가 가려워 밤에 잠을 자면서 나도 모르게 긁게 되네요. 저는 심한 더위에 첫 노출될 때 한 번은 이와 같은 피부병을 겪게 되는데, 한 번 겪고 나면 내성이 생겨 그 다음부터는 괜찮습니다. 1년에 한두 번씩은 겪는 연례행사(?)인 셈이죠. 더위에 약한 아내가 걱정이 됩니다. 동남아시아의 거의 대부분 나라들이 이맘 때 동일한 더위를 겪습니다. 하지만, 다른 게 하나가 있다면 미얀마가 전기사정이 가장 열악하다는 것입니다. 하루에 절반 이상 전기가 없이 지내는데, 그 시간에 에어컨이나 선풍기는 무용지물이 됩니다. 신학생들에게 물어보니 더위로 밤잠을 설친다고 했습니다. 마음이 아팠습니다. 방학기간이지만 약 20여명의 학생들이 학교에 남아 있는데 매일 더위와 싸우는 모습이 안쓰럽습니다. 저희들도 더위 가운데 최대한 건강에 조심하면서 살고자 애를 쓰고 있습니다.
2. 사역현황: 위에서 잠시 언급했던 힐링캠프에 관해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이번 힐링캠프에 대해 너무나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크게 놀랐습니다. 그 이유는; (1) 행사 규모면에서 놀랐는데, 초청받은 선교사와 그 가족이 400명이 넘고, 행사진행을 위해 봉사로 온 D교회 성도들이 200명이 넘었습니다. 행사 호텔도 5성급 호텔이라 숙박료와 행사장 대관료는 과히 상상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많이 들었으리라 봅니다. 더구나 미얀마와 스리랑카에서 온 선교사들 가정을 위해 항공료의 절반을 부담해 주었으니, 과연 한 교회가 이 큰 행사를 어떻게 치를 수 있는가 그저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덕분에 저와 아내는 좋은 객실에서 편안하게 잠을 자고, 끼니마다 풍성한 식사를 했으며, 저녁마다 제공 받은 간식은 배가 불러 다 못 먹을 정도였습니다. 매일 선물도 받았습니다. 모든 것이 풍성해서 너무나 만족한 시간이었습니다. (2) 프로그램 면에서도 놀랐습니다. 대개 캠프는 고정된 프로그램에 의해 진행되어 참석자들이 육체적으로 힘들기 마련인데, 이번 캠프의 프로그램은 정말이지 힐링이 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참석자의 수동적인 프로그램이 아니라, 참석자가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프로그램이었기에 지루하거나 힘드는 일이 없이 너무나 재미있고 즐거웠습니다. 나에게 편지쓰기, 조별 나눔과 발표, 조별 게임, 조별 퍼포먼스, 등의 프로그램이 너무나 좋았고, 첫날 밤 공연도 너무나 생동감과 감동이 있었고, 담임목사님의 간증이 섞인 은혜로운 메시지, 찬양, 기도시간, 세족식, 등 영적으로도 충만한 시간이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프로그램은 마지막 날 재파송식이었는데, D교회 성도들이 선교사들을 재파송하는 프로그램은 첫 번째 파송을 받을 때를 회상시키며 파송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3) 그러나 가장 저를 놀라게 한 것은 D교회 성도님들의 섬김의 자세와 태도였습니다. 저는 신학을 좀 늦게 하고 목사가 되고 선교사가 되었는데, 신학교를 가기 전 약 10년 동안 한국의 유수한 특급호텔에서 근무를 하였습니다. 저는 가장 앞선 서비스를 경험했다고 자부하는 데, 이번 D교회 성도들의 서비스는 특급호텔 서비스를 훨씬 능가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사실 호텔의 서비스는 하나의 상품입니다. 그래서 봉사료를 지불하죠. 그런데 D교회 성도들의 서비스는 상품이 아니라 선교사들을 위해 존경과 사랑을 듬뿍 담은 최고의 서비스였습니다. 제가 호텔에 도착하여 택시에서 내리는 순간 짐을 들어주는 것부터, 행사장에 들어가는 선교사들을 뜨겁게 환영해주는 모습, 조장님들의 헌신된 모습, 예쁘게 포장된 야식을 객실 문 앞에까지 배달해 놓은 정성, 이루 말로 할 수가 없네요. 특히 D교회는 연예인들이 꽤 있는데, 이번에도 여러분이 와서 봉사를 하는데 이름 석자만 들어도 꽤 유명한 분들이지만 너무나 헌신적으로 봉사를 해서 얼마나 보기가 좋았는지 모릅니다. (4) D교회는 개척된지가 14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대형교회로 성장했고 한국 기독교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는 교회인 것 같습니다. 교회 건물을 가지고 있지 않고 고등학교를 빌려 예배를 드린다고 하네요. 교회 건물을 짓기보다 이번처럼 선교사들을 돕는 데 예산을 사용하나 봅니다. 무엇보다도 물질적으로 돕기보다, 온 성도가 섬김과 봉사로 똘똘 뭉쳐있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D교회를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느꼈습니다.
이제 서신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제가 힐링캠프에서 받은 감동은 상당히 오래 지속되리라 봅니다. 저는 지금까지 섬김을 받아보기도 하고 섬기기도 해봤지만, 이번처럼 헌신 된 섬김을 경험한 것은 정말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미선회에서는 오는 10월에 인도차이나한인선교사대회(이하 ‘인차대회’)를 주최합니다. 호스트인 미얀마를 포함하여 5개국 선교사들이 모이는데, 저는 접수부를 맡아 봉사하게 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 D교회의 섬김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인차대회에 적용할 것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이 지면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수고한 D교회 성도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신학교에서 방학을 보내는 학생들이 하루 워터파크에 보내달라고 합니다. 방학이지만 매일 새벽 5시 반에 새벽기도를 드리고, 아침 시원할 때 학교 청소도 하고, 해야 할 일도 합니다. 무더위에 전기 없이 지내는 저들에게 뭐라도 해주고 싶습니다. 기독교는 근본적으로 믿음과 더불어 섬김을 강조합니다. 하나님 나라와 복음을 위해 헌신하시는 여러분 모두의 가정과 생업위에 주님께서 주시는 복으로 넘쳐나기를 기도하며 이만 줄입니다. 미얀마 양곤에서 손한락 안미숙선교사 드림.
(기도제목)
1. 미얀마개혁장로회신학교가 종교개혁과 성경에 입각한 개혁주의 신학을 미얀마에 전파하는 차별화된 신학교가 되고, 미얀마를 복음화 시킬 마음으로 불타는 훌륭한 목회자들을 많이 배출하는 학교가 되도록 (연중 동일).
2. 미얀마개혁장로교단 산하 49개 교회들이 하나님의 말씀과 성도들의 헌신위에 든든히 서고 성장해 가도록 (연중 동일).
3. 미얀마개혁장로회신학교의 장기 비전인 신학교의 질적 향상을 위해. 교수들의 학문의 질 향상과 우수한 학생들이 몰려들도록. 아울러 개설된 M. Div. 과정이 잘 운영되도록 (연중 동일).
4. 수년 내로 남자기숙사 신축과 현지인 교수사택(빌라형 8세대) 건축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재정을 주님께서 허락해 주시도록, 여기에 더하여 강당증축을 위해서 (장기 기도제목).
5. 내전 중인 미얀마에 하나님의 간섭하심을 통해 속히 내전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오도록.
6. 미얀마국민을 힘들게 하는 군부의 강제징집과 여러 명목의 납세강요가 즉시 멈추어지도록.
7. 방학기간 남아 있는 학생들이 더위를 잘 이겨내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아울러 귀가한 학생들이 5월 말에 안전하게 학교로 돌아올 수 있도록.
8. 우리 교단에서 올해는 적어도 5곳 이상 교회개척이 되도록. (지난달에 이어)
9. 힐링캠프를 주관한 D교회에 하나님의 은혜가 넘쳐나도록.
10. 온 가족의 건강과 바울이와 동우, 하경이가 하는 일에 주님께서 형통케 해주시기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