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순교자성월의 끝날이다.
절절하게 기도 생활을 하지 못한 채 순교자성월을 지나 보내는 마음이 그저 죄스러울 뿐이다.
아픈 가족들을 위하여서라도 더욱 열심히 구도의 정신으로 기도하고, 내 앞에 맞딱뜨리고 있는 어슬픈 현실을 타개해 나아 가야 하련만, 아직도 부족한 신앙인의 자세가 늘 마음 한 켠을 부끄럽게 하고 있다는 것일 게다.
지난 토요일(28일)에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성당에서 장례식을 치른 소설가 최인호 베드로 형제는 죽음 직전에 "하느님을 보았다. 자, 이제 가자."라고 마지막 말을 남겼다지 않던가?
5년 여 침샘암으로 투병해 왔으며, 열심 신자, 평신도로서 참 신앙인의 모습을 보이고 영면한 그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화살기도를 바친다.
오늘은 자동차보험 만기일이라고 하여 하루 종일, 얼마가 부족하니 계약할 자동차를 찾아 보라는 지점 C 총무의 문자메시지는 가히 바로 곁에서 닥달하는 직장 상사의 그것처럼, 매우 곤혹스럽게 들리고 있었지만, 실제로 이 달에는 단 한 건의 실적도 거양하지 못한 채 그냥 세월을 지나 보내게 되고 말았던 것이다.
자동차 보험의 실적이란, 단기 계약은 인정을 해 주지 않고, 오로지 1년 짜리 보험만을 말하는 것이기에, 내게 실적이 전혀 잡히지 않앗던 것이란 게다.
그러나 어쩌랴.
누구를 원망한단 말인가?
낮에 경선 데레사 사촌 누님의 전화를 직접 받고 한참 동안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참 좋았던 듯 하다.
항암 치료를 두 차례씩이나 받는 처지였기에, 전화상으로 대화하는 것 자체가 무리가 되지 않을까 싶어 우정 전화를 걸지 않고 문자메시지로만 의사를 표시해 왓었는데, 실제 들은 음성이 평상시와 전혀 다르지를 않아 저윽이 안도가 되기도 하였던 것이란 게다.
카페에 누님이 적은 한 줄 메모에 큰형님과 신부님과 베드로형님 등 가족들의 답글이 줄줄이 올려져 있으니 들어 가 보라고 일렀더니, 오늘도 한 줄 메모를 남기시며, 정겨운 답레를 하고 있지 아니한가, 말이다.
제3차 항암치료를 받기 위해 병실이 나기를기다리고 있다는데, 어쩌면 내일이 "아기 예수의 성녀 소화 데레사 동정 학자(선교의 수호자) 대축일" 이라서, 자신의 영명 축일에 병원측으로부터 연락이 오려나 싶다, 라며, 비교적 밝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보여 주어, 대화하기도, 실로 마음이 편안했던 것이다.
자신이 더 아픈 상태이면서도 스테파니아의 목디스크를 크게 염려하며, 무리한 일을 더 이상 하지 않게 하고 속히 쾌유하기를 빈다라는 뜻도 전하는 누님이 그저 고마웠던 것이다.
어찌튼 누님의 빠른 쾌유를 빌며, 다시 정상적인 육신으로 재회의 날을 기약하고 싶은 것이다.
저녁 시간에는 과거 1988년도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해애 서대문구청에 근무하던 지인들 다수가 서울시청으로 인사발령이 나 전입되어 갔었는데, 그들의 모임인 서서회(西서會)가 열려 연희동으로 가 참석하였다.
이제 현역이라고는 서대문구청에서 국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L 군 뿐.
전원이 퇴직을 한 상태라 이 모임의 세월을 말없이 웅변하고 있는 듯 하였던 것이다.
이제는모임이 잇더라도 무슨 원수(?)나 진 것처럼 마셔 대던 술도 적게 마시면서 살아가는 인생 이야기 등 담론 주고 받기에 치중하는 분위기가 우세하여, 지루하리만치 긴 회원들의 오늘을 들었던 것이다.
어떤 이는 다른 모임에 비하여 현업 종사자가 많은 모임이라기도 하고, 게중에는 입 바른 소리를 하는, 나를 잘 알고 응원한다는 뜻으로 내뱉는 Y 군은 내가 다른 할 일도 많을 터인데, 굳이 왜 보험업에 종사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라며 고개를 갸웃해 순간적으로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하였던 것이다.
그들과 밤 9시 넘어 까지 대화를 나누다 마을버스를 타고 홍제역까지 가서 지하철 3호선으로 갈아 타고 시내로 나왓던 것이다.
오늘도 마치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듯, 친구 Y 의 가게를 방문하여, 그의 부인이 끓여 내어 주는 커피에 과일 등을 먹으며 TV 시청과 지난 주말과 오늘의 한 일들에 대하여 대화를 나누었던 것이다.
오늘은 지난 간밤에 호주 브리즈번에서 말레이시아로 출발한 정혜와 태인이의 근황을 살피느라, 호주의 정아와 대구에 조명 아르바이트-계명대 극장-하러 간 규화와 걱정들을 하였었는데,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도착하였을 정혜가 카톡을 하여도 반응이 없고 하여 다들 근심어린 걱정들을 하며 카톡으로 대화를 나누었던 것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새벽 5시 무렵에 공항에 도착한 정혜와 태인이는 지난 번 호주로 갈 때 잠시 묵었던 숙소에서 도착과 동시에 잠에 골아 떯어졌다고 하는데, 이 소식도 정아를 통해 알게 되었고, 늦은 오후에는 내가 정혜와 직접 카톡으로 대화를 하면서 알 수가 있었던 것이다.
어찌튼, "카토톡"이라는 새로운 문명이 참으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음을 비로소 체득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일 새벽 7시경,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는 아이들을 태우러 나가자면, 이제 잠을 청해야 하지 않겠는가 싶다는 게다.
매 달 초하룻날은 보험회사에서 사업단 전체 보험설계사들을 한 자리에 소집해 두고 합동 정보 미팅을 하고는 하는데, 내일은 부득이 불참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것이 조금은 아쉬움으로 남는 것.
그러나 어쩌랴.
최대한 빨리 움직여 아이들을 집에 데려다 놓은 후, 부지런히 사무실로 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싶다는 게다.
낮에 을지로입구역 부근에 갔다가, 지난 주간에 은진이 신랑인 석 서방이 차를 사용하는 단기간 보험 특약에 가입하였던 관계로 권 서방을 만나 7,010원 짜리 보험료 영수증을 전달하고 냉수 한 잔을 마시며 잠시 담소를 나누다 헤어져 왔던 것이다.
친구 Y 의 가게에서 시작하는 것을 보고 귀가하였는데, 집에 오니 그 막바자에 이른, TV 조선에서 방영되는 <대찬 인생>이라는 프로그램에 오늘은 영화배우 신성일씨가 출연, 77세의 연령에도 불구하고 젊은이 못지 않은 팽팽한 얼굴로 지나 간 세월을 담담히 밝히고는 하여 유의하여 경청하였던 것이다.
그 연세에 지금도 연애를 하고 있다는 말이 왠지 모르게 거부감을 안겨 주기도 하였었는데...................................인생이란, 결국에는 각자의 몫이겠지만.......................................한편으로는 멋이 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부인 엄앵란씨가 속을 많이 썩혔을 것으로 추정이 되기도 하였던 것이란 게다.
세상만사.............................................
오늘도 좋은 하루를 선물로 주신 우리들의 좋으신 천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바치며, 9월, 순교자성월을 지나 보낸다.
천주님께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