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우체통
누구에게도
아직 부치지 못한
편지 한 통쯤은 있어
빨간 우체통 거기 서 있다
키는 더 자라지 않는 채
짜장면집 배달통처럼
모서리는 허옇게
빛도 바랜 채
차들 잠시 머물다 떠나는
신호등 앞 길가
플라타너스 그늘 아래
하루 종일 하품하며
그래도 누구에게나
아직 받고 싶은
편지 한 통쯤은 있어
빨간 우체통 거기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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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재펄, <그 모퉁이 자작나무>, 도서출판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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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시(빨간 우체통)
두루애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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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7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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