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원과 천성관
新沐者必彈冠하고
신목자필탄관
新浴者必振衣니라.
신욕자필진의
“새로 머리감은 사람은 반드시 갓을 털고,
새로 몸 씻은 사람은 반드시 옷을 턴다.”
이 말은 중국 초(楚)나라 때 굴원의 ‘초사(楚辭)’에 있는 말이다.
깨끗하게 먼지와 때를 다 털어내고 고상하고 떳떳해짐 말하고 있다.
자신의 깨끗한 지조를 유지하고자 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겠으나, 삶의 여정 속에 이런저런
이유로 선택과 결정의 길에 설 때가 있다.
더욱이 명확한 불의(不義)의 상황이 아니라 그저 세류(世流)를 따르는 정도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경제적 이유이든 출세를 위한 것이든 말이다.
또 우리주변에 흔히 있을 수 있다고 여기고 접할 수 있는 관행(慣行)이라는 이름 아래 일어나는
그러한 불합리(不合理)와 부조리(不條理)의 상황 말이다.
저 글의 주인 굴원은 왕족출신으로 충절을 지키다가 복권되지 못하고 사라졌지만 중국에서 아직
까지도 칭송받는 충신이요, 시인이다.
청와대 검증이 어떠하든 그 이전에 청문회에 머리도 제대로 감지 않고 몸을 제대로 씻지도 못한
사람이 나온 것 자체에 역겨움을 느낀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치적인데 아주 민감해서 청문회 나와서 몇 마디 하는 것만 봐도 진실인지
거짓인지 금세 다 알아 버린다.
불행하게도 그때마다 철면피 인간들이 온갖 괴변에 핑계에 어불성설(語不成說)만 뇌까리다가
끝내는 망신을 당하고 사라지는 것을 많이 봤다.
돈도 권력도 모두 갖고 싶은 욕심이 판단력을 마비시키고, 얼굴에 철판을 깔게 하고, 눈을 멀게
하여 그동안 자신이 살아오면서 제대로 머리를 감고 몸을 씻었는지 씻지 않았는지도 잊어버리게
하는 것이다.
정당한 방법으로 살아오지 않았다면
무언가 떳떳하지 못하고 숨길게 있다면
스스로 그 운(運)이 찾아와 권력을 준다 해도 사양하고 나서지 않았다면 최소한 부모형제와 그를
도와주거나 친한 사람들을 아는 전부를 욕되게 하는 우(愚)는 범하지는 않았을게다.
앉을 자리 설 자리를 구분하지 못하면 남은 세월의 영화(榮華)보다 지난 세월을 더 부끄러워하는
기억으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럼 지난 세월의 영화만큼 끌어안고 만족하며 살면 될 일이다.
역겨움이 없는 청문회를 보고 싶고, 맑은 사람들이 지도층의 대열에서 일을 정정당당하게 처리하고,
또 그 결과에 대해 멋지게 책임지는 나라를 언제 볼 수 있을건가.
2009.7.15
첫댓글 하여튼 이라는 말을 했었네요.. 자기의 행동에 책임질수 있는 사람이.. 잘못했다는 소리를 정정당당하게 할수있는 ..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간 볼수 있겠지요?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없다는 이 시대가 통탄할 노릇입니다.... 벼슬 높은 윗분들이 모범일 수없는 시대가 빨리 지나갔슴...
말이 많으면 하자 있죠? 얼른 머리 낮추고 줄행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