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목일기 – CNC 조각놀이

[빛가람마]

(글머리 : 한동안 뜸했었지~~ 웬일인가 궁금했었지잉~~?

이럴까봐 올리는디요. 내용이 워낙 전문적이고 딱딱해서

그간 블로그와 우드카페에만 올린건데, 이번에는 결과가

보이는 대목이라 올려봤어요. 100일 작전이라 칭하고 여름을

훌쩍보내며 자작한 CNC로 이제서야 결과물을 만들어 보고

있네요. 아직 흡족하지는 않아요. 이제 비도 그치고 이 좋은

가을날에 기계앞에 코를 앞세우는 날로 채우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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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넉달여... CNC를 구축하고 이제 여러가지 연습을 한다.

여기저기 인터넷을 통해 기웃거리는게 최근의 일과다.

실습하기 전까지 종일 이 분야와 관련된 HW와 SW를 섭렵한다.

남들 수년간의 노하우를 단숨에 움켜쥐려는 듯 밤늦도록 동영상으로

그들을 훔쳐본다. 어차피 잘 알아듣지도 못하는 솰라솰라 원어인데

자막켜봤자 영상만 가려질 뿐 별로 도움이 안된다.

그러니 중요한 부분은 줄곧 리플레이 & 리플레이...

그들이 어떤 목적으로 유튜브에 올렸든지 내겐 고마울 뿐이다.

배움이란 험난하지만 즐거워야 할 덕목임을 새삼 느끼고 있다.

남들 다하는거 따라하니라 뱁새다리 되었다. 지금까지도 그

좋아하던 미드랑 영화랑 안보고 밤을 보낸다.(이젠 좀 볼까?)

어디서 본 영상인지 잊었지만 “나도 저건 꼭 해야 해” 하고

각인시켜둔 첫번째 아이템이다. 어디서 베낄 것도 없다.

요즘 배운 Fusion360으로 그리고 자작합판으로 실습해본다.

실제 치수가 제대로 나오는지 몹시 궁금했었다.

그리고...

아크릴로 제작했다. 놀랍게도 전문가 영역으로만 인식되던 작업이

내 손에서 이루어졌다. 벌써 종류별로 구입한 비트가 20개 정도.

벌써 머릿속에는 벼라별 디자인들이 꿈틀댄다. 대다수가 어디서

본 것들이 떠오르지만 그러다가 창작품도 나오리라 믿는다.

사실 이런 집진장치는 사는게 훨씬 싸다.

하지만 일부러 만들어 본다. 저 브러쉬를 붙이는 것도 홈을

파서 넣을까 하다가 다음에 교체하기 편하겠다 싶어서 저렇게

나사로 꾹꾹 눌러줬다. 상판과의 합체는 12개의 네오듐으로.

여기서 한가지 고생한 일이 있는데 아크릴의 외경은 65mm,

새로이 구입한 집진호스의 내경도 65mm- 라고 씌여서 구입한

것이 실제로는 62mm의 내경이었다. 강철사가 들어간게 아니니

까짓것 열풍기로 구워서 늘리면 되겠지 했다가 코피났다.

좀체 안늘어난다. 아크릴을 구워서 외경을 줄이려 했지만 쪼그라

들기만 할뿐 호스가 제대로 들어갈 정도로는 줄어들지 않는다.

더 이상의 수고는 사양하고 호스를 세로로 베어서 접착면을 크게

하고 링으로 채운후 알루미늄테이프로 감싸버렸다. 많이 아쉬운

부분이었다. 도대체 왜 내경이 표기대로 맞게 나오지 않는 것일까?

CNC작업에 필요한 용도로 처음 작업한 것은 바로 이것일게다.

클램프 고정할 때 밑의 가시너트에 접속할 볼트의 머리가 삼각머리라서

힘의 전달이 부족해서 빨리 못돌렸다. 톱니바퀴 만드는 공부도 할겸해서

작업시켰는데 청소기로 먼지 빨아들이면서 지켜보던 난 엄청 진지했다.

실제로 작업할 때는 상황에 따라 다른 형태의 클램프도 필요하니

언제 또 만들어 써야겠다.

CNC의 좋은 점 – 본대로 느낀대로 만들어 낼 수 있다.

힘든 점 – 복잡한 형태는 설계에 시간이 많이 든다.

잠시 자리비운 사이 이렇게 수북하게 쌓인 먼지 속에서

태어난 나의 첫번째 창작품이다.

이를 통해 많은 테스트를 하게 되었다. 설계대로 하여도 편차는

어느 정도인지, 턱맞춤은 적당한지 등등. 조각도 한번 하고난 후

그 위에 다시해 보기도 하고, 약간 더 깊게 파보게도 했다.

다음 작품때는 다른 소재에 미리 조금 파보고 해야겠다.

마침 내가 좋아하는 말이 멋지게 표현된 조각을 소개해 주신 영상이

있어서 이에 덧붙여 밖으로 테두리들을 씌워서 조각했다. 그럴듯해서

두께부분을 사면사선으로 잘라서 세우기 좋게 하고 오일 먹여줬다.

그리고 힘받은 김에 인터넷에서 받은 그림을 이렇게 부조로

입체감있게 조각해 보았다. 보면서 스스로 크게 고무되었다.

사용된 나무가 모두 구조목이라 아쉽지만 다음에는 멋진 무늬의

나무에 조각해서 작품의 격을 높여야겠다.

그리고 이어서 무열왕의 환두대도에 그려진 문양중에서 따온

그림으로 펜단트로서의 작업도 가능한가를 테스트해 보았다.

직경 45mm의 구성에서 비트에 따라 얼만큼의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실습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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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3D로 들어갈 채비를 한다.

내게 주어진 시간은 많다. 천천히 배워가면서 하나씩

만들어가며 이 새로운 디지털목공의 세계에서 유영하다보면

이제껏 해왔던 모든 것이 합체되어 뭔가 멋진 작품으로

표현되어 나올 것을 꿈꾼다.

- 이루어지는 꿈은 현실이다 -

[혜경46]

꿈은 이루어진다.
멋진 조각까지 이모작에 성공하신 것에 축하를 보냅니다.

[빛가람마]

항상 먼저 응원에 고맙습니다^^

[땅바닥]

중국 황제 옥새함같으네요. 엄청 전문가수준이라 그저 읽고 감탄할뿐! 손이 부지런하시니 백마님 건강비결인가합니다.

[빛가람마]

지금 이곳에 머무는 때가 곧 날을 바꾸는 시각이네요.
새벽에 서리내릴 정도로 춥다하지요? 건강히 잘 보내시는지요?
정신없이 컴과 기계속에 머리를 처박고 있다보니 여름도 태풍도 훌쩍 지나가버렸네요.
이제 겨우 한숨을 돌릴 수 있게되어 여유를 좀 부린답니다.
적당한 아이템이 떠올라 주어서 다시 긴장의 순간으로 돌아갈 때까지는요.
그렇다고 미드 볼 정도의 여유는 없고요. 기계적인 부분의 공부는 끝냈지만 이제 그것을 부릴 공부가
입시수준의 열공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답니다. 누구처럼 영어 좀 잘해둘껄...ㅎㅎㅎ
다음 뵐때까지 건강히 잘 보내시라요. 그저 우리땐 몸챙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건 없나봐요^^

[땅바닥]

그저 고마울뿐입니다,백마님.

[달빛사랑]

배움이란즐겁기만하다면전혀험난하지가않다!
알고싶고해보고싶고가보고싶은곳이있다는것은너무기대되고행복한인생!^^

[빛가람마]

그러게, 누가 구름같은 인생이라 표현했을꼬. 요즘은 새벽 노을보다 석양 빛에 더 매료된다네. 줄곧 해피여행하시게^^

[느린이]

도대체 백마님의 한계는
어디까지 인지요
그저 경외스러울뿐 입니다
기대도 많이 되구요
대단한걸 이곳에 나누어주심도 감사합니다

[빛가람마]

반갑습니다
하루하루 맬겁시 무담시 보내는 것보다는
나름 창의려을 키우는데 시간을 보내네요.
고목의 한편 가지에 꽃이 핀걸 본적이
있는데 적잖은 상념을 쌓은 적이 있었더랍니다. 이제 그렇게 예쁘게 한다발 꽃이라도 피워야 인생마무리 하는게 아닐까 합니다. 날씨 참 좋네요. 가을바람 쐬러 나들이 다니세요^^

[초록 지우산]

옴마야!! 앞으로의 시간도 그대에겐 즐거움의 연속이겟네요 부럽습니다

[빛가람마]

그런데 머리가 지끈거린다오.
가끔씩은 바람도 쐬면 좋겠지만,
겨우 시장나들이에 따라 뎅겨온다는...

[미스티(서봉옥)]

아무리 이해를 해 보려고 해도 당췌 먼 말인지..?
이케 어려운 걸 해내다니 머리 아푸겄네요

[빛가람마]

그렇지요? 일반적이지 않은 생산전문설비라 쉽게 와닿지않는 단어들이 있을겁니다. 가을날씨가 화창한 날이 별로 없네요. 잘 지내시고 또 뵈요^^

[도화예인]

옴마야 이게 뭔 일이래여?
드뎌 백동무가 외롭고도 고단시런 예술으 길로 들어선 기야요?
뭐 언제고 일 낼 줄 알긴 알었지만도... ㅎㅎ
암튼 무쟈게 기대 되긴 하는데 나이 생각, 건강 생각도 하믄서 살살 천천히 갑시다요!

[빛가람마]

근 한달만에 답글쓰는걸 용서바래요
남이 잘 만들지 않는 것들을 시간많은 내가 작업해 보는거랍니다. 연속성이 있는 소목작업이라 시간이 잘가네요.
올겨울 따시게 지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