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막걸리 컬렉션

[남시학]

임동에서 34번 국도를 타고 영덕 방면으로 가다 보면
가랫재 넘어 진보면 소재지를 조금 지나 영양 들어가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진보면 월전리다
소설 객주로 유명한 김주영 작가의 고향이다
월전리에서 영양 쪽으로 들어가다 초입 방전리서
우측으로 10여 리 남짓가면 석보면 두들마을이 나온다
작가 이문열의 고향이다
이문열은 두들마을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입향조 재령이씨 석계 이시명의 혈족으로
유년을 보낸 고향이나 마찬가지다
청송 진보 월전의 김주영
영양 석보 두들의 이문열
안동 임동 박곡의 유안진
이 세 사람은 한국 현대문학사에
빼놓을 수 없는 중량감 있는 독보적인 존재다
임동 챗거리를 기준으로 반경 40리 내에 있다 
보부상들의 삶과 애환을 그들의 언어로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만들어낸 객주는
4년 9개월 동안 서울신문에 연재되며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진보면 소재지에 있는 진보 제일고등학교가 폐교되고
그 자리에 2014년 <객주문학관>이 새롭게 단장하면서
작가 김주영은 인생 여정의 말미를 그곳에서 보내고 있다

경기도 이천 <부악문원>의 작가 이문열도
일찌감치 황혼을 고향에서 마무리할 작정으로
2001년 두들마을에 집필실을 포함한 
광산문학연구소를 설립 운영해오다 
2022년 6월 안타깝게도 화재로 전소되고 말았다

우리 고향 유안진 시인도
시만 쓴 것이 아니라  임동을 생생하게
묘사한 <바람꽃은 시들지 않는다>로
일찌감치 소설로 베스트셀러 작가에 오른적이 있다
자전적 그 소설 속의 아버지는
술을 좋아하는 한량끼많은 아버지로 묘사하고 있다

객주의 김주영은 이문열과 10년 연배로
같은 고향 사람이나 마찬가지로 잘 알고 지내는 사이다
두 사람은 문단에서 절륜의 술 실력으로 유명하다
젊었을 때 두 사람은 술 열 말을 지고 가지는 못해도
배 속에 넣어 가지고 가는 사람이다
술 먹는 기회가 있으면 무조건 먹어두어야
사명으로 여기는 주문객(酒文客)들이다
이문열은 대학 시절 술을 먹고 택시를 타고 가다가
창밖으로 구두를 던진 유명한 일화가 있다
구두라고 해봐야 워카 목을 자른 구두다
이문열은 소주파고 김주영은 막걸리파다

김주영의 대하소설 객주에는 유독 
막거리 먹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소설에는 탁배기로 묘사된다
보부상들이 다니는 큰 재(嶺) 밑에는 항상 주막이 있다
보부상들은 재를 넘을 때 가끔 산적을 만나기 때문에
재 밑 주막에서 기거하면서 보부상들이 여럿 모이면
단체로 같이 재를 넘는다 산적을 대적하기 위해서다
주막에 있으면 자연 술이 따르고 계집이 따른다

보부상들의 사랑과 복수 그리고 욕정 
막걸리는 그들의 밥이고 애너지다

김주영작가는 소설 객주를 쓰기 위해
전국 오일장을 돌아다니며 
상인들과 막걸릿잔을 주고받으며

대화하는 발품을 팔았다
객주는 김주영이 손으로 쓴 소설이 아니라
발로 쓴 소설이다
연전 최불암의 한국인의 밥상 프로에
김주영이 절친 최불암과 청송 주왕산 밑 주막에서
밀가루 국시, 전을 안주삼아 알미늄 주전자에서
막걸리를 따라 같이 마시며 <번지없는 주막>을
청승맞게 부르는 장면이 인상 깊게 가슴에 남아있다
군 전체가 산소 카페인 청송
물 좋은 청송
청송 막걸리 한잔에 김주영이 스쳐가고
이문열이 스쳐가고 유안진이 스쳐간다

[아카시아]

청송막걸리도 있네요!
진보에는 이종사촌 외육촌들이 살고있는데언제 들릴 기회가 있으면 청송막걸리도 맛을보고 와야겠네요~