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를 봐도 달달달 밑을 봐도 달달달
눈감아도 달달달 눈을 떠도 달달달달
하이야 록이 퍼진다 산마다 계곡마다(후략)
이것은 산노래 여명가의 앞부분입니다
여명산악회가 개척한 인수봉 여명길을 가보면 이노래 가사가 절로 생각날겝니다
시간 맞춰 집에서 나왔는데 버스정류장에 와보니 집에서 중요한걸 빼놓고 왔네요
빼놓고 왔다기보다는 안끼고 온거죠 제가 이게 없으면 소통에 문제가 있어 다시 집에 들어가 그넘의 걸 장착하고 다시 나와서 버스타고 우이동을 가는데 갈아타는 버스를 몇미터 앞에두고 놓쳐버려 한참을 기다려도 안와 결국은 지각을 했다는
우이동에 도착하긴 했는데 먼저와있던 사람들에게 인사 할 새도 업이 번개돌이와 방가비가 수유역인가에서 타고온 택시를 편승해서 한달음에 도선사 광장에 도착했습니다 뒤따라 금방 인차니 암벽대장 얼레총무 한강나루 세사람도 도착하는군요
올거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별로 아니오고 의외의 인물인 두 윤고문께서 나오셨는데(고문이 둘이므로 형원은 번개돌이로...)
번개돌이가 왔으니 오널은 좀 평소와 다른 등행이 될것이라 생각했는데 얼쑤~ 도선사광장 난전에서 우선 잔치국수 일그릇씩 때리고 시작하잡니다
하룻재 올라가는 길은 지난주보다 한층 짙어진 단풍이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군요
뭐 대략 이렇습니다
하룻재 넘어 인수산장터 가는 길에 단풍잎 사이로 인수봉이 보입니다
인수야영장까지 단풍이 절정입니다
과거 인수야영장에서 야영을 할라치면 어둔 밤중에 올라와서 밤새 술타령 늦게 잠자리에 들었다가 아침에 해가뜨고 난 뒤에 일어나면 저녁에는 껌껌해서 보지못했던 화사한 단풍이 한눈에 들어오면 그 황홀함이라니~ 붉은 단풍잎에 투영된 햇살마저 붉게 물들어 천지가 온통 불난듯이 보이던 기억이 새롭네요 지금 단풍이 딱 그렇습니다 야영장 위 대슬랩부근은 이미 단풍이 지고 있고요
대슬랩 밑에 일단 자리잡습니다
인수C 모사길을 가더라도 필요한 장비만 가져가고 배낭은 여기 데포 시킬 생각입니다 그런데 아까부터 자꾸 딴 생각이...
오늘 생각보다 참가자가 적은데 오늘 참가한 사람이 다들 웬만큼 암벽 경력이 있고 올해 이런저런 사정으로 암벽에 자주 참가하지 못했던 방가비 - 그 방가비에게 모사길은 너무나 싱겁고 재미없는 길이 될겁니다
당초 모사길 가려고 했던 이유는 올해 인수 정상에 한번도 서지 않았으므로 여러사람 쉽게 인수 정상에 한번 세워보겠다는거였는데 많은 사람이 오지 않았으니 별로 그의미가 무색하다고 여겨지고 그러니 이참에 등반의욕 충만에 남다른 재질을 보이는 방가비에게 제법 쎈곳을 한번 경험해보게 하고 싶고 그게 또 세로 암벽팀 전체의 수준향상이 될거라고 내생각을 말했더니 다들 뭐 별 이의가 없습니다 이의가 없는게 아니라 이의제기하고 싶어도 못한거겠지만.
다행히 오늘 인수 전면에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인수A에서 우정A까지 전면이 휑하니 비어있네요 물론 오아시스나 대슬랩밑에 사람이 제법 많으니 곧 등반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인수에서는 사람이 없는편이죠
조금전에 국수를 먹었으니 밥은 생략하고 장비착용하고 등반시작합니다 등반인원은 6명에 자일은 60m두동 자일이 전면 등반하기에는 조금 부족하지만 원래 모사길 가기로 한거였으니.... 배낭은 윤고문님이 남아서 지켜주시겠답니다.
한강나루의 선등으로 오아시스에 올라서니 여기저기 제법 많이 붙었는데 "빈데로"길은 있는법
그중에서도 내심 맘에 두었던 여명길이 비었군요 전부터 맘은 있었는데 항상 사람이 있거나 사정이 여의치 못했는데 오늘 기회가 왔습니다
첫피치 처음가는 길이지만 한강나루 과감하게 선등나섭니다 밑에서 보기에 중간 볼트가 안보여 만약 자칫하면 하고 내심 불안했는데 다행히 크랙위에 밑에서 안보이던 볼트가 있군요 그러든 저러든 온사이트로 깔끔하게 한번에 즐을 걸은 한강나루님 참 잘했어요 진짜---
한강나루가 줄걸고 방가비가 세컨으로 오른쪽 등반중인 곳이 영길이고 왼쪽 크랙이 지난번에 올랐던 물 질퍽한 우정B
정면에 보이는 바위가 이른바 밑둥잘린 고구마바위
세번째로 내가 올라갔는데 여명길 크럭스인 펜듈럼하는곳 덧장바위에 항상보이던 슬링이 안걸려있는겁니다 이거 곤란한데
유일하게 내가 거의 20년전에 한번 올라본것이 전부인데 오늘따라 여명길에 앞서가는 팀이 없습니다 앞팀이 있다면 그들이 오르는 것을 보고 어떤 요령으로 가야 된다는 것을 알수 있는데 이른바 플래싱-
오늘 어쩔수 없이 우리의 방가비 온사이트로 등반에 나섭니다 그래도 내가 대충은 요로케 조로케 간다고 설명은 해줬습니다
아니 거기 덧장바위에 슬링이 없어서 할 수 있나 싶어서 그리해야 하는데 해보겠냐 했더니 해보겠답니다 역시 방가비여~~
거기서 정 안되면 언더크랙 잡고 영길쪽으로 빠지기로 작정하고 출발합니다
두번째 피치 시작부분 참 미끄럽습니다 언더크랙만 잡으면 되니까 언더크랙위에 볼트에 비너걸고 오버행 위 실크랙에 프랜드 설치하고 스테밍과 레이백을 혼합해서 실크랙을 올라 두번째 오버행위 볼트에 걸어야하는데 거기가 한손으로 아래쪽 크랙잡고 위에 볼트 터치가 힘듭니다 오른쪽 위에 촉스톤까지 가서 슬링걸고서야 턱위에 볼트 통과 이제 팬듀럼인데 여기가 문제입니다
(이거 퍼온 사진)
이사진이 지금 펜듀럼하는 중인데 손 쭉뻗어 앞쪽에 있는 크랙 잡아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의 방가비 두번째 시도에 거뜬하게 펜듀럼 성공합니다 우와 진짜 대단 대단
이제 고구마 바위 위쪽으로 올라서서 인공등반 여까지 오느라 힘이 많이 소진되어 천천히 쉬어갑니다
(이것도 퍼온 사진)
이게 인공등반 막 시작하는 중이죠
두번째 피치 세컨은 내가 올라갑니다 세컨이지만 두번째 오버행 볼트 터치가 어림도 없군요 아이고~
선등하고 우측 촉스톤에 설치했던 확보물을 선등자가 회수 했는데 이게 볼트 위치가 높은데 난 팔다리가 짧으니 어케 할 수가 없어 우측 촉스톤에 다시 슬링 설치합니다
이거 무지 힘들어 뒤에 올 사람 생각하니 시간 너무 많이 잡아먹을 듯 합니다 그래서 내가 가지고 있던 슬링 여기저기 막걸어 둡니다 뒤에 있는 사람 무시해서가 아니라 해짧은 요즘 자칫하면 야간 등반될까봐 그런거라고요오
두명 더 올라오고 3피치 다시 시작합니다 선등은 방가비 4피치 마지막은 다시 한강나루가 선등했습니다
2피치 후등자 빌레이 내가 보는데 이건뭐 자일이 움직이질 않네요 자일이 워낙 많이 꺾이는지라 유통이 잘 안돼서 그런가 보다 하고 힘껏 당겨 보지만 내힘으로 그체중을 끌어올리는건 언감생심 그냥 팽팽하게 유지만 하고 있습니다
찔끔찔끔 올라오다 정지했다 하더니 자일좀 달라 어쩌구 결국은 포기 내려간답니다 왜그런가 어떻게 내려간다는건지 하고 자일 고정해놓고 보이는 곳까지 하강해서 보았더니 턱위까지 올라왔다 거기서 두줄 하강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고 줄 모자라는데 큰일나게 생겼습니다 자칫 했으면 줄 모자라고 줄 걸려서 여러사람 조난 당하고 구조대 출동까지 할 뻔 했던 아찔한 순간이었네요
그 상황에서는 그렇게 무리하게 자일 두동 밖에 없는데 두줄 하강을 할게 아니라 위에 빌레이 보는 사람에게 자일 고정을 해달라고 하고 그냥 그대로 한줄로 하강을 해야지 된다는거 -_- 번개돌이가 위에서 퀵드로에 줄 안걸리게 잡느라고 욕봤습니다 암튼 내려갈사람은 내려가고 나머지는 무난히 고구마바위 상단 우정B 침니와 만나는 곳까지 올랐습니다
2피치 인공등반 마지막 볼트를 올라서는 번개돌이
마지막 피치 슬랩에 선등으로 줄걸고 후등자 빌레이 보는 한강나루
옆동네 크로니길 상단쯤인가??
마지막 피치 슬랩을 오르는 번개돌이
밑에서는 제법 울퉁불퉁한 슬랩이 이어지고 볼트가 없는 것으로 보아 어렵지는 않은듯 보이지만....
울퉁불퉁한 듯 보이는 슬랩의 돌기들이 내가 서면 모두 사라지고 없습니다.
신중하게 호흡하며 살살오르고 무사히 올랐다는 안도감에 깊은 숨을~~
어려운길 힘든길 멋지게 선등하고 여유있게 한대 꼬시는 방가비
사실 올시즌 처음이 아닌가 싶은 번개돌이도 잘 오릅니다
여명길 최고 난이도가 5,11A 엄청 쎕니다 (나의 수준으로)
내사 뭐 지금 이런 난이도 센곳 선등할 형편도 아니고 귀에 문제가 있어 소통도 잘 안되고 이제 눈까지 시답잖아 위에 볼트가 있는지 없는지 잘 안보이지만 그냥 길라잡이 삼아 가이드 삼아 암벽팀 따라댕깁니다
그래도 어두을 때 늙은 말이 길 찾는다는..... 그런걸로 위안을 삼으며
중간에 포기한 친구가 메고 있던 배낭에 먹을게 다 들어 있답니다 이런 이런
나머지 배낭에 있던 간단한 요기를 하고 쌍크랙과 정상은 생략하고 거기서 그냥 하강하기로 합니다 이번에도 인수 정상은 못 가지만 정상에 오른것 보다 훨씬 큰 성취감을 맛보았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런맛에 바위를 한다는거
60자 두동으로 세번에 걸친 하강으로 오늘 등반 마무리 합니다
밑에 내려와 밥먹고 장비 정리하고 배낭갈무리하고 어느새 어두워집니다 랜턴켜고 하산 시작합니다
가을 단풍철이라고 별 준비없이 산에 오른 많은 사람들이 늦게 하산하고 있습니다 청바지에 운동화도 아닌 단화 비스무리한 신발에 절굿공이 같은 나무지팡일 잡은 아줌니가 어둠속에서 허우적 대고 있군요
친절하신 방가비님 하룻재에서 도선사 광장까지 그아줌니에게 랜턴불을 비춰주면서 내려왔답니다
우이동 하산해서는 전어회와 전어구이로 뒤풀이 합니다
그런데 그집에는 우리가 아는 분들이 있었으니 이리스님과 일행분들
두사람이 친구이신가??
여긴 두사람이 친구라고 이런 酬酌을~~
같잖다는 시선으로 ㅋㅋ
두분 반가웠습니다
오늘 산행 힘들고 어렵고 와중에 보람있고 뭐 그런거 같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공지했던 길을 못가 안가서 좀 그렇지만
참 그리고 뒤풀이는 번개돌이 고문께서 멋지게 쏘셨습니다 매우 감사를~~~ ^^
첫댓글 ㅋㅋㅋ 저희도 님들 만나서 즐건 시간 보냈 습니다...방가비 칭구 반가워 ㅎㅎㅎ
ㅋㅋㅋ~ 칭구야 자주뵈요,쫑바위때 머리 허연분과 같이 나오셔요
우리에 영원한 세로맨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