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별러 다녀온 중국여행기를 듣고 지인들께서 여행후기를 올려 같이 공유하는게 좋겠다고 하셔서 부족하나마, 간략하게 여정과 소회를 올립니다.
지난해에 팔순되시는 부모님을 장가계에 여행보내드린 후, 절경이라는 장가계 산길을 자유로이 며칠간 등산, 산책하며 거닐수 있는 자유여행을 다녀오고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인터넷을 통해 몇분이 패키지가 아닌 자유여행으로 다녀오신분들이 있으시더군요. 그래서 내친김에 안사람과 배낭두개메고 장가계, 계림, 난닝, 쿤밍, 리장을 거쳐 베트남 하노이로 육로로 넘어와 여행을 마무리하였읍니다.
도움이 될만한 팁 몇가지: 1. 중국남부는 난방이 없어 전기장판을 소지하는게 필요합니다(개인적으로는 조그만 핫찜질팩을 사서 황토등 내용물을 빼서 가볍게 한후 지참하면 좋을듯합니다.-부모님을 보내드릴때도 이렇게 하심이..)
2.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중국음식이 대부분 돼지기름으로 범벅을 하므로, 밑반찬등을 필히 지참하시길(어떤데는 음식이 안맞아 그냥 맨밥만 먹게되는 곳도 있읍니다 )
3. 침대열차를 잘활용하시면 밤사이에 장거리이동을 하여 여러곳을 효율적으로 돌아볼 수 있읍니다. (참고로 동쪽 상해에서 서쪽의 쿤밍까지 총36시간 걸리는 장거리 침대기차가 있어 계림, 난닝, 쿤밍을 여정으로 잡기 편리합니다.)
4. 예전에 아시아나에서 근무할 때 저희 부서에서 만든 마일리지신용카드를 만들어두시면 1000원당 1마일정도가 사용시마다 적립되어 나중에 무료로 여행할 수 있읍니다. 저는 모두 이카드로 몰아서 사용하니 매년 공짜여행이 한두번씩 생깁니다. 5. 씨티은행 현금카드를 만들면 현지 ATM에서 저렴한 수수료로 현지화폐를 바로 뽑아 쓸 수있읍니다. 특히 씨티은행 로고가 있는 곳은 무료이거나, 수수료 1불이면 환전수수료없이 바로 현지화폐 인출 가능합니다.
장가계에서는 천문동, 천자산, 황석채등 세군데가 참 매력있는데, 천문동은 어차피 케이블카로 올라가야 합니다. 창사공항에 밤 11시경 도착하여 새벽 2시기차로 이동한 관계로(약 6시간정도), 몽롱한 상태에서 귀곡잔도(절벽에 수백미터의 난간길을 만들어 아래 절벽을 보면 안그래도 현기증나는데, )의 아찔함을 최고조로 맛보았읍니다. 패키지는 주로 창사에서 잠을 자고 다음날 아침에 이동하는데, 새벽 2시 30분에 장가계로 가는 열차로 바로 연결하여 몽롱한 상태로 절벽길의 짜릿함을 맛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천자산, 황석채는 올라갈때는 케이블카나, 백룔엘리베이터라 불리는 절벽에 무식하게 설치한 엘리베이터등을 타시더라도, 내려올 때는 지도에 표시된 (계단으로 잘 다듬어지고, 전망좋은 길로 이루어진) 하산길을 이용하시면 몇배의 즐거움과 등산의 묘미를 느끼실 수 있고요. 패키지로 가시면 때맞춰 안개로 뒤덮여 안개만 보고오는 불운(?)을 겪을 수 있으나(-연중 절반이상이 비,안개지역이라고 합니다만 약간의 안개가 끼면 구름이 휘감고있는 봉우리등을 더 멋있게 감상할 수도 있음), 자유여행으로 가시면 예보를 보고 일정을 조절, 안개가 많이 낀날엔 근처 황룡동굴이나, 대협곡등으로 일정을 변경,조정할 수 있고, 또 천자산 위에 있는 유스호스텔에서 숙박하면 한번의 입장료로 며칠이고 신선경속에서 지내시다 올 수도 있읍니다. (올해부터는 한번 끊으면 3일간 유효합니다)
중요한 팁하나를 추가하자면, 일반패키지에서는 길이 험해 생략해버리는 천포부(원가계안에 있음)라는 곳을 꼭 가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장가계는 영화 아바타에서 나온것처럼, 마치 어릴적 만화에서 보던 머털도사가 수도하던 지팡이봉우리등을 실제로 볼 수 있는 절경인데, 구름이 휘감고 있는 지팡이 봉우리중 하나를 직접 쇠사슬 다리를 건너 그 꼭대기에서 신선경을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그외 어느곳으로 시선을 두어도 달력그림(?)이 펼쳐지는 그곳을 달랑 하루이틀 보고오는게 안타까워 일주일가까이 머물었으면서도 떠날땐 발길이 떨어지지 않더군요.
장가계에서 계림을 갈때는 유주라는 곳으로 밤기차 (오후 5:30경 11시간가량 소요)로 이동, 버스로 갈아타고 두시간동안 계림이동/ 계림에서 양수오로는 버스 40분정도 걸림. 계림에서는 양수오를 거쳐 싱핑이라는 곳을 가서 중국화폐 20위안에 나오는 사진도안을 직접확인해 볼 수있는 곳으로 가서 싱핑에서 구마화산이라는 곳으로 40여분 왕복배를 타시면, 계림에서 비싼돈주고 4-5시간씩 배를 타고 양수오까지 내려오는 지루함을 피할 수 있읍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관광지보다 양수오의 주변 자그마한 강사이를 오가는 대나무 나룻배와 강변마을사이를 스쿠터를 렌트하여 돌아다녔던 정경이 훨씬 기억에 남습니다. (월량산 십리화랑부근의 작은 강변마을들.. 구글지도에서도 보입니다. )
계림은 중국인들이 "신선이 되기보다 차라리 산수가 빼어난 계림에 살고 싶다"고 뻥치는 곳이고, 그중에서도 양수오가 으뜸이라고 하는 곳인데, 양수오의 이름모를 강변마을 정취가 역시 그럴만 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였읍니다.
계림에서 난닝으로는 약 8-9시간 걸리므로 이역시 밤침대기차를 이용하시면 효율적이며, 난닝에서는 하루짜리 투어로 베트남과의 국경에 있는 덕천폭포(더티엔폭포라 하며 나이아가라보다 규모는 작지만 훨씬 아름답고 웅장하다고 자랑합니다)를 볼 수 있는데, 대부분 우리나라 여행객이 느끼는 거겠지만 국경을 걸어서 건너고 아무제약없이 장사치들이 드나들며 장사하는 신기한(?)모습을 보고 느낌이 묘했읍니다.
그리고 역시 밤기차로 운남성의 쿤밍으로 동양의 베니스라는 리장으로 행했읍니다. 리장에는 차마고도의 긴여행길을 마친 상인들이 머물던 객주마을 고성이 통째로 그대로 남아있어, 밤이되면 조명과 함께 묘한 흥취를 느끼게 해주었읍니다.
이지역은 그야말로 민족도 역사배경도 전혀다른 나라인 티벳인데, 원나라시절 쿠빌라이의 군대가 한때 따리라고 하는 지역을 어렵게 점령하여 복속시킨 근거로 중국이 삼켜버린 땅입니다. 아직도 이들은 그들 고유의 그림문자를 사용하는데, 일부는 모계사회의 전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도 있읍니다. 이 리장에 가시면 한나절쯤 시간을 내서 버스로 20여분 가면 북쪽에 있는 "수허고전" 이란 곳를 꼭 들러보시길 권합니다. 리장보다 천년정도 오래된 마을인데, 멀리 옥룡설산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물이 땅속을 흐르다가 솟아나서 흐르기 시작한 곳에 마을이 형성되어 조용한 아침에 마을을 거닐면 마을사이를 휘감아 흐르는 맑은 시냇물, 연못들이 신비한 정취를 자아냅니다.
역시 국경을 걸어서 건너는 그리운(?) 경험을 느끼고자 쿤밍에서 밤침대버스로 베트남 국경인 라오까이로(약 8시간), 라오까이에서 하노이로 10시간정도 기차여행.., 하노이에서는 하롱베이보다 더 신기한 닌빈 땀꼭(동굴 조각배투어)투어를 하루동안 다녀왔읍니다. 여기는 지난해인가, 저 혼자 갔을 때, 고즈넉한 시골풍경에 취해 꼬박 이틀동안 자전거로 이름모를 시골길을 한껏 달리다가 발견한 곳인데요,
수억년전 아프리카에 붙어있던 인도대륙이 지각변동으로 바다를 떠다니다가 아시아대륙을 치받아올려 그 반동으로 히말라야와 티벳고원이 치솟고, 바다속에 있던 중국남부일부와 동남아시아지역이 비틀리면서 치솟아 육지가 된후 석회암성분이 비에 녹아내리면서, 계림의 바가지산을 만들고, 쿤밍의 석림을 만들고, 베트남의 하롱베이를 연출하였는데, 이 닌빈의 특이한 경치는 우기와 건기를 되풀이하면서 산밑으로 두더지땅굴처럼 동굴이 수십개 녹아서 형성되었는데, 이 동굴을 조각배를 타고 꿰뚫고 다니며 3시간정도 구경하는 것입니다. 비에 녹아 형성된 하롱베이의 섬보다, 훨씬 가까이서 기이한 자연현상을 목격할 수 있는데, 그 주변의 시골마을 풍경은 무척 인상적이었읍니다. 하노이에서 5-6시간 걸리는 하롱베이보다 버스로 2시간이면 갈 수있는 "닌빈" 에 하루 이틀정도 다녀오시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대부분 인터넷에 무수한 사진이 올라와 있는 관계로 따로이 사진을 올리지 않으려했으나, 그래도 딱 몇장만 올려보겠읍니다. 리장의 나시족 여가수 장샤오치엥의 우수에 찬 노래가락을 들려드리고싶으나... 이런데 올리면 안된다고 하네요.. 아쉽.. .. .. ..
<천자산의 지팡이 봉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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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림부근 양수오의 강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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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장북쪽의 수허고전 마을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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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장 나시족의 그림문자와, 베트남 닌빈의 동굴투어 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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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도 장가계는 꼭 가볼려고 하는데....중국여행중 이 지역여행이 다른 지역보다 비싸더군요..그만큼 좋다는거겠죠...
아바타 배경지로 유명해졌다고 하던데...멋지네요...
CD가 음악 CD 형태로 구워진 것 같네요. 아마 mp3로 변환해야 할 텐데, 이건 골드맨 형님이 가지신 CD를 가지고 직접해야 해서 저로서는 어떻게 할 수가 없네요.. ㅋ
네 시간이 많을 경우, 인천에서 국제선타고 칭다오로 가서 열차로 장가계로가서 천자산 위에 있는 중티엔유스호스텔에 버너코펠 들고들어가 며칠이고 신선경을 헤메다 오시는 거 .... 상상만 해도 좋죠? 아바타 영화의 영감이 여기서 나왔다는 말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어르신들 패키지여행으로는 돈이 아깝습니다... 그냥 자유여행으로 배낭메고 가세요.. 왜 가끔 직장 옮기고 그럴 때 시간이 몇주 날 때가 있잖아요? 인생에 있어 나중에 후회않는 세가지는 공부, 여행, 운동이라고 하는데 그중 여행이 가장큰 감동을 주는 것 같습니다.
아 멋진사진과 팁을 보니 당장 여행가고 싶어져요
멋진 배경을 사진으로나마 감상하게 되서 감사.... 그 멋진 배경을 뒤로한 성님의 사진이 있었다면....더 좋았을텐데요...
풍경이 정말 멋지네요. 기회가 온다면 한번 가보고 싶군요ㅎㅎ
너무 멋져요...이렇게 자유롭게 다닐수 있는 여유가 부럽습니다...꼭 가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