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고미술품 수집을 통해 '강원의 미(美)'를 알리기 위해 헌신했던 고(故) 유용태(54회 유상철 동문 부친) 강원고미술연합회 고문의 수집품이 원주시에 전달됐다.
강원일보(사장 박진오 50회)는 지난 6월 25일(화) 시청에서 유용태 고문이 생전에 강원일보에 기증한 고서적 '규장전운(奎章全韻)'을 원강수 시장을 통해 기탁했다. 이날 기증된 책은 일제 강점기 시절인 1915년 발행됐다.
'규장전운'은 1796년 조선 정조 임금이 이덕무 등 규장각 문신에게 명해 간행한 한자 운서로, 당시 중국 한자음과 우리나라 한자음 등 고대 국어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2003년 한국어세계화재단(2012년 세종학당으로 개편)이 100대 한글 문화유산으로 선정했다.
특히 이날 전달된 규장전운은 독립운동가이자 서화가인 차강 박기정(1874~1948년) 선생의 손때가 고스란히 묻어있는 수택본(手澤本·소장자의 손때가 묻은 책)으로 의미를 더한다. 차강 선생은 무위당 장일순 선생의 서화 스승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12일 91세로 세상을 떠난 유용태 고문은 한해 전인 2022년 강원일보에 이 책을 기증했다. 생전에도 '수집품은 충분히 즐기다가 원소장처에 돌려주거나 많은 이들이 보고 즐길 수 있는 공공박물관 등에 기증해야 한다'는 아버지 유석조 선생의 유훈에 따라 1만여점의 수집품을 공공미술관·박물관에 기증하는 등 선한 영향력을 이어왔다.
강원일보는 원소장자인 유용태 고문의 뜻에 따라 기증을 결심, 차강 선생의 작품과 사료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원주시립박물관을 소장처로 정했다.
박진오(50회) 강원일보 사장은 "고 유용태 고문과 강원일보는 각별한 인연으로 이어졌다. 특히 선생의 역작인 고미술 전문서적 '강원의미'를 3권에 걸쳐 발간하는 등 강원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 담긴 정신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며 "선생의 1주기를 앞둔 시점에서 강원일보에 맡긴 고서적을 시민들에게 돌려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