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 입력 2010.04.22 05:03 |
<앵커>
기가 막힌 가짜 얘기 또 하나 전해 드리겠습니다. 짝퉁 왕국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중국이 유명
상품을 모방한 제품을 아예 국제전시회에까지 들고 나갔다가 망신을 당했습니다.
파리에서 김인기 특파원이 전해 왔습니다.
<기자>
지난 4일 독일 하노버에서 개막된 세계 최대 정보통신박람회인 세빗. 다음 날 경찰이 전시장에
들이 닥쳤습니다.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자가 애플의 아이폰을 모방한 제품을 전시했다가 고발된 것입니다.
모두 51개 업체가 단속됐습니다. 이 가운데 중국 업체가 무려 24개,
최근 몇 년간 중국산 복제품이 버젓이 국제 전시회에 나와 공인되면서 불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지난 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도 중국 자동차가 논란이 됐습니다.
중국 업체 솽환이 내놓은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이 자사의 X5를 모방한 것이라고 BMW가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또 당시 다임러 크라이슬러는 솽환의 노블이 미니카 스마트를 꼭 닮았다며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위협해 솽환이 전시를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유럽에서는 압수된 중국산 가짜를 대량으로 불태우는 일이 1년에 몇 차례 씩 보도됩니다.
그러나 중국 측은 관점이 다를 뿐이라거나 영감을 얻었을 뿐 복제는 아니라는 식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한국 상품을 복제한 중국 제품이 진짜라고 주장하면서 국제 전시회에 등장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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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중국 짝퉁시장 현주소]
중국은 짝퉁(모조품)의 천국이다.중국 사람들은 ‘하늘을 나는 것 중에는 비행기, 땅 위에 있는 것 중에는 자동차만 빼고 다먹는다’고 하는 우스개소리 처럼 마음만 먹으면 만들지 못하는게 없을 정도로 짝퉁의 종류는 중국인조차 놀랄 정도다.중국사람들 스스로 가짜 천국임에 부정하지 않으면서 정작 자신들이 물건을 살 때는 가짜가 아닌지 의심하는 편이다. 중국의 짝퉁은 유명브랜드나 명품의 복사에만 그치는게 아니라 사람빼고는 모두 만들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다양하다. 식음료, 생활용품, 가전제품, 경공업제품, 의약품 등 헤아릴 수 없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보기에 너무 황당할 뿐이다.심지어 외국기업과 같은 이름의 짝퉁회사에다 놀이공원, 유사 브랜드까지 등장했다 중국에서 보편적인 가짜는 술과 담배다. 중국 언론에서 가짜 술 적발보도는 잊혀질만 하면 나올 정도다.술은 66%가 가짜라는 미확인 통계가 나돌 정도로 두개 중 한개는 가짜인 셈이다.중국에서는 담배맛이 조금 이상하다 싶으면 가짜 담배인지 의심해야 한다. 중국에 가짜 담배가 극성을 부리는 이유는 가짜담배의 원가가 비싸야 5위안, 싸면 1위안(약 12원)도 채 되지 않는다. 서양담배 뿐만아니라 한국 가짜담배도 편의점에서 팔고 있다. 중국에서 상점이나 음식점에서 값을 지불하려고 지폐를 주면 불빛에 이리저리 돌려보는 것을 경험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가짜돈이 많다는 반증이다.최근에 발견되는 위안화 위조지폐는 워낙 정교해 100위안 짜리의 경우 표면이 요철로 처리된 부분을 제외하고는 진짜 돈과 구분하기가 힘들다. 그러나 요철 부분도 시간이 지나면 느끼지 못할 정도로 훼손되는 만큼 사실상 진짜 돈과 위조지폐를 구분하기는 힘들다. 가짜 감기약도 세계를 놀라게 한다.약의 쓴맛을 없애기 위한 용매로 값이 비싼 글리세린 대신 자동차 부동액으로 쓰이는 디에틸렌 글리콜을 사용한 가짜약이 유통된다. 가짜 글리세린의 원산지를 모두 확인할 수는 없지만 최근 발생한 4건의 사례 중 3건이 중국산으로 드러났다. 가장 최근 사례는 지난해 파나마에서 디에틸렌 글리콜이 함유된 감기 시럽 26만병이 시중에 유통돼 약 365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디에틸렌 글리콜을 순도 99.5%의 글리세린인 것처럼 판매한 곳은 중국 업체였다. 중국에는 짝퉁 AI백신도 판을 치고 있다.무허가 제조업자들이 불법으로 만든 백신과 저질 백신을 만들어 부족한 공급분을 채우고 있다. 짝퉁 브랜드 텔레비전의 겉모습은 진짜와 구별이 되지 않는다. 세련된 디자인의 외관에 포장지 안에는 품질증명서와 사용설명서까지 집어넣었다. 소니, 필립스, 하이센스, 창홍 등 18개 유명 텔레비전 제조 회사의 상표를 달고 시장으로 팔려나갈 정도다. 광저우와 둥관, 선전에서는 가짜 소금 거래가 성행하고 있다.광저우에 있는 10여개 농산물 도매시장에서 팔리는 소금은 90% 이상이 가짜라고 전했다. 정제소금의 경우 10~13차례 증발시키는 과정을 거치지만 가짜 소금은 이 과정을 생략한 채 한차례만 물기를 없애는 정도로 증발시킨다. 가짜 소금을 만드는 곳은 더럽고 지저분하기도 하다. 중국에는 가짜계란도 있다. 광저우에서 큰 문제가 됐던 이 가짜계란은 개당 0.15위안으로 정상적인 계란의 절반가격에 만들어진다. 계란 흰자는 공업용 파우더와 백반 등으로 만들며 노른자는 칼슘 염화물질로, 껍질은 파라핀 왁스로 제조한다.몸에 좋을리 없다. 중국에서 사용되는 농약 중 20% 정도가 가짜로 추정된다.가짜 농약이 진짜와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적발해 내기도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전역에 불고 있는 `한류` 바람을 타고 한국의 유명기업의 이름을 도용하거나 유사상표를 붙여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
디즈니도 짝퉁이? | |
[커버스토리-중국 짝퉁시장 현주소]
‘설마 디즈니랜드도 짝퉁이 있을까? ’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답은 ‘예스’였다. 베이징(北京) 서북쪽에 위치한 스징산위러위안(石景山娛樂園ㆍ스징산)에 가면 미키마우스와 도널드덕이 춤을 추며 손님을 맞이했다. 누가 봐도 디즈니 캐릭터인 이들을 보고 외국인 뿐만 아니라 중국인도 놀라는 건 마찬가지. 이 소식이 알려지자 일본, 미국, 영국 등 해외 언론의 보도가 줄을 이었다. 일본 후지(富士)TV는 스징산의 한 여직원을 인터뷰하며 “미국 디즈니랜드를 그대로 모방한 것 같은데”라고 말하자 그녀는 “홍콩 디즈니랜드를 모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콩(중국) 디즈니랜드이므로 원조인 미국 디즈니를 베낀 게 아니라는 것이다. 스징산은 “미국 디즈니는 너무 멀어요, 스징산으로 와서 즐기세요”라는 광고를 했음에도 도용이 아니라고 잡아뗐다. 더 나아가 미키마우스가 중국 신화 속 캐릭터라는 억측을 부리기도 했다. 짝퉁 디즈니에 대해 중국인 70%은 “부끄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일부는 “미키마우스나 도널드는 유명한 캐릭터인데 좀 빌려쓰면 어떠냐”며 “미국의 디즈니는 너무 비싸다”고 스징산을 옹호했다. 미국 디즈니는 스징산이 지적재산권을 침해 했다며 베이징판권국에 고발했고 스징산은 일부 디즈니 캐릭터를 캐릭터를 철거한 상태다. 중국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 세계의 이목이 지켜보고 있다. 또다른 사례하나.세계적인 커피체인점인 스타벅스(STARBUCKS)도 중국산 짝퉁 때문에 진땀을 흘렸다. 스타벅스는 1998년 중국에서 중국명인 ‘싱바커(星巴克)’로 상표등록을 했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상하이(上海) 싱바커’라는 이름으로 스터벅스의 도안을 그대로 사용하는 중국 커피숍을 발견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상하이 싱바커 측은 “스타벅스와 싱바커는 별개의 이름”이라고 주장했다. 스타벅스는 2003년 소송을 제기했고 지리한 법정 공방을 벌인 끝에 최근 어렵게 승소판결을 이끌어냈다. |
짝퉁고수가 짝퉁에게 당했다? | |
[커버스토리-중국 짝퉁시장 현주소]
‘짝퉁의 고수가 짝퉁에게 당했다’ 지난 4월초 중국 국영방송국인 CCTV가 홍콩의 일부 상점이 가짜 명품을 판매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방송이 나간 후 홍콩에서 쇼핑관광을 하고 돌아간 대륙인들 사이에 반품과 환불 요청이 쇄도했다.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에어컨 공장을 운영하는 레이(雷)씨는 방송을 보고 다음날 아침 일찍 홍콩으로 출발했다. 그는 “얼마전 홍콩 여행때 산 시계가 가짜인 것 같다”며 소비자위원회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CCTV의 방송 이후 2~3주 동안 중국과 홍콩 언론은 매일 반품과 환불 사례로 시끄러웠다. 가짜 명품 사건은거의 한달내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쇼핑의 천국, 특히 명품족의 필수 코스인 홍콩에 큰 상처를 남겼다. 게다가 하필 황금연휴인 5ㆍ1 노동절을 앞두고 터진 터라 홍콩 정부는 크게 당황했다. 홍콩 여유발전국(관광공사) 국장이 베이징(北京)으로 달려가 해결책을 상의하는가 하면, 홍콩 세관은 보석상을 불시에 검문하고 불량 상점 블랙리스트를 만들겠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다행히 노동절기간 홍콩을 방문한 관광객수는 30%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홍콩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홍콩과 인접한 광둥(廣東)성은 중국에서 유통되는 짝퉁 명품의 대부분이 생산되는 곳이다. 미국 ‘통상대표부 2005년 보고서’는 광둥을 작퉁 명품과 해적판의 생산기지라고 꼬집었다. 광둥 부자들은 명품을 사기 위해 홍콩 관광을 간다. 날로 정교해지는 중국의 짝퉁 제조 기술 때문에 백화점 물건도 믿음이 가지 않자 거리가 가깝고 다양한 상품이 갖춰진 홍콩에서 보석, 시계, 전자제품 등 고액 쇼핑을 즐긴다. 여행사는 명품 여행 등의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홍콩 여유국이 우수 상점이라고 인정한 `우(優)` 마크가 붙은 쇼핑점으로 안내한다. 카드 한장이면 어디서나 결제가 가능하기에 명품을 사기 위해 돈뭉치를 들고 오던 풍경도 사라진 지 오래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앞으로 홍콩 제품을 ‘하늘이 두 쪽나도 진짜’라고 자신하긴 힘들 것 같다. 홍콩에서 팔린 가짜 명품에 대륙인들이 분노하고 있지만 그 제품도 중국 대륙에서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대륙인의 홍콩 자유여행이 허용되고 중국-홍콩 간 긴밀한 경제협력 관계협정(CEPA)이 체결된 후 두 지역간 서비스와 제품은 더욱 자유롭게 오가고 있다. 이로써 ‘진품 천국’이라며 자부했던 홍콩도 중국산 짝퉁으로부터 완전히 안전하다고 보기 힘들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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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을 녹이는 중국산 핫소스
짝퉁업자가 승소하는 나라 중국 프랑스의 패션명품 루이뷔통(Louis Vuitton)의 `짝퉁' 브랜드가 중국에서 공식적으로 상표권을 획득,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우한(武漢)의 의류상 왕쥔(王軍.32)은 최근 법률상 허점을 이용, 핸드백 브랜드의 중문 상표 루이웨이덩(路易威登)과 영문 상표 루이비튼(Louyi Veiten)의 등록에 성공했다고 홍콩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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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종이만두
<8뉴스>
<앵커>
식품담당 장관을 사형시키면서까지 위해식품 관리에 나선 중국이지만, 기상천외한 중국 가짜 먹을거리, 여전히 끝이 보이질 않습니다. 골판지 상자를 양잿물에 불려 만두소로 쓴 가짜 고기만두까지 등장했습니다.
베이징 김민표 특파원입니다.
<기자>
베이징의 한 허름한 만두 가게 앞에 종이 상자 쓰레기들이 쌓여 있습니다.
한쪽에서 이 종이 상자를 양잿물, 즉 가성 소다를 탄 물에 넣어 불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불어나지 않으면 솥에 넣고 푹 삶아냅니다.
이렇게 해서 부드러워진 종이를 칼로 다진 뒤 돼지 비계와 버무리거나 양념을 쳐 만두소로 사용합니다.
[만두가게 직원 : 6:4로 섞습니다. (6이 종이 상자입니까?) 그렇죠. (4는 무엇입니까?) 돼지 비계 같은 것이죠.]
이런 소를 넣고 만두를 쪄내면 감쪽같이 고기 만두로 둔갑합니다.
[만두가게 직원 : (손님들이 먹어보고 구별을 합니까?) 거의 구별하지 못하죠. (당신들은 먹나요?) 안 먹습니다.]
가짜 만두는 주로 출근길 직장인들의 아침 식사용으로 팔려 나갔습니다.
남부 선전시에서는 병에 걸린 돼지가 불법 도축돼 헐값에 유통되고 있다고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유해 식품과 관련된 고발 기사들이 늘고 있는 것은 중국 당국이 식품 안전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해석됩니다.
관리 감독이 강화될 수록 종이 만두와 같은 가짜 제품들이 수면 위로 더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최종편집 : 2007-07-12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